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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장마

B : 그해 여름

BGM : John K - paracgute



"

You got a hold of my psychic

네가 내 마음을 조종하는 것 같아

John K - paracgute

"





모두가 그렇듯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모든 걸 내려놓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사라지고 싶은 날이 있다. 그날의 나 역시도 그랬다. 그 걸음이 새로운 인연을 데려다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한 채로.

스물둘, 그해에는 뭐가 그리 답답하고 무기력했는지 1학기 개강 한 달 전 휴학을 해버렸다. 그렇게 알바만 하며 지내는 일상에도 지쳐 2학기 복학 일주일 전 무작정 제주도 행 비행기 표를 끊어 훌쩍 떠나버렸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무작정 혼자 떠난 제주도의 해변은 생각을 정리하기 제격인 장소였다. 그동안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치이고, 과제에 치이고 시험에 치이던 게 모두 다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육지로 돌아가기 하루 전날, 가기 전에 스노클링은 꼭 하고 가라는 추천을 받았다. 계획 없이 떠난 여행이기에 마침 잘 됐다 싶어 가까운 스노클링 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그날, 내 일상을 모조리 바꿔놓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사람을 만났다.

6명이서 같이 들어가는 차 안에는 나만 혼자 여자였다. 상관은 없었다. 생각보다 어색하긴 했어도 어차피 물속에서 말을 할 건 아니니까. 5명의 남자는 일행인 줄만 알았다.



"두 분은 커플이시죠?"



내 착각이었나 보다. 키가 큰 남자와 나를 커플이냐 묻는 안전요원의 말에 멍청한 표정으로 저요?라며 되물었다. 스노클링 장에 나 말고도 혼자 또 오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게 내 옆에 있을 줄은 몰랐다. 나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랑 커플은 무슨 커플. 커플이냐는 말에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부정하는 와중에도 장난을 치고 싶었는지 끝까지 커플로 밀어붙였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안전요원 덕분에 말이라도 한 마디 더 해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물에 빠져 죽지는 않을 정도로 수영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바다 수영은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 건지는 몰라도 내 발아래 있는 새파란 물이 무섭게 느껴졌다. 물이 잔뜩 묻은 바위를 내려가는 것조차 겁에 질려있었다.



" 여기 잡고 내려가요. "

" 감사합니다. "



내게 내민 손을 거절할 처지가 못 되었다. 평소라면 처음 본 사람이 베푸는 호의를 거절했겠지만 물 앞에서 겁먹은 나에게 거절 따위는 머릿속에 자리하지도 않았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어영부영 시작한 스노클링은 확실하게 기분 전환을 시켜주었다. 그것보다는 자꾸만 내 옆을 맴돌며 챙겨주는 손을 내밀었던 그 남자가 신경 쓰였다. 바닷속에서 뭘 봤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고, 그저 예뻤다 정도만 기억이 났다. 배에 올라와서도 끊임없이 엮어대는 안전요원과 그저 웃기만 하는 내 옆의 남자를 보고 내가 조금 전에 보고 온 바닷속만큼 웃는 게 예쁘다고 생각했다.


"저 혹시, 남자친구 있어요?"


바다에 들어가기 전부터 나올 때까지 줄곧 나를 챙겨주던 그 사람 입에서 질문이 나왔다. 첫눈에 반했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거였나. 기분 좋은 질문이었다.


" 아뇨. 없는데..."



[방탄소년단/김남준] 너와 나의 장마 B | 인스티즈



"그럼 번호 좀 줄 수 있어요?"



머쓱한 듯 물로 젖은 머리를 헝클이며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로 말하는 이름도 모를 사람이 왠지 모르게 끌렸다. 연애의 'ㅇ'에도 관심이 없던 내가 번호를 따이는 날이 올 줄은, 아니 모르는 사람에게 번호를 주는 날이 이렇게나 빨리 올 줄은 몰랐다. 내미는 핸드폰을 받아들다 손끝이 스쳤다. 볼부터 화끈거리는 게 느껴졌지만 물속에 있다 센터에 내렸으니 아스팔트 열기가 이제야 올라오는 거라고 생각했다.



"뒤에 일정 있어요?"

"아뇨. 없어요."

"그럼 씻고 저녁이라도 먹을래요? 아, 일행 있으려나."

"혼자 온 거예요. 저 씻는 데 오래 걸릴 텐데... 그냥 문자 주세요."

"괜찮아요. 기다릴게요."



거절 아닌 거절을 했음에도 기다린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곤 씻으면서도 한참을 생각했다. 쓸데없이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해야 하나 겁이 많다고 해야 하나. 처음 보는 사람과 낯선 곳에서 단둘이 저녁? 괜찮을까. 겉만 멀쩡한 사람이면 어떡하지. 납치당하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기분에 안 그래도 느린 몸짓이 더 느릿해졌다.

얼마나 씻었는지도 모를 시간이 지나고 나왔는데도 정말 기다리고 있었는지 의자에 앉아 도로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앞에 다가섰다. 노을로 분홍빛이 된 하늘, 선선한 바닷바람, 비누 향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고개를 돌리는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웃어버리니 올라가는 남자의 입꼬리가, 웃음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생각해 보니 통성명을 안 했더라고요. 저는 김남준, 스물둘이에요."

"저는 김여주, 저도... 스물둘이에요."



몸서리치게 어색한 통성명에 소름이 끼치려는 걸 겨우 참아냈다. 그래도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바람 탓인지 간질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저녁으로 뭐 먹고싶어요?"

"저는 다 잘 먹어서 먹고 싶은 거 드셔도 돼요."

"어, 그럼 저는 해산물은 좀 그래서. 해산물 말고 다른 거 먹어도 괜찮아요?"

"네, 다 좋아요."



해산물이 아니어도 다 좋다는 건지, 이 상황이며 내 앞에서 멋쩍게 웃는 김남준이 좋다는 건지 나도 모르고 그도 모를 대답이 이어졌다. 우리의 첫 시작은 이렇게나 간질거렸다.

어색한 식사 자리에서도 우리는 꾸역꾸역 질문을 던지며 스무 고개라도 하듯 짧은 대답을 이어갔다. 꽤나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으며, 학교는 휴학 중이라는 말에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내일은 뭐해?"

"나는 내일 서울 가. 넌?"

"나는 내일 전시회 예약해둔 게 있어서. 그거 보러 가. 같이 가자고 하려 했는데 안되겠네."

"그 전시회 보러 제주도 온 거라고 했지."

"응. 시간 맞으면 서울에서 하는 거라도 보러 가자."

"그래, 그러자."

"조심히 들어가고. 연락할게."



어느새 편해진 우리는 아쉬움으로 가득찼고 나는 끄덕임을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며 등을 돌렸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이 내 살결을 간질이는 건지 김남준과의 만남이 간질거리는 건지 모를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밤이 그렇게 지나갔다.



윤나든



윤나든입니다!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짧게나마 적습니다.

짧고 모자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댓글과 추천은 언제나 제가 글을 쓸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이 글은 타 사이트에서 같은 필명으로 동시 연재되고 있으니 오해 없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모두들 기분 좋은 여름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 남주는 아직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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