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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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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등 뒤에서 들리는 지독하게 익숙한 목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뒤돌아 보니, 설마하던 그가 떠오르는 태양의 금빛 햇살을 받으며 서글픈 표정을 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로는, 꽤 떨어진 곳에, 그의 차가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아니, 끌려가는 차 안에서 그는 시종일관 서글픈 눈을 하곤 앞만 바라보고 운전하며 물었다. 나는 굳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덧붙였다.
내가 입을 열자마자, 그가 내 말을 끊고 자신의 말을 이었다.
저 표정은 도대체가 서글픈 건지 유쾌한 건지 알 수가 없다.
으레하던 것처럼 그는 식사가 끝나자 내게 얼른 씻고 나오라고 말했고, 나는 그 말에 따랐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다시 도망칠 수 있을까, 끊임없이 생각하며.
나는 소파에 앉았고, 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내 종아리며 팔, 무릎 등에 꼼꼼히 약을 발라주었다. 치료가 끝나고, 그와 나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서로를 지긋하게 바라보았다.
그 말에 그는 양손을 감싸쥐었다. 그리고 무릎을 펴, 몸을 올리고, 입맞추었다. 그냥, 그냥 그게 다였다. 그 어떠한 감정도 들지 않았고, 사실 자체로의 입맞춤. 거부할 이유도 없었고, 그러할 마음도 없었다. 입술을 비집고 혀가 들어왔고, 엉켰다. 그리고 입술이 떨어졌다. 잠시 길 잃은 듯 주저하던 입술은 다시 목 위에 자리를 잡았다. 귀 언저리에내뱉긴 뜨거운 숨결에 섞인 거친 목소리가 와닿았다. 조곤조곤. 마치 연극 속의 독백과 같은, 끊김없이 어색함 없이 매끄럽게 나열되던 그 말.
해답이 나왔다. 그는, 사랑이었다. 어찌되었든 사랑. 저런 섬짓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했다. 그는, 분명한 사랑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끔찍하게 가슴 아팠다.
*
겁에 질린 표정. 미세하게 떨리는 어깨. 나는 조금 처량하게 웃으며 총구를 그에게 겨눴다.
불안한 얼굴에 마주한 자조적인 웃음. 총구는 방향을 바꿔 이제 내 오른쪽 관자놀이 위에 있다. 이런 내가 애처로웠다.
맞지 않는 퍼즐 조각.
눈을 감았다. 그의 울부짖는 목소리가 아득하게 멀어져 갔다.
(1)편의 BGM을 끄시고 2)의 BGM을 재생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2)
그냥, 하고 말꼬리를 흐리며 웃었다.
몇 마디가 더 오고가고, 전화는 끝이 났다. 그는 돌아오는 길에 사왔던 노란 장미 꽃다발을 왼손에 들고 방문을 열었다. 다정하게 웃고, 꽃다발을 침대 위에 올려두었다. 미리 책상 위에 올려두었던 것을 오른손으로 들고 한 번 지긋하게 바라보았다.
단아한 여성 아나운서가 소식을 말했고, 화면은 곧 특파원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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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마이크로 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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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베이터 안에서 무릎을 접어, 대충 구겨신은 운동화를 바로 고쳐신고 공동 현관을 나섰다. 해도 채 다 뜨지 않아 황금빛 햇살이 은근하게 쏟아지고 있었다.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가디건 입고 나오길 잘했네. 한 쪽 팔에 낀 참고서들을 껴안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평소와 다름 없이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면서 오늘 무슨 꿈을 꿨더라, 하며 생각해보았다. 오늘 꾼 꿈이 기억날 듯 기억나지 않아 찝찝했다.
체육 수업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가는 길에서 그렇게 말하니 친구에게 핀잔만 들었다.
"아니, 진짜 이상했어.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진짜 잘 생긴 남자가 날 보면서 막 울었어. 그리고 계속계속 사랑한다고 말했어. 엄청 슬프게."
친구의 말에 기억하려고 애를 썼다. 미간을 한껏 찌푸리고 가다가, 어쩐지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들고 울타리 밖을 내다봤다. 멀리서 반사광이 번쩍, 눈이 부셨다. |
헠헠... 드디어 슈메탈링이 끝이 났습니다!!!!!!!!
여기에 슈메탈링 쓰면서 온갖 고난과 역경을 다 쏟아내고 싶지만 지금 현재 가만히 앉아서 빙의글만 썼는데도 땀이 삐질삐질 나는 더위+고자 같은 화력의 효과로 저는 곧 죽을 것 같으니 구뫈 쓰고 소금소금하겠어요...ㅁ7ㅁ8
대신 다음에 스페셜로 후기와, Q&A와, 여태까지 쪼끔쪼끔씩 복선 깔았던 것과, 만에 하나 결말 이해 안 되시는 분들을 위한 결말 설명 및 기타 등등을 다 하겠어요 ~_~
필요없다구여?
넹... 소금소금 짜질게여...;;;;;;;;
아무튼 아마 이번 주 내로 할 거예요!! 이번 주는 아무 것도 없으니깐!!!!!! 어예!!!! ↖(⊙◇⊙)↗
구로니까 궁금하신 거 있으시면 다 다 물어봐주시고!!!!! 땡스투도 적을테니까 암호닉 그대들 말씀해주시고!!!!!(암호닉 없으셨어도 여태 단 한 번이라고 댓글 달아주신 그대들 이 기회에 암호닉 말씀해주셔요 *_~) 여태까지 다사다난 병맛 막장 (저 혼자) 대하 집착 빙의글 애독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여주랑 밍스랑 왜 안 이어졌냐고 저 원망하시기 잇긔 없긔?ㅠㅠ
암튼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