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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내가 티낼 것 같아? 자존심이 있지 7 | 인스티즈

(아아메 잘 드시는 분)



내가 티낼 것 같아? 자존심이 있지 7












풀 생각은 없다고 했는데 풀어버렸다. 딱히 풀지 않을 생각도 없었으니 오히려 잘된 일인가. 여주가 고민하다 5번으로 찍으며 화색 했다.


제일 늦게 들어와 맨 뒤에 앉아놓고 제일 먼저 시험지를 제출한 자의 기분이란. 시험 결과가 어쨌든, 바깥바람이 칼바람이든 어쨌든. 나는 종강이니 바람아 더 불어라! 여주가 만세를 부르며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이 계단에서 F 모면을 위해 냅다 뛰어 오른 것도 벌써 몇 달 전이었다. 계단은 오를 때보다 내릴 때에 더 무릎 위험부담이 크다 그랬는데. 여주는 종강한 기쁨이 큰 나머지 어쩌라고를 외치며 내려가다 나자빠질 뻔했다.




“악! 어……뭐야.”

“왜 이렇게 뛰어. 부르는 것도 못 듣고.”

“불렀어? 왜?”




다리에 힘이 풀려 뒤로 고꾸라지다 등에 닿은 것은 정국의 가방이었다. 어정쩡하게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있던 정국이 여주를 바로 세웠다.




“이거 전해주려고.”

“뭔데 이게?”

“석진이형 아는 사람 졸작이래.”

“오…….”

“너랑 태형이형이랑 지민이형한테 말해달라던데. 의상 세 개만 만들어줄 수 있냐고.”




정국이 여주에게 포스터 하나와 의상 시안들을 내밀었다.




“근데 포스터 나온 거면 거의 끝물 아니야?”

“이건 포스터 초안이고, 촬영은 아직 초반부래. 제작 의상 필요한 건 중반부터.”

“흠. 보수는?”

“그건 형한테 직접 묻는 게 빠를 것 같은데.”




그럼 이런 소식도 직접 전해주지 왜 얘한테 맡겼대. 여주가 속으로 투덜거리며 포스터를 자세히 훑었다.




“네가 찍은 거야?”

“응.”




여주가 포스터를 돌돌 말아 가방에 넣었다. 시험 전에 알아본 공모전과 아르바이트 구인으로 바빠질 테였지만 보수만 있다면야, 포트폴리오 채울 수도 있고 나쁘지 않았다. 정국이 그런 여주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지민이형이 우리끼리 종총 하자던데.”

“뭐? 언제? 못 들었는데.”

“나도 방금 단톡 보고 알았어. 오늘 시험 끝나고 만나자던데.”




단톡? 여주는 휴대폰을 확인했다. 몇 시간 전에 만들어진 단톡방에는 종총에 대한 일정들이 중구난방으로 올라와 있었다. 지민이 말한 ‘우리끼리’에는 태형과 여주, 정국, 석진으로, 단톡방 멤버였다. 자꾸 이렇게 약속을 잡는 걸 보면 과제 하는 동안 어지간히 참았나 싶었다. 하지만 다섯이 모인 술자리는 생각보다 분위기가 좋았기에 여주는 가볍게 오케이 메시지를 보냈다.




“넌 시험 다 끝났어?”

“방금.”

“다들 시험 저녁에 끝나나 본데.”




시험이 끝날 시간까지 약 세 시간이 남아 있었다. 전 같았으면 상대가 정국이니만큼 칼 같이 집에 가서 쉬었을 테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정국과 몇 시간 같이 보낸다고 시간이 썩진 않는다. 여주는 근처 카페에 갈 것을 제안했다. 가서 의상 시안을 자세히 볼 심산이었다. 정국이 고개를 끄덕이고, 둘은 처음으로 계단이나 가게 입구가 아닌 곳에 함께 가게 되었다.


간단히 이야기만 하려고 했는데, 정국은 포스터 초안을 찍은 만큼 작품에 대해 이해도가 높았다. 여주가 이것저것 물어보자 들은 것을 토대로 술술 이야기했다. 여주는 머릿속으로 의상을 그리며 경청하다 정국이 지갑을 여는 모습에 파드득거렸다.




“네가 왜 계산을 해.”

“저번에 약값 대신.”




이미 건너간 카드를 다시 뺏어올 수는 없는 노릇이라 여주는 자리를 잡았다. 여주는 노트북을 꺼냈고, 정국도 마찬가지였다. 단절될 것 같았던 대화는 다시 영화로 넘어갔다. 이번에 찍을 영화부터 저번에 찍었던 영화까지. 어느 정도 전공과 관련된 이야기가 시작되니 진지한 목소리를 내는 게, 꼭 과제할 때의 정국 같았다.


정국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사이가 나쁘든 어쨌든 간에 과제할 때만큼은 피드백을 확실히 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민이 말했던 대로 한다면 하는 사람 같았다. 아직 시안만 대충 나왔을 뿐인데 구글링 하며 자료를 찾는 것도 그랬다. 일처리가 빠르고 확실한 사람. 어쩌면 그런 사람이기에 제 앞에서 울었던 걸지도 몰랐다. 성격대로 빠르고 확실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이, 분하기도 하고 지우고 싶기도 하고. 다시금 밀려오는 미안함에 정국은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뭘?”

“그 포스터 내가 찍은 거.”

“아.”




여주가 꺼내놓은 포스터를 집었다. A4용지로 대충 출력했지만 죽지 않는 어떤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과제 때도 정국을 끝까지 써먹으려 했던 것이었다. 사진 하나는 기깔나게 찍으니까. 그 ‘기깔’에는 단순히 전문성만 있는 게 아니었다. 정국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여주는 이를 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 과제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었던 아주 자그마한 위안이기도 했고.




“그냥 네 느낌 나던데.”

“내 느낌?”

“엉. 색감이.”

“…….”

“뭔가…… 빛을 쓰는 거라든가. 잘 모르긴 하지만. 뭔가 네 느낌 났어.”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정국은 약간의 미소를 띤 채였다. 결과가 눈에 보이는 예체능 전공자들 중에 자신만의 색깔이 드러난다는 게 기분이 안 좋을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여주는 정국의 사진을 다양한 종류로 많이, 오랫동안 본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네 느낌 나던데’라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여주의 눈썰미와 정국의 재능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정국은 때마침 울리는 진동벨에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꾸만 웃음이 흘렀다. 미소가 소리 나는 웃음으로 번지자 이를 진정 시킬 때까지 픽업대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시험이 끝나고 종강을 맞이한 대학생들은 추위가 어쨌든 축제를 즐겼다. 벌써부터 비틀거리는 사람들 몇이 거리를 거니는 것부터 종강을 실감케 했다. 특히나 바로 조금 전에 마지막 시험을 치고 온 지민과 태형은 한껏 업 돼 있었다. 저마다 물색한 술집을 고르고 골랐지만, 결국 추우나까 가까운 곳부터 들렀다가 자리 없으면 나오자는 석진의 의견이 채택되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안주가 맛있고 가까운 곳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사람도 많이 없고 괜찮네.”




지민이 겉옷을 벗으며 말했다. 밥 먹자고 불렀다가 눈치 보면서 술자리로 만들었던 전적이 있는 태형은 잔뜩 기대된다는 얼굴로 메뉴판을 펼쳤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먼저 고르고 있어.”




여주가 화장실에 간 동안 지민과 태형이 치열하게 안주를 골랐다. 석진과 정국은 가리는 거 없이 잘 먹었고 지민과 태형은 생각보다 가리는 게 많았다. 자리에 없는 여주의 취향까지 고려해 안주를 시켰다. 술이 먼저 나올 때쯤 손님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우르르의 규모가 꽤 큰 것으로 보아 학과에서 단체로 온 모양이었다. 정국은 아무 생각 없이 입구로 눈을 돌렸다가 인상을 찌푸렸다. 익숙한 과잠이었다.




“어, 국아. 너네 과 아냐?”




태형이 턱짓으로 가리켰다. 이제는 ‘그 새끼 있는 과’가 아니라 ‘정국이네 과’가 된 것은 장족의 발전이었으나, 그렇다고 ‘그 새끼’가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이곳에도 상현이 있었다. 정국은 태형과 지민의 눈치를 봤으나 태형은 못 본 듯했고, 지민은 첫잔부터 소맥을 마느라 바빴다. 말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여주가 화장실에서 돌아왔다.




“뭐 시켰어?”

“일단 어묵탕이랑 콘 치즈.”

“사람이 몇 명인데 그것밖에 안 시켜?”

“콘 치즈는 두 개 시켰어!”

“여기 양 많아. 그리고 나중에 더 시킬 거니까 걱정 마.”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주가 사진과를 등지고 앉아있다는 점이었다. 이게 다행인 건가. 말하는 게 낫지 않을까. 이미 안주까지 다 시킨 마당에 말해 봤자인가. 이어 안주가 나오고 다섯은 건배했다. 와중에 여주가 받았던 의상 시안을 태형과 지민에게 건넸다. 마침 해당 작품에 다섯이 모두 참여해 이야기가 빠르게 흘렀다. 정국은 이대로 상현과 여주가 마주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안주가 나오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정국의 이름을 외쳤다.




“어어 전정국!”

“…….”

“너 종총 안 온다더니 여자랑 놀려고 그랬냐?”




상현이 키득거리며 말했다. 여주의 뒷모습을 보고 하는 소리였다. 여자? 다 남잔데. 하는 앞자리 동기에게 손가락으로 여주를 가리켰다. 동기는 뒤돌아 쳐다보고.




“뭐야…… 정여주?”




여주는 갑작스레 들린 제 이름에 뒤 돌았다.




“네? 저요?”

“네. 안녕하세요~”

“……저 아세요?”

“알죠. 이 친구랑 인연이 깊다고 들었습니다!”




술이 조금 들어간 건지 실실 웃으며 몸을 기울였다. 그러자 그 앞에 앉아 있던 상현이 보였고, 여주는 단번에 인상을 찌푸렸다. 지민과 태형은 정국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을 때부터 표정이 굳은 채였다. 잠간의 아이컨택 후, 여주는 다시 앞으로 돌아봤다. 자연스럽게 국자로 어묵탕을 뜨는 모습에 다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뭐야, 씹네……?”




소란스러운 틈에 그 말을 들은 건지 지민이 눈을 모로 떴다. 여주는 눈 그만 부라리고 어묵탕이나 먹으라며 핀잔을 줬다. 영문을 모르는 석진에게는 안 좋게 헤어진 전 남친이라고 친절히 알려주기까지 했다.




“이것만 먹고 자리 옮길까?”

“여기가 제일 싸고 맛있어요. 그냥 여기서 마셔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목이 빠지도록 고개를 끄덕이고 싶은 걸 참느라 국자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여기에서까지 지고 싶지 않았다.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나. 게다가 더러우면 무시하면 그만이다. 전정국한테 그랬던 것처럼 골탕은 못 먹여도 상종은 안 할 수 있다 이거야. 왜냐면, 나는 종강했으니까!


반면 정국은 종강이고 뭐고 착잡했다. 그냥 넘어갈 수 있었지만 저 때문에 또 만나게 된 것이었으니까. 겨우 오해를 풀고 사과했는데 다시 저 때문에 화나는 일을 생기게 할 순 없었다. 그렇게 한 잔 두 잔. 이런 저런 이야기로 빈 병이 꽤나 늘었을 때, 정국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번에도 잡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따라 나오는 사람은 있었다.




“야, 정국아.”




상현이 담배를 입에 물고 옆에 섰다.




“이 새끼 이거 얼굴 보기 힘들더니 연애하느라 바빴구나?”

“…….”

“형은 괜찮다~ 어차피 떠나간 인연이고. 너도 여주랑 자주 보니까 그럴 수도 있지.”

“무슨 소리야.”

“여주랑 사귀는 거 아니야?”

“아니야.”

“아아. 다행이네.”

“뭐가?”

“아직도 그러잖아.”

“그러니까 뭐가.”

“박지민에다 김태형에다…… 너랑 다른 사람까지.”




정국이 숨을 뱉었다. 연기가 아득하게 퍼졌다.




“내가 그랬잖아. 걔는 술자리에서 애매하게 군다고. 물론 거기에 홀라당 넘어간 내 잘못도 있겠지만.”




상현의 말도 연기와 함께 퍼졌지만 정국의 뇌리에는 화살만치 박혔다. 그 말이 제일 크게 작용해 여주를 안 좋게 봤었으니까. 하지만 상현 말대로 지민과 태형이 여주 손에 놀아나는 거라면 그 몇 년 동안 둘 중 그 누구와도 사귀지 않는 게 이상한 것이었다. 그 긴 기간 동안 놀아났다는 걸 모를 리도 없고. 모른다고 해도. 그게 김상현이랑 무슨 상관이야 이제.


언급하는 것에도 기한이 있는 거다. 유통기한이 간당간당한 두유를 찬 곳에 두었다고 그냥 먹는 거랑, 오래 전에 헤어진 연인을 최근에 다시 만났다는 이유로 은근히 까보는 거랑. 다르다는 거지.




“형.”

“엉?”




정국이 장초를 버렸다.




“얌마, 이걸 왜 버리냐. 어디 가게?”

“형 그만해.”

“뭐?”

“피해자랍시고 정여주 얘기 여기저기 하고 다니지 마. 그거 다 형 깎아먹는 짓이야.”

“뭐라고?”

“형 말대로 어차피 떠나간 인연인데 정여주가 뭘 하든 무슨 상관이야.”

“너 말에 핀트가 좀 이상하다?”

“어. 나 지금 형 걱정하는 거 아니고 정여주 걱정하는 거야.”




정국이 가만히 상현을 바라봤다. 안에서는 처음 들어갔을 때와는 달리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허…… 안 사귄다며?”

“안 사귀어. 형도 안 사귀고.”




둘 다 안 사귀는데 정여주 얘기는 형이 더 많이 해.




“그리고 형, 피해자 아니잖아.”

“…….”

“이제 그만해. 지겨우니까.”




장초가 바닥에서 굴렀다. 정국이 소음 속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상현의 표정이 어땠는지는 생각도 안 났다. 다만 제 앞에서 잔을 채우는 여주의 표정이 가득 들어찼다. 소주 말고 맥주 달라며. 그럼 소맥은 어때? 여주가 웃으며 잔을 내밀었다. 입장주야. 원샷 해야 돼. 여주의 목소리가 밖에서 퍼졌던 연기만큼 아득해졌다. 정국은 잔을 받았다.




“짠!”




이거는. 이거는 뭐지. 이거는 측은지심 아니잖아. 잔 채우는 게 무슨 측은지심이야. 입장주라고 지독하게 타서 주는 게 무슨 측은지심이야. 두유가 술로 바뀐 게 무슨 측은지심이야. 정국은 다른 무슨 무슨 지심들에 무엇이 있었는지 떠올리려 했지만 암만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안마시냐?”




암만 생각해도 여주 얼굴이 잔을 비우라며 재촉하는 것만 들어찼다. 정국은 소주가 반인 소맥을 들이켰다. 야, 남기면 벌칙주 바로 갈 거야. 짓궂은 말들이 밉지 않았다. 취했네, 취했어. 죄책감을 덜어낸 것뿐인데 측은지심을 생각하게 되는 것부터 취했다는 증거였다. 정국이 가볍게 머리를 흔들고 방금 나온 안주를 집어먹었다.




“아! 좋겠다! 누구는 감싸주는 사람도 있고!”




그리고 상현이 거칠게 문을 열고 들어오며 소리쳤다. 몸은 사진과로 가 있었지만 정국은 그게 누구를 겨냥한 말인지 알았다. 더구나 지민과 태형, 석진도 상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주도.




“어? 네 얘기 같았어? 미안. 근데 맞아, 네 얘기.”




상황이 좋지 않았다. 사진과가 단체로 웅성거렸다. 왜, 뭔데. 아니 그냥~ 정국이가 종총 안 낀 이유를 알 것 같아서. 찌끄려지는 소리에 여주 일행은 여주 눈치를 보기 바빴다. 여주는 웃고 있었지만.




“내가 계산할 테니까 다른 데로 가자.”




석진이 점점 커지는 사진과 대화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여주도 일어났다. 여주는 석진을 자리에 앉히고 테이블을 둘러봤다. 지금까지 시뮬레이션 돌렸던 것 중에서 이런 상황은 없었다. 이런 장소도 없었고, 이런 주위 인물들도 없었다. 그래서 더 좆같았다. 항상 예기치 않을 때마다 내 마음을 후벼 파는 새끼. 기껏 무시해줬더니 또 저 혼자 기고만장한 꼴에 손에 힘이 들어갔다. 여주는 강냉이와 방금까지 정성스레 말던 소맥을 들고 사진과로 향했다.




“왜, 같이 한 잔 하게?”




여주가 다다가자 주위에서 눈치를 봤다. 상현이 여유롭게 말을 얹자 여주가 씩 웃었다. 그리고 그대로 손에 들고 있던 강냉이와 소맥을 부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주위가 조용해졌다.




“지금, 뭐하냐?”

“왜? 너 뭐든 동시에 하는 거 좋아하잖아. 소주도 마시고 맥주도 마시고, 군대도 가고 여자친구도 사귀고, 퍼스트도 사귀고 세컨드도 사귀고.”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상현이 소리쳤다. 조금 멀리 앉아 있던 사진과 학생들마저 여주와 상현을 돌아봤다.




“네 주변 사람들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아무것도 모르고 너 감싸는데.”

“뭘 아무것도 몰라. 너 이러는 거 잘하는 짓이라고 그러는 거야?”

“잘하는 짓이지. 바람피우고 도망간 새끼한테 소맥도 못 처바르는 게 나라냐?”




상현의 입이 점점 벌어졌다.




“자기 잘못 쏙! 빼먹고 나만 좆같이 소문 낸 놈한테, 강냉이도 못 뿌려?”

“야, 정여주!”

“저기요들, 이제 종강이라 얼굴 볼 일도 없겠지만, 그동안 저 씹고 뜯었던 만큼 이것도 널리 널리 퍼뜨려주세요. 김상현은!”




군대 가서 바람피우고, 피해자 코스프레 하면서 전 여친을 모욕한 희대의 썅놈이다!




“라고.”

“…….”

“그게 아니면 그냥 소맥 처맞았다고 알려도 재밌겠네요.”




여주가 강냉이가 담겼던 그릇을 상현의 머리 위에 곱게 얹었다.




“어디 한 번 소맥 처맞은 이유, 잘 만들어 봐.”




여기 계산이요! 여주가 상큼한 목소리로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 내가 하려고 했는데.”




석진이 미리 챙겨둔 여주 겉옷을 넘겨줬다. 기온이 영하 언저리임에도 몸에서 열이 났다. 여주는 겉옷을 팔에 걸치고 대답했다.




“우리 술값 사진과 쪽으로 넘겼어요.”




태형과 지민이 장하다며 여주 머리를 헝클였다. 평소 같았으면 욕했을지 모르는 행동이었지만 여주는 가만 두었다. 술김이긴 했으나 맨 정신이 어느 정도 살아있는 상태였으니 됐다. 방금 일어난 일을 꿈으로 생각하지 않을 정도면 된 거다. 나중에 생각하면 조금 더 격렬하게 깽판칠걸 하고 후회할지 몰랐지만, 그래도. 여주는 후련했다.




“여주야!”




하지만 후련한 것과는 별개로 다리에는 힘이 풀렸다. 옆에 있던 태형과 정국이 여주를 일으켰다.




“집에 갈래?”

“뭘 집에 가. 오늘 코 삐뚤어지게 마시자고.”

“그래도 괜찮겠어?”

“당연하지. 종강이잖아!”




[방탄소년단/전정국] 내가 티낼 것 같아? 자존심이 있지 7 | 인스티즈


정국이 웃었다. 아득해졌던 정신이 돌아오는 듯했다. 측은지심이고 뭐고, 그래. 종강이니까. 강냉이랑 소맥도 던지고 부어줬으니까. 다섯은 다른 술자리를 찾아 떠났다. 어쨌거나 종강이라 즐거운 밤이었다.

























안녕하세요, 육일삼입니다.

네. 제가 종강했어요.

이상입니다.


사이다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사이다였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어쨌거나 여주가 상현이한테 정면으로 맞서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정면으로 맞서기만 한 건 아니지만.. 강냉이와 소맥이 있었지만.. 어쨌거나 그날 정국이 앞에서 엉엉 운 뒤로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만 알아두셔도 좋겠네요.


아무튼 이 글을 보고 계신 모든 분들 건강하세요. 잠도 잘 자셔야 해요. 저는 자러 갈게요..

-오후 4시에 일어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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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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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캬 작가님 제가 일등이에요
3년 전
독자2
어쩐지 주말 아침에 눈이 딱 떠진다 했는데 작가님 글이 올라오자마자 볼 운명이었나 봐요! 드디어 사이다라니ㅠㅠㅠㅠ 너무 좋아요 저런 사람들은 소맥을 머리에 부어도 강냉이를 머리에 쏟아도 싸요 오늘도 너무 재밌었습니다ㅠㅠㅠㅠ💜💜
3년 전
육일삼
히야 엄청난 우연이에요.. 제가 자러 갈 때 독자님은 눈을 뜨셨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반성해야겠습니다
그죠그죠 소맥도 부어버리고 강냉이도 쏟아버리고 그릇도 살포시 얹어줬으니 된 거겠죠 키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 ꒳ ˙ ꒱◜⁾⁾ 

3년 전
독자3
종강... 작가님 전 아직입니다...교수님은 마감을 왜 월말에... 아아아아악!!! 오늘 사이다였는데요ㅠㅠ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정국이가 제일.부러웠습니다..ㅠㅠ 마감 후유증인지 크리틱 휴유증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삭막한 중에 오아시스 만난 느낌!!! 자까님 사랑합니다💜💜💜
3년 전
육일삼
헕 이건.. 교수님이. 잘못하셨네요!
이번 화가 사이다라고 하셨으니 종강까지 스트레이트로 쫙 가시길 바라겠습니다..ㅠㅠ 독자님도 독자님의 색깔이 있을 거예요 우리가 보라색을 가진 것처럼요 히히 어쭙잖은 말일지라도.. 네.. 이 또한 한 줄기 오아시스의 일부이길 생각해보며.. 사랑 감사히 받아먹겠습니당 함냐함냐

3년 전
독자4
즣ㅎㅎㅎㅎㅎㅎㅎㅎ 정국앟ㅎㅎㅎㅎㅎㅎ 아주 좋아 스며드는거야 그렇지 그리고 여주야 증말 사이다 스프라이트 아니지 칠성사이다 완전 드링킹이다
증말 오늘도 정말 재미있게 잘보고 갑니다 항상 감사드려요💜
아 그리거 저도 종강했어요(tmi) 너무행복합니당ㅎㅎㅎ

3년 전
육일삼
칠성 사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고 있나 칠성!! (안 돼 보지마) 종강맞이 사이다 사러 가야겠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ᴗ•◍ॢ꒱ 
3년 전
독자5
작가님 이건 정말 사이다 그 이상을 넘어섰습니다
사이다로 폭우 내린 거 아닌가요?! 워호~~~~~!!!!!!
상현 너 이 인간아~~~~ 다신 보지 말자 이겁니다~~~~~~
이번 화 너무 시원하다 못해 크으....너무 좋아요!!!!!!
여주가 당당하게 맞서는 것도 너무 좋았어요ㅠㅠㅠㅠㅠㅜ
말도 어쩜 그리 잘한거야 종강버프 최고잖아ㅠㅠㅠㅠㅠㅜㅠ
저도 얼른 종강 버프 받고 열심히 쉬고 싶네요😂😂(?)
오늘도 완전 재밌게 봤습니다 이승으로 돌아오길 잘했네용ㅎㅎ

3년 전
육일삼
이승으로 돌아오신 걸 환영합니다!! ㅋㅋㅋㅋㅋ 이 세상 모든 대학생에게 하루 빨리 종강이 찾아오길,, 그리고 사이다 폭우 함께 맞아주셔서 감사해요 키키♡
3년 전
삭제한 댓글
(글쓴이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3년 전
육일삼
헉 안 돼요.. 독자님 응꼬 지켜...
3년 전
독자7
그 와중에 종강이 부럽네요ㅋㅋㅋㅋㅋㅋㅋ공부하다가 알림 들어왔는데 결말 너무 좋아요ㅠㅠㅠ진짜 어떻게 복수해야 사이다일까 했는데 소맥과 강냉이의 조합 아주 시원하군요ㅎuㅎ 종강 축하드리고 너무 재밌었습니다~!~!
3년 전
육일삼
ㅋㅋㅋㅋㅋ 축하 감사합니다*^^* 종강맞이 소맥폭포가 독자님의 무더위까지 날려버리길,,🌊🌊
3년 전
독자8
이게 나라냨ㅋㅋㅋㅋ사이다 좋아요
3년 전
육일삼
사이다는 7⭐사이다!
3년 전
독자9
캬 이제 스며들 일만 남았구낭^^~~~
3년 전
육일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웃음에서 엄빠미소가 느껴지는군요^^~~~
3년 전
독자10
작가님 늦ㄱㅔ지만 작가님소설 정주행중이에요💜💜 필력 머릿속에 그려지게 넘나 잘쓰세용 응원합니다!! 팬이에여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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