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墮落天師
타락천사








다가오지 말라던 정우의 차가운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여주는 매일같이 그를 찾았다.

학교가 끝날 즈음이면, 어김없이 그녀는 제 학교 정문 앞을 서성였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분명 내일도. 여주는 그럴 것이다. 정우는 그런 그녀를 몇번이고 피했다. 학교가 끝나기도 전에 먼저 떠나는 일이 빈번했고, 그러지 못한 날에는 학교 뒷 쪽에 자리한 쪽문을 이용하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마주치는 날엔 그냥, 그냥 그녀를 무시했다.

그렇게 거즘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정우야!!”


그녀는 여전했다.

그동안에 정우는 저도 모르는 사이 여주에게 스며들었다. 이제는 굳이, 그녀를 마주치지 않으려 피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 시간이 기다려지기까지 했으니. 아니, 정우의 말을 빌리자면 ‘포기했다’는 말이 옳은 표현일지도. 매번 그녀보다 한발 앞서던 걸음이 어느덧 그녀의 걸음에 맞춰졌다. 이게 ‘포기’라는 단어에 포함되는 행동일지는 불분명했다.

아무튼, 정우는 그를 그렇게 표현했다.


[NCT/정우] 墮落天師(타락천사) 04 | 인스티즈




다가오지 말라던 정우의 차가운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여주는 매일같이 그를 찾았다.

학교가 끝날 즈음이면, 어김없이 그녀는 제 학교 정문 앞을 서성였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분명 내일도. 여주는 그럴 것이다. 정우는 그런 그녀를 몇번이고 피했다. 학교가 끝나기도 전에 먼저 떠나는 일이 빈번했고, 그러지 못한 날에는 학교 뒷 쪽에 자리한 쪽문을 이용하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마주치는 날엔 그냥, 그냥 그녀를 무시했다.

그렇게 거즘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정우야!!”


그녀는 여전했다.

그동안에 정우는 저도 모르는 사이 여주에게 스며들었다. 이제는 굳이, 그녀를 마주치지 않으려 피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 시간이 기다려지기까지 했으니. 아니, 정우의 말을 빌리자면 ‘포기했다’는 말이 옳은 표현일지도. 매번 그녀보다 한발 앞서던 걸음이 어느덧 그녀의 걸음에 맞춰졌다. 이게 ‘포기’라는 단어에 포함되는 행동일지는 불분명했다.

아무튼, 정우는 그를 그렇게 표현했다.


[NCT/정우] 墮落天師(타락천사) 04 | 인스티즈




다가오지 말라던 정우의 차가운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여주는 매일같이 그를 찾았다.

학교가 끝날 즈음이면, 어김없이 그녀는 제 학교 정문 앞을 서성였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분명 내일도. 여주는 그럴 것이다. 정우는 그런 그녀를 몇번이고 피했다. 학교가 끝나기도 전에 먼저 떠나는 일이 빈번했고, 그러지 못한 날에는 학교 뒷 쪽에 자리한 쪽문을 이용하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마주치는 날엔 그냥, 그냥 그녀를 무시했다.

그렇게 거즘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정우야!!”


그녀는 여전했다.

그동안에 정우는 저도 모르는 사이 여주에게 스며들었다. 이제는 굳이, 그녀를 마주치지 않으려 피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 시간이 기다려지기까지 했으니. 아니, 정우의 말을 빌리자면 ‘포기했다’는 말이 옳은 표현일지도. 매번 그녀보다 한발 앞서던 걸음이 어느덧 그녀의 걸음에 맞춰졌다. 이게 ‘포기’라는 단어에 포함되는 행동일지는 불분명했다.

아무튼, 정우는 그를 그렇게 표현했다.


[NCT/정우] 墮落天師(타락천사) 04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또 왔냐.”


어느새 입가에 걸쳐진 웃음은 모른체 하기로 했다.

정우의 미소에 여주도 덩달아 웃음이 새어나왔다. 응. 이제는 나 없으면 허전하지 않아? 당돌한 물음에 정우는 순간 걸음을 주춤했다. 퍽 허를 찌르는 물음이었다. 정우의 걸음이 멈춰서자 그를 눈치채지 못한 여주가 몇발짝 앞선 후에야 그를 따라 자리에 멈췄다. 여주가 고개를 갸웃이며 정우를 돌아봤다. 왜? 여주가 입술을 달싹였다.

그런 여주를 멍하니 바라보던 정우가 고개를 저었다.


“별로.”

“응?”

“별로 허전하지 않다고.”


그제야 그의 발걸음이 다시 움직였다.

뒤늦게 입꼬리를 내린 정우가 여주를 모른척 지나쳤다. 걸음이 누군가에 쫓기듯 빨라졌다. 여주는 그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 픽 웃었다.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그런가. 부러 상처주는 듯한 그의 싸늘한 말에는 어느정도 무뎌졌다. 여주는 뛰어가 정우의 앞 길을 막아섰다. 그리고는 발꿈치를 들어 정우의 코 앞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예상치 못한 듯 정우의 어깨가 잘게 떨렸다. 그럼에도 굳이 뒤로 물러서는 일은 없었다. 여주는 그에 만족한듯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말간 웃음에 햇살이 녹아들었다.


“괜찮아.”

“…….”

“적어도 전처럼 날 피하지는 않잖아.”

“야,”

“여주.”

“…….”

“이제는 내 이름 좀 불러주라.”


여주의 유리알같은 눈동자 속에 자신이 비친다.

참을 수 없는 비애가 차올랐다. 잊을만하면, 이렇게 저를 헤집어 놓는 그녀가 싫었다. 자꾸 자신을 제게 각인시키는 것만 같아서. 기억해. 내가 김여주야. 네가 아는 그 김여주는 현실이 아니야. 라고 세뇌시키는 듯이. 그런 여주를 바라보고 있자니, 머리가 잔뜩 아파왔다. 정우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왜? 머리 아파?”


그 두통의 원인이 저때문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한 여주의 손이 거침없이 정우의 이마를 덮었다. 정우는 별안간 제 이마를 감싸는 차가운 감촉에 눈을 떴다. 조금 전보다 한층 더 가까워진 여주와의 거리에 정우는 저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익숙해져버린 그녀의 시원한 민트향이 바람에 살랑였다. 넋이라도 잃은 듯 멍한 눈동자는 여주를 빠짐없이 담아냈다.

그리고 곧 아, 하는 짧막한 탄식과 함께 정우는 여주의 손을 빠르게 털어냈다.


“….이제 집에 가.”


여전히 그녀를 밀어내려 지독히 애를 썼다.



/



집으로 돌아온 여주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소파 깊숙이 기댄 몸이 축 늘어졌다. 멍하니 허공 위로 시선을 던지면, 뿌연 안개 속에서 정우의 얼굴이 겹쳐졌다. 항상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어느정도 가까워졌다 생각했는데, 다시 한순간에 멀어진 느낌이 들어 여주는 답답한 듯 머리를 쓸어올렸다.

제 손을 억세게 내치던 손길. 그러면서도 제가 더 놀란 듯 흔들리던 동공. 자꾸 다른 누군가와 저를 겹쳐보던 그 슬픈 얼굴이 제 마음을 헤집었다. 누구길래 네가 그렇게 아플까. 원망스럽기도 했다.


‘다가오지마.’

‘널 보는게 소름끼치도록 무서워.’

‘너따위 때문에 여주를 잃게될까 두려워졌어.’

‘여주 위로 너를 덧대게 될까봐.’



그의 애통한 마음이 낱낱이 아렸다.

여주는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손에 꼭 쥔 핸드폰 화면 위로 고민스러운 손가락이 한참을 머뭇대다 이내 정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막무가내로 그의 연락처 목록에 저를 끼워놓던 지난 날이 떠올랐다. 핸드폰을 잃어버렸단 거짓말에 순순히 속아 넘어가 제 핸드폰을 건내던 네가 생각나 와중에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렇게 너를 떠올리기만해도 행복했다.

적어도, 나는.


- 여보세요.

“정우야. 잘 들어갔어?”

-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냐.


몇차례 신호음이 이어진 끝에 정우의 목소리가 건너편 너머에서 들려왔다. 매번 높낮이 없이 건조한 음성이었다. 그럼에도 여주는 웃었다. 축 늘어졌던 몸이 어느새 생기를 되찾았다. 여주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베란다로 향했다. 저번에 너가 핸드폰 빌려줬잖아. 그때. 굳이 말을 채 잇지 않았음에도 정우가 알아 들은 듯 작게 탄식을 내뱉었다.

또 웃음이 쿡쿡 새었다. 정우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보지 않아도 뻔했다. 아마, 슬쩍 미간을 좁히고 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있겠지. 짜증날 때마다 나오던 정우의 버릇을 이미 여주는 꿰고있었다. 그런거 말고, 네 미소를 더 많이 봤으면 좋으려만. 여주는 담배를 물었다.


“다시 보고싶어서.”

- ……

“그래서 전화했는데.”

- ....손은.


재떨이에 담뱃재를 털어내던 작은 손이 허공에 멈춰섰다. 뜬금없이 물어오는 제 손의 안부에 여주는 멍청하게도 말을 더듬었다. 어? 하고 되물으면, 또다시 한참동안 말이 없던 건너편에서 다시금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손은 괜찮냐고.


정우의 목소리가 답지않게 다정했다.

처음 듣는 그 다정함에 시간이 더디게 흘렀다. 지체없이 흐르는 시간을 증명하는 유일한 것은, 제 손틈 사이로 타들어가는 담배 뿐이었다. 이윽고 다시 정우가 입을 열었다. 정우는 못내 신경쓰였다. 조금 전, 제가 억세게 내친 작은 손이 빨갛게 부어오른 것이.


- 아깐 미안.

“…….”

-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나도 모르게 오버했네.


그제야 여주의 입가에 미소가 되번졌다. 여주는 고개를 저었다. 상관없어. 나른한 음성은 곧 정우의 마음에 닿았다. 정우는 울고만 싶었다. 왜 이리 다정해서는.

왜 자꾸만,


“네가 덜 아프다면 마음것 상처내도 괜찮아.”


스며들게 만드는지. 왜,


“그냥 제 자리에만 있어. 내가 다가갈 수 있도록.”


...사랑하게 만드는지.




/



딩동-

초인종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벌써 몇 개비나 폈는지. 여주는 여전히 핸드폰을 붙들고 있었다. 정우는 끝내 대답이 없었다. 대신, 전처럼 도망치지도 않았다. 그저 주절주절 여주가 떠드는 이야기를 잠자코 들어주었다. 그것만으로 여주는 좋았다.


“누가 왔나봐. 끊을게 정우야.”


잘자.

아직 이른 시각임에도 여주는 굿나잇 인사를 건냈다. 어차피 이 통화가 그와 자신을 잇는 오늘의 마지막이 될테니. 여주는 전화를 끊고 현관으로 느리게 다가갔다. 딱히 올 사람은 없었다. 누구지. 인상을 찌푸리던 순간 현관문 건너편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야. 문 열어!”

“김도영?”


느릿한 발걸음이 빨라졌다. 오랜만에 찾아온 제 유일한 친구를 오래도록 밖에 세워둘 순 없으니. 현관을 열자, 곧 도영의 얼굴이 비춰졌다. 잘 지냈어?  씩 웃으며 안부를 묻는 도영은 지나치게 여전했다. 여주는 도영을 보자마자 그의 목을 제 팔로 감싸안았다. 도영도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퍽 애틋한 둘이었다.


“연락도 없이 웬일이야?”

“일단 들어가서 얘기해.”


어쩐지 도영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그는 여주의 심기를 불안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빠르게 도영의 손목을 잡아 집 안으로 그를 끌어당겼다. 도어락이 닫히는 소리가 여실히 정적을 채웠다. 도영이 신발도 벗기도 전에, 여주는 그를 몰아세웠다. 왜. 여기서 말해. 지나치리만큼 빠른 그녀의 태도 변화에, 도영은 잠시 말하기를 망설였다. 제가 가져온 소식이 그녀에게 채 달갑지 않은 소식이라는 것을 도영은 잘 알고 있었다.


“김도영.”


도영을 부르는 여주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도영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전화따위로는 도저히 그녀가 용납하지 못할 이야기라 찾아왔는데, 잘못 선택한 듯 싶다. 이렇게 그녀의 앞에 서니, 더 입을 떼기가 어려워졌다. 도영은 잔뜩 흐트러진 여주의 머리를 매만졌다. 여주야. 그녀를 부르는 도영의 목소리도 그녀를 따라 바닥을 기었다.


“짐 챙겨.”

“…….”

[NCT/정우] 墮落天師(타락천사) 04 | 인스티즈

“아주머니 위독하시대.”


비극의 시작이었다.





/

달이랑입니다:)

다음화부터는 드디어 여주의 이야기가 시작되겠네요 ㅎㅎ 여주도 무슨 사연을 품고 있을테니...정우가 많이 분량이 없더라도 꼭 읽어주세욧...!!!!

오늘 뭔가 노잼...글....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 곧 단편도 하나 들고올게요!!!!!!!

기대해주세용!

그럼 다음화에서 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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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늘도 바로 달려와성ㅇ여 ㅠㅠ⸝⸝ʚ̴̶̷̆ ̯ʚ̴̶̷̆⸝⸝ 작가님 진짜 평생 글 써 주세요 넘 재밋어여 여주 어떻게 되는 건가요 ㅠㅠㅠ
3년 전
달이랑
바로 달려와주셔서 넘나 감동...💚여주 이야기는 다음화부터 본격적으로 풀도록 할게요>< 오늘도 부족한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3년 전
독자2
아니 노잼이라뇨 무슨 그런 말을..세상 재밌는데요😭 여주 이야기도 빨리 다 알고 싶어요ㅜㅠ
3년 전
독자3
헐헐 여주는 무슨 사연이 있는거지ㅠㅠ 정우도 마음 열어가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
3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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