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는 날 좋아해
W.1억
핸드폰을 한참 보았다. 혹시라도 주지훈의 카톡 프사가 있을까 제일 먼저 봤는데.
그 어떤 것도 없는 게 딱 주지훈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연락을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카톡 프사 구경도 못 하고.. 참...
뭔가 먼저 카톡 보내기에도 애매한 사이이기도 하고... 침대에 엎드려서는 핸드폰을 본다.
"…뭐야."
예전에 sns는 다 탈퇴를 했고, 최근엔 궁금해서 이름도 다르게 해서 가입을 다시 했다.
덕분에 sns에 들어가서 요즘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나 구경을 하고 있는데.. 요즘 우리 영화가 한참 난리라 그런지 sns엔 주지훈이 많이 도배 되어있었다.
캐릭터가 엄청 신비롭긴 했지. 마냥 스윗한 애아빠가 사이코였으니 뭐.... 그러다 웬 사이트에서 올린 사진을 보았다.
한밤에서 내 표정을 보며 따라하는 주지훈이 그대로 방송에 나왔고, 그걸 움짤로 만들어서 올린 것이다.
"…맞다. 방송 안 봤다..."
류승룡님이 말을 하고 있을 때 주지훈은 애초부터 나를 보고 있었고, 오.. 하고 입술을 모으면 그 때 주지훈이 내 표정을 따라했다.
나를 보고 있었네..? 괜히 설레서 혼자 움짤을 돌려서 계속 보는데.. 괜히 댓글이 궁금해졌다.
[개설레 진짜ㅜㅠㅠㅠ주지훈ㅜㅜㅠ]
[저 정도면 주지훈이 김여을 관심 있는 거 아니냐 ㄹㅇ.. 인터뷰 안 할 때도 계속 쳐다봄]
[@김미영_ 야 근데 나만 김여을 예쁜 거 모르겠음..?
ㄴ 야 나도 예쁜 거 몰랐었는데.. 매력적임.. 영화 보고나니까 예뻐보임..]
[연지 못 잃어ㅠㅠㅠㅠㅠㅠㅠㅠ왜 죽였어ㅠㅠㅠㅠㅠㅠ연지 ㅠㅠㅠ]
[둘이 멜로 하나 찍어줘라.........제발....]
[주지훈 눈에서 꿀 떨어지누]
[나 김향기랑 김여을이 제일 부러워 ㅅㅂ..]
[나 주지훈이 저러는 거 처음 봐 ㅅㅄㅄㅄㅄㅄㅂ 뭔가 자꾸 신경이 김여을이한테 가있어 ㅅㅂㅅㅄㅄ]
[근데 김여을 저거 데뷔작이래
ㄴ 놉 데뷔작 아니에요. 드라마 하나 찍었었음ㅇㅇ]
[김여을 존나 부럽다. 둘이 연애 한다그럼 보내준다 ㅅㅂ....]
[김여을 존나 싫어 하..]
[여자 일부러 귀여운 척 하는 듯..;;]
악플도 여러개 있었지만 보면 기분만 안 좋아질 것 같아서 지나치긴 했는데..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고..
움짤을 계속 보게 되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괜히 다들 주지훈이 나를 계속 쳐다봤다고 하니까 그런 것 같기도..하고.. 아닌 것 같기도..하고...
핸드폰만 붙잡고 있었는데 시계를 보니 벌써 2시간이나 지나있었다.
이틀을 주지훈이 나온 킹덤도 다시 보고.. 하이에나도 보고 있는데 어찌나 시간이 빨리 가던지... 에라 모르겠다. 밥도 안 먹고 오늘 하루 종일 못 봤던 킹덤을 다 보았다.
역시나 연기를 너무 잘하고.. 내용도 좋고.. 그리고 sns에서 떠도는 주지훈 사진이나.. 둘이 mc했던 사진들을 보며 흐뭇하게 있는데..
갑자기 매니저 언니에게 전화가 오기에 누운 상태로 전화를 받았다.
"네, 언니."
- 광고 하나 들어왔어!!
"네!?!?!?!?!??!?!!"
- 다음주 촬영이구.. 주지훈이랑 같이 촬영이야.
"네!?!?!?!?!?!??에에에에ㅔㅇ레ㅔㄹ/!?!? 왜요!?"
- 뭘 왜요야. 둘이 케미가 좋았으니까 그러지.
"…무슨 광고인데요!?"
- 피자.
"피자 광고요!?"
- 아, 진짜 여을이 네가 이렇게 잘 되니까... 너무 좋은 거 있지. 한 번에 확 터지는 것도 다 네가 매력이 있어서 그런 거야. 알지!?
"…허허허 그릉가?"
- 일단 집에 가서 다시 알려줄게 ㅎㅎ.
언니랑 전화를 끊고도 한참 고민했다. 같이 광고 촬영도 하는데 이걸 카톡을 보내? 말어....?
아, 몰라... 괜히 보냈는데 왜 이런 걸로 보내냐고 하면 어떡해...........
근데 진짜.. 신기하네... 광고까지 같이 하다니...
"광고를 같이 찍어? 피자?"
"네! ㅎㅎㅎ."
"어떤 피자?"
"도미노!!"
"아 나 도미노 좋아하는데 잘 됐다 ㅎㅎㅎ."
"근데요! 진짜 신기하게... 주지훈선배님이랑 mc도 같이 하구.. 광고도 같이 찍구... 신기해요!"
"둘이 워낙 인기가 많잖아. 그럴 수 있지!! 근데 지훈이도 너 되게 귀여운가봐."
"네?"
"그냥 되게 귀여워 하는 게 보였어. 잠깐이었지만.."
"…엇."
"저녁 뭐 먹을래? 다음주에 피자 광고도 하는데!! 피자 먹을까!"
"네! 좋아요!!!"
"좋아!!!!!"
"근데 언니는... 그... 먹어도 살 안 쪄요...!?"
"찌지.."
"헐.."
"나 왕창 먹고 살 찌면 며칠 굶고 그래.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지~"
"맞아요!!!"
피자를 주문하고서 언니랑 같이 소파에 앉아서 무슨 영화를 볼지 고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쁜녀석들이 떠올라서 언니의 팔을 잡고 말했다.
"나쁜녀석들이요!!"
"본 거 아니야..!?"
"봤는데! 또 보고 싶어요! 저 이 영화 언니 때문에 세 번 봤어요!!!"
"ㅎㅎㅎㅎ그럼 다른 거 보지 왜... 민망한데 뭔가.."
"ㅠㅠㅠㅠ"
"그래! 보자!!"
"오예!"
결국엔 언니랑 앉아서 언니가 나오는 영화 나쁜녀석들을 트는데 장기용이 나오길래 입을 벌린 채로 봤더니 리모컨으로 머리를 긁던 언니가 내게 말한다.
"기용이 같은 스타일은 어때?"
"어... 잘생기셨죠! 예전에 좋아했었어요! 친구들도 팬이라서 ㅎㅎ."
"아, 진짜? 소개 시켜줄까?"
"네!?!?진짜요!?"
"기용이 애인 없대."
"허....업....근데.. 하.. 아니에요.. 좀.."
"왜? 되게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아니에요! 뭔가 좀.. 하하."
"왜 좀 그래..? 인기도 많으면서..! 그럼 나중에 밥이라도 같이 먹자고 해볼까?"
"저 인기 없는데ㅠㅠ......어.. 전화요...?"
"잠깐 영화 정지 시켜봐."
소녀들의 마음은 다 똑같다.
영화를 정지 시켜놓고 언니가 장기용에게 전화를 걸면 스피커폰으로 해놓고 핸드폰에 바짝 붙어 우리는 싱글벙글 웃고있다.
"어, 여보세요?"
- 아, 네 누나!
"응 기용아. 잘 지냈어?"
- 네! 잘 지냈죠.. 아, 저는 누나가 제 카톡도 읽고 답장 없으셔서.. 저 싫어하는 줄..
"뭐어?"
- 농담입니다 ㅎㅎㅎ.. 영화 잘 봤습니다!! 진짜 역시 누나 굳.
"응. 거기 연지 있잖아, 연지."
- 아, 넵. 김여을씨.
"어! 응응! 여을이랑 같이 있는데. 팬이라구~ 나중에 셋이서 밥 한 번 먹자."
- 어, 전 좋죠!..
"그래! 요즘 바쁘니?"
- 아니요. 쉽니다... ㅋㅋㅋ누나랑 여을씨 시간 맞춰서 저한테 알려주세요!
"그럴게! 고마워~ ㅎㅎ"
- 에이 고맙긴뇨! 제가 더 고맙죠! 저 두분 팬인데.
"으구.. ㅋㅋㅋ 알겠어!
- 넵. 누나 들어가세요!
전화를 끊자마자 언니랑 나랑 허얼!! 하고 입을 틀어막았다.
"언니 저를 안대요 ㅠㅠㅠㅠㅠㅠ팬이래요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야. 내가 너 인기 많다고 했잖아."
좋은 걸 감추지 못 하고 으흐흐흐- 하고 웃으면 언니가 날 보고 배까지 잡고 웃기 시작했다.
"웃지 마요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
"ㅋㅋㅋ아 웃겨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새 언니랑 나는 꽤 가까워졌다. 그래서 요즘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싶기도 하고..
촬영장은 꽤 산만했고, 촬영은 역시 뭔가 오글거렸다.
일단... 피자 먹으면서 으으음~~ 하며 음미 하는 걸 찍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오글거리긴 했어도 재밌을 것 같아서 뭐...
일단은 주지훈의 목소리는 따로 녹음을 했다고 했고... 우리는 약 10초도 안 되는 분량을 찍어야 한다.
일단 감독님이 나는 피자를 들고 소파에 앉아 있으라고 했고, 내가 먹으려고 입을 벌리면 주지훈이 내 뒤로 나타나 내 손에 들린 피자를 가져가 먹으며 대사를 치는 것이다.
대사를 치는 주지훈에게 손을 뻗어 내놓으라고 팔을 뻗고.. 내 대사는 뭐.. 어, 주세요! 제 거!..., 흐으으음~~ 밖에 없긴 한데...
"어, 그렇게 피자 들고 앉아있으면 돼요."
감독님의 말에 네- 하고 굳은 채 피자를 들고 앉아있으니 언제 왔는지 주지훈이 소파 뒤로 와서는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놀래서 뒤를 돌아보자..
"피자 좋아해?"
"네? 아, 네!..."
"침 흘린다 너."
"에!?"
침- 하면서 내 입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길래 놀래서 손등으로 닦으니, 주지훈이 '뻥인데'하고 웃으며 유유히 사라진다.
뭐..예요...하고 얼굴이 붉어져서는 헛기침을 하며 앞을 보았다.
무슨 진짜......왜 저래 정말... 진짜 신경쓰이게.. 와 진짜... 내가 그냥 어려서! 막내같아서 챙겨주고, 장난 치는 건가..진짜..
촬영은 생각보다 되게 빠르게 끝났다. 뭐 빠를 수밖에 없긴 했지만.... 확실히 베테랑이랑 촬영하니까 더 빠르지..그래그래..
언니는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했고.. 주차장으로 나왔는데 주지훈이 문 앞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고.. 나는 엇.. 하고 목례를 한다.
그럼 주지훈이 '아, 어' 하고선 나와 거리를 둔다. 어차피 다 폈는지 담배를 발로 비벼 끈 주지훈이 내게 다시금 다가와 말한다.
"인기 많네 김여을."
"넹?"
"넹 뭐야. 자기 귀엽다고 어필 하는 건가."
"아뇨! 그냥... 그냥!! 잘못 나왔어요 말이...하하하....저.. 인기 안 많아요!!!"
"촬영하는데 감독님이 너 계속 귀엽다고 입이 귀까지 걸려있던데 뭘."
"아, 그래요!?하하... 매니저분은 어디 가셨어요!?"
"나 담배 피느라고. 차에 먼저 간대."
"아아... 아, 근데요!"
"응?"
"되게 신기 한 것 같아요 !"
"뭐가 신기한 것 같아."
"mc도 같이 하구.. 우연히 아중언니랑 셋이서 밥도 먹구, 광고도 찍구요."
"아아~"
아아- 하고 허공을 보던 주지훈이 갑자기 픽- 웃더니 날 보며 말한다.
"우연히 아닌데. 아중이가 너랑 밥 먹는다길래 나도 같이 먹자고 한 건데."
"아, 정말요?.."
"mc도 내가 너랑 하고 싶다고 한 건데."
"네에!?!?!??!"
"근데 피자 광고는 내가 그런 거 아니야. 이건 진짜 우연."
"…정말요...!? 정말??"
"그럼 내가 이런 걸로 거짓말 하게? ㅋㅋㅋ."
"…아뇨! 그건 아닌데... 그냥 신기해서요!..."
"신기하긴 뭐가 신기해 ㅋㅋㅋ."
"ㅎㅎㅎㅎㅎ 그냥요!! 그냥 신기해서요...!"
"바본가, 바보."
"바보 아닌데요..선배님ㄷ..."
"나도 바보라고???????????"
"아니요!! 아뇨!!! 말실수...!!입니다!!"
"어쭈 ㅋㅋㅋㅋ."
"죄송해요...ㅎㅎㅎㅎㅎ 아, 맞아요! 오늘 촬영 너무 즐거웠어요! 선배님이랑 같이 해서 더 의미 있었던 것 같고!!..."
"그래. 나도 재밌었어. 의미 있었고."
"……."
"근데 너."
"네?"
"왜 연락을 안 해?"
"네!?!??"
"보통 전화번호를 받아갔으면 카톡이나 문자로 김여을입니다~ 하고 번호를 같이 알려주는 게 맞는 거 아니야?"
"…아!!!!"
"아???"
"죄송해요.."
"죄송해요???"
"ㅠㅠㅠ왜 그러세요 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보내."
"네!"
"되도록이면 카톡으로 보내."
"네!!!"
"간다."
"네!!!ㅎㅎㅎㅎ 안녕히 가세요!!"
시크하게 대답 해놓고선 웃으며 손을 흔들며 가버리는 주지훈의 뒷모습을 보며 한참 가슴 떨려 하고있는데 갑자기 문이 끼이익- 열리고 매니저언니가 말한다.
"가신 거 맞지..."
"어, 네!"
"…뭐야 분위기?"
"네????"
"뭔가 끼어들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아서. 문 못 열고 있었네....."
"분위기가 어떤데요.....?"
"몰라.. 되게.. 선후배 사이에서 나오는 대화는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뭔가 좀.."
"좀..?"
"아니에요!"
"…스읍.."
"……."
"주지훈씨가 너 좋아하나?"
"와!! 절대 아닐 걸요!?!?!?!?!?!?!?!?!?!?!?!?!!??!!"
"야 왜 좋아할 수도 있지."
"언니...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왜! 너 예뻐! 충분히 예뻐!!! 내 배우가 최고야이씨!"
-
-
-
-
내가 또 이럴 줄 알았어
원래 주쥰 글도 단편 개 단편 계획이었는데...
5편에 끝낼 예쩡이었눈데 5편은 개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참,, 답이 없는 인간이로다!! 흐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