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야신스 (백합과: Hyacinthus orientalls)
꽃말 : 슬픔, 추억
'슬픔'과 추억이란 꽃말을 지닌 이 꽃은 해마다 봄이면 사랑의 생명을 다시 소생시키듯
향기로운 꽃내음과 더불어 아름답게 피어난다.
" 여보세요 도영아! "
" 응.. "
" 수술 이제 끝난거야? "
" 응 지금 막.. 피곤해죽겠다 "
" 피곤해도 밥은 꼭 먹고 자 도영아 그리ㄱ.. "
" 좀.. 알아서할게.. "
" ...그래 이만 끊어야겠다. 내일 보자 사랑해 "
.
.
.
내일 보자면서 끊었던 아이는 지금 내 눈 앞에서 죽어가고 있다.
" 선생님 "
" ......... "
" 김도영선생님 "
이 상황을 알리없는 간호사선생님은 가만히 있는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눈빛으로 환자의 사망선고를 재촉했다
" ....... 김정우선생님 콜해주세요 "
" 네 알겠습니다 "
사인은 TA (traffic accident) 교통사고.
음주운전을 한 트럭기사가 택시를 들이받아 택시기사는 그 자리에서 즉사,
그리고.. 그리고 내가 너무 사랑하는 사람은 구급차에서부터 계속 CPR을 했지만 병원에 도착해서 결국 숨을 거뒀다.
도저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사망선고를 할 수가 없어서 동기 응급실 레지던트 김정우 콜을 요청드렸다.
" 야 김도영........! "
" 정우야 나 어떡하냐 이제 나... "
" .....김도영... "
" 선생님. "
간호사선생님이 나지막히 김정우를 불렀다.
" 후.. 2020년 6월 12일 오전 2시 20분.. "
" 안돼..... "
그 말을 끝으로 기억이 없다. 아마 쓰러졌겠지
링겔을 거칠게 뺴고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찾아 김정우한테 전화를 했다.
" 여보세요.... "
" 양복입고 지하 2층 영안실로 내려와 마음 단단히 먹고 와 힘들 것 같으면 내일 와 "
진짜구나 진짜였구나
아무생각도 나질 않았다. 3일장을 치른 후엔 휴가를 내고 집에만 있었다.
아직도 생생한데, 당장이라도 전화하면 와줄 것 같은데 이젠 없다.
부질없는 얘기인거 아는데 마지막 전화 조금 더 친절하게 받을걸.
말 끊지 말고 끝까지 들어줄걸. 긴 시간동안 나에게 할 얘기가 얼마나 많았을까
그리고... 사랑한다고 얘기해줄걸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후회일 뿐이다.
응급실 의사라는 직업을 갖은 후 수많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많이 봤지만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너무 힘들고 버거웠다.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
며칠만에 울린 벨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오랜만에 핸드폰을 들어 발신인을 확인했다.
🤍내전부🤍
여주의 휴대폰을 정리하려고 마지막으로 어머니께서 나에게 주신 전화인가싶어 조금은 괜찮은 척 전화를 받았다.
딸을 잃은 슬픔이 나보다는 백 배, 아니 가늠조차 안될 정도로 클 것이니
" 여보세요 "
" 오빠! 왜이렇게 전화를 늦게받아 또 수술한거야? "
툭
분명히 맞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맞았다.
그 생각도 잠시 내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하고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
" ...여보세요 "
" 오빠 안들려? 왜이러지.. 바꿀때가 되었나봐 그치 "
" 장난치지마세요 끊습니다 "
" 뭐야.. 왜이래.. 이따 저녁에 오빠 집으로 갈게 저녁먹지말고 기다려! "
정말 여주였다. 장난전화라고 생각해봐도 모든 말투 목소리 톤까지 여주가 맞았다.
떨리는 목소리로 장난치지마시라고 정중히 얘기했다. 진심이 아니었다.
핸드폰을 다시들어 김정우한테 전화를 걸었다.
" 어 도영아 밥 챙겨먹고 있어? "
" 야.. 나 어제 장례식장에서 집으로 왔지 "
" ...그렇지 "
모든 상황은 변한게 없었다.
+ 이 글은 영화 "이프온리" 를 모티브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