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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후드
03


밤을 꼴딱 지새웠다. 다른 이유가 아닌 전정국 때문에. 새벽 세시까지 주고 받던 메시지는 정국의 잘 자라는 인사로 끝을 맺었지만 여주는 잠들 수 없었다. 신나게 메시지를 주고 받을 땐 몰랐는데 먼저 잔다고 말하던 정국을 생각하니 속 깊은 곳이 간지러웠다. 게다가 아쉬움까지. 아쉽다, 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화살처럼 꿰뚫고 지난 후로는 슬슬 몰려오던 졸음도 순식간에 달아났다.


아쉬워? 뭐가. 대체 왜? 질문에 질문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정작 어느 하나 명확하게 답이 달린 게 없다. 아니 왜 아쉽지? 모든 정신을 끌어다 곰곰이 생각을 해도 결론은 하나였다. 전정국. 전정국? 그래, 그 전정국.


여주는 밝아지는 창밖에 결국 이불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나 정말 그 선배 생각으로 밤을 꼬박 지새웠어. 하아. 좁은 원룸이 한숨으로 가득 들어찼다. 잠잠한 휴대폰이 눈에 들어왔다. 일어났을까? 아, 뭐라는 거야. 순식간에 벌떡 일어나 앉은 여주의 표정이 잔뜩 구겨졌다.


눈만 뜨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닌다. 누가? 전정국이.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아니 대체 왜? 언제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줄이 이어지는 물음표에 결국 펼쳐진 책을 덮었다. 시험이 코앞이면 뭐해 하나도 눈에 안 들어오는데. 두꺼운 전공 서적 위로 푹 엎어져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는 여주였다.


자려고 누울 때면 떠올랐던 그 얼굴이 이젠 낮이고 밤이고 가리지 않고 떠다녔다. 요 며칠 눈에 띄게 자주 보여서 그런가 싶다가도 정작 얼마 전부터는 눈 씻고 찾아봐도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 시험 기간이니 그렇다 치고, 문제는 여주도 시험기간이라는 것. 책을 펼치면 글자 위로 토끼 같은 동그란 얼굴이 떠다니고, 컴퓨터를 커면 모니터 한가득 찹쌀떡 같은 얼굴이 채워졌다. 이런 상태로 집중이 되겠냐고.


조용한 공기 틈으로 퐁퐁 동그란 얼굴이 솟아났다. 이젠 환영까지 보이나봐. 여주는 자신이 드디어 미친 것이라고 생각 했다. 이게 다 요 며칠 시험기간이라고 매일 같이 들이밀던 얼굴을 꼭꼭 숨긴 채 나타나질 않는 전정국 때문이다. 평소랑 다르게 몸집만 한 백팩을 업은 듯 메고 눈앞에서 오가던 그 전정국이 없어서. 생각이 미치자 잠잠한 휴대폰이 눈에 들어왔다.


온통 쓸모없는 연락뿐인 제 휴대폰이 전정국이라도 되는 마냥 찌릿, 노려보고는 괜히 툭툭 멀찌감치 밀어냈다. 툭하면 읽고 씹는 김여주임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메시지를 보내오던 전정국은 어딜 갔냐 이 말이다. 붕뜬 뒷머리를 잔득 헤집으면서 다시 전공 서적을 펼쳤다.


“공부하자, 공부”


그렇게 어느새 시간은 새벽 세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누가 봐도 밤샌 얼굴로 시험을 치르고 나오니 해가 중천이었다. 쨍한 햇볕에도 날씨는 쌀쌀했다. 요 며칠 구름만 잔뜩 끼더니 모처럼 하늘이 맑았다. 늦잠 잔 탓에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지도 못한 채 뜀박질을 했던 아침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하마터면 시험도 못 치를 뻔 했다. 망할 전정국. 여주는 빠르게 학관을 벗어났다.


남은 시험은 교양 하나 전공 하나. 여주는 곧장 집으로 향하던 걸음의 방향을 틀었다. 도서관에서 남은 시간을 보낼 요량이었다. 그래도 시험기간이라고 널찍한 도서관이 꽤 북적북적 했다. 열람실 끝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은 여주가 두툼한 전공 서적을 꺼냈다. 집에 가서 책 펼쳐 봤자 보는 거라곤 전정국 얼굴일 테니 고서관에서 최대한의 시간을 채울 생각이었다.


시험기간이라고 코빼기도 안 비추는 것 같은데, 남은 시험마저 말아먹을 순 없는 노릇이니 애써 떠오르는 그 얼굴을 지워가며 여주는 책 속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그것도 자기는 공부한다고 연락 한 통 없는 누구 때문이라면 더더욱, 자꾸만 휴대폰으로 향하는 손을 꾹꾹 눌러 참아내는 여주였다.


기말고사는 휘몰아치듯 끝이 났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끙끙 앓으며 보냈던 일주일은 순식간이었다.


대놓고 선배 뭐해요? 할 만한 용기는 없고, 뭐하는지는 궁금하고, 연락은 없고, 시험도 말아먹고 기분도 꿀꿀하니 술이나 한잔 하자 싶어 연락한 태형에게서 의외의 소득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 안 돼. 나 지금 과 선배들이랑 있어


과 선배들. 과 선배. 전정국? 여기까지 머리가 굴러가자 다 집어치우고 태형에게 5분 간격으로 연락했다.


- 뭐하냐?


- 어딘데


- 거기 혹시 그 선배도 있어?


그 선배가 누구냐는 짜증이 담긴 태형의 전화를 받은 후에야 여주는 사실대로 고했다.


"그 때 청강할 때 같이 봤던 선배, 정국 선배 거기 있냐고.."

"그 선배는 없는데, 진짜 뭐냐 너?"


평소와는 다르게 잔뜩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내더니  태형의 웃음 섞인 대답 한마디에 시무룩해져 전화를 끊었다.


아무튼 그렇게 주말을 어영부영 보내버렸다.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주말에도 마냥 즐겁기만 한 여주였다. 누가 봐도 신경 쓴 듯 말끔한 차림새로 들어선 캠퍼스는 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시험도 끝났고, 날씨도 화창하고, 그리고 오늘은 마주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에


어제보다 더 쌀쌀해진 날씨에 코트를 꺼내 입었다. 목 언저리로 스치는 바람이 서늘했다. 얼마 전 잠깐 내린 소나기 때문에 감기를 걸렸던 탓이었다. 며칠째 이어지는 두통에 절로 앓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축 처지는 몸에도 굳이 여주는 코트를 고집했다.


휑한 목에 연거푸 기침이 터져 나왔다. 잦아지는 기침에도 여주는 꿋꿋이 입술을 꾹 내리눌렀다. 바싹 마른 입술을 축였다. 평소 같았으면 자체 휴강이랍시고 드러누웠을 여주지만 오늘은 정국이를 마주치진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나왔다.


평소처럼 말끔한 차림새에도 아픈 사람의 행색을 숨길 순 없었다. 얇은 코트 하나로 이미 감기에 걸려버린 몸을 데우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찬바람이 코트 자락을 헤집어 놓을수록 온몸으로 끼쳐오는 찬바람에 잦은 기침이 터졌다. 그런 여주를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태형은 여주를 말렸다.


“집에 가서 옷을 더 껴입고 나오던지, 아니면 집에서 좀 쉬던지 해라 제발.”


태형의 걱정 섞인 말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보 같은 웃음만 지어 보이는 여주였다. 멍청한 건지, 미련한 건지. 태형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엔 태형의 동아리실에 끌려 온 여주였다. 여주는 큰 소파에 작은 몸을 뉘었다. 구석진 곳에서 한참 캐비닛을 뒤적이던 태형이는 큰 담요를 꺼내어 여주의 몸 위로 덮어줬다. 뒤이어 히터를 작동시킨 태형이가 그제야 마주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여주는 잦은 기침에 목이 불편한 건지 얕게 그르렁대며 잠이 들고, 숨소리만 공간을 채웠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태형이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여주가 눈을 뜬 건 시간이 꽤 흐른 후였다. 몸을 일으켜 앉자 태형이 시선은 휴대폰을 향한 채 물었다.


“일어났냐, 그러게 집 가라니까”
“괜찮아”

대답하는 목소리가 잔뜩 잠겨있었다. 걱정스럽게 쳐다보던 태형은 수업이 있다며 테이블 위에 놓여진 가방을 챙겨 들었다.


“더 잘거면 집에 가서 자라”


태형의 말에 알았다며 대답하는 목소리가 갈라졌다.


“테이블 위에 약 있으니까 챙겨가서 먹고“


순식간에 문을 닫고 나선 태형이에 대답할 타이밍을 놓친 여주였다. 가까이 놓인 하얀 종이봉투를 집어 들었다. 겉면에 프린트 된 약국 이름이 익숙했다. 후문 어딘가에 위치한 약국일거다 아마.


봉투 안으로 가득히 들어찬 감기약 위로 붙은 포스트잇을 때어냈다. 뭐지 싶었던 여주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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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뭐야 뭐야... 왜 밝아졌는데요? 정국이가 왔다 간 건가요? 호옹?
휴대폰을 꺼낸 태형이는 뭔가 알고 있는 건가요?!!! (뭐지 물음표 살인마 같다..)
여주가 가랑비에 옷이 젖어들듯 무겁게 정국이에게 폭 잠겼네요💜
울 막둥이가 밀당의 달인인가 봅니다 허허허
원래 계속 보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안 보이면 이거 이거 엄청
신경 쓰이는 법이랍니다 이거시 바로 사랑.. 아니겠습니까 하하 하하❤❤
작가님의 끊기는 아침 드라마급이군요 다음 내용 너무 궁금하다구욧><!

3년 전
희망이
이렇게 깜찍한 물음표 살인마는 환영이라구욤 ㅠ🤗🤗 빠른 시일내에 다음화 들고 오겠습니당ㅎㅎ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용!! 여주와 정국이의 앞날 기대해주세욤ㅎㅎ❤️
3년 전
독자2
작가님 블로그 있으신가요?ㅠ 궁금해요 뒷ㅅ내용.
3년 전
희망이
블로그 없어요ㅠㅠ 제가 빨리 뒷내용을 가져오겠습니다!!
3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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