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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윤기: 갈 거야?

탄소: ... ...

윤기: 갈 거냐고, 걔랑

탄소: 안 갈 이유가 없으니까 가야지

윤기: 이유가 없긴 왜 없어 차고 넘치는 게,

탄소: 피곤해

윤기: ...알았어

탄소: 내일 봐




탄소는 석진과 거리를 두기로 했습니다.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많은 걸 외면하고 있진 않았나, 문득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석진: 다른 사람도 아닌 나에게 이럴 줄은 몰랐어

탄소: 나도 이렇게까지 하는 건 바라지 않았...

석진: 지금껏 한 적 없는 행동을 하는 이유가, 고작 친구라는 것 때문이라니 넌 나보다 걔가 중요한 거야? 아니면 왜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 건데




자길 믿지 못해 마법까지 쓰면서 아니라고 거짓말하진 말아달라는 석진의 말에 그대로 상처 받은 것도 있고, 제 전부이길 바란다는 낭만적인 말과는 달리 모든 것에서 유일한 전부이고 싶어 주변으로부터 고립되길 바란 본심을 알게 되어서요.


모두가 모인 연회장에서 그리 요란한 데이트 신청을 했으니 석진을 위해 주말의 호그스미드는 같이 가겠지만, 그다지 즐거울 것 같진 않아요.




탄소: (아악)

윤기: 어제 제대로 못 잤어?

탄소: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자고 일어난 이튿날. 하도 심란해서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듣는 날이었습니다.


3학년이 되면 해당 수업에서 배우는 것이 보가트.




석진: ... ...

그리핀도르 학생: 어제 요란하게 한 건 하더니 오늘 수업 생각은 못했구나




남들 앞에서 제 약점을 드러내는 게 싫은 건 모두가 마찬가지지만 탄소는 특히 끔찍하다 생각하는 이유가 있죠.




탄소: 진짜 싫어

윤기: 네가 무서워하는 것도 있어?

탄소: 미안한데 나도 사람이거든




1학년과 2학년일 당시 다른 기숙사와 합반 수업을 하더라도 그리핀도르와는 겹친 적이 없었으나, 3학년부터 그것도 어둠의 마범 방어술에서 그리핀도르와 합반수업이 된 것은 그 끔찍함을 더해주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석진과 탄소, 윤기가 입학하던 때의 소란에서 박수를 쳤던 교장이 일부러 의식해서 그랬다는 말이 있는데요.


뭐가 되었건 다른 기숙사와 하는 거였어도 싫은 마당에 그리핀도르. 타이밍도 절묘하게 석진과 틀어진 다음날이라 표정이 말이 아니에요.


차례차례 학생들이 불려나가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공개하고 다른 이들에게 웃음거리가 되는 동안 탄소의 순서가 되었습니다.




윤기: 뭐 이상한 거라도 나오는 건 아니지?

탄소: 그런 거 아니야




탄소가 그토록 드러내길 꺼려한 보가트의 정체.




그리핀도르 학생 1: 어?! 야 저거 너 아니야?

그리핀도르 학생 2: 맞네 김석진 너잖아!

윤기: ...뭐야 저게




석진의 뒷모습이었습니다.




석진: 난 떠나야 해




자기보다 동료들과의 의리를 선택한 석진의 뒷모습이요.


언젠가의 악몽으로 보았던 장면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에 입술만 꾹 깨문 탄소.


대체 어디가 무서운 것인지 다들 이해하지 못하고 뜻밖의 상황에 웅성대는 사이, 교수님은 리디큘러스를 외치면 된다 말씀하셨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보가트를 물리치는 주문 정도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마법 생물이 석진의 탈을 쓰고 있는 이상.




탄소: ... ...




어떻게 감히,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에 대고 그를 없애는 주문을 외울 수 있겠어요.


네 기숙사의 역사상 가장 사랑에 미친 마법사와 마녀가 많았다는 슬리데린.


사랑의 묘약에서 태어나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제 평생을 다 바친,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 목숨까지 건, 정말 전부를 걸고 전쟁 같은 사랑과 사랑 같은 전쟁을 하는 슬리데린에서 가장 슬리데린스럽다는 탄소의 보가트를 아예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죠.


사랑과 가장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절절하게 사랑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그렇습니다.




윤기: 김탄소,

석진: 가짜가 아니라 진짜를 봐야지




있는 자리에서 굳어버린 탄소를 부르려던 윤기는 그보다 먼저 움직인 석진의 행동에 허탈해졌습니다.


교수님의 제지에도 탄소에게 다가가 뒤에서 끌어안고 눈을 가리는 동시에 보가트를 치워내는 모습을 보며 더 이상 눈치채지 못하는 게 어려워졌거든요.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한 게, 이거구나.




윤기: 전혀 몰랐는데 혼자 바보 된 기분이네




탄소의 다음 순서였던 학생을 지나 윤기의 이름이 불릴 때까지도 잠잠해지지 않던 분위기는 석진의 이름이 불리자 비로소 조용해졌습니다.


어제 데이트 신청부터 아까 슬리데린의 마녀 보가트까지 난리인데 쟤는 뭐가 튀어나올까?




석진: 리디큘러스

교수님: ?

슬리데린 학생: 저거 아주 잠깐 보인 게 (힐끔)

윤기: (심기불편) 뭘 봐

슬리데린 학생: ...미안




찰나의 순간이지만 본 사람들은 바로 탄소를 곁눈질할 만큼 분명했던 여자애의 흔드는 손짓.


석진의 보가트는 자신을 떠나보내는 탄소였습니다.


둘은 서로가 서로의 가장 두려운 대상인데요. 자기를 떠나는 게 무서운 탄소와 자기를 보내는 게 무서운 석진이라는 겁니다.


대왕 거미 같은 게 나왔던 다른 학생들과 달리 누가 봐도 소설 한 편을 쓰고 있는 슬리데린의 탄소와 그리핀도르의 석진을 번갈아보던 교수님이 한숨을 쉬셨죠.


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교내 어느 곳에서나 석진과 탄소의 보가트 얘기가 떠들썩했습니다. 래번클로인 남준이 그 얘기를 들었고, 후플푸프인 호석과 지민, 태형 또한 들었다면 더 말할 것도 없이 다 퍼졌다는 거 아닌가요?




태형: 형 그 얘기 들었어요? 마녀 누나 보가트가 글쎄,

호석: (급체) 무, 뭐뭐뭐 무슨 누나?!

태형: 아이참 왜 이렇게 놀라는 거예요 정작 중요한 건 꺼내지도 않았는데!

호석: 태형아아...!

지민: 정말 멋진 것 같아요...

호석: (환장)

지민: 저도 언젠가 그런 사랑을 해볼 날이 올까요?




며칠 뒤, 주말 동안 호그스미드에서 석진과 탄소를 보았다는 학생들의 일부 과장과 허풍을 더해 학교는 더 요란해졌습니다.




남준: 형, 소문이 굉장하던데요

윤기: ?

남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몰라도 일단 슬리데린의 마녀와 그리핀도르의 왕자가 사실 남매 지간이 아니냐는 것까지 들어봤어요




탄소에게 남자 형제가 있다는 건 또 어떻게 알려졌는데 그게 남동생인 사실까지는 아직 모르는 모양입니다.


보가트 공개 이후 거리를 두겠다 하면서도 호그스미드에서 예상과 달리 나름대로 즐거웠던 탓에 미묘한 감정으로 지내고 있는 탄소와 소문이 어떤 식으로 퍼졌는지 알고서 가만히 있는 석진. 그리고 좋아한다는 마음을 제대로 자각하기도 전에 차인 기분의 윤기까지 3학년은 아주 난리법석인데요.


정신없이 지내다가 방학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방학은 탄소가 처음으로 석진과 함께하지 않은 방학이기도 했죠. 이후로 계속 석진을 만나지 않는 탄소를 의아하게 여긴 집안 어른들은 흔한 사춘기라고 생각하며 넘겼습니다.


슬리데린과 그리핀도르라는 이유로 더욱 떠들기 좋아하던 소문도 이들이 5학년이 되면서 겨우 잠잠해졌는데, 약 일 년 반이 되는 시간 동안 제대로 탄소를 보지 못한 석진의 마음이 어떨지 가늠할 수야 없겠죠? 의외로 탄소는 윤기와 잘 지냈습니다. 석진과 거리를 두어야겠다 생각한 이유도 윤기 때문이었으니까요.


서로의 키가 고만고만할 1학년 때부터 쭉 함께 지냈으니 5학년 정도면 이제 서로 남녀의 차이라는 게 느껴질 2차 성장기인데, 웃을 일은 아니다만 탄소가 여전히 윤기와 같은 눈높이를 가지고 있어 첫만남 첫인상 그대로 윤기를 대하는 탓에 유일한 친구가 저를 좋아하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잘 지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윤기: 내 주변에 키 큰 애들이 너무 많아

탄소: 난 모르겠는데

윤기: 그중 하나가 너니까 그렇지 (짜증)

탄소: ...음, 그런가

윤기: 남준이도 갑자기 나보다 커져서는 형은 언제 클 거예요? 이런다고

탄소: 남준이?

윤기: 래번클로

탄소: 아아

윤기: 계속 말해줘도 기억 못 하더라, 너

탄소: 나한테 중요한 사람이 아니니까 그렇지

윤기: ...걘 너한테 관심 되게 많던데

탄소: 왜, 좀 시달렸어?

윤기: 좀이 아니라 엄청 시달렸지

탄소: 피곤했겠네, 그냥 나한테 말하지 그랬어

윤기: 다른 사람이랑 말 섞는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탄소: 중요하다 생각되는 사람도 아니고 아는 사람도 아니지만 네 친구라며




가끔 가다 한 번씩 듣는 사람을 특별하다 느껴지게 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탄소. 그걸 들으면서 마찬가지로 덤덤한 척을 해야 하는 윤기. 들여다보면 위태롭지만 윤기가 지금의 관계에 만족한다니 어쩌겠어요.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연회장으로 들어선 두 사람은 지루하게 시작되는 신입생 환영회를 기다리다 대차게 탄소의 이름을 부르는 어느 예비 1학년으로 인해 주목 받게 됩니다.




정국: 탄소 누나!!!

탄소: 덤스트랭이 아니라 여기로 왔단 말이야...?

윤기: 아는 애야?

정국: 석진이 형은 어디 가고 왜 다른 사람이랑 같이 있어요?!!




뒤이어 석진을 우렁차게 불러주면서 덕분에 겨우 잠잠해진 슬리데린과 그리핀도르 금단의 사랑이 다시 재조명 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지요.


이번에는 윤기의 이름이 더해져서 삼각관계가 되지 않을까 기대되네요.


수군대는 재학생들 사이, 모자는 부지런히 신입생들을 각 기숙사로 배정했고 모두가 주목한 건 단연코 정국이었습니다.




모자: 그리핀도르!

석진: 아... (탄식)

정국: 어, 형 거기 있었어요? 와아아!!! 그리핀도르!!!

후플푸프 학생: 쟤 보니까 재작년 태형이 생각나네 (아련)

태형: 제가 왜여?

후플푸프 학생: 말을 말자

지민: 저 애 되게 씩씩한 거 같아요

호석: ...응... 너네처럼 말이지...?

태형: 근데 마녀 누나랑 원래 아는 사이인가봐여

후플푸프 학생: 부럽다고는 하지 마라

태형: 부러운데...!!

지민: 맞아요 지금껏 이름 부르는 걸 들어본 건 저 슬리데린 선배 말고는 없단 말이에요!

호석: (말잇못)

후플푸프 학생: ...참... 해맑아서 좋겠다...




신입생 환영회가 끝나고 신입생들은 각 반장들을 따라 기숙사 안내를 받게 되는데, 5학년 반장으로 뽑힌 석진은 당연히 정국에게 끊임없는 질문 세례를 받았습니다.


무리의 맨 뒤로 빠져 다른 친구들을 따라가는 것보다도 궁금한 걸 묻는 게 우선이었던 정국의 호기심은 아무도 당해낼 재간이 없죠.




정국: 누나는 왜 그리핀도르가 아니에요?

석진: 모자가 그리핀도르를 말하지 않았으니까

정국: 왜 말하지 않았는데요?

석진: ...그리핀도르보다 다른 기숙사가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그랬나봐

정국: 누나가 처음에 형하고 떨어져서 많이 속상했겠다, 그쵸!

석진: (한숨)

정국: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었어요? 혹시 아까 본 그 사람이 형 괴롭혔어요? 막, 누나 뺏어가고?!

석진: 그런 거 아니야 정국아... 민윤기는 그냥, ...누나의 친구야

정국: 이름이 민윤기예요? 근데요 형,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는 거랬어요

석진: ? 야 그거 누가 그런 말 가르쳐줬어

정국: 지한이 형이 알려줬는데요

석진: 김지한 걔는 왜, ...너 걔 따라서 덤스트랭 간다지 않았었나? 왜 여기로 왔어?

정국: 덤스트랭은 밥이 맛없대요

석진: (이마짚) 그래 밥 중요하지...

정국: 군대 같은 분위기에 난 절대 적응하지 못할 거라고 호그와트나 가라고 했어요

석진: 호그와트나 가라니 걘 무슨 말을 그렇게 한다니?

정국: 가는 김에 누나랑 형 사이에 끼어드는 날파리 없나 잘 감시하라고 임무도 줬어요!

석진: (돌겠네 진짜)




한참을 재잘대던 정국은 저 멀리 지나가는 인영을 보고 탄소임을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달려들었죠.




정국: 누나!!! (와락)

탄소: ...! 전정국? 너 다른 애들은 어쩌고 혼자 돌아다녀, 길 잃으면 어쩌려고...

윤기: 갑자기 튀어나와선 뭐하는 거야, 떨어져

정국: !!! 민윤기다!!!

윤기: (언짢) 어?

탄소: 그래그래 얘가 민윤기, ...네가 얘 이름을 어떻게 알아?

정국: 형이랑 같이 있어서 길 잃을 걱정은 안 해줘도 괜찮아요! 누나 (초롱초롱)

탄소: 형?

석진: 오랜만이야

탄소: ...김석진

윤기: (헛웃음)

정국: ???

석진: 얘기는 다음에 하자,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

탄소: 알았어 정국이 데리고 먼저 가봐

정국: 누나 방금 봤는데 벌써 헤어져요?!

탄소: 내일 수업이 모두 끝나면 찾아갈게 못 다한 인사는 그때 다시 할까?

윤기: 야, 너,

정국: 정말???

탄소: 정말

정국: 좋아요! 누나 나랑 약속한 거예요!! 약속!!!




용맹하지만 대책없는 아기장수 꾹투리.


단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호그와트에서 아주 커다란 사고를 치고 다니는 문제아가 될 미래가 보였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정국의 입학으로 다시 불붙은 슬리데린의 마녀와 그리핀도르의 왕자 그리고 슬리데린의 마녀가 유일하게 가까이 두는 흰 뱀의 삼각관계.


여학생들은 탄소를 시기하면서도 한편으론 아주 멋진 내용의 로맨스 소설을 상상했습니다. 윤기를 흰 뱀이라고 부르는 건 탄소를 마녀라고 부르는 것과 같기 때문에 이 경우, 슬리데린 왕자였는데요.




남준: 푸흡, 슬리데린의 왕자...

윤기: 웃지 마라 나도 짜증나니까

탄소: 여기 있었어? 한참 찾았잖아

윤기: ...어,

남준: 안녕하세요

탄소: ?

남준: 래번클로의 김남준입니다

탄소: 윤기 친구?

윤기: 어어 내 친구지 친구 (또 기억 못했냐고)




진작부터 탄소에게서 궁금한 건 많았으나 아직 제 이름도 몰랐던 당사자에게 허탈해진 남준은 그런 윤기의 별명을 가지고 놀리는 걸 무척 좋아했습니다.


다만 어디서 어떻게 알았는지 자신이 탄소에 관한 정보란 정보는 전부 모으고 있음을 눈치챈 정국이 떽떽거려서 괴짜짓을 관뒀다고 하네요.




정국: 날파리는 누나한테 관심 꺼!!!

남준: ...쪼끄만 게 목소리만 커가지고는, 뭐야?

석진: 전정국!

정국: 형, 이 사람이 자꾸 누나에 대해 캐묻고 다녀요!!!




아주 대책 없고 용감한... 아기장수... 꾹투리...


태형과 지민은 혼자서도 씩씩하게 슬리데린의 마녀 누나를 찾아가는 정국의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자기들도 찾아가서 말을 걸고 싶었지만 한사코 뜯어말리는 호석과 다른 학생들로 인해 시무룩했고, 틈만 나면 찾아와서 쨍알쨍알대는 정국을 다른 학생이 해코지하지 못하도록 신경쓰기 바쁜 탄소에게 휘말려 어느 덧 윤기도 정국의 육아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정국: 민윤기는 진짜 친구예요?

윤기: 그러니까 민윤기가 아니라 선배라고

정국: 이름이 선배는 아니잖아요

탄소: (정말 겁이 없구나)

석진: 정국이 여기 있지?




냉전 중이던 것도 잊고 사고뭉치 막내 돌보기 바쁜 석진과 탄소, 그리고 윤기까지.


정국이 있기 전과 후로 나뉘는 이 조합의 무해함은 간혹 일부 학생들을 방심하게 만들었는데요. 기존 세 사람의 조합이 유해하고 그 중에서도 탄소는 왕자들 사이 꿋꿋하게 마녀로 불리던 이유를 잊게 한 겁니다.


그리핀도르의 무식하고 용감한 학생 무리가 대담하게 탄소를 건드렸거든요. 그리핀도르의 이념에 아주 약간의 두려움은 필요했던 이유입니다.




그리핀도르 학생: 고작 1학년 애 하나 어쩔 줄 모르는 게 뭐가 무섭다고? 결국 다 소문이잖아 사실은 얘가 엄청난 쫄보인지 아닌지 누가 봤냐고 사실 그리핀도르 자체를 무서워하는 거면 야, 진짜 재밌겠는데? 오죽하면 보가트도 그리핀도르야




정국이 돌아다니기엔 위험하니 자기가 종종 찾아가는 탄소. 고학년 강의실에 떽떽이가 오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다른 곳은 몰라도 그리핀도르에는 제 발로 찾아가기 싫다는 윤기의 말에 정국을 찾아가는 건 보통 혼자 다니는데요. 탄소가 정국에게 갈 때면 남준과 함께 있는 윤기이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알고 있던 한 학생이 혼자라서 더 위험한 줄은 모르고 시비를 걸었습니다. 그걸로는 모자라다 여겼는지 제 말을 무시하는 걸 고마워하지는 못할 망정 굳이 신경을 긁기까지!




그리핀도르 학생: 왜 안 들리는 척을 하고 그래? 사람이 말을 하면 들은 척을 해야,




하지만 인내심은 딱 거기까지. 어깨를 치는 행동에 같잖다는 표정으로 저를 보는 탄소에게 욱하려던 그 학생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무섭게 말하는 슬리데린의 마녀에게 그제서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습니다.




탄소: 지금 네가 친 건 내 어깨가 아니라 네 가족의 목이야


그리핀도르 학생: 뭐래, 말 다 했냐


탄소: 무식한 것도 때론 죄가 된다는 걸 직접 경험할 기회니까, 영광으로 알아둬





원래 이런 건 자기한테 와닿는 일이 있어야 깨닫는다고 하잖아. 그래야 두 번은 실수하지 않지.



그 주의 주말이 지나기도 전에 그리핀도르 한 학생의 집안이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어려워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슬리데린의 마녀라는 말도 함부로 못 꺼낼 정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윤기는 그 얘기를 또 곧이곧대로 전하는 남준에게 탄소는 그럴 애가 아니라며 오히려 심약한 편이라고 말했다네요. 자기가 없는 자리에선 얼마나 위험한 마녀인지 모르거든요.





남준: 우리 기숙사의 회색 여인하고 대화를 나누는 유일한 타 기숙사생이라고 했어요 호그와트 역사상... 두 번째 슬리데린 학생이고요


윤기: 걘 피투성이 남작하고도 잘 지내 성격 좋은 애야


남준: (이 형 이상해)


윤기: 그렇게 김탄소에 대한 소문이란 소문은 죄다 꿰고 다니면서 제대로 아는 거 하나가 없냐, 왜


남준: 전부 진짜이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아예 과장된 소문만 있는 건 아닐 텐데요...


윤기: 맞거든


남준: 대체...


윤기: 솔직하게 말해서 걔 입학하고 슬리데린에서 머글 차별하는 발언 거의 금지되었어


남준: 예?


탄소: 나 머글차별자라고 얘기하고 다니는 애가 너구나?


남준: (화들짝)


윤기: 잘 다녀왔어?


탄소: 너 잘 있냐고 물어보더라, 정국이가


윤기: 걔가? 왜? (떨떠름)


탄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는 알겠지만 착한 애야 너무 버릇 없어지긴 했지만...


남준: 어, 그...


탄소: 그렇게 내 얘기가 궁금하면 본인에게 직접 물어봐


윤기: 김탄소


탄소: 뭐부터 묻고 싶은 건데? 슬리데린의 마녀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음, 별로야


윤기: (이마짚)





갑자기 마음 읽어버리는 탄소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황하기 바쁜 남준과 고급마법을 아무렇지 않게 구사한다는 것 정도야 친구로 지낸 시간 동안 진작 알게 된 윤기. 탄소 혼자 평화롭게 말을 이어갑니다.





탄소: 난 내가 처음 호그와트 입학서를 받았을 때 당연히 후플푸프에 들어갈 거라 생각하고 있었거든


윤기: 뭐?!??? (금시초문)


탄소: 이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윤기: 아니, 야 그게 뭔 말도 안되는... 설마 부럽다고 했던 말이 그거였어?!


탄소: 어 기억하고 있네 맞아


윤기: (환장)


남준: ?? 형도 몰랐던 거예요?


윤기: 이상하게 후플푸프 삼총사한테 약한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 이유가 이럴 줄은 몰랐지


남준: 아하...


탄소: 친해지고 싶었던 애는 여전히 날 무서워하는데 엉뚱한 애들만 날 좋아해서 좀 귀찮기는 해


윤기: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네


남준: ... ...


탄소: 다음으로 묻고 싶은 건, ? 이런 소문이 있었네


윤기: 너무 멋대로 읽진 마


탄소: 그치만 이건 너도 궁금했던 내용일걸


윤기: ?


탄소: 김석진은 태어나기 전부터 집안에서 정해준 결혼 상대야


남준: ...네? (몹시 당황)


탄소: 딱히 말할 필요가 없어서 굳이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지





그리고 나 때문에 그 애의 학창시절을 망치고 싶지 않았어.





정국: 형 나 오늘 새 친구 생겼어요!


석진: 그래? 누군데?


정국: 정호석, 김태형, 박지민!


석진: ...그리핀도르 맞니?


정국: 후플푸프!!


석진: 어쩌다 친구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정국: 누나랑 친한 게 부럽다면서 자기랑도 친해지자고 찾아왔었어요! 누나 칭찬 엄청하길래 못된 애들은 아닌 것 같아서 친구하기로 했지 (방실방실)





탄소의 연이은 폭탄발언에 남준과 윤기의 이성이 가출하는 동안, 정국은 석진에게 새 친구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석진은 후플푸프의 호기심 많은 1학년들이 정국의 친구가 된 것이라 이해했지만 사실은 4학년과 3학년으로 정국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이죠.



틈만 나면 슬리데린의 마녀를 찾아가고 그 마녀가 찾아오게 만드는 탓에 모두의 기피대상이 된 정국은 사정을 모를 리 없는 석진의 걱정거리였는데요. 본인이 외톨이라는 생각조차 할 틈이 없을 만큼 즐겁게 지내고 있어 굳이 친구를 사귀라고 조언하는 것도 오히려 상처를 주는 게 아닐까 고민이던 참에 다른 기숙사의 친구들이 생겨서 다행이라고 여겼습니다.



그 오소리들이 탄소를 어떤 마음으로 보는 줄도 모르고요.





탄소: 약간의 사정이 있어서 정식으로 약혼하기 전까지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것도 올해면 끝날 걸


남준: ! 곧 약혼하는 건가요?


탄소: 응, 돌아오는 김석진의 생일에


윤기: ... ...


탄소: 공식 발표는 내 생일이지만 가문 내에서 알리는 건 그날이야





호그와트에 오고서 윤기가 처음 웃은 이유가 탄소 때문이었다면, 탄소는 석진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며 미소 지었습니다. 짝사랑하는 입장에서 참 마음 아픈 일이었죠. 얼추 눈치채고 있던 남준은 괜히 윤기에게 미안해져 입을 꾹 다물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더 이상 남준의 마음을 읽어내지 않는 탄소일까요.





탄소: 민윤기 친구니까 말해주는 거야


남준: 형 친구라서 말해주는 거라고요?


탄소: 나한테 무척 특별한 애의 친구니까


남준: (입틀막) ...형


윤기: 가만히 있어


탄소: ? (갸웃) 음, 아무래도 김석진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에다 너무 당연하게 사랑하고 있어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친해진 건 민윤기가 처음이자 미지막이거든





윤기와의 우정을 포기할 수 없어 석진과 거리를 두는 걸 선택했지만 그도 결국 사랑하는 사람은 석진이라는 탄소의 생각.



마법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애정이 클수록 능숙해질 수 있다는 말이 있듯 탄소가 남들보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것은 석진을 좋아하는 마음이 무척 크기 때문인 것도 있다고 합니다.



뭐, 이렇게 우당탕탕 호그와트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거죠. 하지만 특별편은 여기까지! 다음편부터 다시 본편으로 돌아와, 빠르게 마무리 짓겠습니다.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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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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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소소입니다! 특별편 마무리된게 아쉬울 정도로 특별편도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ㅠㅠ
4년 전
독자2
달비스입니다! 특별편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4년 전
독자3
아 정국이 너무 귀엽고 웃겨욬ㅋㅋㅋㅋㅋㅋㅋ
4년 전
독자4
백구🐶 아니 특별편이 이렇게 흥미진진해서야... 너무 긴장감있게 봤어요 하편인거 알면서 읽었는데 자연스럽게 다음편 누르려고 했잖아요 세상에나( ᵒ̴̶̷̥́ _ᵒ̴̶̷̣̥̀ )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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