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빛이 눈으로 들어옴과 동시에 엄청난 충돌음이 귀를 찢을 듯이 달려들었다. 눈을 감았다 떠보니 어둡던 하늘에 붉은 물감을 떨어트린 듯 서서히 밝아 오고 있었다. 일어서려 했지만 온몸이 난도질당하는 느낌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눈만 움직여 주변을 둘러보니 불길에 휩싸인 자동차가 보였다. 나는 무표정으로 불길을 쳐다봤다. 다시 눈을 감았다 떴다. 이번엔 하얀 하늘이 보인다. 천국인가 싶었지만 내게 달려들어 눈에 빛을 쏴대는 사람의 손에 병원이란 걸 자각했다. "저 학생만 살고 다 죽었다며?" "엄마는 지금 혼수상태야 뭐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 사고에서 사람이 산 게 기적이지" 말 많은 간호사들이 문 앞에서 얘기하는 말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처럼 무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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