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봐.
그가 내게 물었다.
나는 그 질문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꽃을 보고 있어.
나의 대답에 그는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열고 닫히는 그 동공을 따라 일정하지 못한 달빛이 일렁거렸다.
오늘 비가 오지 않았잖아.
하고 그가 말했다.
그래.
나는 고개를 돌렸다.
비릿한 냄새가 코끝에 닿았다.
징그럽게도 끈적이는 그 향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 이상한 향기였다.
이렇게 더럽다가도 또 어느 순간이 되면 미칠듯 취하게 만드는.
그래, 그건 마치 너의 입맞춤과 같았다.
키스해줘.
내가 그를 돌아봤다.
그의 입꼬리가 보기 좋게 올라갔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싫은데?
하고 그가 말했다.
키스해줘.
싫어.
왜 싫어?
글쎄....
그가 말끝을 흐렸다.
비릿한 냄새가 온 방을 채워대고 있었다.
그 끈적하고 붉은 액체들은 장미의 잎처럼 하염 없이 차올라 내 맨발을 적셨다.
재환은 그런 나의 발을 바라봤다.
그가 신음을 흘렸다.
즐거운 표정으로 그는 손을 들어 제 눈을 가렸다.
보기 좋은 그 입술이 그 가지런한 이들이 내 눈에 새겨졌다.
오직 그것들만.
예쁘네-
그 소리에 나는 눈을 깜빡였다.
아주 예뻐.
그는 손을 내리고 나를 바라봤다.
그렇게 계속 헤집어 봐-
핏물이 네 손톱에 사이사이에 배어 지워지지 않을 때까지.
죽은 이름들이 네 발 밑에서 붉은 피를 뚝 뚝 흘릴 때까지.
...
지금 그러고 있잖아.
축축한 손을 들어보이며 나는 대답했다.
손에 덕지덕지 묻은 인주들이 팔뚝을 타고 흘러내렸다.
재환은 웃었다.
그래.
그가 말했다.
그게 예쁘다고.
Beautiful Ki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