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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김남길 몬스타엑스 강동원 이준혁 엑소
집순이 전체글ll조회 2189l 3









남자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호텔 옥상은 일러준 것처럼 사람이 무척 많았다. 아까 춤을 추던 파티장과는 비교도 안되는 숫자였다. 이제 가면 되나, 생각하기도 전에 남자가 시계를 바라보며, 이제 앞으로 약 10초 정도 남았네요. 하고 말했다. 그 말과 동시에 사람들이 저마다 들뜬 얼굴로 곧 시작한다! 라고 말하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덩달아 나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직까지 별 하나 뜨지 않은 채 고요한 까만 하늘을. 남자가 옆에서 내 귓가로 가까이 와 재밌을 거에요. 하고 속삭였다. 간지러워 숨을 참아내던 그 순간, 남자가 엄지와 중지를 맞부딪혔고 그와 동시에 하늘로 핑 솟은 불꽃하나가 펑- 터졌다.



“개화가, 시작됐네요.”



그걸 시작으로, 약간의 긴 폭죽들이 쏘아올려지기 시작했다. 작게 날아오르던 기나긴 섬광은 하늘 위에서 터져 마치 꽃처럼 피어났다가 분수처럼 쏟아져내렸다. 언뜻보면 총소리 같기도 했고, 바다가 첨범, 첨벙 대는 소리같기도 했으며, 하늘이 우는 소리 같기도 했다. 노란색은 황금빛 비, 주황색은 별똥별, 파란색은 유성우, 보라색은 나팔꽃, 빨간색은 장미…. 아, 어떻게 이리 아름답지? 어느새 형부를 찾아야한다는 생각은 머릿 속에서 까맣게 잊혀진지 오래였다. 불꽃은 쉴새없이 밤하늘 한 가운데 터뜨려졌고, 도시의 야경 위로 은은하게 흩뿌려졌다. 사람들 저마다 말을 잇지 못하고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가 마음에 들어요? 하고 내게 물었고, 나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돈 좀 쓴 보람있네. 남자가 그 말을 하며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내게도 와인잔을 건네왔다. 멍하니 잔을 받아내었지만, 이미 내 귀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아, 만날 사람 있다고 했지 않아요?”

“…….”

“얼른 찾아봐요. 아마 호텔 안의 모든 사람이 여기 모였을테니.”



남자의 말에 정신을 차린 내가 그제야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리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형부를 찾는 건 거의 사막에서 바늘 찾기수준이었다. 하긴, 좀 어려우려나. 라며 남자가 옆에서 웃었다. 그냥 여기있어요.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말에 동의할 정도로 아득한 풍경이었다. 불꽃은 계속 터지고 있었다.



“정 걱정되면.”

“…….”

“이따 파티장 가서 찾아도 늦지 않으니깐.”

“…아뇨.”



아니요. 괜찮을 것 같아요. 내 말에 남자가 고개를 쑥 빼어 네? 하고 반문했다. 어느새 초점까지 잃은 채 멍하게 한 곳을 바라보는 내 시선을 따라 남자의 시선도 움직였다.



“아는 사람?”

“…….”

“진하게도 하네.”



두 발이 얼어붙은 것마냥 꼼짝하지 않았다. 그 광경을 본 순간부터. 많은 인파를 뚫고, 내 시선 끝에 엉켜붙은 형부의 모습을. 윤서희와 키스를 나누고 있는 형부의 모습을 본 순간부터. 그렇게 나는 꼼짝 못하고 그 자리에 서있었다. 형부가 방금까지 깊게 얽혀있던 입술을 떼고, 커다란 눈으로 윤서희를 내려다보았다.



“…….”

“…….”



그리고, 형부의 눈이, 그 커다란 눈이 나에게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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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팔팔 끓는 동시에 정신이 들었다. 서둘러 주전자로 옮기는 동안, 뒤에서 끊임없이 지난 파티에 대한 얘기가 흐르고 있었다. 새언니들은 새엄마와 아빠가 묻는 말에 신이난 듯 떠들고 있었다. 하나같이 일류 셰프들인가봐요, 무엇을 입에 대던 다 환상적인 맛이었어요. 불꽃놀이가 너무 인상적이에요. 매년마다 성대하지만, 올해 불꽃놀이는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신나서 쫑알 쫑알 말을 잇는 언니들에게 새엄마가 웃으면서, 둘째야. 올해는 막내도련님과 춤 췄니?  물었고, 둘째 언니는 푹 꺼진 목소리로, 아니요. 여자분을 데리고 오셨더라구요. 하고 대답했다. 아무래도 결혼할 여자인가봐요. 춤을 추다 넘어졌더니 바로 데리고 나가서 돌아오지 않더라구요. 끝날 때까지. 점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에, 새엄마가 아... 태형씨한테 여자가 있다는 소식은 못들었었는데. 이상하다. 하며 둘째 언니를 달랬다. 그 말을 끝으로 테이블 위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아, 여주도 파티에 갔다왔잖니. 어땠어?”



분위기를 전환하려, 새엄마가 내게도 물었다. 새엄마와 아빠는 어제 데이트를 가셔서 내가 파티에 가지 못할 뻔한 걸 모르고 있었다.



“재밌었어요. 무척.”

“그래? 다행이네.”



찻잔을 쥔 손이 달달 떨렸다. 새엄마는 내 대답이 시원찮았는지, 어색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리다 그만 가봐야겠다. 난 오늘 차는 안마실게. 하고 아빠와 함께 들어가셨다. 동시에 새언니들의 날카로운 눈이 내게 향했다. 안가봤으면서, 가본 척 하기는. 그렇게 비꼬며 말하는 새언니들 또한, 분명 모르고 있었다. 내가 파티에 갔단 사실을. 그리고, 둘째 언니가 좋아한다는 그 분과 춤을 춘 여자가 나라는 사실을. 그리고 나 또한 몰랐다. 나를 데리고, 나와 춤을 추고, 같이 하룻밤을 보낸 남자가 바로 그 생일파티의 주인공이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정말 당연했던 것처럼 그는 모두의 주인공이였는데, 어떻게 몰랐을 수가 있지? 눈썰미 있게 상황을 살피지 못했던 어제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둘째 언니가 좋아하는 사람이란 걸 알았더라면, 절대 그와 그런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안그래도 김태형이 데려온 여자가 니년이랑 닮은 것 같아서 짜증나는데.”

“…….”

“오늘 하루동안 내 심기 거스르는 행동하기만 해봐. 나 너 어떻게 할지도 몰라. ”



둘째언니가 나를 죽일듯이 쳐다보며 나도 차 안마셔. 한 마디를 남기고 나갔다. 그를 따라, 첫째언니도 팔짱을 끼고 나를 연신 내리 훑더니 주방을 나가 올라갔다. 홀로 남은 나는 내 몫의 차만 따랐다. 천천히 마시며, 생각을 정리하던 그 순간, 초인종 소리가 울렸고, 유모가 인터폰을 확인하고는 새엄마를 불렀다. 전사장님 오셨어요! 그 말에 새엄마가 내려와 어머! 전서방 또 왔어? 그럼 반겨줘야지. 여주야. 차 아직 다 안 식었지? 하고 말을 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전서방꺼 차 부탁해. 하고 말한 새엄마는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었다. 잔에 차를 따르던 손길이 다시금 떨려오기 시작했다. 어제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었는지, 잔상처럼 다시 형부와 첫째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새엄마는 여주가 차 우렸거든. 이거 마시고 있어, 금방 서희 불러올게? 라고 말하며, 형부를 주방까지 데려다주곤 다시 계단 위로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유모는 다시 청소를 하러 세탁실로 들어갔고, 주방에는 나와 형부만이 남게 되었다. 차를 따르는 소리를 제외하곤 정적이었다. 마지막 한방울 까지 찻잔 속으로 들어가자, 형부가 여주야. 하고 내 이름을 부르며 내 뒤에서 나를 덥석 껴안았다.



“미쳤어요?! 언니들 언제 내려올지 모르는데!”

“…그렇게 화가났어?”

“……..”

“내 앞에서 모르는 남자랑 키스할만큼?”



형부를 떨어트리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그는 그런 나를 더 바짝 안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이러다, 이러다가 정말 들키기라도 하면 나랑 아빠는 쫓겨날거야. 그 생각에 덜컥 겁부터 들었다. 그만 놔줘요, 제발. 내가 애원하자, 형부가 그럼 말해줘. …나 사랑하지? 하고 물어왔다. 잔뜩 겁이난 강아지마냥 물기 젖은 목소리였다. 먼저 나를 로비에 버려둔 건 형부였어요. 암만 기다려도 안 왔던 건 형부라고요. 냉정한 대답에 형부가 나도 가려고 했어. 최대한 너를 데리러 가려고 했다고! 라며 언성을 높였고, 그에 내가 새언니랑 놀고 있느라 안 온 거겠죠. 하고 맞받아치자, 형부의 입이 굳게 닫혔다. 


그래서, 재밌었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랑 그러고 노니깐?

네. 재밌던데요? 


빳빳히 고개를 쳐들며 말하는 나를 보며 형부는 금방이라도 울듯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그 남자를 사랑하는 건 아니지? 묻는 목소리가 떨고 있었다. 뻔뻔한 형부의 말에 화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먼저 내 앞에서 재미 본 건 형부잖아. 윤서희랑 나 보는 앞에서 키스한 건 형부였잖아. 순간의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그렇게 입을 떼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다다다 하고 계단을 내려오는 언니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너무 놀라 손에 든 찻잔을 그만 놓쳐버렸다.


쨍그랑- 깨진 찻잔이 발 위에 조각, 조각 나동그라졌다. 뜨거운 찻물에 왼쪽 양말이 금세 젖어들어갔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 우뚝 섰다. 형부가 놀란 눈으로 괜찮아?! 하고 물으며 바로 무릎을 굽히며 내 양말을 벗기려 했다. 무슨 일이야?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새언니와 새엄마가 급히 주방으로 들어왔다. 나한테 차를 주려다가 그만 발 위로 떨어트렸어요. 형부의 말에 새언니와 새엄마들 모두 입을 가리곤 놀라며 괜찮니? 하고 물었다. 형부가 급하게 벗긴 양말 아래로 왼쪽 발이 빨갛게 부어있었다. 형부가 내 발에 손을 대자, 내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그가 커다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괜, 괜찮아요.”



형부는 어제일을 겪은 이후 조심성이라곤 버린 모양이었다. 아무리 호의라고 해도, 이렇게 겁없이 내 발을 만지고 간호해주면 언니의 눈초리만 더 받을 게 뻔할텐데. 얼른 유모랑 화장실 가서 찬물로 씻어. 씻고 나면 바로 병원 가고. 새엄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등을 돌렸다. 


띵동-

등 뒤로 별안간 다시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새엄마가 이번에는 또 누구래? 하며 인터폰을 확인하러 갔고, 새언니들은 형부의 눈치를 보며 여주야, 괜찮아? 하고 물어왔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참. 언니들의 가식은 어디까지가 끝일까 고민해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어머! 둘째야! 태형씨 왔다!”

“네? 거짓말. 엄마, 그게 진짜에요?”



새엄마의 말에 둘째 언니가 놀라며 현관까지 달려갔다. 화장실로 향하던 내 발걸음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한 건 그때였다. 설마, 하는 아찔한 생각이 머릿 속을 휘감았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먼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 내가 문을 잠궜다. '안녕하세요. 불시에 방문해서 정말 죄송해요.' 다소 낯설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뒷목이 선뜩해졌다. 여지없는 어젯밤 그 남자의 목소리였다. 말도 안돼. 여길 왜 와, 저 남자가? 


아니야, 괜찮아요. 우리야 환영이지! 새엄마의 말이 들리고, 이윽고 남자가 어, 손님이 한 분 더있었나봐요. 하고 말을 뗐다. 형부를 보고 하는 말 같았다. 새엄마가 정국씨랑은 아는 사이죠? 우리 서희랑 곧 약혼할. 하고 형부를 소개했고, 그럼요, 알다마다요. 하고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와 함께 형부와 인사하는 소리가 잇따라 들려왔다. 숨을 고르고 찬 물을 틀어 발 위로 흘렸다. 화상을 입은 게 맞긴 한 건지, 물이 닿자, 발이 무척 쓰라렸다. 바깥의 소리가 물소리에 가려져 귀를 기울여야만 했다. 둘째 언니가 갑자기 여긴 어쩐 일이야? 하고 들뜬 목소리로 물었고, 곧이어 남자는 알아볼 게 있어가지고. 하고 대답했다. 그럼 잠시 차 한 잔 하고 가, 하는 둘째언니의 말로 보아, 생각보다 남자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 것 같았다.



“근데 웬 유리조각이 바닥에 있네요. 잔을 떨어트리기라도 한 건가요?”

“아아. 우리집 막내가 차를 떨어트리는 바람에, 잠시 찬물로 응급처치좀 하러 화장실 갔어요. ”

“저, 막내라면 누구를.”

“아! 태형씨는 아직 모르려나? 나 재혼했어요. 그래서 둘째보다 어린 딸이 하나 더 생겼거든. 덕분에 집이 왁자지껄해. ”

“아, 재혼을 하셨다고요? 전 완전 처음 듣는 소식인데. 막내딸이 생겼다구요? ”

“응응. 어제 파티에 갔을 텐데. 우리 딸들이 소개 안시켜줬어요? ”

“아, 아, 엄마! 그, 그게. 파티가 워낙 정신이 없어서 태형이 볼 시간도 없었어요. 우리.”



내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 여자... 데리고 왔다고 들었는데. 그것때문에 태형씨도 정신이 없었나봐? ”

“아, 벌써 소문이 퍼졌나보네요.”



그 말에 약속이라도 한 듯 바깥은 조용해졌다. 평소였다면, 누구냐고 물었을 새엄마도 구태여 입을 열지 않았다. 다, 둘째언니 때문이었다. 침묵을 깬 둘째언니가 그래서, 우리 집에서 알아볼 게 뭔데? 하고 남자에게 물었고, 남자는 아. 하며 박수를 쳤다.



“제가 어제 반지를 하나 주워서.”

“반지?”

“네. 루비반지요.”

“어머, 이거 맞춤형 상품이라 내놓은 거라곤 전세계에 딱 8개밖에 없는 거잖아! 엄청 비싼 건데.”



남자의 목소리에, 거울에 비춘 내 얼굴이 점차 사색으로 물들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러고보니, 어젯밤에 반지를 던졌다. 아마 그 남자의 호텔방에서. 새벽부터 정신없이 호텔을 빠져나와 미처 챙기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그래서, 이 반지의 주인이 누구인지 찾기도 할 겸, 감사 인사도 드릴 겸, 어제 파티에 온 사람들에게 안부차 들리고 있었어요. 남자의 말에 새엄마가 기특하다는 듯 웃었다. 어쩜 그렇게, 마음씨도 좋고. 태형씨는 볼 때마다 내 사위 삼고 싶어. 새엄마가 은근히 떠보며 뱉은 말에, 남자가 웃으며 안그래도 결혼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저도 이제 갈 나이 다 됐잖아요. 하고 대답했다. 잠시 조용해졌다가, 새엄마가 그래서, 뭐, 생각해둔 여자라도 있어요? 하고 물었다. 남자가 웃으며 그럼요, 하고 대답했다.


“제 운명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이랑 하려고요.”

“우, 운명? 하하. 태형씨도 귀엽네.”

“어, 진짠데? 이왕이면 이 반지가 꼭 맞는 사람이 내 운명의 짝이었음 좋겠어요.”


직감적으로 알았다. 남자가 날 일부러 찾고 있었다는 것을.


“…지금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그 반지, 주문 제작이라 한 사람 손가락에만 맞는 거일텐데. ”

“정국씨, 이 반지에 대해 잘 아네요? 맞아요. 그러니까 더더욱 운명이란 말에 잘 걸맞는다는 거죠.”

“아니, 내 말은, 그 반지의 주인이 남자일… 수도 있다는 말이었어요.”


형부의 말에 남자가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럼 남자랑 결혼하죠 뭐. 이 정도 굵기로 얇은 남자손가락이 있을리는 없겠지만. 하고 여자임을 확신하는 뜻을 담아 말했다. 그 말에, 둘째언니가 하하하 웃으며 뭐야, 김태형. 그럼 내가 그거 껴봐도 돼? 나한테 맞으면, 그 반지는 내께 되겠네. 하고 말했고, 남자가 응. 한 번 껴봐. 하고 덤덤하게 답했다. 그 때, 화장실 문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여주씨, 아직 안 끝났어요? 많이 아파요? 하고 유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얘기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내가 나오질 않자, 유모가 걱정이 된 모양이었다. 이대로 숨어 있는 것도 더이상 쓸모없는 짓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나가야 했다.


“아쉽게, 안맞네.”

“…….”

“넌 내 운명의 짝이 아닌가보다.”


둘째언니에겐 퍽 잔인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 남자의 말에 다시 바깥은 조용해졌다. 남자가 정국씨 한 번 끼워볼래요? 남자일 수도 있다는 말은, 정국씨일 수도 있다는 뜻이니깐. 하고 장난스럽게 던진 말에도 정적은 사그라들 줄 몰랐다. 맞다, 정국씨 약혼하지. 서희씨랑. 그냥 장난으로 해 본 말이란 거 알죠, 서희씨? 남자가 분위기를 돌리려고 꺼낸 말에, 겨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 어제 막내딸도 오셨다고 하셨죠?”


나는 남자의 말을 들으며 뜨거운 물을 틀었다. 가장 온도가 높은 물로. 그리고 양 손을 갖다대었다. 당장이라도 손을 떼고 싶을 정도의 온도였다. 금세 손이 빨갛게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럼, 그 분에게도 반지가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은데, 어디 계세요?”



양 손이 빨개지는 걸 확인한 후, 물을 껐다. 손과 발을 털고는 화장실 문을 벌컥 열었다. 복도로 천천히 걸어가자, 오픈된 주방이 바로 보였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있는 어젯밤 그 남자까지. 그 옆에 앉아있던 형부가 화장실에서 나오는 나를 보고는 몹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얼마나 많은 뜻이 담긴 표정일 지 나는 알았다. 식탁 위에는 반지가 올려져있었다. 형부가 내게 줬던, 그 루비 반지.



“저 분이신가 보네요.”



나를 발견한 남자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눈빛의 농도가 순식간에 뒤집어졌다.




“어, 여주야…. 발은 괜찮니?”

“네. 괜찮아요. 병원은 안가도 될 것 같아요.”

“어머, 그래? 그것 참 다행이네. 아! 그.. 이 분은 어제 파티 여셨던 분이야. 알지?”

“…네. 알죠.”




내 말에 남자가 팔짱을 끼고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새엄마가 반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내게 끼워볼래? 하고 넌지시 물었고, 남자는 나한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나는 그런 남자를 향해 손을 들어보였다.



“근데, 보시다시피 제가 지금 손도 화상을 입어서요.”

“아, 그래? 발만 그런 게 아니라?”

“네. 그래서 반지를 못 끼울 것 같네요. 죄송해요.”



그렇게 고개를 숙인 나는 그대로 뒤로 걸어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뒤에서 어쩔 수 없네. 화상을 입었다니깐. 하는 둘째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말을 하는 언니의 목소리엔 하나도 아쉬움이 담겨져 있지 않았다. 나는 더이상 대화를 듣지 않고 내 방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자, 다리에 완전히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심장이 쿵,쿵,쿵 뛰었다. 긴장되어 아픔도 느낄 틈이 없던 발이 그제서야 아려오기 시작했다.





어떡하지. 어쩌지, 이제. 남자가 나를 발견하고 웃던 표정이 떠올랐다. 표적의 약점을 발견한 맹수의 눈빛과 다름없었다. 다, 알아챈걸까? 어떻게? 일부러 형부에게 반지 얘기를 하고,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콕 집어 알려주는 남자의 행동은 꼭 내가 형부와 불순한 관계인 걸 알고 말하는 사람 같았다. 아무래도 내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일부러 반지를 돌려주러 여기까지 발걸음 할 리가 없었다. 그럼, 그럼 어떡하지? 형부와 나의 관계를 다 말해버리면? 그땐 어떻게 되는 거지? 나는 또 그 오물단지나 다름없는 반지하로 돌아가야하는 건가? 그럴 순 없어. 어떻게 내가 여기에 적응했는데. 어떻게 이런 호화로운 집에서 발을 뻗고 자기 시작했는데, 다시 돌아갈 순 없어. 없는 일이야. 한 번 맛 본 돈맛은 무척이나 달콤했고, 나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생각이 눈곱만큼도 들지 않았다.


1층에서 말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더 초조해졌다. 너무 놀라서 그래, 침착하자. 애써 나를 위안하며, 다리를 오므리고 다시 귀 기울였다. 역시나 아무런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무릎을 구부려 앉아 부풀어오른 발을 어루만지며, 제발 남자가 집에서 나가는 순간만을 기다렸다. 어느새 손이 입가로 갔다. 까드득, 손톱을 물어뜯었다.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이미, 말해버리진 않았을 거야. 아무 일도, 아무런 말도.



똑똑똑.



그 소리에 발작하듯 몸이 떨렸다. 나는 쥐죽은 듯 앉아 가만히 문을 쳐다보았다.



똑똑똑.



“여주야, 자고 있니?”



새엄마의 목소리였다. 새엄마의 목소리란 걸 알자, 내 얼굴에 환한 미소가 그려졌다. 안도감이었다. 아니요! 안자요. 내 말에 새엄마가 문 좀 열어주렴. 하고 말했다. 나는 벌떡 일어나 발을 절뚝 거리며, 문쪽으로 다가갔다. 발이 아파서 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문고리를 잡고 열었다. 지금 병원에 가야겠다고 말해야겠다, 생각하며.



“새엄마! 저 사실 발이 따가워서 병원에….”

“…….”

“여주야. 태형씨가 화상치료를 꽤나 많이 해봐서 직접 해주고 싶다네? 해외로 봉사가서 유명한 의사에게 손수 배웠대. 병원이 아니라도, 괜찮지? ”




내 표정이 바짝 굳었다. 활짝 열린 문 사이로, 새엄마와 남자가 함께 서있는 걸 봤을 때부터 넋을 놓아버리고야 말았다.




[전정국/김태형] 동화의 모티브, 첫번째 이야기 <신데렐라> 下 | 인스티즈

“안녕하세요.”



남자가 나를 보고 빙긋 웃으며 방 안으로 걸어왔다. 그럼 나는 이만 나가볼게. 새엄마 역시 웃으면서 방문을 닫고 나갔다. 끼이익. 이윽고 문이 닫혔다. 두발이 땅에 묶여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았다. 남자는 문이 닫히자마자 웃음기를 거두고, 한 발 한 발 내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서서히 뒷걸음질 쳤다.



“젊은 딸이 있는 부잣집이란 집은 다 뒤져보느라 고생했는데 말야.”

“…….”

“어떻게 딱, 여기 있었네?”



남자가 더 날 밀어붙였고, 나는 침대에 몸이 걸려 더이상 뒷걸음질 못치고 그대로 그 위에 풀썩 앉았다. 남자가 내게 고개를 아주 가까이 들이밀었다. 화려한 얼굴이 시야에 가득 들어찼다.



“그것도 이 집 막내딸로 있고 말야.”

“…….”

“정말이지, 난 상상도 못했는데….”



형부와 처제관계였다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그렇게 말하는 남자가 헤실 웃기 시작했다. 들켰다. 알고 있었다. 남자는 역시나 알고 있었다.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 나를 보며, 남자가 다 이해한다는 듯 뺨에 손을 대며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남자의 손가락이 닿은 뺨 위로 솜털이 곤두서는 기분이 들었다.



“여주, 신여주.”



네 이름이 신여주구나. 남자가 내 이름을 뇌리에 깊이 새기는 것마냥 읊조렸다. 그러다, 천천히 몸을 숙여 무릎을 구부리고 앉았다. 남자의 차디찬 손이 내 손에 닿았다. 빨갛게 달아오른 손을 응시하던 남자는 경미한 화상이네. 이 정도면 1주일이면 금방 사라져. 라며 다정한 목소리로 읊었다. 사나운 맹수 앞의 그저 피라미새끼와 다름 없던 나는 두려움을 숨길 수조차 없었다. 무색하게 손가락이 떨렸다. 남자는 이내 무언가를 꺼내 떨고있던 내 손가락 위로 집어넣었다. 그것은 부정할 것 없이 반지였다. 것도 새 반지로. 형부가 준 루비반지가 아니라.



“혹시나 했더니, 딱 맞네. 그치?”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눈꼬리가 가늘게 휘어졌다. 반지는 의심할 것 없이, 내것처럼 손가락에 아주 잘 들어맞았다. 끝에 달린 흰 진주에서 은은하게 광이 났다. 



“이건 장난감 취급 하지마.”

“…….”

“알았지?”



나는 닥쳐온 참담한 현실에 눈을 꼭 감았다. 눈을 감아도 진주빛이 살갗을 뚫고 들어오는 착각이 들었다. 그 빛에 눈이 멀 것 같았다. 여지 없이, 내 손가락 위로 새로운 족쇄가 들어차는 순간이었다.























*


!!!!!! 

첫번째 이야기가 끝을 봤네요 와아아아 ~~~~~

유리구두 대신 여기서 상징하는 메타포는 반지였어요!!!!!!!! 그렇게 심어둔 요소를 눈치채게 잘 풀었는지 모르겠네요 이해 가죠!?!1 아님 말구ㅎㅅㅎ...

개인적으로 이런 집착할랑 말랑한 스릴(?)요소 정말 좋아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꺄 완전 자급자족 글이었다;ㅅ;

읽어주신 분들 늘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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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앗!일단 선댓ㅠㅠㅠ🥺🥺
3년 전
독자2
오우씨진짜루ㅜㅜㅜㅜ노래랑같이들으면서 읽다가 숨쉬는법 까먹을뻔했어요ㅠㅠ지짜심장쪼그라드는줄알았자나여ㅜ첫째랑 키쮸하고 여주를 보는 정국이의 움짤..넘나 찰떡이라 심장멎는줄ㅠㅠㅠ 태형이 탐욕도 너무 좋았구..아 저는 진짜 이 글이 너무그냥 좋아요ㅠㅠㅠㅠ 태형이가 정국이 반지말고 자기반지로 끼워주는것도ㅠㅠㅠ도망못가게 하는거 같구ㅜㅜㅜㅜ 흑흑 오늘도 작가님 글ㄱ속정국이와 태형이에 잔뜩 치이다 갑니다😢 그리구 폭죽터지는 소리 묘사하는 부분 넘 좋아서..바다감 첨벙첨벙 대는 소리, 하늘이 우는 소리ㅠㅠㅠ 넘 좋아서 글쓰는 솜씨없는 저는 감탄을 하면서 몇번더 읽다 내렸어요ㅠㅠㅠㅠ 엉엉 작가님글 넘나 내취향이야ㅠㅠㅠ
3년 전
비회원21.238
작가님........ 심장이 뛰어요...... 이거 어떻게 고치죠.....? 유리구두가 루비반지로 바뀐 것두 넘 좋구,,, 태형이가 준 진주반지는 아마 루비반지 사이즈를 보고 맞춤제작 한 거겠죠?ㅠㅠㅠ 와 진짜 노래랑 너무 찰떡이에요 상중하 세 편동안 신데렐라가 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글 너무너무 좋고 너무 잘 쓰세요,,, 오래오래 글 써주십쇼,,, 복받으세요,,,,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집순이
헐 우와 맞아요!! 루비반지 보고 맞춤제작한거
이거 염두해두고 썼는데 딱 알아챌줄이야.....!!!! 와.....!!눈치백단!! 🥺🥺🤝 넘 감사해요~~~~!

3년 전
독자3
음악 들으면서 읽으니까 몰입감이...ㄷㄷㄷ 무슨 영화같아요 정말 한 문장 한 문장마다 눈앞에 펼쳐지는듯한 느낌입니다 ㅠㅠㅠㅠ 다음글도 기다릴게요 작가님 ㅠㅜㅜ 최고 ㅠㅠㅠ
3년 전
독자4
우아 진짜 너무.. 대박.. 대박........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대신하는 루비 반지와 진주 반지.. 작가님 글 너무 좋아요... 진짜 취향 저격 제대로 하시네요.. 움짤도 잘 맞고 꺼이꺼이..
최고 최고... 진짜 최 에에에고오오오오오~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아아..ㅠㅠㅠㅠ

3년 전
독자5
와...분위기대박이에요...ㅠㅠ 긴장하면서 봤어요ㅋㅋ
3년 전
독자6
지쨔이런스토리너무좋아요 맨날읽고싶을정도..이게 제 취향인가봐요ㅋㅋㅋㅋ브금도 너무 잘어울려서 몰입해서밨네요 히히 넘잼써요
3년 전
독자7
와... 작가님 진짜 대박이에요ㅠㅠㅠㅠ 어떨게 이렇게 글을 장쓰시는건가요ㅠㅠㅠㅠ 부럽습니다 정말 ㅠㅠㅠㅠ 심장 부여잡고봣서요ㅠㅠㅠ
3년 전
독자8
진짜 알람 울리자마자 왔는데 읽고 홀려버려서 벌써 3번 읽고왔네요 ㅠ 장면 하나하나가 소름돋고 그냥 미쳤자나요 ㅠ 어엉엉
3년 전
독자9
알림 와 있는 거 보고 달려왔어요ㅠㅠㅠㅠ 진짜 제 인생작입니당ㅠㅠㅠ❤️❤️❤️
3년 전
독자10
후하후하 아침에 일어나서 눈 뜨자마자 왔습니다ㅠㅠ 와 이거 진짜 미쳤어요 서사가..아니 진짜 어카죠ㅠ 진짜 반지에 뭔가 있다고는 느꼈지만 막판에 똭! 진짜 전율..!!!
3년 전
독자11
그래 여주야 이제 태형이랑 행복하자....
3년 전
독자12
센세ㅠㅠㅠㅠㅠ이게 마무리일리가 없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서 태태와 ㅣㅇ어지는.....행복한 그결말 보곱파여ㅠㅠㅠㅠㅠ 동화의 트레이드마크 대사가 안나왂어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 오래오래 행복허게 살았답니다ㅠㅠㅠㅠㅠㅠ이게 없어요 센세... 태태와 행복해지는 여듀여듀 보고파여....
3년 전
독자13
옴마... 작가님 이 이야기는 이대로 끝내시먄 안돼요ㅠㅠㅠㅠ 더풀어주실 얘기가 남아있지않으신가요?ㅠㅠㅠ 안돼요 정말 ㅠㅠㅠ 더 보고싶어요 ㅠㅠ 태형이랑 정국이가 서로 기싸움하는것도 보고싶단말입니다 ㅠㅠㅠ 원래 동화는 왕자랑 공주가 결혼하고 끝나니까 아직 끝난게 아니라구옷 ㅠㅠㅠㅠ 좀만 더 좀만 더 써주세여!!! 제발제발 ㅠ
3년 전
독자14
흐어 여기서 끝나다니ㅜㅜㅜㅜㅜㅜㅜㅜ 뒷이야기가 너무 궁그매여ㅠ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15
와ㅜㅜㅜㅜㅜ저 이거 왜 이제야 봤죠ㅠㅜㅠㅠㅠㅠ악ㅜㅜㅜㅜㅜㅜㅜㅜ
3년 전
독자16
작가니뮤ㅜㅜㅠㅜㅠㅜㅜ 사람 하나 살린다는 느낌으로 더 써주세여 제바류ㅜㅠㅠㅠㅜㅠㅜ
3년 전
집순이
ㅠㅅㅠ.... 죄송해요 독자님.... 근데 죽지는 마세요 ㅠㅠㅠㅠㅠ !!😢😢
3년 전
독자17
하아아아아아 작가님 ㅠㅠㅠㅜ 저도 집착글 사랑해요 ㅠㅠㅠㅠㅠㅠㅠ 후하후ㅠㅏ반지가 유리구두라니~!~!~!~!~!~ 세상사람들~!~!~!~!~
후 ㅠㅠㅠㅠ 너무 재밌서여 ㅠㅠㅠㅠ

3년 전
독자18
너무좋다 세상에 문체봐 ㅠㅠㅠㅠㅠ작가님 감사합니다ㅠㅠ
3년 전
독자19
와하ㅏ 진짜 숨막히게 봤네요 정말 최고예요 엉엉 ㅠㅠㅠㅠ
3년 전
독자20
헉 작가뉨..가이드의 유혹보려고 들어왔는데 어디로 가버렸나오 흐어얽
3년 전
독자21
작가뉨 돌아오세요ㅠㅠㅠㅠㅠ보고싶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립습니당,,,,진짜루요 작가님꺼 글읽으면서 덕질하던게 넘 그리워요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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