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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엑소 이재욱 윤도운
극단 전체글ll조회 4768l 6




 정확히 네 번째 고백과 네 번째 거절이다. 정국은 귀찮은 표정을 감출 생각도 없이 여주의 옆을 지나쳤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이는 여주. 복도 창가에서 여주의 네 번째 고백 시도를 바라보던 여주의 친구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또 까였네, 또 까였어. 정국의 거절은 사실상 예정되어 있던 일이나 다름없었다. 오히려, 여주의 부름에 응해준 정국이 신기할 정도였다.



 “쟤는 찰 거면서 왜 맨날 나온대?”


 여주가 정국에게 네 번이나 고백을 건넸지만, 그 현장은 처음 목격한 소영이 같은 반 친구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돌아오는 건 의아함이 가득 섞인 시선들이었다. 소영은 영문을 모른다는 표정으로 답을 요구했다.



 “진여주가 전정국한테 고백 다섯 번만 하게 해달라고 빌었잖아.”
 “엥? 그걸 전정국이 냉큼 알겠다고 했어?”
 “응. 대신 다섯 번이 끝나면 더 이상 말도 안 붙이는 조건으로.”


 와, 둘 다 생긴 건 순진한 토끼처럼 생겼으면서 독하기는 또 무지 독하네. 소영의 혼잣말에 주변에 모여있던 반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여주는 그새 눈물을 훔쳤는지, 붉어진 눈으로 창가에 모여 있는 제 친구들을 올려다 보았다. 저 안쓰러운 것... 바보 천치도 아니고, 차여서 눈물까지 흘려놓고서는 뭐가 좋다고 웃고 있는 건지. 여주를 보며 혀를 쯧쯧 차는 친구들이었다.

 더이상 이대로 지켜 볼 수만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여주의 친구들은 여주가 교실로 올라오자마자 어깨를 끌고 아무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는 폭풍우처럼 쏟아져 내리는 진심어린 조언들. 여주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친구들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야, 너 오늘처럼 막무가내로 고백하면 마지막도 꽝이야.”
 “으응...”
 “으응이 아니라! 이제는 전략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거지.”
 “사랑은 전략으로 되는 게 아니잖아...”



 어느 신파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여주의 말에 2학년 4반에는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길게 이어지는 소영의 한숨. 소영은 대충 보고 듣기만 해도 갈 길이 먼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건 비단 소영뿐만이 아니었는지, 다들 이마를 짚거나 눈을 질끈 감았다. 간간히 시팔...과 같은 욕 섞인 추임새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 낭만파 순애보 진여주를 어찌하면 좋을꼬... 친구들의 고민이 깊어져만 갔다.


 “너 전정국이랑 연락은 해?”
 “하긴 하는데... 이것도 연락으로 쳐줄 거야?”
 “어디 한 번 봐봐.”


 여주는 쑥쓰러운 듯, 소심하게 제 휴대폰을 친구들에게 들이밀었다.


 “야... 이건 거의 뭐 나와의 채팅 아니냐?”
 “여주야. 접자, 접어. 그게 마음 편하겠다.”


 그리고 이어지는 친구들의 반응에 시무룩해지는 여주였다. 거의 일방적인 여주의 카톡에 놀라서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뱉어버린 친구들은 제 말들을 뒤늦게 수습해보려 했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었다. 가망이 없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제 친구들이 이렇게까지 말할 줄은 몰랐던 여주의 눈이 축 쳐졌다.


 “아냐, 여주야...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잖아? 너도 열 번 찍으면...”
 “열 번 찍으면 그건 살인이랬어...”
 “누가?”
 “정국이가... 그래서 고백 다섯 번으로 줄인 거야. 열 번은 살인이래서.”


 이 미친. 여주의 친구들은 또 다시 이마를 짚고, 눈을 질끈 감았다. 친구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철옹성 같은 전정국을 뚫을 마땅한 방법은 생각나지 않아서 더욱 답답했다. 의미 없는 시간만 흘러가던 도중, 소영이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여주야, 걔 이상형 몰라? 외형적으로든, 내형적으로든.”
 “음... 글쎄. 한 번도 물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데.”
 “그럼 네 번째 고백하기 전에 그거 먼저 알아와.”


 지피지기 백전백승!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아야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법이니까. 소영의 말에 2학년 4반에 있는 아이들은 너, 나 할 거 없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여주도 고개를 끄덕. 결심에 찬 눈빛이었다.



유치한 하이틴 로맨스!



여주가 처음으로 실천한 것은 정국의 친구들과 친해지는 것이었다. 태형과 지민은 여주가 자신들을 찾아왔을 때 '여기 전정국 반 아닌데?' 라는 말을 뱉었다. 여주가 정국의 반을 모를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들을 찾아온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므로. 어쩌면 두 사람의 반응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다.


 “나 너네랑 친해지고 싶어.”
 “어?”
 “나랑 친구하자, 오늘부터.”


 다소 뜬금없는 여주의 말에 태형과 지민은 어설프게 고개를 끄덕였다. 얼떨결에 승낙한 것도 있었지만, 자신들을 올려다보는 크고 초롱초롱한 여주의 눈빛에 차마 거절의 단어를 내뱉을 수 없었던 거다. 전정국 그 독한 것. 저 눈빛을 보고도 고백을 찼단 말이야? 그것도 네 번씩이나? 와 같은 감탄도 잊지 않았다.



 세 사람은 생각보다 빠르게 친해졌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에는 세 사람의 유들한 성향도 한 몫 했고, 지고지순한 여주의 짝사랑에 감동받은 태형과 지민이 여주를 도와주기로 결심한 탓도 있었다. 세 사람은 학교 뒤뜰에 있는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겼다. 어느새 점심을 먹고 뒤뜰에서 만나 수다를 떠는 건 세 사람의 하루 일과로 자리 잡혀 있었다.

 반면, 정국은 어느 순간부터 저를 찾아오지 않는 제 친구들에 이상함을 느꼈다. 급식을 먹을 때도 허겁지겁, 다 먹고 축구나 하러 가자는 말에도 어설프게 웃으며 호다닥 사라져 버리는 태형과 지민의 모습은 누가봐도 수상했다. 그래서 정국은 두 사람의 뒤를 밟아보기로 했다.

 그 날도 어김없이 점심을 먹자마자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태형과 지민이었다. 뒤뜰로 향하는 두 사람을 보고, 정국은 학교 동물 동아리에서 관리하는 토끼들을 떠올렸다. 토끼라도 보러 가는 건가. 뭐가 그리 조심스럽냐며 태형과 지민을 놀래켜 주려던 정국은, 점차 크게 들리는 의외의 목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다.


 “근데 얘들아, 정국이 이상형은 뭐야?”
 “음... 야, 지민아. 걔가 이상형 같은 거 말한 적이 있었나?”
 “글쎄. 아! 하얗고 귀여운 여자라고 했던 거 기억 난다. 키는 한 160 정도랬나.”
 “그렇구낭...”


 적은 가까이에 있다더니. 태형과 지민이 제 정보를 가져다 바치는 스파이일 줄이야. 정국은 헛웃음을 지었다. 짜증이 섞인 헛웃음은 아니었고, 그저 어이없음을 내포한 헛웃음이었다. 매점에서 파는 천 원짜리 봉지 과자를 나눠 먹으며 제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는 세 사람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끄는 건 자그마한 체구의 여주. 태형의 교복 가디건을 다리에 덮고서 한참을 쫑알거리고 있었다. 간간히 지민의 교복 상의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를 떼어내주기도 했다. 그 모습이 왜 갑자기 거슬리는 것인지. 그들이 자리에서 일어날 때가 되어서야 황급히 뒤뜰에서 벗어난 정국은 불편해진 심기의 시발점을 찾았다.


"아... 애새끼도 아니고 친구 빼앗겨서 기분 더러워질 건 또 뭐야."


 아직은 사랑이 뭔지 모르는 애새끼, 전정국이었다.



-



 정국의 이상형을 알아온 여주는 반에 도착하자마자 반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

 “얘들아, 나 정국이 이상형 알아왔어.”
 “뭐? 뭔데.”
 “하얗고, 귀엽고...”
 “어, 어.”
 “160 이상.”


 아... 여주의 반 친구들이 개탄하는 소리가 2학년 4반의 복도 밖까지 울려 퍼졌다. 하얗고, 귀엽고. 까지는 분명 분위기가 좋았는데, 160 이상이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자신들도 모르게 탄식을 뱉은 것이다. 저희들이 둘러싸서 내려다 보고 있는 진여주는


 “얘들아... 나 156인데 어떡하냐...”


 반에서도 가장 작은, 156cm 키의 소유자였으니까. 잔뜩 풀이 죽은 여주의 어깨를 토닥이던 여주 친구들은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라며, 위로했다. 물론, 여주의 귀에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지만.

 그래서 여주가 선택한 것은 키높이 슬리퍼와 운동화 깔창을 사는 것이었다.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5cm 통굽 슬리퍼를 신고 교실로 등장한 여주를 보고, 친구들은 입을 떡 벌렸다. 개중에는 저렇게까지 하는데 전정국은 고백 안 받아주고 뭐하냐, 와 같은 불평을 내뱉는 아이도 있었다.

 여주는 불편하기만 한 통굽 슬리퍼를 질질 끌어가며 태형과 지민의 반으로 향했다. 정국의 이상형을 알아내고자 접근했었지만, 어느새 두 사람에게 정이 들어버린 여주는 종종 두 사람의 반을 찾아가곤 했다.


 “지민아, 태형아! 이거 봐라. 나 슬리퍼 새로 샀는ㄷ...”
 “샀는데, 뭐.”
 “어엉... 정구기네...”


 새로 산 슬리퍼를 자랑하는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여주는 스스로 목소리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태형의 자리에 자연스럽게 앉아 있는 정국 때문이었다. 원래 정국이는 이 반에 잘 안 오는데 뭐지... 순간 사고회로가 멈춰버린 여주는 정국의 눈치만 보며 얼굴을 붉혔다. 세 번째 고백 이후 오랜만에 마주하는 얼굴이기도 했고, 자리에 앉아 뚫어지게 자신을 올려다 보는 정국의 눈이 너무 예뻐서. 조금 과장해서 숨 쉬는 방법을 까먹을 뻔했다.

 그에 반해 정국은 또 심기가 불편한 상태였다. 서로 반도 드나드는 사이었어? 와 같은 생각이 절로 정국의 머리속을 지배했다. 다섯 살 아이도 아닌데, 이상하게 여주만 보면 자꾸 자신의 것을 누군가에게 빼앗길 것 같은 유치뽕짝한 감정들이 드는 게 썩 불쾌했다. 열여덟에 친구 뺏길까봐 불안해하는 제 모습이 한심하기까지 했다.



 "엉, 여주 왔어?"

 "슬리퍼 귀엽다! 근데 발목 아프겠는데."

 "지랄들은."



 순서대로 태형, 지민, 정국의 말이었다. 홍당무 마냥 붉어져 있던 여주의 얼굴이 정국의 욕설을 듣고 금세 파리한 색으로 변했다. 그리고는 입술을 꽉. 태형과 지민은 심상치 않아 보이는 여주의 안색에 눈치를 보았다. 제 아무리 정국을 좋아한다지만 티끌만한 자존심은 있었던 여주는 정국과 태형, 지민에게서 등을 돌렸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제 눈물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였다. 나 가볼게.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를 남긴 여주는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여주야!”
 “어, 어! 진여주!”


 그런 여주의 티끌만한 자존심은 10초도 가지 않아 후~ 하고 날아가 버렸다. 정국에게 잘 보이기 위해 새로 장만한 5센티 통굽 슬리퍼 때문에 창피한 소리와 함께 엎어진 탓이었다. 모든 반 아이들의 시선이 넘어진 여주에게 달라 붙었다. 아슬하게 뒤집힌 교복 치마. 그리고 킬킬거리는 반 아이들의 웃음 소리. 정국은 다시 한 번 속이 뒤틀림을 느꼈다. 정국은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여주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제 교복 가디건을 여주 다리 위에 안착시켰다. 거친 발걸음과는 달리 손짓은 조심스러웠다.


 “야, 괜찮아?”
 “나 상당히 쪽팔리니까 그냥 지나가주겠니...”
 “일어나.”
 “... 아파서 못 일어나겠어.”


 가지가지한다. 입 밖으로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여주를 안아 올린 정국은 성큼성큼 보건실로 향했다. 여주는 방금 전까지 정국의 언행에 상처 받았으면서 눈치 없이 계속해서 두근대는 제 가슴이 주체가 되지 않아 눈을 질끈 감았다. 정국은 그런 여주의 얼굴을 한 번 힐끔, 여주의 발에 애처롭게 매달린 통굽 슬리퍼를 한번 힐끔 바라보았다. 늘 신고 다니던 보라색 슬리퍼가 아닌, 통굽 슬리퍼. 여주가 통굽 슬리퍼를 신은 이유를 정국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분명 방금까지는 속이 비틀리는 것만 같았는데, 지금은 웃음이 비집고 흐르려 한다. 아무래도 나 조울증 있나봐. 전 뒤집히듯 휙휙 바뀌는 제 감정 때문에 살짝 혼란스러운 정국이다.


 정국의 품에 안겨 보건실에 도착한 여주는 얼굴이 잔뜩 붉어진 상태였다. 얼마나 붉어졌냐면, 보건 선생님이 여주의 상태를 보고서


 “어머, 열 감기 걸렸어?”


 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그 말에 고개를 푹 숙인 여주는 고개를 양 옆으로 도리도리. 그 모습에 정국은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원래 저렇게 귀여웠었나, 싶은 생각도 들고.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린 정국은 이만 나가보겠다며 보건실을 나섰다.


 “열 나는 게 아니면 어디가 아픈 거니?”
 “저 발목이...”
 “이런 슬리퍼를 신고 다니니까 그렇지.”
 “죄송합니다...”
 “부은 건 아니니까 일단 파스만 뿌려줄게. 통증 더 심해지거나 부으면 다시 와.”


 앞으로는 슬리퍼 다른 거 신고 다니렴. 보건 선생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여주는 파스 냄새를 폴폴 풍기며 절뚝거리는 걸음걸이로 보건실에서 벗어났다. 그와 동시에 들려오는 제 이름을 불러오는 정국의 달콤한 목소리. 당연히 교실로 돌아갔을 줄 알았는데... 그렇잖아도 큰 여주의 눈이 두 배로 커졌다. 똘망똘망한 토끼 같은 눈망을에 정국은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원래의 제 표정을 찾았다. 



 “나 기다린 거야?”
 “... 다친 애 두고 먼저 갈 순 없잖아. 가디건도 받아야 하고.”



 뒷말은 하지 말 걸 그랬나. 너무 찌질해보이는데. 정작 가디건을 손에 쥔 여주는 별 생각 없어보이지만, 내뱉은 말을 살짝 후회하는 정국이었다.



 “이 정도는 괜찮은데...”
 “그럼 혼자 가던가.”


 무심하게 말을 뱉은 정국이 여주에게서 등을 돌렸다. 어어, 정구가! 여주의 목소리가 조용한 보건실 앞 복도를 가득 채웠다.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치지 않아도 발걸음을 돌릴 정국이었다는 걸 모르고, 여주는 애타게 정국의 이름을 불렀다. 홀로 턱턱 걸어가던 정국은 애꿎은 제 머리를 한 번 털고서 다시금 여주에게 다가갔다.



 “업혀.”


 정국의 흔들림 없는 말에 여주의 동공이 정처없이 흔들렸다.


 “어... 너 힘들 텐데. 애들 보는 눈도 있을 테고...”
 “됐어. 안 힘들고 괜찮으니까 업혀. 가디건은 허리에 두르고.”
 “... 고마워.”


 어느새 훌쩍 자라 이제는 살짝 품이 맞지 않은 정국의 가디건을 여주가 허리에 둘렀다. 제 가디건이 원래 저렇게 컸었나.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있던 정국은, 여주와 눈이 마주치고 나서야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여주의 앞에 쭈그려 앉은 정국은 머쓱한 듯 뒷목을 긁적였다. 이성에게 이런 호의는 처음 베풀어 보는 것이라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어색한 탓이었다.

 여주는 제 앞에 쭈그려 앉아 있는 정국을 보며 살짝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나 오늘 점심 많이 먹었는데... 혹여나 정국이 무거운 제 몸뚱아리에 일어나지 못하고 주저 앉아버릴까, 걱정되었다.



 "빨리 업혀. 종 치겠다." 



 재촉하는 정국에 결국 제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지만. 여주의 고민이 무색해져버릴 만큼 여주를 업고도 벌떡 일어난 정국은 한 걸음, 두 걸음 2학년 교실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임에도 이상하리 만치 복도에는 사람이 없었다. 소음이라고는 정국의 슬리퍼가 바닥과 마찰하여 나는 소리뿐이었다. 두근두근. 그럴 리가 없는데도 여주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했다.


 “... 정국아.”
 “왜.”
 “나 지금 심장 터질 것 같아.”


 여주는 제 속마음을 툭, 내뱉고서는 정국의 등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에 따라 붉어지는 정국의 귀. 목덜미 근처에서 느껴지는 여주의 숨결 때문인지, 아니면 저를 감싸고 있는 보드라운 여주의 팔 때문인지, 또 아니면 그냥 진여주 그 자체 때문인지. 정국은 아까부터 실실 웃음이 새고, 심장이 세차게 뛰는 이유에 대해 조금씩 감을 잡고 있었다. 어쩐지 아까부터 몽글몽글해지는 여주와 제 사이의 분위기에 좀체 적응하지 못하던 정국은 무슨 말이라도 해보고자 되는대로 입을 열었다.


 “야, 너 그 슬리퍼 말이야.”
 “으응, 왜?”
 “... 나 때문에 신는 거면 앞으로 신지 마.”
 “별로야?”
 “그게 아니라,”


 나 키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 안 해. 정국이 무심하게 뱉은 말에 여주는 질끈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업혀 있는 탓에 정국의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평소보다 붉어진 정국의 귀가 보였다.



-

안녕하세요! ㅠㅠ 너무 오랜만이죠

정신 없이 살다보니 늦어버렸네요

늘 부족한 제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얼레벌레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귀여운 하이틴 꾸기와 여주 보고 싶어져서

급하게 단편 한 번 써봤어요


이 짤 여주 업어서 반에 데려다 주고
자기 감정 헷갈려서 수업 따위는 귀에 들려오지 않는 꾹 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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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대학 복학생인데 왤케 설레냐구여ㅠㅠㅠㅠㅠㅠ 다시 고등학교 갈 뻔 했습니다? 저 하이틴 꾸기 원본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욥…?
2년 전
극단
요고 보시면 돼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2년 전
비회원79.72
둘 다 너무 귀여워요ㅎㅎ
2년 전
극단
감사합니다! ㅎㅎ
2년 전
독자2
헐헐헐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2년 전
극단
정국이 얼굴과 교복이 다한 글.,,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년 전
독자3
츤츤 정구기,,, 완전 설레요!!!
2년 전
극단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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