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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MMY!

written by.우주







저녁식사 자리에서 서로의 식기만 달칵이는 소리만이 들렸다. 그리고 그 조용함을 깬 건 다름아닌 천호였다. 핏기 가득한 고기를 썰던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 냅킨으로 입가를 톡톡 닦은 후 입을 열었다. 여주야, 두달 뒤 약혼식 잡았다. 천호의 말에 쨍그랑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포크였다. 소란스러운 소음에 죄송해요..당황해서, 하며 여주는 달달 떨리는 손을 아래로 숨기고 고개를 숙이며 기어가는 목소리로 죄송함을 전했다. 천호는 지겹다는듯이 여주를 쳐다보며 말했다.




“너같은 애를 거둬준다는 사람이 있기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


“그게 jk그룹이라면, 놓칠 이유가 없으니..”


“....”


“우리딸이 거물을 물어오는 재주가 있는 지는 처음 알았네. 하하, 너도 참 살다보니 도움이 될 때가 있구나!”




식사자리에서 소음을 내는것을 가장 싫어하는 천호가 잠시 차가운 눈빛을 내보이다 곧 약혼식을 생각해 호탕하게 웃으며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았다. 여주를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 천호를 보며 지민은 어금니를 콰득, 씹었다. 자기 딸한테 어쩜 저리 저급한 말만 골라서 하는지, 여주가 걱정이 되어 눈길을 살짝 돌리자 여주는 천호의 말에 움츠러 들어 어깨가 펴질 생각을 하질 않았다. 그저 그의 말만 듣고 있을 뿐. 지민은 고기에 화를 풀 듯이 나이프질을 해대었다. 어머니만 계셨다면, 지민이 성질을 부리는 대로 고기가 이리저리 찢기며 피가 났다. 여주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부들부들 떨며 입술을 꽉 물었다.






“저 먼저 올라갈게요.”





결국 여주는 식사자리를 박차고 방으로 올라갔다. 여주의 자리에는 손도 대지 않아서 식은 고깃 조각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똑똑’





“여주야”



“....지민아..”





울었는지 눈가가 발갛게 부어오른 여주였다. 지민은 여주에게 다가가 눈가를 살살 쓸며 걱정스레 쳐다봤다. 여주는 그저 지민의 손길을 느끼다 지민이 침대에 살짝 앉자 그 품에 안겨 숨을 쉬었다. 여주가 천호와의 식사자리를 가진 후에 꼭 하는 행동이었다. 이 큰 저택에서 천호와 있을 때만 숨이 턱턱 막힌다며 울먹거리던 여주가 생각나 속으로 픽, 웃었다. 그때도 지금도 여주는 아직 아기토끼다. 지민은 그런 여주의 이마에 뽀뽀를 해주며 등을 토닥일 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지민 만의 위로였다.





한참을 여주의 머리를 쓰다듬다 아, 하며 여주를 떼어놓는 지민이었다. 여주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민을 바라보았고, 지민은 곧 밖에 두었던 밥을 들고 여주의 앞에 놓아주었다. 아버지와의 식사자리에서 밥을 잘 먹지 못하는 여주를 아는 지민은 항상 여주가 자리를 뜨면 샐러드를 만들어 여주에게 가져다 주었다.




“지민이가 만든 샐러드 진짜 맛있어.”



“맛있어? 많이 먹어. ”



“나 지민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



“..그러게, 우리 토깽이. 그 늑대 소굴에 들어가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무섭다….. 지민아… 우리..같이가자.”



“...”



“내가,말할 테니까...너 경호원으로..응?”





지민이 만들어 온 샐러드를 포크로 집어 냠냠 씹어 먹던 여주가 갑자기 턱 운동을 멈췄다. 지민은 어리둥절한 눈으로 여주를 쳐다봤고, 축 늘어진 눈으로 지민을 보던 여주는 포크로 상추를 쿡,쿡 찌르며 말을 했다. 지민의 마음을 모르는 아기토끼는 지금 늑대의 마음에 불을 지른것도 모른채 순수하게 지민을 올망이며 바라봤다. 이 깜찍한 토끼를 그냥 앙, 잡아 먹고 도망가고 싶다. 지민의 마음 한구석에서 울렁이는 욕망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여주를 지키는게 먼저다. 지민은 여주의 눈빛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같이가자.”





여주는 환하게 웃으며 옆에 있던 지민을 끌어안았다. 샐러드 접시가 엎어져 물이 뚝뚝 바닥에 흘렀지만 지금 여주와 지민은 그런게 상관이 없었다. 지민은 여주의 볼에 뽀뽀를 해주며 꼭 같이가자, 하고 다시 한번 말을 했다. 지민의 행동에 볼이 달아오른 여주였다. 









며칠 뒤, 정국과 여주가 식사자리를 가졌다. 간단한 식사 자리 같지만 약혼식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자리였다. 밥을 먹기도 전에 더부룩한 속을 주먹으로 퍽퍽 치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조용한 엘리베이터 안에 경호원으로 함께 온 지민과 둘이서 서있었다. 여주는 지민의 손가락을 꽉 붙잡다 도착하며 울리는 소리에 손가락을 놨다. 지민은 아쉬워했지만 정국이 본다면 어떤 행동을 할지 몰라서 입맛만 다졌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여주는 단정하지만 고급진 하얀색의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에 나타났다. 지민이 여주를 에스코트 하며 예약된 방으로 안내했고, 여주의 손에 쪽, 입술을 대었다 떼며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한 후 여주는 방으로 들어갔다.





“.....”



“앉아.”




방에서 기다리던 정국과 눈이 마주치고 꾸벅 인사를 하고 정국이 빼주는 의자에 살포시 앉았다. 정국은 처음 봤던 살기 가득한 눈빛이 아닌 다정함이 가득 녹아있는 눈빛으로 여주를 살폈다. 하얀 드레스와 잘 어울리는 여주를 보며 웨이터에게 음식을 시켰다. 정국은 자신의 앞에서 덜덜 떠는 여주를 배려해 스테이크 하나와 샐러드를 시켰다. 웨이터는 주문을 받고 방을 빠져 나갔다.





“고기는 안 먹는다고 들어서 샐러드로 시켰어.”



“감사합니다.”



“밥은 먹고 이야기 하지.”




정국은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여주는 포크만 들고 샐러드를 푹푹 찔렀다. 싱싱한 야채들이 여주의 포크질에 물을 튀며 반으로 쪼개졌다. 정국은 조용히 나이프로 고기를 썰어 입 안에 넣고 있었다. 레어로 구워진 고기에서 피가 주욱 터졌고 정국은 그 피를 음미하며 레드와인에 손을 대었다. 와인을 손으로 살살 돌리며 여주가 먹는 모습을 빤히 관찰했다. 그래도 나름 입 맛에 맞는지 샐러드를 먹는 여주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약을 먹었나?”


“네..?”


“하긴,이런 공간에서 그런 향을 냈다간 달려드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겠지.”



여주는 만나자 마자 주위에서 나는 냄새부터 맡았다. 여주의 주위를 지키듯 두르고 있던 지민의 향에 인상을 썼다. 저 늑대새끼 온 몸에 향을 묻히고 다니네, 속으로 욕을 하다 아주 미약하게 나오는 여주의 향에 미소를 지었다. 이 향이다. 당장 코를 박고 향을 깊게 들이마시고 싶었지만 가녀린 그녀의 어깨가 떨리는 것을 보고 멈추었다. 긴장을 했는지 밥을 먹다 조금씩 흐르는 여주의 향에 온 몸이 달아오르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그는 애써 참았다. 각인은 했지만 정식적으로 그녀가 저택으로 들어오기 전 까진 참아야했다.





한편, 여주는 풀떼기를 찌르며 고민을 했다. 지금 말을 꺼낼까? 아니면 나중에? 작은 머리통에 가득찬 고민은 지민을 경호원으로 함께 들어가는것을 제안하는 것 이었다. 마침 정국도 우리의 약혼에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물어왔고 여주는 찌르던 샐러드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올려 정국을 바라봤다. 아까와 같은 다정한 눈빛에 여주는 용기를 얻어 말했다.



“저, 집에 들이는 경호원 중 한명은..지민이를 썼으면 좋겠어요..”


“..굳이?”


“지민이는 제가 제일 의지하는 사람이고.. 또 제 버릇이나 습관을 다 알아서 편하거든요..”


“...”



지민이에 대한 말이 나오자 냉한 눈빛으로 여주를 바라봤다. 정국의 눈에 보이는 여주의 얼굴에는 지민을 생각만 해도 안심이 되는 지 아까보다 긴장이 풀어진 그녀였다. 이런 점 하나하나가 마음에 안 드는데 걔를 집 안까지 들인다? 정국은 지민이 걸림돌 처럼 느껴졌다. 그렇다고 지민을 들이지 않는다고 하면 실망스럽게 쳐다볼 여주의 눈빛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접시를 바라보던 여주가 고개를 들었고 정국은 여주와 눈이 마주치자 냉한 기운을 벗겨내었다. 여주는 잠깐 차가웠던 것 같은데..? 갸우뚱 하다 잘 못 봤겠지 생각하며 정국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빤히 정국을 바라보자 정국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일단 박지민에 대해선 고려해 볼게.”



정국을 그리 오래 쳐다본 것도 아닌데 귀가 발갛게 달아오른 정국이었다. 정국은 일단 고려는 해보겠다며 여주에게 말을 꺼냈다. 그리고 정국이 본격적으로 여주에게 거래를 제안했다.



“우리는 너희 가문의 독점권은 블루스톤을 원해. 다 달라는건 아니고, 나누자는 거지.”


“물론 너희가 블루스톤을 나눈다면 우리도 그에 만족하는 물건을 내줄 수 있어.”


“..블루스톤은 아버지가 관리 권한만 준다면 넘겨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제 부탁 하나만 더 들어주세요.”


“말해봐.”


“저희 아버지. 죽여주세요.”


“...죽여달라?”



아까의 다정한 눈빛은 거짓인 것처럼 지금 여주의 앞에는 원하는 것을 얻기위한 맹수의 눈빛을 한 사업가 정국만 있을 뿐이었다. 여주는 그런 정국을 보며 블루스톤의 독점권은 언재든 넘겨줄 수 있다고 말을 하며 부탁을 하나만 더 하자고 입을 열었다. 무릎위의 드레스 자락을 꽉 쥐고 정국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자신의 아버지인 천호를 죽여달라고 말을 했다. 정국은 여주의 말에 앞에 있는 레드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 짧은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졌다. 여주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아버지만 죽여준다면 여주는 그깟 블루스톤 따위 넘겨버리고 도망을 갈 생각이었다.

 

 

정국은 여주의 말을 듣고 생각을 해보더니 살풋 웃고는 여주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그 대신, 정국은 여주의 눈을 보며 말했다. 내가 죽이면 넌 내 옆에 있어야해. 정국의 소유욕 가득한 눈이 번쩍였다.

 

 

“블루스톤, 그거 말고도 김여주 니가 필요해.”

 

 

 

 

정국의 지독한 눈빛에 입술을 씹던 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이 되었든 아버지를 죽여준다는 말에 계약을 했다. 정국의 품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나중에 생각해도 괜찮으니까. 정국은 만족스러운 결과였는지 식은 스테이크 옆에 식기를 두고 휴지로 입가를 톡톡 닦아내었다. 그리고 웃으며 여주에게 다가갔다. 정국이 다가오자 괜히 긴장이 되어 어깨가 움츠러든 여주였다. 정국은 여주의 허벅지 위에 놓여진 손을 잡고 말을 했다.

 

 

 

“약혼식이 빨리 다가왔으면 좋겠어.”

 

“….”

 

 

 

정국은 앉아있는 여주를 일으켰다. 의자가 힘 없이 넘어지며 큰 소리를 냈고 여주는 정국이 당긴 그대로 안겼다. 정국은 여주의 목에 코를 박고 숨을 들이 쉬었다. 호랑이의 페로몬 향수에 뒤섞여 나던 여주의 향이 살에 가까워지니 아까보다 진하게 느껴졌다. 여주는 잔뜩 긴장을 한 상태로 정국에게 팔을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한 상태였다. 정국이 여주의 팔을 잡아 허리에 감고 더 끌어당겨 양쪽 볼에 입을 맞췄다.

 


“그럼, 두달 뒤 약혼식에서 보자.”






두달이 이렇게 짧았나 싶을 정도로 빨리 지나갔다. 그 사이 정국과 약혼을 위한 준비를 하고 여주는 아버지의 일을 도와 중요한 사업을 성공시켰다. 여주의 아버지도 여주의 가치를 보고 블루스톤 관리 권한을 곧 넘길 예정이었다. 정국도 정국 나름 바쁜 매일을 보내며 여주와 함께 살 집도 꾸며나갔다. 물론 그녀의 아버지를 죽일 계획도 철저하게 계획해두었다.




약혼식은 그렇게 성대하지도 조촐하지도 않았다. 그냥 중요한 사람들만 참석할 수 있는 크기였다. 정국은 만족하지 않았지만, 여주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며 만족했다. 하얀 웨딩 드레스를 입고 긴장을 해 한숨을 푹푹 내쉬는 여주를 보던 지민은 그녀의 옆에 다가가 물을 따주며 등을 토닥였다. 여주는 그런 지민의 행동에 웃으며 물을 마셨다.



“오빠, 나 너무 긴장된다.”


“나도, 긴장 풀어. 어차피 다 쇼야.”


“응, 다 보여주기 식이야.”



둘은 웃으며 은밀하게 속삭였다. 그 대화를 정국이 듣고 있는 줄도 모르고. 



























너무 오랜만에 왔네욥.. 어떻게 전개를 해가지,,,하다,,이렇게 끌고 왔네욥... 즐겁게 봐주시구 지민이 냉한 짤 좀 주우러 가야겠어요,,,ㅎㅋㅎㅎ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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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꺄 기다렸어요 작가님!! 이렇게 셋이 함께 하게 되나요오 ^0^
3년 전
독자2
작가님ㅠㅠㅠ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ㅠㅠㅠㅠ 돌아와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당 앞으로도 기대 많이 할게욤!❤️❤️
3년 전
독자3
헐 어떡해 들어버렸숴... ㅇ<-<
3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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