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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모든 인간이라는 게 그랬다. 심심해서 몇 번 물어뜯다가 재미 다 보면 흥미가 떨어져 제 풀에 꺾이는 법이었다. 개강일에서 조금 며칠 안 지났다고 나를 향한 수근거림은 금세 잦아들었다. 동기나 선배들도 언제 그랬냐는듯 내게 말을 걸었고, 필요할 때면 나를 찾았다. 여주야, 여기 앉아도 돼지? 나 너랑 1학년때부터 친해지고 싶었는데. 이 수업에서 만나네. 그렇게 다가오는 낯익은 친구들도 있었다. 어느새 수업때 같이 앉는 친구들도 생겼다.


그래도 같은 학년이기도 하고, 겹치는 수업이 많았던 이수미는 아예 피할 순 없던 건지, 어쩔 수 없이 마주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먼저 눈을 피하는 법이 없었다. 언제나 가소롭단 눈빛으로나를 흘겨보다 고개를 돌리는 건 이수미였다. 분명아직 자기가 뭘잘못했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사과 한마디 없을 수 없다. 이제보니 어딜 봐서 친구라고 생각했던 건지, 인연의 끝이란 참 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전공수업때문에강의실 한 공간에 이수미와 내가 있을 때면 우리 둘눈치를 보는 인간들이 있었긴 했지만, 그거 외엔 나에 대한 잡음은 눈에 띄게 줄었다.





겨우 이렇게 고요해진 침묵에 불을 지핀 건 다름아닌 나였다. 김석진에게 담뱃불을 입으로 손수 직접 붙여준 나. 효과가 확실히 있었는지, 그때 우리 둘을 목격했던 여자선배의 무리 사이에서 날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친한 선후배끼리야 뭐, 입으로 담뱃불 주는 게 대수인가 싶을 수 있다. 근데 그게 여자들은 무조건 피한다는'김석진'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대학 생활 내내 늘 소문에 휩싸이고 살았던 나는 이제 사람들이 어느 부분에 구미가 당기는지 눈치껏 알았다.








" 승철이랑 선배랑 점심 먹는다면서요? 저희도 같이 먹고 싶어요! "

" 형, 얘네도 끼고 싶다는데. 그래도 되죠? "


강의가 끝나고 나가려다어디서 밥, 밥 거리길래 쳐다봤더니 구석에서 또 밥에 미친자들에게 둘러쌓여있는 김석진이 보였다.


" 오늘은 그냥 학식 먹으려고 했는데. "

" 저흰 다 괜찮아요! "

" 그럼 그냥 너네끼리 먹어. 난, "

" 에이 형, 애들이 친해지고 싶대요. "


대충 상황을 보니, 김석진과 비교적 친했던 남자후배가 미끼가 되어 김석진을 꼬드기는 것 같았다. 어쩌다 여자후배들까지 식사자리에 낄 것 같은 상황에, 김석진은 몹시 난감해보였다.친한 남자후배 앞이라고 사리는 건지, 그때처럼 쉽게 거절도 못하고 있었다. 멀리서 조용히 지켜보던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저걸 빼 줘, 말아?





.

.

.






선배들과의 자리는 별 거 없었다. 그저 시시한 농담들에 몇 번 웃어주고, 가끔 빠지는 무거운 진로 얘기에 묵묵히 받아주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타이밍을 엿본 후,자리에서 일어났다.


" 저 이만 가봐야할 것 같아요. "

" 어? 여주 벌써 가? "

" 머리가 어지러워서요. "

" 그래. 그럼 가 봐. "


조심히 가, 하며 내 손에 숙취해소제를 쥐어주는 선배들에게 웃음으로 답례하곤 옷가지를 들었다. 일부러 김석진쪽을 바라보며 옷을 입는데, 김석진은 내게 눈곱만큼도 시선을 주지 않았다. 엉뚱하게 그 앞에 있던 여자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손톱을 물어 뜯으며 나를 흘겨보는 눈빛. 그 눈빛만 봐도 머릿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데려다줄게, 같이 나가자 하고 나왔으면 더 오해하기 좋은 그림이었을 텐데. 술집 근처의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면서 든 생각은 그거 하나였다. 내 생애 첫 연애가 시작된 직후였는데도 불구하고, 그거에 관해서는 별 생각도 들지 않았다. 대학 술자리를 숱하게 겪어오면서 많이 들어본 대사였다. 저런 말을 하고 남녀가 둘이 술집을 나가면 십중팔구 남은 테이블에선 둘이 뭐 있다, 하고 떠들곤 했다. 김석진이 그런 말을 꺼내며 같이 나왔다면. 못내 아쉬워졌다.



" 엥. "


그런 생각하기도 무섭게, 옆에 김석진이 서있었다.


" 언제 나왔어요? "

" 방금. "

" 왜요? "

" 귀찮게 물어볼 것 같아서, 너 데려다준다고 하고 나왔어. "


좀 늦은 타이밍이긴 했지만, 제법이었다. 상대 하난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눈치껏 각자의 역할을 잘 해낼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김석진이 귀찮다고 하는 건 그 여자선배를 말하는 건가? 손톱을 물며 불안해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마 지금쯤 김석진과 김여주는 무슨 사이인가 하고 머릿속이 시끄러울 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문득, 번호 정도 쯤은 있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서로 비즈니스적인 관계인데, 비상상황에서 말 맞추는 것 정도는 필요할 수도 있으니깐. 그런 마음을 먹고, 김석진을 부르려고 쳐다봤을 땐.



" 선... "


김석진은 막 오는 버스에 쥐도 새도 모르게 올라타고 있었다. 당황해서 선배의 이름을 막 불렀더니, 카드를 찍으려던 손을 멈추고 이쪽을 향해 돌아봐줬다. 그것도, 왜 부르냐는 눈빛으로.



" 지금.. 가는 거에요? "

" 응. "

" 나 데려다준다고 하고 나왔다면서요? "

" 누구 보는 사람도 없는데, 데려다주기까지 해야해? "



버스 문이 허무맹랑하게 닫혔다. 그렇게 김석진은 유유히 떠났다.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버스가 떠나는 뒷모습에서 한참을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게 그 날,김석진의 마지막 인상이었다. 뭐, 분명 맞는 소리긴 했다. 애시당초 김석진은 진짜 날 데려다주려고 나온 것도 아니었으니깐. 그렇다고 인사 하나 없이 저렇게 가? 여자 앞에선 정말 앞 뒤가 똑같구나 싶었다.지금도 그랬다. 잔뜩 굳어진 표정. 남자애들 앞에서 얘기하며 웃던 모습이 착각이었나 싶을 정도로 눈빛부터가 달랐다.구해줄까, 말까. 이윽고, 정처없이 흔들리던 김석진의 눈이 나를 향했을 때, 나는 말까- 로 마음이 기울었다. 왜냐고? 그냥 재수가 없었다.



" 형, 같이 밥먹는 거죠? "



생각해보니 굳이 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로 하지 않는데, 내가 나서면 그건 그거대로 낭비였다. 김석진이 날 부른다면 모를까, 어련히 알아서 잘 해결할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 생각을 끝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 김여주. "



중앙계단으로 향하던 내 발걸음이 그 목소리에 우뚝 멈췄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무미건조한 목소리. 하지만 무척 다급한 게 보이는어조.



" 어? 석진선배. "



싱긋 웃고는 김석진 쪽을 향해 몸을 돌렸다.그의 앞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내 동기들이 일제히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뜻밖의 부름과, 뜻밖의 얼굴에 다들 당황스런 눈치였다. 나는 그 사이로 천천히 걸어가며, 안그래도 찾았는데 하고 능청스레 말했다.


" 너가 형을 왜 찾아? "

" 그야, 선배가 저번에 밥 사준다고 했으니깐. 그래서 지금 사달라 하려고 그랬지. "


그쵸, 선배? 김석진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당황하는 기색 하나 없었다. 그의 반응에 그 자리에 있던 내 동기들은 모두 얼빠진 표정을 했다. 선배, 안가요? 내 말에 김석진이 가자, 하며 무리들 사이를 빠져나왔다. 승철아, 나중에 같이 먹자. 다정한 김석진의 말투에 아, 네, 형.. 하고 대답하는 남후배는 딱히 별다른 토를 달지 못했다. 나역시도 웃으며 안녕, 하고 손을 흔들어 주며 등을 돌렸다. 먼저 걷는 내 뒤로 김석진이 뒤따라왔다.










무로맨틱 로맨스

02








김석진은 한겨울인데도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기가 빨렸는지,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나를 다급하게 부른 이유가 자연스레 납득이 됐다. 그걸 의식하고 나니, 학교 근처 식당가로 향하는 와중에 나는 괜히 김석진과 거리를 두며 걸었다. 문득 내가 하는 짓이 퍽 웃기단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보면 그냥 따로 온 사람인 줄 알겠다.





" 어디서 먹을 거야. "


이리로 오기까지 아무말 없던 김석진의 첫마디였다. 먼저 주어진 선택권에, 나는 자리에서 멈추고식당가를 삥 둘러봤다. 분명 방금까진 멀쩡했던 것 같은데, 식당 앞에 붙여진 음식 그림들을 보니 허기가 지는 것 같았다. 좀 새로운 게 먹고 싶을 법한데, 익숙한 돼지국밥 간판이 보자 질리지도 않는지 군침이 돌았다.



" 저는 돼지국밥이요. "

" 그래, 그럼. "



국밥집을 가리킨 내 손을 따라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몇 걸음 안 걷자 금세 가까워진 문에 쭉 직진해 들어갔고,김석진은 옆으로 꺾어서,




.....응?옆으로 꺾어?




" 저기요, 선배."




김석진은 국밥집이 아닌, 그 옆옆에 있는 설렁탕 집 문 앞에 섰다. 저 선배 지금 뭐하자는 플레이지.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김석진을 불렀다. 다행히 돌아봐주긴 한다.




" 같이 먹는 거 아니었어요? "

" 난 이거 먹을건데? "



김석진의 어이없는 행동은 한 마디로 일단락되었다. 넌 돼지국밥이 먹고 싶다 했고, 나는 설렁탕이 먹고 싶으니 우린 각자 먹고 싶은 걸 먹으면 된다. 참 쉬운 결론이었다. 맞긴 맞는데, 슬슬 짜증이 났다. 원래 저렇게 제멋대로야? 상의는 해주던가. 저번 버스 앞에서도 그렇고, 김석진은 내 앞에서 '같이'라는 전제를 아예 배제하는 것 같았다. 어째 점점, 잘 골랐다는 생각에 균열이 이는 것 같다.



" 그래도 그렇지, 이게 뭐에요. 밥은 같이 먹을 수 있잖아요. 체하는 것도 아니고.. "

" 난 체할 것 같은데. "

" ... "

" 너랑 먹으면. "









국물 위로 고기를 올리고 후후 불어 먹었다. 질겅질겅 입 안에서 씹히는 육즙에 한 입 먹자마자 바로 탄성이 나왔다. 아 존나 맛있네. 결국 김석진과는 따로 식사를 했다. 이제껏 혼자 밥을 먹은 경우는 많았지만, 이런 경로는 처음이었다. 정말 신선한 경험이네. 그렇지만, 체한다는 말에 더는 토달 수가 없었다. 체한다는데, 뭘 어떡해. 억지로 끌어다가 같이 먹을 수도 없고. 생각해보니 김석진과 단둘이 하는 식사가 내 쪽에서도 달가운 건 전혀 아녔다. 서로 얘기해본 것도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인데, 어색해 뒤질 지도 모르겠다. 응. 그래.긍정적으로 생각했더니, 문제될 게 뭐 있나 싶었다.






" 헐, 누님! "


깍두기를 집으려던 손이 멈췄다. ...이 익숙한 말투는. 나는 부러 고개를 들지 않고, 잠시 멈췄던 젓가락질을 다시 이어가 깍두기를 집는데 집중하려 애썼다. 에잇 시팔. 이놈의 깍두기는 갑자기 안 집어지고 난리다. 어느새 냉큼 내 앞에 자리를 꿰찬 녀석은 실실 웃으며 여기서 만나다니, 진짜 운명인데요? 하고 말했다. 나는 젓가락을 탁 내려놓고 놈의 얼굴을 마주봤다.


" 니 친구들이랑 먹어라. "

" 예? 저 친구 없어요. "


어쭈. 뻔뻔하게 거짓말까지. 누가 봐도 지 친구들이라고 얼굴에 쓰여있는 무리의 애들은 저 뒤에서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정호석과, 나를 말이다. 부담스럽게 나까지 저 애들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으며 밥을 먹게 생겼다. 체하긴, 내가 체하겠네.


정호석은 지멋대로 착석한 것도 모자라, 자연스레 이모! 돼지국밥이요! 하고 말하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아무래도 이놈은 내가 만만한 것 같다.


" 누님 계속 혼자 드시는 거에요? 그런 거면 앞으로 저 종종 불러줘요. "



[김석진] 무로맨틱 로맨스 02 | 인스티즈

" 저, 진짜 맨날 달려올 수 있어요.. "


그렇게 말하는 정호석의 얼굴이 언뜻 붉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국물을 호로록 삼키며 빠르게 남은 양을 먹어치웠다. 회전율이 기가막히게 높은 이 식당에서 머지않아 저 녀석의 국밥도 나올 것이다. 나란히 밥을 먹기 전에 빨리 이 안을 빠져나가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난 혼자 먹는 거 좋아해.정호석은 그런 내 말에도 불구하고 눈 하나 깜빡 않고 쫑알쫑알 제 말을 떠들기를 참 잘했다. 어느새 관심도 없는 자기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 학과가 유독 마이웨이를 참 잘한다고 소문이 났던데. 과특성인가.




" 누님도 강교수님 수업 들어봤어요?"



그 교수님 수업만 들으면 신기하게 졸리더라구요. 다른 수업은 계산하는 게 많아서 나름 재밌는데, 그 수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 웬만해선 대꾸를 다 안하고 있었지만, 한숨 속에 남모르게 드러난 진심에 나름 공감이 되서 안 웃을 수가 없었다. 어, 누님 웃었죠. 아니, 안 웃었는데. 분명 웃었는데... 정호석의 채근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몰랐는데,알고보니 정호석은 1학년 수업을 듣는댔다. 도대체 언제 휴학을 했으면 아직도 1학년인 건지. 당연히 마주칠 일이 잘 없겠네 싶어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저 그 강의 진짜 드랍할까봐요. 잠깐 말이 없어진다 했더니,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고민 가득한 말로 정호석이 말했다. 나는 한심한 표정으로 정호석을 흘깃 보고는 혀를 찼다.그래도 그 쌤 수업 잘듣는 사람 좋아해.잘 들으면콩고물이라도 떨어질지도 몰라. 나름 진심어린 충고를 해줬는데, 정호석이 뭐가 웃긴 건지 실실 웃었다.


" 아, 누님이랑 같이 수업 듣고 싶다. "

" 미안하지만 그럴 일은 드물 것 같다. "

" 누님 딱 2년만 휴학할 생각은 없나요. "

" 없는데? "


단호한 대답에 정호석이 입술을 삐죽였다. 저 진짜 누님이랑 친해지고 싶어요. 그걸 누가 모르겠나. 저렇게 잔뜩 티를 내고 있는데. 그의 말에 잠깐 머뭇거리다가, 뭐, 선후배 사이로서 친해지고 싶은 거면 받아줄 수 있어. 하고 퉁명스레 대답했다. 그건 진심이었다. 새학기만 되면 이 선배는 어떻다, 저 선배는 어떻다 이미 입학하기도 전에 새내기 사이에서 말이 도는데, 그때문에 나랑 친해지고 싶어하는 밑 학번 애들이 잘 없었다. 그냥 오다가다 만나면 인사하고, 모르는 질문에 대답해주고, 밥 한끼 사주고, 그 정도는 나도 흔쾌히 해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정호석은 답이 없었다. 속으로 역시나, 하고 수긍했다. 쟤는 처음부터 사심을 갖고 내게 다가온 거고, 나는 받아줄 마음도, 의향도 없으니 이 관계는 끊어내는 게 맞는 거였다. 마지막 밥 한 숟가락을 싹싹 비워내는동안 말이 없던 정호석이 갑자기 주먹을 불끈 쥐고 책상을 내리쳤다. ....그러면 그렇게 시작합시다! 아, 시발. 깜짝이야.



" 선후배부터 시작해요, 누님! "

" 아... 뭐래. "



그 말을 듣자마자 내 표정은 자연스레 굳어졌다. 질긴 고기 마냥 맷집도 저렇게 고집스러울 수가 없었다. 일이 또 귀찮게 돌아가는 것 같았다. 말을 받아주는 게 아니었는데. 정호석은 결의에 가득찬 눈빛으로 그래서 저는 누님 번호부터 받고 싶슴다! 하고 핸드폰을 꺼냈다. 가뿐히 그 말을 무시한 나는 두 손 위로 얼굴을 묻으며 탄식했다. 시발 어쩌다가 또 내가. 문득 김석진이 밥을 혼자 잘 먹고는 계시는지 궁금해졌다. 김석진만 여깄 었어도, 정호석이랑 또 엮일 일은 없었을텐데. 급 원망스러워졌다.


그러다, 무심코 돌린 시선 끝에 식당 유리문 너머로 학교를 향해 걷고 있는 김석진 뒷통수가 보였다. 아, 저 인간이. 나갈 때 같이 나왔으면 같이 들어가야지. 시간표를 확인한 나는 벌떡 일어나 계산대로 향했다. 누님! 가시게요? 뒤에서 호석이 부르는데도 계산을 하고 다급하게 나갔다. 선후배부터 시작하기는 개뿔. 저 녀석은 내가 한 번 받아주면 포기안할 놈이었다. 처음부터 밥을 빨리 먹고 나가는 거였는데.







빨리 나온다고 나온 건데도, 김석진은 금세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허무해진 심정으로 터덜터덜, 분수대를 가로질러 걸었다. 빠른 걸음으로 꽁무니를 쫓다보니, 배가 좀 꺼진 기분까지 들었다. 결국 혼자 건물 안으로 들어와 다음 강의실 장소로 향하는데, 갑작스레 눈앞에 튀어나온 낯익은 얼굴에게 손을 잡혀 그 자리에서 꼼짝 못하고 움찔하며 멈춰버렸다.


" ... "

" 잠깐 얘기좀 해. "


이수미라는 걸 알아본 나는 놀란 기색을 서둘러 지우고 눈을 가늘게 떴다. 대답도 안했는데, 다급하게 잡은 손을 끌고 가길래 적절한 반항도 못해보고 그대로 이수미를 따라가게 되었다. 대체 무슨 얘길 하려는지, 이수미의 표정은 짐짓 심각해 보였다. 오랜만에 보는 투샷에 지나가던 과 사람들이 힐끔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이수미랑은 건물에서 한참 떨어진 벤치까지 와서야 대면할 수 있었다.







" ... "

" 네가 무슨 일인데. "



붙잡힌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딱히 신경이 쓰이진 않았지만, 마주치는 것도 싫었고, 같이 있는 것도 솔직히 싫었다. 한자리에 눈마주치고 가까이 있는 건 더 불편했다. 그걸 참고 묻는데도, 이수미는 말하기가 좀 그런지 한참을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 ...너, 김석진 선배랑 뭐 있다는 게 사실이야? "


그 말을 듣자마자 웃음도 안나왔다. 혹시나 싶었다. 정말 혹시나, 사과라도 하려는 줄 알았는데, 기껏 한다는 소리가 김석진 얘기라니.일말의 기대가 가뿐하게 무너졌다.


" 그게 왜 궁금한데? "

" ... "

" 니 생각대로라면 난 레즈니깐 김석진 선배랑 뭐 있을리가 없는 거 아닌가? "


잔뜩 비아냥 대며 조근조근 받아치니, 이수미는 침을 한 번 삼키고 다시 물었다.


" 너는 연애에 관심 없었고, 그 선배도 여자 싫어하잖아. 근데 왜.... "

" 왜, 안 믿겨? "


점심 이후로 그새 말이 퍼졌나보다. 김석진에게 아까 밥을 사달라고 칭얼대던 그 애들이 주범이겠거니 싶었다. 표정을 보니 많이도 놀란듯 싶었다. 하긴 저의 입장에선 난 1학년때부터 늘 연애에 관심없었으니깐. 그래서 그런 의심도 쉽게 한 걸테고. 심지어 난 수미의 앞에서 김석진에게 대놓고 성내며 달려들기까지 했다. 아무튼 그렇게 여겼던 내가 지가 관심있게 생각한 선배랑 갑자기 뭐가 있다고 소문이 떠도니깐 베알이 꼴리긴 하나보다. 오죽하면 마주치자마자 끌고 왔나.


지금 이수미에겐 내 감정, 그런 것 따윈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그저 사실 확인만. 아니라고 해줘, 아니잖아, 너랑 그 선배랑 그럴리가 없잖아, 하고 말하는 듯 했다. 그게 난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 근데, 그 선배는 내가 사귀자고 하면 알겠다 할 걸? "


도발적으로 뱉은 말에, 수미의 두 눈이 당황스러움으로 번졌다. 둘이 어, 언제부터 그렇게 친했다고? 여전히 못믿겠다는 눈치로 다급하게 말을 잇는 수미였다. 아, 아니 말이 안되잖아. 너 그 선배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그 선배도 분명... 나는 그 웃기지도 않는 말에 밑바닥에서 뭐가 끓어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 뭐, 전화라도 해봐? "


홧김에, 정말 홧김에 그런 말이 나왔다. 핸드폰을 꺼내 잠금화면을 풀기 시작했다. 이수미는 내 말에 굳게 입을 다물었다. 화가 났다. 끝까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은 태도에. 뭐 이런 애가 다 있나, 싶었다. 여차하면 진짜 전화라도 해볼 생각이었다. 김석진도 웬만해선 잘 받아줄 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들었다. 내가 아까 도와줬으니, 그 선배도 당연히 날 도우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전화번호부를 뒤지는데,


" 아. "


김석진이라고 친 이름에 '결과 없음' 이라고 뜬 문구를 보고, 멍청한 신음이 나왔다. 맞다, 나 김석진 번호 없지.


" 아, 마침 선배가 할 말 있다고 보자고 연락이 왔네? "

" ... "

" 선배가 찾으니깐 난 가볼게. 잘 가. "


당황한 속과는 다르게, 겉으로는 멀쩡한 척 오지도 않은 문자를 확인하며 애써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여전히 굳어있는 채 입을 열지 못하는 이수미를 한 번 흘려보고는, 그대로 뒤를 돌아 건물 입구로 향해 걸었다. 핸드폰을 쥔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행여나 들켰을까봐, 조마조마 했다. 어찌해서 상황을 모면하긴 했지만, 제대로 먹혔을지는 몰랐다. 하필 김석진 번호를 안 받아서. 생각할수록 걸음도 함께 빨라졌다.







들어서자마자, 다급하게 김석진을 눈으로 쫓았다. 한참 복도를 지나가다 강의실로 들어가려는 김석진을 발견하고, 서둘러 쫓아가 앞에 섰다. 쿵쿵 달려오는 인기척에 김석진이 고개를 돌려 내쪽을 바라봤다. 누군 떨려서 속터지는 것도 모르고, 저런 평온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심기가 거슬렸다.


" 선배, 중요한 얘기에요. "

" 10분 뒤면 나 수업 시작이야, 나중에... "

" 그럼 10분만 얘기해요. 저도 이 수업 들으니깐. "


나는 김석진의 손을 붙잡으려다, 중요한 사실을 깨닫고는 멈췄다. 아씨, 그냥 잡자. 김석진의 팔 앞에서 방황하던 내 손이 다급하게 소맷자락이라도 붙들었다. 그대로 김석진을 끌어 빈 과방을 겨우 찾아 들어가 문을 잠갔다. 김석진은 순순히 끌려와줬다. 말을 하려고 했는데, 그가 여전히 내가 붙잡고 있는 저의 소맷자락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 이 정도는 괜찮죠? 그제야 내가 손을 놓으며 말했다. 김석진은 심기 불편한 표정만 지으며 서있었다.


" 괜찮은 거에요, 아닌 거에요. 뭘 알아야 조절을 하지. "

" ... "

" 손 잡는 건 싫을 거 아니에요. "


여전히 미동도 없는 반응에 순간 답답해져 재촉했다. 그런 나를 보며 김석진이 들릴 듯, 말듯한 한숨을 쉬고는 내 눈에 시선을 맞췄다. 일단 손은 니 말대로 싫어. 그 이상도 안돼고.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러시겠죠. 다 안된다는 소리네요.


" 그럼 이 정도는 괜찮다는 뜻이죠? "


소맷자락을 가리키며 물었더니 그제야 김석진이 응 하고 대답했다. 속시원한 대답을 들어 만족스러웠다. 그러기도 잠시, 방금 있던 일이 번뜩 떠올라 나는 김석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수미 알죠? 개총에서 나 레즈라고 막 밀쳤던 애요. 고개를 끄덕이는 반응을 보고 빠르게 방금 있던 일과 함께 내가 느꼈던 점을 말했다. 아무튼 그러니깐, 빨리 어떻게 뭐라도 터뜨려야할 것 같아서요. 김석진은 내 말에 주머니에 손을 눌러넣으며 또 뭐가 맘에 안드는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 바보야? "

" 뭐라고요? "


그리고 돌아온 대답에 기분이 상했다. 누군 진지하게 말하고 있는데 바보?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눈살을 찌푸리며 쳐다보니, 김석진은 복학한지 이제 1주 지난 것 같은데, 사귄다 그러면 누가 믿어 라며 짐짓 한심하단 얼굴로 대꾸했다. 아~ 그렇구나. 확실히 일리있는 말에 설득당한 내가 바로 수긍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그게 그렇게 섣부른 일인가? 내 주위 애들은 본지 며칠 안되서 턱턱 사귀고 그러던데. 급 드는 의문에 주억거림이 멈췄다.


내 동생만 해도 그랬다. 관심있는 여자애에게 페이스북 메세지를 걸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이 연락만 주고받다 갑자기 니가 좋다며 뜬금없는 고백을 하던 놈이었다. 그리고 한... 10일 갔었나. 내가 봐도 참 어이없었는데. 그렇게 더듬거리며 동생에 대한 옛 기억을 떠오르니 바로 터뜨리면 좀 어이없을 만도 하겠구나, 싶었다.


" 역시 좀 있다가 말하는 게 좋겠네요. "

" ... "

" 밥은 진짜 안돼요? "


[김석진] 무로맨틱 로맨스 02 | 인스티즈

" ... "



분명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왜 저 표정에서 되겠어? 하는 말이 들릴까. 역시, 안되겠죠? 아쉬운듯 입맛을 다시며 말하는 나를 보며 김석진이 왜 같이 먹어야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는데. 라며 진심으로 납득 안된다는 말로 물었다.



" 딱, 사귄다고 말할 때 까지만요. "

" 이유가 있어? "

" 아.. 제가 먹을 때마다 귀신같이 알고 같이 먹으려고 하는 애가 있어서 그래요. 1학년 다니는 복학생인데.. 싫다고 해도 자꾸 오잖아요. 아까 선배만 있었어도.. "

" 정호석? "



알고 있을 줄이야 전혀 몰랐는데, 김석진의 입에서 나온 정확한 이름에 놀라 반문했다. 걔를 선배가 어떻게 알아요? 김석진은 내 물음에 같은 부대였어, 하고 별로 놀랄 것도 없다는 듯 말했다. 그랬구나. 인연이 또 이렇게 도네. 신기함도 잠시, 나는 김석진에게 아는 사이면 말 좀 해주면 안돼요? 뭐... 선배가 나랑 썸이라도 타고 있으니 건들지 말라던가, 뭐 그런 말 있잖아요. 하고 보챘다. 딱히 이런 쪽에 지식이 없으니 어떻게 말해야할지도 몰랐다. 잠자코 듣던 김석진이 나보고 걔 앞에서 그렇게 말하라고? 하며 진짜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 이건 아닌가? 괜히 말을 꺼냈나 하고 뻘쭘해진 나는 괜스레 목 언저리를 긁적였다.



" 그럼 밥 먹어주든가요 같이. "

" 니 친구들이랑 먹으면 되잖아. "

" ... "



" 저 친구 없어요. "



고개를 홱 돌렸다.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저 잠깐의 침묵이 감쌌다. 자존심 상하고, 말고를 떠나서 사실이었다. 정말 학교 안에서 친구라고 할 만한 애들이 별로 없었다. 그냥,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 처음에는 나를 두고 떠드는 얘기에 그냥 무시를 했다. 한 번, 두 번 무시하니 잦아들긴 했지만, 어느새 그 부피가 굉장히 커진 것이다. 입학한지 얼마 안돼서 남자 선배 여러명을 꼬셨네, 어쨌네. 난 당연히 아니니깐, 그 얘기와 직결된 선배들을 찾아가서 하나하나 따지고 들었다. 왜 저런 얘기가 도는 거냐고, 난 잘못한 거 아무것도 없다고, 선배들이 오해한 거지 난 아무것도 안했다고. 선배들은 내 말에 그걸 왜 자기들한테 따지냐고, 증거가 있냐고 물으며 내가 말한 관점을 이해 못하고 엉뚱한 곳을 파고들며 오히려 나를 욕했다. 그렇게 그걸 일일이 따지고, 대들고, 소리를 지르니 어느새 나는 싸가지 없는 년이라는 호칭까지 덤으로 붙어버렸다.




" 일단 알겠어. "

" 진짜요? "

" 노력은 해볼게. 노력만. "

" 진짜죠? 무르기 없어요. "




제가 선배 아까 도와드렸잖아요, 그니까 선배도 도와주세요. 그래, 알겠어. 김석진이 귀찮다는듯 대답하며 이제 됐지? 하고 몸을 돌리길래 깜빡 잊고있던 것이 기억난 내가 다시 붙잡았다. 느릿하게 다시 등을 돌린 김석진의 표정은 좀 전보다 훨씬 지쳐보였다. 또 뭐가 남아있다는 게 심기가 불편한 모양이었다. 짝다리를 짚은 김석진이 한쪽 발을 떨고 있었다. 번호는 교환하죠. 저 아까 선배 번호 없어서 이수미 앞에서 식겁했는데. 그치만 피곤한 건 그쪽 사정이고, 내겐 이쪽이 훨 중요했다. 말이 끝나자마자, 김석진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내게 건넸다. 나는 얼른 번호를 입력하고, 전화를 걸었다. 내 핸드폰에 김석진의 번호가 잘 찍힌 걸 보고나서야 폰을 건네줬다.


덜컥.


그렇게 용건을 끝내고, 돌아가려고 했을 타이밍에 무섭게 과방 안으로 들어오는 무리들이었다. 언뜻 보니 남자 선배들이었다. 그때, 술자리에서 본 얼굴들도 몇 있었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과방에, 아니 설사 누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게 김석진과 나일줄은 몰랐다는 듯한 표정으로 다들 얼떨떨하게 들어왔다.


" 김석진? 너도 공강이야? "

" ...아니, 이제 수업가려고. "

" 그래.. 그럼 잘 하고. "


다음에 보자. 김석진과 인사를 하던 선배들이 내게도 은근히 시선을 던졌다. 하나같이 눈빛에 의문이 가득했다. 문을 열고 나가는 김석진을 따라, 선배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나왔다. 들리진 않았겠지? 설사 그런 일은 없었을 테지만, 사람일이란 게 괜히 노파심이 들게 만들었다.










교수님 자리가 공석이었다. 그 사실을 다행히라 여기기도 잠시, 인기척에 뒤를 돌아본 몇몇 사람들이 가장 늦게 온 김석진과 나를 힐끔 쳐다보았다. 남은 자리도 별로 없었다. 사람 머리로 꽉 들어 찬 강의실 안에서 빈 자리를 눈으로 쫓다가 먼저 앉았다. 그리고 여전히 서있던 김석진에게 눈짓 하며 내 옆자리를 톡, 톡 손으로 두들겼다. 물론 순순히 올 거라고 생각은 안했다. 내 신호에 김석진이란 인간은 그저 눈살을 찌푸릴 뿐이었다. 아무래도 영, 내키지 않은가 보다.


" 어? 누님! "


정호석?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부르는 쪽을 보니 정말로 정호석이 있었다. 니가 왜 여기서 나와? 황당해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분명히 저번 주까지만 해도, 이 수업에 정호석 얼굴은 없었던 것 같은데. 뒤에 있던 정호석이 금세 싱글 벙글한 표정으로 가방과 책을 옮겨 내 옆자리에 앉았다. 아니나 다를까, 수강정정을 하고 처음 출석하는 강의라는 정호석의 말에 나는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같이 수업듣는 일 따윈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게 불과 몇 시간도 안된 것 같은데. 내 기분과 달리 정말 신나는지 정호석은 기쁜 맘을 숨기지 못하고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속삭였다.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 나 올해 최고 잘한 일이다. "



그쵸. 그렇게 말하는 정호석의 눈이 예쁘게 접혔다. 황급히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마침 이쪽을 쳐다보던 김석진과 눈이 마주쳤다. 이내 정없게 고개를 돌린 김석진이 반대편 자리에 앉으려는지, 어깨 한쪽에 걸린 가방끈을 풀려고 있었다. 딱, 그 직전에 김석진을 조용히 불렀다. 좀, 돌아 봐라... 기도가 먹혔는지, 기적적으로 김석진이 다시 내게 시선을 돌렸다.





' 도 와 줘 요. '





입모양을 본 김석진이 주춤거리며 다시 가방을 들었다. 곧 교수님도 올 것 같은데, 김석진은 여전히 제자리에서 머뭇거릴 뿐이었다. 아니, 도와달라구요. 안 보여요? 옆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수업준비를 하는 정호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와, 진짜 안오면 의리없는 거다. 내가 연신 눈짓으로 재촉하자, 김석진이 피곤한듯, 한쪽 눈을 비비다가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김석진의 걸음이 내가 앉은 책상 앞에 우뚝 멈췄다. 정호석이 김석진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었고, 이내 보통크기의 눈이 눈에 띄게 커졌다. 어, 안녕하세요. 평범한 인사와는 다르게, 손은 자동으로 거수경례 자세였다. 아는 사이가 맞긴 맞나보다 싶었다. 나는 김석진이 왔다는 사실 자체에 안도하며 이제 어떻게든 돼라, 하며 숨을 내쉬었다. 이젠 김석진이 나서서 뭘 하는 것도 바라지도 않았고, 별 기대도 안됐다. 그랬는데, 김석진이 입을 열고, 뒤이어 들려온 말은 정말 뜻밖이었다.







" 호석아. "


" 네? "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 거기 내가 앉고 싶은데,좀 비켜줄래. "






그 부드러운 말 한마디에, 나를 포함한 강의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

넘 늦게왔죠1!

봐주신 분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ㅠ 정말 아무생각 없이 저질렀는데..

예상보다 1화가 너무 분량조절 실패로 길어져서.. 2화가 쓸때 애먹었네요

감사합니다 ovo




첫글과 막글
· [막글] [김석진/정호석] 무로맨틱 로맨스 05  14  5일 전
· [첫글] [방탄소년단/김남준] 겨울의 온도 P  6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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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무뚝뚝한 슥찌ㅜㅜㅠㅠㅠㅠㅠㅠ마성의 남자네요ㅠㅜㅠㅠㅠㅠㅜ근데 해맑은 호석이더 젛아여...
•••답글
독자2
귀찮다면서 해달라는 거 다 해주는 석진씌~~~~❤️❤️ 작가님 오늘도 재밌게 봤습니당!!
•••답글
비회원72.238
길어서좋아요 ~~~
짤도 찰떡궁합이에요!!!
흐아 근데둘다 감정없이사는것같아서 조금안타깝긴한데
석진이가 고분고분 말을 그래도 들어주네요 고분고분아닌것같기도하지만 ㅋㅋㅋㅋ
다음화기다리고있을개요 얼른돌아오세요~~💜

•••답글
독자3
흐그그ㅡ그극 ㅠㅠㅠㅠㅠㅠㅠ 출근하고 봤는데 너무 행복한것 ㅠㅠㅠㅠㅠㅠㅠ
•••답글
독자4
어흑ㅠㅠㅠㅠㅠ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답글
독자5
호석이는 안되나요 .....?ㅠㅠㅠㅠ
•••답글
독자6
헐 대박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석진이도 좋지만 상큼한 호석이도 너무 좋아여
•••답글
독자7
헐헐 어떡해 석진이 너무 멋있어.. 멋있지만 낯설어... 아무래도 신선한 소재라고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다정하고 깨 발랄한 호석이에게 좀 더 응원을 보내고 싶어져요>ㅅ<ㅋ
불굴의 호석이.. 여주가 어떤 방어막을 쳐도 가뿐하게 무시하는 게.. 너무 귀여워.. 사랑스러워...!!!
근데 석진이도 은근히 묵직한 한방을 날리는 말을 하네요 멋져요 대사... 진짜 너무 재미있어요 작가님♡
아 그리고 수미 이 친구 너무 맘에 안 들어요 진짜.. 못되기가 하늘을 찌르네요...
여주랑 석진이 그리고 호석이 이 셋의 햅삐 엔딩을 기대하겠습니다 재미있는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화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답글
독자8
헐헐..너무 멋있는데요ㅠㅠㅠㅠㅠㅠㅠ석진오빠와 시니컬한 여주 너무 잘어울려요!!!석찌니선배 시크한데 부드러운 매력이있스여ㅠㅠㅠㅠ넘스윗ㅜㅜㅠㅠㅜ목소리도 음성지원되서 진짜 잘어울리는 말투인거가테여.....하.....잘 설레고갑니다(? 자까님 정말 금손이시라고 생각해여..싸랑합니다..><
•••답글
독자9
와 세상에 진짜 멋있어요 ㅠㅠㅠㅠㅠ저는 다음 화만 기다리겠습니다ㅠㅠㅠㅠ작가님 정말 최고예요 ㅠㅠㅠㅠㅠ
•••답글
독자10
으어 진짜 너무좋아요 진짜 와 분량 진짜 무슨일이죠 진짜 너무 재미있어요
•••답글
독자11
아 너무 재밌어여 자까님ㅠㅠㅠㅠ 호석이한테 너무 단호한 여주ㅜㅜㅜ 앞으로 석진이와의 전개가 너무 궁굼하네여ㅎㅎ
•••답글
독자12
이제야 봤는데...진짜 대작의 스멜이 여기까지 느껴져요..🥺
•••답글
독자13
작가님 넘나 재밌다여ㅠㅠ 기다립니다ㅠㅠ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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