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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geass OST- Continued Story

 

 

어두운 길을 끝없이 걷고 있었다. 암흑 빼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끝없는 공간 속에서, 나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있는 것이라고는 저 앞에서 은은하게 빛을 내는 자그마한 하얀 빛 뿐이었다. 마치 따라오라는 듯이 내가 걸어서 가까워지면 그만큼 또 살짝 멀어져간다. 왠지 나를 놀리는 기분에 입술을 비죽이며 그 빛을 바라보았다.

 

달큰한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나는 까르르 웃는 아이의 청량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웃음소리를 따라 하얀 빛이 두어 번 흔들거렸다. 피식 웃어버린 나는 다시 떨어진 빛을 향해 걸어갔다. 이제는 날 더이상 놀리지 않겠다고 한 것인지, 걸어가도 더 멀어지지 않는다. 나는 청명한 빛을 반짝이는 동그란 구 옆에 섰다. 빛은 작았지만 한없이 따뜻하고 순수했다. 나는 이 빛이 날 출구로 안내할 것이라는 걸 알았다.

 

혼자였지만 더 이상 무섭지 않았다.

나를 여기서 내보내 줄, 사랑스러운 아이야.


 

어두운 공간 속에서 내 손을 잡아주고 있던 흰 빛이 어느 순간 훅 하고 사라졌다. 나는 당황해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자그마한 빛마저 사라진 공간 속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더없이 찬란하게 빛나던 웃음소리도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혼란스러워서 주변을 뱅글뱅글 돌던 나는 결국 제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여기가 어딘지, 출구는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나는 울고 있었다. 딱 내 옆 주변만을, 자그마한 반경만을 비추어주던 작은 빛이 사라졌다.

내 손을 붙잡아주고 있던 것이, 영영 내 곁을 떠났다.

 

가지 마, 가지마.

내 곁에서 떠나지 마.

이렇게 떠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잖니.

 

영영 잃어버린 빛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날 두고 가지 마렴, 청량한 웃음소리를 내는 아이야. 아직 본 것은 아무것도 없잖아. 이 세상에는 네게 보여줄 게 많아. 그러니까 제발 가지 말아줘...

나는 빛을 붙잡고 싶었다. 여기서 기다리면 다시 나타나 나를 안내해 줄 것 같았다. 그래서 사라진 빛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사라졌던 빛보다 더 큰 빛이 나타나더니 나를 끌어당겼다.


 



 

"아...."


눈을 뜨자마자 나를 강하게 끌어안는 힘에 느릿하게 깜박였다. 빛을 찾기 위해 뻗었던 손은 텅 빈 공중만을 붙잡고 있었다. 나는 멍한 눈으로 차차 또렷해지기 시작하는 시야를 바라보았다. 먹먹했던 귀 속으로는 울먹이는, 그립고도 아픈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눈 떠 줘서 정말 고마워요...


"내가 다 잘못했어요. 말도 들으려 하지 않고, 제멋대로 화내고 상처줘서 미안해요. 때려도 좋아요, 내가 잘못했어..."


전정국은 나를 붙든 채 울고 있었다. 나는 내 어깨가 점차 젖어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답을 해야 하는데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실은 아니란 걸 알았다는 그의 사과를 들었지만 나는 그에게 물어볼 게 한 가지 남아있었다. 뻗은 손 끝에서는 여전히 사라졌던 작은 빛이 당장이라도 닿을 것 같았다. 나는 메마른 입술을 달싹여서 간신히 물었다.


"아이, 는....."

"미안해요...."


전정국은 내 머리를 감싸안으며 울먹였다. 그의 말에서, 나는 아이가 유산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눈가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사실, 꿈 속에서 작은 빛이 나를 놓아준 것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나왔다. 그 말을 듣고서야 나는 공중을 향해 뻗었던 손을 힘없이 떨어뜨렸다.

 

끝없이 펼쳐진 길에서 나는 목소리를 들었다. 청량하게 울려퍼지는 맑은 웃음소리. 분명, 너를 닮은 아이었을 것이다. 참으려고 했지만 참을 수가 없었다. 고장난 물건처럼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전정국은 연신 사과했다. 나는 그의 품에 파묻힌 채 팔을 들어 그의 등을 퍽퍽 내리쳤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무너져내릴 것만 같았다. 내 안에 있다는 것을 느끼지도 못했을 만큼 작았지만, 사라진 흔적은 너무나도 컸다. 쏟아져나오는 눈물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아도 그를 때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나쁜 놈아...."

"미안해."

"이 나쁜,"


내 주먹질에 그의 몸이 흔들렸다. 나쁜 놈아, 넌 진짜 나쁜 놈이야. 그렇게 말하려고 했으나 빛을 보지도 못하고 떠난 아이를 생각하니 절로 목이 콱 막혀와 입을 다물었다.

전정국은 내가 때리는 걸 다 맞아주고 있었다. 솔직히, 손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세게 때렸다고 하더라도 그는 별로 아프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받을 기회도 받지 못한 채 떠나버린 아이를 생각하니 너무나 슬펐다. 나는 아마 그 웃음소리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었다. 까르르, 들었던 웃음소리가 다시금 귓가에 희미하게 들려오는 듯 했다. 가슴이 저며왔다. 나는...

 

아가야...

날 용서하렴.

 

나는 주먹질을 멈추고서는 그의 품에 기댔다. 전정국은 말없이 나를 더 강하게 끌어안아왔다. 나는 울면서도 그를 천천히 끌어안았다. 메인 목소리로 입술을 떼었다. 나쁜 놈아,


"널... 사랑해."


어떡하지... 그래도 네가 좋아.

한참동안이나, 전정국은 나를 붙들고 눈물을 흘렸다.


* *
 

유산 후에는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해서, 나는 몸을 회복시키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전정국은 내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꼴을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눈치였으나, 약간의 움직임은 회복에 필수적이라는 의원의 말에 못마땅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주일 이상이나 일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듣고서 나 자신조차 믿기지가 않았으니, 전정국이 이렇게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싶었다.

 

내가 오랫동안 잠을 자는 사이에 많은 것들이 일어났고, 정리되어 있었다. 나를 습격했던 암살자들은 한 사람의 사주로 인해 움직였다는 것을 알았고, 그 사람은 죄를 인정하고 모든 것을 반납한 채 고향으로 내려갔으며, 암살단들에게는 앞으로 다시는 적나라에 관련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했다. 그리고 연이는... 불이 난 연화궁과 함께 사라졌다. 유골은 무사히 거둬져, 양지바른 곳에 묻히게 되었다. 

중단되었던 순행은 몇십년만의 폭설에 이동하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되어 날씨가 따뜻하게 풀릴 때쯤인 봄으로 미뤄졌다. 박지민에게 내려졌던 추방령은 거둬졌고, 다친 팔의 치료도 잘 받고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원래 복직으로 복귀되었는지 아닌지까지는 듣지 못했다. 그리고 나를 도와줬던 방랑자, 준, 은 사실 김석진의 둘째 동생인 김남준이라는 것과 김태형도 그의 막내동생이라는 사실까지, 다.

 

머리가 아플 정도로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들어왔지만 어쨌던 간에 나는 이제 이 정도면 잘 풀어져나간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차츰, 다 괜찮아질 거라고. 나는 배를 한 번 만져보고서 손을 뗐다. 이 속에 있던 생명이 떠나간 지 사흘. 나도, 괜찮아질 거라고.

나는 내 옆에 조용히 앉아있는 전정국을 바라보았다. 그는 나를 바라보고서는 고개를 슬쩍 내려 시선을 피했다.


- 그 때, 왜 날 구했어?


강가에서 정신을 잃고 쓰려져있던 자신을 왜 구해주었냐는 물음.

나는 천천히 입을 떼었다. 그... 우리 사이에 예전의 일은 거의 금기시 되어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숨길 게 없음을 안다. 내가 왜 너를 구해줬을까, 반 년도 훨씬 넘은 그 때의 심정을 되새겨본다.


"그때 구해줬던 거...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한 거에요."

"..........."

"의도적인 접근도 아니고, 우연하게.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앞 일은 생각하지 않았죠."


내 말에 전정국이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할 말이 있다는 듯 입술을 달싹거리고만 있었다. 다 훌훌 털어낸 기분이라 나는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벽에 등을 기댔다. 전정국은 입술을 꾹 깨물며, 양 손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더니 입을 열어 물어온다.


"나 보기 싫죠."


전정국이 힘없이 물어왔다. 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전정국은 풀이 죽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 때문에 유산된거니까 내가 꼴보기 싫죠. 그리고서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나를 바라보았다. 슬픈 얼굴을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바보같죠? 그래도 폐하를 미워할 수 없는 내가, 바보같지만 어쩔 수 없어요. 이렇게 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한밤중에 눈이 문득 떠졌다. 어디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꿈 속에서 들었던 맑고 청량한 아이의 웃음 소리.

나는 이불을 걷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움직임에 옆에서 자던 전정국이 일어나 무슨 일이냐고 묻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대답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홀린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웃음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걸음을 재빠르게 놀렸다.


까르르-.


까맣게 죽은 복도에서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어디야, 어디서 나는 거야. 고개를 빙빙 돌려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았다. 다시금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복도 끝에서부터 들려오고 있었다. 저기에서 아이가 나를 부르고 있다. 나는 심장이 쿵쿵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떠나지 않았어. 걸어가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며, 달음박질로 바뀌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 김여주!"


뒤에서 날 확 잡아끄는 손에 휘청이며 품 안으로 쓰러졌다. 뭐하는 거야, 지금...!

얼핏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섞여 있었다. 나는 전정국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팔을 허우적댔다. 조금만 더 가면 아이를 볼 수 있는데 왜 날 방해하는 거야.


"아이가....."

"무슨,"

"저 앞에 있단 말야... 웃음소리..."


나는 필사적으로 그의 팔을 떼놓으려 노력하며 말을 이었다. 그 사이에 웃음소리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어서 나는 조급했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데, 놔줘요, 응? 놔 줘.

그러나 전정국은 내 말을 듣고서 풀어주기는 커녕, 뒤에서부터 안아온 팔에 힘을 주었다.


"제발, 제대로 봐,"

"아이,"

"없어, 없다고. 계단이라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절절하게 소리치는 목소리에 그제서야 멍했던 정신이 돌아왔다. 내 발끝이 계단 바로 앞에서 멈추어 선 것도 들어왔다.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더 내딛었으면 아래로 굴렀을 뻔한 상황이었다. 아닌데, 아니었는데. 나는 고개를 살살 저었다. 아니었단 말야....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다. 전정국은 나를 더 꼭 껴안으며 흐느꼈다.

미안해요, 내가 다 잘못한 거에요. 아이가 죽은 거, 다 내 탓이에요. 그러니까,


"이제 인정해요...."

"..........."

"아기를, 보내줘요..."


가슴이 쿵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또다시 눈물이 차올랐다.

환청이었다. 괜찮을 것이라고 다짐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일어나서, 유산 소식을 듣고 나는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럴 준비가 안 되어 있었나 보다. 나는, 아직도 아팠던 것이었다.

환청이라는 것을 인정하자, 아찔한 높이의 계단이 다시금 눈에 들어왔다. 모든 게 허상이었다는 것, 아이의 웃음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는 것. 더 이상 그 청량한 웃음소리는 들려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보내줘요, 제발..."

 

전정국이 내 목에 얼굴을 묻으며 울먹거렸다. 아, 나는 물기어린 탄식을 내뱉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그의 품에 얼굴을 묻은 채 입을 천천히 열었다. 시선은 텅 빈 공중을 향해 있어서, 두 눈을 꾹 감기로 했다.


"보내...줄게..."


목소리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전정국은 꼭 안은 채 내 목소리를 들었다. 나는 사실을 인정했다. 아이의 죽음을 인정했다. 나는 울면서 눈을 감았다. 감은 두 눈에서는 소리없는 눈물만이 계속 흘렀다.


응.... 보내 줄게.

 

* *

 

이제는 더 이상의 머리아픈 일은 없을 것이었다. 석진은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남준도 집에 돌아와 부모님의 근심을 덜어드렸고, 사사건건 골치아팠던 윤민한도 처리했고,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 초조했던 김여주도 일어나 차차 원상태로 회복하고 있었다. 불탄 연화궁은 날씨가 풀리는 대로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모든 게 잘 될 것이었다.

 

일을 끝마치고 방을 나서는 석진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오랜만에 가족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서 성대한 저녁식사를 하는 날이었다. 매번 가족식사 자리에는 자신과 김남준, 그리고 김태형 이 세 사람 중 한 명이 반드시 빠져 있었기에 제대로 된 가족식사라고 칭하기에는 조금 모자랐지만 오늘은 아니다. 유독 가벼운 걸음으로 방을 나서려고 했던 석진은 갑자기 스윽 나타나온 인영에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아이,"


ㅆ... 라고 상스러운 욕을 뱉을 뻔 했으나 상대가 황제라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초인적인 인내를 발휘해 가까스로 참아냈다.

뒷 말이 끊긴 느낌에 정국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무언으로 물어왔으나 석진은 시치미를 뗐다. 당연했다. 미치지 않은 이상 욕할 뻔했다는 걸 인정할 바보는 없었다.


"큼, 가족들과 오랜만에 다 모여서 식사를 할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신난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다 큰 사내가, 그것도 김석진이 아이, 신나라- 를 내뱉으려 했다는 얼토당토 않는 말에 정국의 얼굴이 괴상하게 일그러졌다. 그러나 석진은 능숙하게 빠져나갔다. 표정을 다듬은 채 정국에게 진지한 어조로 묻는다. 그런데 왜 여기 계셨던 겁니까?


"부탁할 게 하나 있어서요."

"그런거면 아까 부탁하시지 그러셨..."

"정확히 말하자면, 그대의 부모에게도 부탁하는 거랄까?"


정국의 말에 석진은 뭔가 탐탁잖음을 감지했다. 정국이 입을 열었다. 저번에 말했던, 가문 입적 이야기 말이에요.

그 말에 석진은 정국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눈치챘다. 이제 제 앞길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막 나가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니까, 단기간에 신분 상승을 통해 그녀를 황후로 맞이할 수 있는 방법 말이다. 석진이 정색했다.


"전 싫다고 말씀드렸을 테....."

"야근 면제권 3회."


턱하니 내뱉은 말에 입을 다문다. 정국이 석진의 눈앞에서 미끼를 흔들었다. 달랑달랑, 움직이는 좋은 간식거리에 석진의 눈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러다가도 진지하게 그녀를 자신의 가문에 이름을 올릴 생각을 하면 머리가 아파온다.

 

그래, 객관적으로 보자면 황제의 제안은 전적으로 석진에게 이득을 가져다주는 이야기였다. 이 제안을 거절하는 것은 굴러들어온 금덩이를 애써 길바닥에다가 옮겨놓고 버리는 것과 비슷했다. 아무리 혼인을 위해 단순하게 입적만을 하는 것이라도, 공식적으로 황가의 사돈이 된다면 앞으로의 위치 자체가 달라진다.

그러나, 석진은 권력이나 위치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물론, 예전에야 이 자리까지 올라오기 위해서 아득바득 악바리같이 굴긴 했지만 그것은 다 정국을 위해서였고, 모든 게 다 해결된 지금은 딱히 기를 쓰면서까지 권력을 얻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지금처럼만 계속 살아도 미래는 충분히 보장된다. 석진은 다시금 고개를 저으며 거절하려고 했다.


"아무리 그러ㅅ,"

"거기에다가, 휴가 기한 10일 늘려주죠."

"............"


달콤한 말에 거절하려던 석진의 입이 도로 다물린다. 정국은 마지막으로 거대한 미끼를 투척했다.


"원하면 언제든지 써도 되고."


결국, 미끼를 턱하니 문 석진을 보고 정국은 더없이 환하게 웃어보였다.

 

* *

 

시녀들의 손이 바쁘게 오간다. 그녀들의 손이 바쁘게 움직이자 밋밋하게 늘어져있던 머리카락에는 은은하게 반짝이는 장신구들이 붙여지며 점차 모양새를 갖추어갔다. 눈을 살포시 감은 채 있자, 부드러운 솔이 눈가를 두어 번 쓸고 지나간다. 입술에도 붉은 색을 낸 붓으로 몇 번 덧칠한 후 떨어진다. 팔목에는 딱 맞는 얇은 은색 팔찌 몇 겹이 겹쳐져 흔들 때마다 짤랑이는 소리를 냈다.

 

나는 거울 속에 비추어진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길게 바닥까지 늘어진 흰 치맛자락 끝에는 푸른색 꽃무늬들이 아름답게 놓여져 있어 단아하지만 고풍스러운 느낌을 자아냈다. 내가 지금 왜 꾸몄느냐 하면,


"정말 아름다우세요."


한겨울의 혼인식이 곧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들뜬 목소리로 시녀들이 연신 칭찬을 건넸다. 팔찌는 정말 이걸로 괜찮으시겠어요? 다른 걸로 바꾸는 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 과하지 않아도 충분히 잘 어울리세요. 정작 치장을 받은 나 자신보다 그녀들이 더 신나고 설레여 보였다. 내가 굳이 바꿀 필요 없다고 해도 다른 것도 해보시는 건 어떠시냐고 계속 권하는 통에 들어주었다가 엄청 고생한 끝에 결국 처음에 했던 대로 돌아왔다.


"진이 다 빠지네...."


혼인식이 시작되려면 조금 더 남았기에, 나는 그 시간 동안 빼놓았던 정신을 차리고자 여전히 옆에서 뭐라뭐라 말을 건네는 시녀들을 밖으로 내보내고서는 한숨을 푹 쉬었다.


 

몇 주 전, 전정국은 내게 물어왔다. 황후가 되어주면 안되겠느냐고. 나는 눈을 끔벅였다. 갑자기 왜 황후 소리를 꺼내는 지도 몰랐다. 연화궁이 불이 타서 지금 다른 궁에서 지내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막연히 궁이 재건되면 다시 그 안으로 들어가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후궁으로 살아도, 전정국이 이제는 내게 잘해줄 테니 걱정없다고 생각했다.

황태자였던 시절에 들었던 말도 나를 황후로 맞이할 순 없다고 했는데, 왜?


'그때도 어쩔 수 없으니까 이해해달라고 했잖아요.'

'이제는 달라졌어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대답해요. 응?'


나는 전정국의 눈동자를 한참동안이나 들여다보았다.

그동안 겪었던 일들이 많았던 지라, 만일 내가 황후에 올라가게 되면 그보다 더 힘든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겁이 닥쳐왔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다시는 이럴 일 없다고 하면서도 내심 마음 속으로는 닥쳐올 불행에 대한 가능성을 점쳐보았던 걸지도 모른다. 전정국은 머뭇거리는 날 보고 시간을 줄 테니 천천히 생각하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정말 천천히 생각했다. 그런데,

 

전정국은 내 의견과는 상관없이 황후 자리에 올릴 생각이었던 게 틀림없었다.

 

마주친 김석진이 어색한 표정으로 내 시선을 피하는 것에서 뭔가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왜 그러냐고 끈질기게 물어본 후에 답을 받았던 순간..... 들었던 생각이란. 그 날, 나는 전정국에게 쉬지않고 쏘아붙였다. 이이이 사기꾼...! 차마, 한 나라의 황제에게 욕을 할 배짱까진 돌아오지 못했다.

 

어찌어찌 하다 보니 나는 김석진의 집안에 양녀로 호적이 올라가 있던 것이었다. 전정국에게 꼬치꼬치 따져물은 결과, 그 가문에 호적이 올라간 때는 나한테 황후가 되어줄 생각이 없냐고 묻고 바로 이행했어야지만 입적 절차를 밟을 수 있던 시기였다. 법률상 자신과 혼인하기 위해서는 신분 차이를 좁혀야 하기에 이럴 수밖에 없대나 뭐래나.


'그래도 언젠가 수락해 줄 거라고 생각해서 미리 그런 거지...!'

'나가요.'


그래, 언젠가 수락해 줄 거라는 말은 정말 사실이지만. 괘씸했던 터라, 나는 정색한 채 딱딱하게 내뱉었다.

준, 아니 김남준과 김태형은 둘째 치고서라도 김석진을... 예전부터 딱딱했던 그의 모습만 기억하고 있는 나로서는, 새 '가족'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와닥닥 소름이 돋았다. 경악에 찬 내 표정을 읽은 전정국은 단순히 호적상에만 올라가 있고, 실제로는 만날 일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몇 번이고 날 안심시켰다. 불행 중 다행이려나. 나는, 전정국을 쥐어 패고 싶은 마음을 꾹 내리누른 채 결국 고개를 끄덕거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말은 정말 사실이었던 건지, 나는 그간 김 씨네 삼형제들을 본 적이 없었다. 오늘 있을 혼인식에서는 봐야겠지만.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똑똑, 하고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들어오는 세 사람들을 본 순간 절로 표정이 굳어진다.

 

왜 지금 내 앞에 삼 형제가 보이는 걸까?


"준비를 다 마치셨다고 들었는데, 왜 계속 앉아계십니까."

"준비하느라 힘들어서 조금 쉬고 있었던 것 뿐이에요. 곧 나가려고 했었어요."


김석진이 물어오는 말이었다. 아무리 호적상으로 오빠 -진짜 거부감이 들지만- 라지만, 나는 여전히 남이라고 생각했기에 조금은 딱딱하게 말했다. 내 말에 김석진이 후 한숨을 쉰 후 한참동안이나 자기 손가락을 꼭 붙잡고 있더니만 결심했다는 듯 심호흡을 하고서 입을 열었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저는 당신을 여동생으로 대해줄 생각 없습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 어차피, 이 나라에 붙어있는 시간이 별로 안 되어서."


흘러나오는 김석진의 말을 듣고 옆에 서 있던 김남준이 동조해왔다.

애초부터 나도 그렇게 생각할 마음 없었는데, 왜 자기들끼리 난리실까. 나는 어쩌라고?의 표정으로 어깨를 한 번 들썩였다. 김석진은 눈썹을 한 번 치켜올리고, 김남준은 피식피식 웃는다. 그러고서는 덧붙인다.


"예비 황후 전하, 잠시 후에는 표정 관리 잘 하시는 게 좋을 걸요."


나는 그 말을 못들은 척 했다. 그러다가 들리는 말에 고개를 돌렸다.


"다 매정하네. 나라도 잘 해줘야겠다."


그 말을 한 사람은 김태형이었다. 나는 김태형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색하다고 하면 어색하고, 친하다고 하면 친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세 사람들 중에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감이 제일 안 잡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전쟁터에서 처음 만나고 그곳에 있었을 때는 친구같이 잘 놀았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싸늘하게 날 내려다보던 김태형을 생각해보면.

나는 머뭇거렸다. 그러자, 김태형은 내 앞에 서서 요구해온다.


"오빠야, 하고 불러줘 봐요."

"...맞고 싶은가봐요?"


어떻게 대할까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발언에, 나도 그를 예전에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처럼 대하기로 마음먹었다. 살벌한 발언에도 김태형은 아랑곳하지 않고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해왔다.


"우리 비실이가 언제 이렇게 예뻐졌죠."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그 때, 보내지 말고 채올 걸 그랬어요.

헛소리라 생각했기에 나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김태형은 또다시 자기 말을 무시하는 거냐며 찡찡거렸다. 여전히 나는 김태형의 말을 무시하고 있었지만, 입가에 피어오르는 미소는 어쩔 수가 없었다.

 

닫혔던 문이 열리고, 시녀들이 이제 가실 시간이라는 말을 했다. 김태형의 옆을 따라 혼인식장으로 향하던 중, 그 길목을 지키고 있던 사람들 중에서 한 사람이 눈에 띄였다. 나는 가던 걸음을 박지민의 앞에서 잠깐 멈추었다. 그를 바라보는 내 시선에 박지민이 짧게 인사를 해 보인 후, 먼저 입을 열었다.


"오늘, 정말 예쁘세요."

"...고마워요."


눈치를 보던 김태형이 앞으로 먼저 걸어가나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박지민의 얼굴은 좋아보였다. 나를 향해 부드럽게 지어보이는 미소에 그동안 내심 걸렸던 짐덩이가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팔은 이제 괜찮아요? 내 물음에 박지민이 왼팔을 움직여보인다. 보시다시피, 이제 괜찮아졌어요.

그렇게 대답한 후에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 박지민이 가만히 입을 열었다. 혼인식이 끝나면,


"저는 이 나라를 떠날 거에요. 아, 추방령이 아니고요. 남준이 형이랑 같이 길을 떠나기로 했어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입술을 떼자, 박지민이 먼저 선수를 쳤다.

당분간은 좀 쉬려고요. 다른 나라를 돌면서, 구경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여행도 중요한 경험이니까, 발이 닿는 대로 돌아다니면서 많은 걸 경험해보고 느낄 거에요. 박지민이 조근조근하게 말했다. 그러는 사이에 시간도 많이 지날 테고, 어쩌면 소중한 사람도 생기겠죠.

나는 박지민을 쳐다보았다. 잠깐 동안 정적이 흘렀다. 박지민이 웃어보였다. 그러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는요,


"당신과 모든게 정반대인 여자와 결혼할 거에요."

"........."

"그래서 그녀를 봐도, 당신이 전혀 생각나지 않게."


단호한 말투였다. 나는 옅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그에게 마지막 말을 전했다.


"행복해지세요."


박지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로써, 부부의 연을 맺었음을 선포합니다."


길고 길었던 축사가 끝나자 축포가 터지고,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들렸다.

혼인 선포를 들은 전정국은 내 허리를 감싸며 키스해왔다. 주변이 복작복작해지고 시끄러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귀에 들려오지 않았다. 날 감싸오는 그의 체향에 눈과 귀가 온통 멀어서, 나를 잠식해오는 그의 입맞춤에 홀린 듯 따라갈 뿐이다.

입술을 뗀 전정국은 코끝을 맞댄 채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나는 그의 눈동자 속에 비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랑해."


눈으로 하얗게 뒤덮인 황궁에서, 그보다 더 하얗게 빛나는 날이 마침내 찾아왔다.

 

* *

 

그 후로 한 달 반이 지났다.


"전하, 성격이 너무 까칠하신 거 아니에요?"

"어쩌라고요."


집안에서 외면받던 쌍생아의 자리에서, 지금 황후의 자리까지. 신분은 급격히 상승했지만 나는 그다지 달라진 게 없었다. 솔직히 달라져야 했으나... 오히려 황후의 격식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한 손에 책을 붙들고 내궁에서 박혀있을 전정국을 찾아가고 있었다. 추위가 다 지나간 건지 이제는 별로 춥지도 않았다.


"폐하께서는 지금쯤 업무에 시달리...."

"고 있는 게 아니라 농땡이 치고 계시겠죠. 다른 사람에게 떠넘긴 채."


전정국의 패턴을 파악한 나는 여유있게 되받아쳐주었다. 내 말에 김태형이 입을 다문다.

행동거지나 말투에서 전혀 황후의 위엄이 묻어나오지 않는 날 보고, 김태형은 차라리 연화궁에 있을 때처럼 조금 얌전해지시는 게 어떨까요 하는 미친 소리를 지껄여댔다. 나는 웃으면서 그의 정강이를 까주었다. 물론, 다른 사람이 볼 때 이러지는 않았다. 조신한 척, 조신한 척.

김태형이 다리를 붙들고 끙끙거리는 것을 본 남자가 왜 그러시냐며 물어오자 김태형은 어색하게 웃으며 그를 어깨동무한 채 재빨리 사라졌다.


"어쩜 저런 멍청이가 첩자 역할을 잘 해냈는지 진짜 궁금하다."


 

정말 최대의 의문이었다. 나는 언젠가 전정국에게 무슨 생각으로 김태형을 보낸 거냐고 물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궁으로 들어서려던 나는, 저 앞에서 걸어오는 전정국을 보고서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더 걷지 않아도 되어서 신이 났다. 전정국은 나를 보고서는 놀란 표정을 짓으며 빨리 걸어왔다. 내 앞으로 다가온 전정국이 물어왔다.


"여기까지 왜 왔어요?"

"황궁 사단에 대해 말할 게 있어서요."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말에 전정국의 표정이 요상해진다. 갑자기 뭔 소리에요, 그건.

나는 한 손에 들고 있던 책을 탕탕 쳐 보이며 그에게 말했다. 폐하가 공부하라고 해서 열심히 공부했어요. 남아도는 건 시간이니 진짜 열심히 공부했고, 그러다보니 어떻게 하다보니까 황실 사단에 대해서도 공부를 좀 했는데 말이죠.


"사단은 총 12사단이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예전에는 14사단까지 있다고 들었어요."

"가면서 말해요."


전정국이 걷기 시작하자, 나도 그 옆에서 걸으면서 그에게 말을 했다. 2사단을 줄인 이유가,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라고 되어있는데 책을 봐도 그닥 효율적으로 바뀐 부분은 없단 말이에요. 오히려 그 없앤 2사단에 속해 있던 인원들을 다른 사단에 분배하느라 한동안 되게 질서가 어질러졌다는 게 보였거든요.

어느새 백화궁으로 들어서던 전정국이 나를 돌아본다.


"그런 건 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에요?"

"책에서 봤는데요."

"그런 건 책에 없는 거 알고 있거든요. 솔직히 말해요. 또 사단에 놀러갔죠?"


찔려서 나는 입을 다물었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자수나 꽃꽃이 따위가 아닌, 검술이나 전략 이런 쪽이길래 그와 관련된 서적만을 읽었다. 그러다가 모르는 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해결점을 찾으려 전정국을 슬슬 구슬리곤 했지만, 그는 내가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는 걸 좋아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래서 난 김태형을 가끔 찾아가곤 했다. 물론, 걔도 아는 건 없어서 얻은 건 별로 없었다. 다만, 그의 형인 김석진이 -지금은 행정부라지만 예전에는 최연소로 1사단의 단장직에 올라 있었다고 한다- 아는 게 많아서 김태형이 답을 얻어내서 알려준 정도다.


"내가 가지 말랬잖아요. 가만히 있는게 그렇게 힘들어요?"


이걸 확 그냥.

전정국이 씁 하고 입을 감춰문다. 하지만 나는 이제 더 이상 그가 무섭지 않았다. 나도 똑같이 씁, 하고 입술을 감춰물자 전정국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 모습을 본 나도 똑같이 눈썹을 치켜올려주자, 그는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그간 성격 어떻게 죽이고 살았나 몰라."


전정국이 팔짱을 끼며 창틀에 기대앉았다. 나는 입을 비죽였다. 내 성격이 뭐가 어떻다고 그러는 건지.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런 건데 기분이 언짢았다. 삐친 것을 겉으로 드러내고 있자, 지켜보던 전정국이 피식 웃으며 팔을 벌려 나를 불렀다.


"또 그런다. 삐지지 말고, 이리 와요."


내가 못 들은 척 몸을 돌려 나가려고 하자, 어느 새 나를 따라온 전정국이 나를 빙글 돌려세웠다. 그리고서, 부드럽게 입술을 맞대어왔다.

 

* *

 

어느 새 두 달이 넘고 이제 세 달이 되어가고 있었지만, 전정국이 내게 하는 것이라고는 진한 입맞춤일 뿐, 그 이상은 하지 않았다.

오늘도 잠들기 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다가 어찌하다보니 서로 장난이 붙어서 간지럼을 태우고 있었다. 그러다가 승부욕이 붙어서 어떻게 하면 상대를 더 간지럽히냐에 대한 경쟁심리로 흘러가다 보니 지금은 전정국이 정색한 채 내 위에 올라타서 간지럼을 태우고 있는 중이다.


"아, 흐, 그만...!"


왜 이렇게 간지럼을 잘 태우는 거야. 나는 참다 못해 거의 숨이 넘어갈 뻔하도록 학학대다가 결국 항복하고 말았다. 그제서야 전정국이 간지럼을 태우던 것을 멈췄다. 간지럼을 참으려다 보니 눈물까지 맺힌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자, 전정국의 표정이 이상하게 풀려졌다.


"잠깐, 잠깐 나갔다 올게요."


좀 당황한 목소리로, 전정국은 몸을 일으키더니 잠시 바람을 쐬고 오겠다며 방을 나가려고 했다. 저 말이 정말로 바람을 쐬고 싶다는 뜻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저렇게 말하는 것을 가끔 봐 왔지만 오늘만큼은 그를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이주일 정도 전, 의원에게서 이제는 관계를 맺어도 괜찮다는 확답을 들었다. 그렇지만 아직 나에게는 확신이 없었기에 그저 계속 미뤄왔을 뿐이었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이렇게 둘 수 없다는 건 잘 알았다. 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나가려는 전정국을 붙들었다. 내 손길에 붙잡힌 전정국은 그대로 멈추어 있었다. 잠깐, 잠깐만요.


"날 봐요."


전정국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나를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은 복잡했다. 그렇지만 이미 결정을 내렸기에 나는 말을 이었다.

내가 우울해보여요? 내가 슬퍼 보여요? 내가 만지면 깨질 만큼, 한없이 약해 보이냐고요.


"그렇지 않아요."


나는 단호하게 말을 맺었다. 내 말을 듣고서, 전정국은 말없이 나를 내려다보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시선. 아이를 떠나보낸 아픔을 평생 잊지 못하는 거 아니냐는 시선. 나는 손을 뻗어 전정국의 볼을 살살 어루만졌다. 내 손길에 그가 눈을 깜박였다. 깊은 눈동자 속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과거는 보내줘요, 흘러가게 놔 둬. 모두 다 잊고, 새로 시작해.


"우리 둘 다, 서툴렀잖아..."


서툴렀다.

우리가 아팠던 이유는 그것 하나다. 간단하지만 복잡한 단어. 그리고 이제는 아닌 것임도 안다. 하나하나 말하며, 나는 전정국의 목에 입을 맞추었다. 천천히 흝으며 위로 올라가는 내 행동에도 전정국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허락해도 넌 고민하고 있는 걸 알아, 속은 여린 남자야.


"이제 더 이상 안 아파도 돼."


나는 전정국의 입술을 찾았다. 전정국은, 한동안 가만히 있더니 곧 고개를 꺾으며 내게 더 깊숙히 입을 맞춰왔다.

옷 속을 파고든 손이 살갗을 진득하게 쓸어올리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 *

 

- 5년 후.

 

따뜻한 계절이 돌아와, 황궁에서는 진한 꽃향기가 풍겨오고 있었다.

 

비번인 터라 태형의 옷차림은 평소와 달리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태형이 걷는 걸음의 끝에는 백화궁이 자리하고 있었다. 백화궁에서는 까르르 하고 웃음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 웃음소리에, 백화궁을 향하던 태형의 걸음이 조금 더 빨라진다.

 

백화궁 안으로 들어선 태형은 안에서 펼쳐지고 있는 평화로운 풍경을 바라보았다. 어린 황녀가 연신 웃으면서 팔랑거리며 날아가는 나비를 쫓아가고 있었다. 뒤에서는 나비를 잡으려 뛰어다니는 황녀가 행여나 넘어질까 해서 시녀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황급히 따라잡는다. 나비가 황녀의 코에 앉았다가 팔랑 날아간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코에 앉아있던 나비를 보던 아이는 나비가 다시 날아가자 울상이 되었다. 그러다, 저 앞에서 보이는 태형을 보고서는 또 눈이 동그랗게 된다.

 

잠시 가만히 있다 싶더니 또 뛰기 시작하는 황녀의 모습에, 시녀들은 조금 전처럼 넘어질까 노심초사한 표정이었지만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도착한 황녀가 태형의 다리에 착 달라붙자 또 저러시네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태형은 제 다리에 붙어오는 황녀를 보고 웃으면서 무릎을 끓었다.


"황녀님,"

"네에."

"황후 전하께서는 어디 계세요?"

"모올라요. 들어올려주세요."


아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태형에게 안아달라고 손을 뻗었다. 태형은 고민하다가, 안아들었다. 꺄아! 갑자기 들어올려져서 신난 아이가 태형의 머리카락을 길게 잡아당겨왔다. 제법 아플 만 했지만, 태형은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아이가 편하도록 안아든 채 아이의 부모를 찾아 걸었다. 걸어가는 태형의 옆으로는 다 지어진 연화궁이 눈에 들어왔다. 다시 은은한 색을 내보이는 연화궁을 지나쳐서, 그 뒤에 자리하고 있는 큰 정원으로 향했다.

 

 

연화궁의 뒤에 나 있는 아름다운 꽃밭에서는 두 남녀가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남자는 여자의 머리칼을 매만지면서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여자는 뒤돌아 있었기 때문에 무슨 표정인지는 알 수 없었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주변이 환해질 정도로 웃던 남자가 여자에게 입을 맞춘다.

싱그러운 두 남녀가 가벼운 옷차림으로 스러진다. 여자의 모습은 꽃밭 속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지만, 남자의 표정으로 여자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었다. 태형의 품에 안겨있던 황녀가 태형을 톡톡 두드리며 칭얼거렸다.


"내려주세요."

"내려줘요?"

"네에."


태형이 황녀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도도도, 꽃밭을 향해 걷던 아이가 멈추어 서서 두 남녀를 부른다. 꽃밭 속으로 한 번 사라졌다 나온 남자는 절 부르는 어린 황녀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 목소리를 들은 여자도 꽃 속에서 일어났다.

아이가 쪼르르 달려가며 그녀의 품에 안겨든다. 태형은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 *


천야일야 千夜一夜

[방탄소년단/전정국] 그 황제와 나의 천야일야(千夜一夜) : 2부 14 [完] | 인스티즈

 

수많은 밤들을 지나치며 엇갈리고 헤매도,

결국에는 처음으로 되돌아올 거야

 

- 完 -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잠시 후에 후기로 찾아뵐게요!

 (여러분께 물어볼 것이 있어서... 후기도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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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84
작가님 머ㅓㄴ가 시원섭섭하네여
그래도 해피엔디우젛아여!

7년 전
독자685
흐어우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이렇게끝나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정주행해야게써여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686
우아, 하루만에라고 해야할까요? 어쨌든 정주행을 끝냈네요! 진짜 너무 재미있어서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작품을 이제서야 본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서라도 보았으니 된 거 겠죠? 진짜 너무 재미있습니다❤ 으헝.
7년 전
독자687
와 진짜.....천야일야는.......대박적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688
대ㅏㄱ....진짜 이거 책이나... 영화로 내도 손색이 없을..... 그동안 연재해주셔서 졍말 감사합니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체고네녀ㅠㅠㅠ
7년 전
독자689
와 진짜 제가 왜 이 명작을 왜 지금 봤는지 모르겠네요 ㅠㅠ 진짜 읽는동안 계속 감탄하고 제대로 이입해서 글에 몰두했어요ㅠㅠ
진짜 글 쓰신다고 수고많으셨어요! ㅠㅠ

7년 전
독자690
정주행 끝냈어요 작가님ㅜㅜㅠㅜㅜㅜ정말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ㅜㅜ감사해요ㅜㅜ
7년 전
독자691
ㅠㅠㅠㅠ다들 행복해보여서 너무 좋다ㅠㅠㅠ꽃길만 걷자ㅠㅠ
7년 전
독자692
해피엔딩이다!!! 수고하셨어요 작가님 ㅍㅍㅍㅍ
7년 전
독자693
아진짜ㅜㅜㅜㅜ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ㅜ이런결말 너무행복하네요ㅠㅠㅜㅜㅜㅜㅜㅜㅜ진짜ㅜㅜㅜㅜㅜ천일야화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특히마지막은진짜ㅜㅜㅜㅜ오ㅓㅜㅜ
7년 전
독자694
드디어 다읽었네요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695
하...너무 재밌었어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ㅜㅜㅜ크흐
7년 전
독자696
와 ㅠㅠ 진짜 오늘 하루 종일을 이 작품에 다 쏟아부었는데도 전혀 아깝지 않아요 ㅠㅠ 너무 재밌었어요 진짜 꿀잼!! 뭔가 끝나버려서 아쉽지만 그래도 너무 좋아요 지민이 후에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해요! 좋은 여자랑 결혼 했으면 ㅠㅠ 암튼 작가님 수고하셨습니다~~~~!
7년 전
독자697
아 이런분위기는 진ㅁ자드라마로나와야핮니다.... ㅠㅠㅠㅠㅠㅠ찌통이 대부분이였지만 마지막에이렇게사랑스러운장면들을보여주시면 또 다 풀리죠 ㅠㅠ 작가님고생많으셨어요 !!
7년 전
독자698
작가님 정말 사랑합니다ㅜㅠㅠㅠ여주가 잘못되는 결말로 끝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느라 진짜ㅠㅜㅜㅜㅜ대리만족 너무좋슴다..사랑함다 수고하셨어요ㅜㅜ
7년 전
독자699
완결이라니ㅠㅠㅠㅠㅠ 너무 아쉬워요ㅠㅠㅠ 결국 마지막에는 모두 다 행복해져서 다행이에요!!!
7년 전
독자700
ㅅ니ㅣ상에세상에 해피엔딩ㅠㅠㅜㅜㅜㅠ다좋아요 정국이라던지정국이라던지결혼이라던지아잇나던지ㅠㅠㅜㅠㅜㅜㅜㅠㅜ군데 우리지민이ㅠㅜㅜㅜㅜㅜㅜㅜㅜㅂ끝까지제맴을아프게하네요ㅠㅜㅜㅡㅠ찌미나ㅠㅜㅡㅜ그여자가바로냉ᆢ....나한테와.....작가님수고넘많으셔씁니다ㅠㅜㅜㅡㅠㅡㅜㅜㅠ다박이에요
7년 전
독자701
최고예요.. 정말 제 인생에 이런 글 다시는 없을 거예요 작가 님 사랑해요................. ㅠㅠ ❤❤❤❤❤
7년 전
독자702
역시 꿀잼이에여....다시...다봤어요 .....또 올게욤 ♡
7년 전
독자703
오늘 정주행한 뒷북 독자입니다 작까님ㅠㅠㅠㅠ 너무 재밌게 잘봤어요!ㅠ 해피엔딩 정말 감사드리고 필력진짜 대박이신거 같아요ㅠ 다시한번 정말 재밌게 잘봤습니다! 사랑해요♡
7년 전
독자704
아 진짜 이글은 진짜 잊을수가없어서 몇달에 한번씩은 꼭 다시 정주행하는거같아요.. 너무 재밌고.. 완벽하고..
7년 전
독자705
아진짜 이거너무재밋어요ㅠㅠㅠㅠ
7년 전
독자707
아ㅜㅜㅜㅜㅜㅜㅜㅜㅡ진짜 인생작이네요ㅜㅜㅜㅜㅜㅜㅡ 빙의글로 이런 감동을 받을 줄이야ㅜㅜㅜㅜㅜㅜㅜㅜㅜ진짜 ㅜ 이거밖에 안 나온다ㅡ누ㅡㅠㅜㅜㅜㅜㅡ내적비명ㅜㅜㅜㅜㅜㅡ잘 봤습니다 감사해요ㅜㅜㅜㅜㅜ
7년 전
비회원252.166
진짜 사랑합니다ㅜㅜㅜㅜㅜㅜ이건 정말 레전드에요ㅜㅜㅜㅜㅜㅜㅜ수고하셨습니다ㅜㅜㅜ
7년 전
독자708
처음엔 작가님과 함께 달리고 오랜만에 정주행을 끝냈어요.. 진짜 대작입니다 이런 글 써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해요! 작가님 보고싶어요 엉엉
7년 전
독자709
정주행 마쳤습니다,, 아 진짜 소름돋고 여운이 계속 남네요 ㅠㅠㅠ브금까지 너무 어울려요 마지막 장면을 상상하니 너무 아름답네요 ㅠㅠㅠㅠㅠㅠ와 너무 잘 봤어요
6년 전
독자710
맙소사... 대작이에요 작가님.... 정말 잘봣어여ㅠㅠㅠ
6년 전
독자711
작가님 ㅠㅠ 저 왜 이 명작을 이제 봤을까여 ㅠㅠㅠㅠㅠㅠ진짜 최고예요 다정한 정국 황제님 ㅠㅠㅠㅠㅠㅜ
6년 전
독자712
좋은 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ㅠㅠ
6년 전
독자713
너무 재미있어서 오늘 하루만에 정주행 했습니다ㅠㅠ
좋은글 너무나 감사합니다
덕분에 힐링하고 갑니다!♡

6년 전
비회원72.46
어쩌다가 인스티즈에 들어와서 글을 읽게 됐는데요
미쳤어요 진짜 이건 뭐 드라마로 나와도 대박 영화로 나와도 대박 그냥 아니 ㅠㅠㅠ진짜 대박이에요ᅲᅮᅲ 저 이거 보면서 엄청 울었어요ㅠㅠㅠㅠㅠ아 미친다 진짜 와 진짜 제가 여태 읽었던 글 중에 이 글이 대박이에요 진짜 최고예요ᅲᅲᅲ 사랑합니다❤️

6년 전
독자714
처음으로 추천받고 정주행을 했는데 진짜 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늘 하루동안 천야일야를 읽으면서 진짜 너무 좋았어요 글 탄탄하고 정말 행복한 결말까지 봐서 너무 좋았어요 작가님 사랑합니다 좋은글 읽어서 정말 좋았어요!!!!!!!!! 재미있었습니다 외전도 읽으러 갈게요!!!!
6년 전
독자715
아 진짜 결국은 이리 행복할 것을,,, 다행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716
작가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항암제예요 가끔씩 들리면서 혼자 울곤 한답니다 ㅠ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작가님을 볼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좋겠어요 항상 응원한다는 거 진심이었어요 보고 싶습니다 작가님 응원해요 항상
5년 전
독자717
따흐흣 작가님 또 정주행하고 와써요 또 눈물광광흘리고 또 실실 웃고갑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증말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정주행을 48274819848191928482199338번 해두 안질린단말이에요ㅠㅠㅠㅠ 정말 좋은글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718
작가님 오랜만에 또 정주행 하다 갑니다ㅠㅠㅠㅠㅠㅠ 정말 언제 봐도 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증말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진짜 생각날 때마다 보러 오고 있어요!!!! 이런 멋진 작품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719
와 작가님...정주행했어요. 필력 하 굳이에여 ㅠㅠㅠ굳 ㅠㅠㅠㅠ이새벽에 입막고 봤습니다ㅜㅠㅠㅠ💜💜💜💜💜
5년 전
독자720
으와 읽는 동안 너무 좋았어요!!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721
작가님........진짜 이 작품은 대작 그 자체인것같습니다.... 이런 좋은 글을 공짜로 본다는게ㅠㅠㅠㅠㅠ죄송스러울 따름이네요......비록 늦게보았지마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보는 내내 행복했어요 작가님 사랑해요❤️❤️
5년 전
독자722
천야일야 3부 ...
5년 전
독자723
작가님 사랑해요 ㅠㅠㅠㅠㅠㅠ 더 많은 작품 기대할게요 ㅠㅠㅠㅠ
5년 전
비회원22.48
하.... 정말 필력이 너무 좋으세요💕 완결까지 봤는데도 또 보고 싶어서 또 마지막 화까지 또 봅니다!!
글 보는 내내 감탄만 나왔어요!!!
아마 또 보러 올 것 같아요:) 좋은 글 너무 잘 봤습니다❤️

5년 전
독자724
천야일야 3부... ㅠ ㅠ 애들 잘 지내고 있는 거죠 자까님 ㅠㅠ
5년 전
독자725
천야일야의 뜻이 이렇게 들어맞을 수 있나요..
마지막 줄 읽고 소름돋았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ㅠㅜㅠㅜㅠ

5년 전
비회원213.163
허어렁 ㅠㅠㅠ정말 재밌게 잘 읽었어요!!!마무리까지 아주 완벽해요ㅠㅠㅠ
4년 전
비회원241.135
와ㅠㅠ 진짜ㅠㅠ 최고에여ㅠㅠ 선생님 브금이랑 너무 잘어울리고 진짜 고구마도 많고 많은 역경이 있었는데 다 잘 해결하고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까ㅠㅠ 너무 마음이 그렇네요ㅠㅠ 진짜 수고 많으셨고 최고입니다ㅠㅠ 진짜ㅠㅠ
4년 전
독자726
작가님 항암제예요 또 생각나서 텍파로 읽다가 댓글 달러 왔어요 늘 말하지만 천야일야는 정말 늙어서도 생각날 것 같아요 작가님의 글이 이렇게 사람을 울린답니다!! 저 포함 많은 독자분들을요! 천야일야 이야기 속 정국이와 여주 등등 다들 잘 지내고 있겠죠? 아직도 가끔 유치하게도 천야일야 꿈을 꾸게 해 달라고 기도해요 실제로 꾼 적은 없지만.. 제가 천야일야를 읽었던 시간 동안 꿈을 꾸는 기분이 들었었나 봐요 그냥 막 아련하고 생각나네요 작가님은 잘 지내시죠?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안부를 묻기도 애매하고 이 댓글이 작가님께 닿을지는 의문이지만 전 항상 작가님 응원하고 있답니다! 작가님이 어디에 있던 무엇을 하던 늘 작가님 편이에요 파이팅!
4년 전
독자727
와 정주행 완료했어요...어쩜 이렇게 꽉닫힌결말...... 아....행복해ㅛ어요 작가님....아 진짜 너무 행복해요 제가 다 행복해요😢😢😢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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