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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은 이번달에 뽑힌 카페 알바생. 얼굴보자 딱 든생각은 손님 더 많아지게됬네. 안그래도 여자고등학교 옆에 붙어있는 카페다. 벌써부터 카페 내부에 꽉 채우는 여고딩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나이는 나랑 같았다. 처음 본 사람한테 낯을 가리는 나와 달리 유진이는 낯가리는거 따위는 없다. 바로 백현에게 말을 붙이고 이것저것 레시피, 청소, 포스기 찍는방법 하나하나 친절하게 가르쳐주었고 그런 백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하나하나 뭐하나 못들을까 아주 귀담아 듣는게 눈에보인다.  

 

 

 

 

 

 

 

백현이 카페에 온지 하루밖에 안지났다. 근데 역시 내가 예상한대로다. 벌써 입소문이 탔는지 내 눈앞에 광경은 여고생 천지다. 아니 무슨 여고담임이 된 기분이다. 여고생이라 그런가 시키는건 커피가 아닌 다 스무디, 에이드 종류다. 제발 아메리카노나 먹었으면 좋겠다하고 초점없는 눈으로 주문을 받았다. 너네가 아무리 많이와도 내시급은 안오른다 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뭐, 얘네도 나보러 여기오는건 아니지만, 그렇게 여학생은 진동벨을 받고 내뒤에서 음료를 만드는 백현의 뒷모습만 기웃기웃 구경하다 바로 요앞에 백현이 잘보이는 곳에있는 의자에 앉는다. 손님이 많이 오는건 싫지만, 이렇게 풋풋한 여고딩은 귀여워서 웃기긴하다.  

 

 

또 카페 문이 열린다. 이번엔 대여섯명 우르르 들어온 여학생들. 

 

 

...존나 귀여운거 취소 

쟤네는 아메리카노 좋아할까? 속으로 살짝기대하면서 생각하고 있을때쯤 바로 뒤에서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주문 제가 받을까요?”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놀라서 굳은표정으로 백현을 쳐다봤다. 백현은 아직 알바온지 하루밖에 안돼서 카운터를 보지못해 내가 대신 맡았다. 처음이 솔직히 개이득이라 생각했는데 개이득은 개뿔 손님이 배로 늘어 일 하면서 느낀거는 존나 커피 음료 내가 다 만들고싶다. 손님응대는 진짜 어려운것. 시간도 정말 안가서 최악이었는데 그런 주문을 자기가 받겠다. 정말 듣던중 반가운 소리였지만 살짝 못믿겠다는 눈치로 말했다. 포스 찍을줄 아세요? 그런 내말에 살짝 긴장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다들 퇴근하고 나갈때 남아서 포스찍는 연습했다고 말한다. 와 진짜 열정맨이시네요라고 속으로 감탄하며 어려우면 자기부르라고 백현과 자리를 바꿨다. 내가 자리를 바꾸자마자 앉아있던 여고딩들은 다시 주문을 하러 달려오는게 보인다 

 

 

 

 

 

..아니 너네 얼마나 먹을려고..? 

 

 

속으로 응원했다 

열정맨님 화이팅 하세요.  

 

 

 

 

 

 

 

 

 

열시반. 퇴근은 11시여서 지금부터 슬슬 마감준비를 시작했다 . 카페 내부는 좁아서 쓸기 닦기는 한명이면 충분해 유진이가 쓸기닦기를 하였고. 좁은 카페에비해 설거지가 산더미로 쌓여 설거지는 나랑 백현이 담당했다. 원래 설거지는 한명이면 충분해서 고무장갑은 하나뿐이였다. 어떡하지. 가위바위보 하자할까 그래도 아직 알바시작한지 하루밖에 안됐는데 고무장갑은 양보해야하지 않을까 속으로 혼자 찌질하게 이거저것 고민하고 있을쯤에 백현은 아무렇지 않게 그냥 팔 쪽 와이셔츠 단추를 풀고 위로 올려 설거지를 시작한다. 우리 카페는 사장이 엄청 짠돌이여서 따듯한물을 못틀게 한다. 전깃세가 많이나온다고. 그래 뭐 고무장갑 끼는데 찬물 나오든 따듯한물 나오든 신경 안썼는데 지금은 사람이 두명이고 고무장갑은 하나다. 그리고 지금은 겨울이다. 너무 미안한마음에 바로 고무장갑을 백현에게 내밀었다. ‘이거 끼고하세요’ 백현은 내가 내민 고무장갑을 한번 보고 그 다음 나를 쳐다본다. 손차시잖아요. 저는 손에 열이 많아서 괜찮아요. 웃으면서 다정하게 거절했다. 아 이번에도 호의 잘받겠습니다. 속으로 생각하며 양손에 고무장갑을 끼고 같이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 반쯤 씻었을까 백현의 손을 보니 하얗고 가느다라 손이 아주 시뻘게지고 퉁퉁 불어있다. 너무 깜짝 놀라서 고무장갑 한쪽을 빠르게 뺐다. 

 

 

“우리 한쪽씩 나눠해요!!!” 

 

 

내 크고 우렁찬 목소리에 백현은 처음에 당황한듯 싶더니 바로 예쁘고 해맑게 소리내며 웃었다. 그리고 다시 다정하게 거절한다. 아니예요. 손 원래 차시잖아요. 

 

 

 

 

 

 

 

 

 

알바가 끝나고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오늘처럼 손님이 많은적은 처음이다. 솔직히 저기 카페알바 대학교를 휴학하고 뭐 할 것도 없고 알바는 해야겠고 싶어서 유진이의 추천으로 온 것 이다. 손님이 별로없다해서 지원한건데.. 이제는 더 많아지면 많아지지 더 줄어지진 않을 것 같다. 변백현을 원망하고 싶었지만, 자기땜에 손님이 많아진 걸 눈치 챈걸까. 카운터도 자기가 보겠다하고 설거지도 고무장갑없이 손이 시뻘개지라 열심히도 했다. 내일은 집에있는 고무장갑 하나 들고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오늘 너무 피곤했는지 눈을 감자마자 잠이 스르르 몰린다. 잠과 현실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 몽롱한 사이에 문득 카페에 있던 일이 스쳐 지나갔다. 고무장갑 한쪽을 딱 건낼때 변백현이 했던말. ‘손 원래 차시잖아요.’ 내가 원래 손 찬거는 어떻게 안걸까. 나는 아주 악독 수족냉증이다. 그렇게 궁굼증이 생긴 와중에도 잠은 나한테 슬며시 다가온다. 

 

 

 

 

 

 

 

 

 

 

 

 

꿈을 꿨다 

한동안 안꾸던 꿈. 

 

 

 

 

 

 

 

 

 

 

 

 

 

 

 

 

 

[엑소/변백현] 천작지합 01 | 인스티즈 

 

 

푸릇푸릇한 밤하늘에 꽃나무가 있다. 벚꽃? 저건 벚꽃이 아닌데 진한 분홍꽃. 진한 분홍꽃이 선선한 밤하늘에 하나하나씩 떨어져 날린다. 저건 무슨 나무일까 생각하며 바닥에 앉아 위로 곧게 뻗은 나무를 바라봤다. 내 얼굴로 천천히 내려오는 꽃잎을 누군가 손으로 잡는다. 그 손의 주인 얼굴을 바라보려 하자마자 바람이 강하게 불어 가지에 붙어있던 꽃잎들이 날아가 그에 얼굴이 가려진다. 보고싶다. 궁굼하다. 얼굴에 실루엣이 보일까 말까 하다 날아다니는 꽃잎이 멈출 생각을 안해 그냥 내가 먼저 고개를 돌렸다. 그에게 시선을 때자마자 바람은 멈췄다.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다시 위로 곧게 뻗은 나무를 바라보자 남아있는 꽃잎은 손으로 셀 수 있을만큼 많이 사라져있었다. 다시 그에게 시선을 주면 저 남아있는 꽃잎들도 떨어질까 두려워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일어서있던 그는 나와같이 내옆에 앉았다. 궁굼해. 얼굴 보고싶어. 근데 안돼. 저 예쁜 꽃잎들마져 사라지니까.  

내가 꽃을 이렇게 아끼던 사람이였나? 아마 꿈이여서 그런거겠지. 

 

 

그가 나와 같이 내옆으로와 앉는다. 은은한 꽃향기가 풍긴다. 이렇게 예쁜 꽃 향기도 있구나 싶다. 쓸지도 달지도 않은 향수가 아닌 그에게서만 나는 하나뿐인 향기. 

 

 

 

왜 낯설지 않은걸까 

저향기가. 

 

 

 

 

그는 옆얼굴이 가려져있는 내 옆머리를 귀뒤로 넘겨준다. 

그리고 속삭인다. 

 

 

 

 

 

 

“널 찾았어 드디어” 

 

 

 

 

 

 

 

 

 

 

꿈에서 깨났다. 

한동안 꿈을 안꿨었다. 한동안? 아니 고등학생때 이후로 꿈을 꾼적은 처음이였다. 아직까지 그 기분이 너무 생생해 가만히 침대에 누워 내려오지 못하고 눈만 껌뻑였다. 내가 꿈을 꾼게 맞나 싶을 정도로 하나하나 다 기억이난다. 꿈이라는게 원래 이렇게 기억이 생생한것인가. 아니다. 꿈을 꾼지 엄청 오래됐어도 꿈은 기억이 잘안나는 것 쯤은 알았다. 만약에 그게 꿈이 맞다면 참 아름답던 꿈이라거 생각하다. 

 

 

 

배개가 축축하다. 

 

 

 

 

 

 

 

그리고  

 

그의 향기가 아직까지 코 끝을 찌른다. 꿈이맞는데 분명. 

 

 

 

 

 

 

 

 

 

고무장갑을 챙기고 카페에 들어갔다. 잠에서 일찍 일어나서 알바도 십분일찍갔다. 원래 오분 일찍 들어갔는데 오늘은 뭐 빨리 일어났고 내 꿈 얘기를 유진이에게 얼른 말하고 싶어서 일찍 온 것 도 있다. 유진이는 늦게 오겠지만 뭐. 카페에 들어가서 유니포으로 갈아입을려고 직원용 창고 문을 열려했더니 먼저 드르륵 열리는 문에 뒤로 고꾸라 넘어질 뻔 했다. 변백현이 보인다. 

 

 

 

“어, 일찍 오셨네요?” 

 

 

“..네. 일찍 깨나서” 

 

 

변백현이 아. 그렇구나 하고 시선을 내리더니 내 손을 쳐다본다. 그 시선에 따라 나도 내손을 보니 고무장갑이 들려있다. 아, 이거. ‘집에서 가지고 왔어요’ 하하 멋쩍게 웃으니 백현도 아.하고 짧게 탄성하더니 웃으며 고맙다고 한다.  

 

 

포스기 연습하러 일찍오는건가? 역시 열정맨하고 직원용 창고로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고 나갈려는데 문이 확열리더니 유진이가 보인다. ..이번엔 앞으로 고꾸라 넘어질뻔. 오늘 왜 이렇게 깜짝 놀래키는 사람이 많냐 정말. 밉지않게 유진이를 째려보니 유진이는 그런 내 표정따윈 상관없다는 듯 절망적인 표정을 보인다. 벌써부터 대기팀 졸라많다. 긴장타라. 유진이를 따라 내 표정도 절망적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바쁘다. 사람이 더 많다보니 포스기앞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백현을 음료 만드는 쪽에 보내고 포스는 내가 담당을했다. 포스기에 내가 서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유리창에 비치는 아쉬운 여학생들에 얼굴. 몇명은 아주 짜증을 내고있는게 다보인다. 나는 굴하지않는다. 어쩌라고 뭐, 너네가 좋아하는 백현오빠 힘들게 하고싶니?  

 

 

 

오픈시간이 되고 문이 열리고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들고 상을 치우고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두시간이 지났을까? 항상 어딜가든 있는 진상. 근데 나는 진상중에 아주 개진상을 만났다. 유튜버 남고딩. 

 

 

“누나 여기 따듯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네 따듯한 아이스..” 

 

 

말 을하려다 이상함을 눈치채고 말을 말았다. 뭐 따듯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다른 손님들이면 실수로 그랬겠거니 다시 아이스아메리카노요? 라고 되물었겠지만 저새끼들은 고의다. 왜냐? 지금 카메라 들고 방송까지 키고 아주 지들끼리 키득키득 웃고있으니까. 저건 또 무슨 컨테츠냐? 카페알바생 당황시킴 이러고 유튜브에 떡하니 올라가겠지. 안그래도 손님많아서 멘탈 털리는데 남고딩들까지와서 개지랄을 떨어 내 멘탈은 아주 와작나부렀다. 뭐라 욕하고 싶었지만 그럴 힘까지 나지않았다. 그저 지들끼리 웃고있는 남고딩들을 째려봤다. ‘저기요. 따듯한 아아 달라니까요?’ 보채듯이 묻는다. 평소 같으면 그런거 없어요 손님 하고 딱 잘라 말하고싶지만, 이놈의 눈물샘은 오늘 아침부터 지랄맞다.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눈도 부들부들 떨리는데 내 바로 뒤에서 화난 변백현의 목소리가 들린다. 

 

 

 

 

 

 

“카메라 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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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악 다음 편도 오시는 거죠? ㅠㅠㅠㅠㅠㅠㅠ너무 궁금해요ㅠㅠㅠㅠㅠㅜㅠ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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