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 아무것도 새겨져있지 않았다.
내 두 눈이 멀어버린 것인지
우리의 공간이 어두운 것인지
오직 신만 아는 일이었다.
어딜 보는 거야.
그가 말했다.
문득 땀방울이 흘렀다는 건
열기에 취한 본능적인 몸짓만 남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했고
아니면 너무 뜨거워 버티지 못한 숨들이 가쁘게 새어 나왔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 무엇이 되었건 그는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나는 아픔인지 아니면 쾌락인지 모를 감정에 휩싸여 작은 신음을 흘릴 뿐이었다.
그는 그런 나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고
나의 불퉁한 감정들은 그의 입맞춤에 눈 녹듯 사라지기 마련이었다.
결국에는 지독한 춤을 함께 추고 있었다는 것.
들키고 싶지도 들켜서도 안되는 그 더러운 춤.
나를 봐.
그가 다시 말했다.
보고 있어.
그의 눈을 마주 보며 내가 말했다.
아직도 내가 무서워?
다정한 질문과는 다르게 짓궂은 그 표정.
그 눈빛.
안 무서워.
거짓말.
...아파
내가 표정을 구기며 말하자
그는 나를 끌어안았다.
심장소리가 가슴을 통해서 그 피부를 통해서 느껴졌다.
믿기 힘든 일이었다.
가르고 자르고 또 베어내던 것들을
짓이기고 부러뜨리고 잘라내던 것들을
결국엔 너도 나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결국엔 너도 나도 한 번에 휘둘림에 쓰러질 거라는 것이.
미안해.
그가 말했다.
괜찮아.
이건 어쩔 수 없는 대답이었다.
정해진 정답처럼.
말하고야 마는.
네 눈에 취하고
비릿한 끔찍함에 취하고
은밀한 우리의 밤에 취하고
결국... 나를 잃을 때 까지.
원한들의 저주와
악령들의 노래와
이미 죽어버린 이름들의 잔상을
다 잊게끔 만드는 너의 밤.
나의 밤.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걸 비명이라고 이름붙였다.
내 품에 파고드는 그의 향은 내 목을 졸랐고
나는 그걸 백색의 아편이라 부르고 싶었다.
영원이 이렇게 사는거야
그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
매번 이렇게 자고
매번 이렇게 닦아내고
매번 이렇게 베어내면서
영원히.
누구 하나가 죽을 때 까지.
Bonnie & Clyde
너는 나랑 영원히
좀 더 은밀하게
비밀의 춤을 추다 잠에 들겠어
Secrete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