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tle. 둘에서 셋이 되는 순간
Written by. 기성용하투뿅
I exist because you exist.I love you.
* * * * *
새벽 5시 39분,알람소리에 옆에 자고 있는 그가 깰까봐 얼른 알람을 끄고 선 조용히 침대를 나왔다.안방에서 나와 거실에 있는 커다란 통유리창을 바라보았다.
아직 동이 트기 전,그러나 동이 틀 준비를 하는 하늘이 푸른 보라빛을 띄고 있는 것을 감상하는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가장 즐겨하는 순간이기도 한다.
"으..으슬으슬하다."
요즘 감기 기운이라도 있는 건지 초가을임에도 불구,몸이 으슬으슬하다.
다시 조용히 방문을 열고 들어가 안방에 붙어 있는 드레스룸으로 가서 얇은 가디건을 하나 꺼내입고 나와 부엌으로 왔다.
오늘도 훈련이 있는 그를 위해 아침밥을 해야한다.결혼 하기 전엔 항상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나던 내가 새벽이 아침도 하고...왠지모를 웃음에 냉장고 앞에서 피식_했다.
오늘은 뭘 해줘야 할지..한참 서서 고민하던 차에 김치찌개와 간단한 밑반찬을 하려고 채소와 고기를 꺼냈다.
찌개도 끓이고 밑반찬도 거의 완성될 즈음.뒤에서 그가 안겨온다.
"일어났네?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더 가서 자"
"됬어,누구가 아침부터 이쁜짓해서 잠이 다 달아났어."
그의 말에 푸스스_웃으며 뒤를 돌아 볼에 뽀뽀를 해주며 얼른 씻고 와.밥먹자_라고 하자.아직 덜 깬 눈을 비비며 알았어_라고선 욕실로 간다.
벌써 결혼한지 2년이나 됬는데,서로 하는 애정표현은 줄 지 않은 거 같다.2살위의 내 언니는 항상 형부랑 투닥거린다던데.
찌개가 끓고 밑반찬도 다 완성해 접시에 담아 식탁위에 올려놓았다.어느 새 씻고 나와 식탁에 앉는 그를 따라 앉았다.
"우리 애기 수고했어."
"내가 무슨 니 애기야.웃기지말고 얼른 밥먹어"
가끔내가 자기한테 좋은 짓만 해주면 애기라 부르는 통에 항상 손발이 없어질 것 같다.
치_라며 볼에서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더니 수저를 들어 밥을 먹기 시작하고 밥먹을때 얘기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우리는 말 없이 밥을 먹었다.
"근데, 안 더워?"
"응?아,나 감기기운있나봐,추워"
내가 입고 있는 가디건을 보더니 이내 물어보더니 감기 기운이 있단 말에 손을 들어 이마에 손을 댄다.
열은 없는 것 같은데..혹시 모르니까 좀 이따가 꼭 병원가봐_라는 말에 그저 고개를 끄덕거리며 웃었다.
* * * * *
"나 갔다올테니까 나 없다고 울지말고 아프지말고 그리고 오늘은 꼭 병원가고."
항상 훈련갔다 올 때 마다 나에게 해주는 말,예전 연애시절에 외국에 있던 성용이에게 가끔 전화할 때마다 외롭다고 울었던 것 때문에 아직도 이 말은 꼭 해준다.
응,너도 다치지 말고.다치기만 해..알았어?_라고 하면서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해주자 입이 헤벌죽하더니 갔다 올게라며 집을 나갔다.
배웅을 해주곤 안방으로 가선 핸드폰을 들어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언니~"
"결혼하더니 언니는 눈에 보이지도 않던 우리 동생님이 왜 전활 하셨나?"
"에이..언니...히히...그러지마..오늘 나랑 같이 병원가자!"
"뭐야.너 어디 아파?"
"그냥 감기기운인데,혼자가기 싫어"
내 말에 언니가 바람빠지던 소리를 하더니,그래 알았다.좀 따 4시쯤에 보자,언니도 일가야지_라는 말로 대답했고 그 이후로 5분간 더 대화를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이제 나도 집 청소하고 일해야지!한 시간동안 집청소를 마치고 서재로 들어가 책상에 앉아 안경을 썼다.
방송작가라는 건 쉽지가 않은 것 같다.막내 작가에서 서브작가로 승진하고 간만에 온 휴가에도 나는 대본을 써야한다.그렇게 미친듯이 검토,수정,검토,수정을 하면서 점심도 건너뛰고 일을 마치곤 시계를 보자 벌써 2시 반,나갈 준비를 하곤 밖으로 나와 30분 거리의 길을 걸었다.
* * * * *
"어...먼저 산부인과를 가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진찰을 받으러 간 종합병원에서 뜬금없이 산부인과를 가보래서 나는 어느새 산부인과 대기실 의자에 앉아있다.
언니도 어리둥절해 하며 너 임신했니?라고 계속 물어보고 나는 아니.무슨_이란 말로 계속 대답을 하다가 내 차례가 와 진료실 안에 들어갔다.
진료실 안엔 인자해보이는 50대 의사선생님이 앉아계셨다.
"생리 언제 마지막으로 하셨어요?"
"아...그 두달 전이요,제가 원래 불규칙해서..."
"그럼.헛구역질,아랫배아픔,감기증상 중에서 겹치는 증상 있으세요?"
"네,두개.."
그럼 누워보세요_란 말에 난 또 어리둥절해 하면서 침대에 누웠다.초음파로 한참 진료를 하더니
의사선생님이 웃으면서 축하합니다 임신 6주째네요_라는 말에 또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니 두달 전 즈음에 서로 와인을 마시다가 한적이 있었다는 걸 생각했고 내 손에 쥐어진 초음파 사진에 다시 정신을 찾곤 언니에게 자랑을 했다.
언니는 축하한다면서 자기보다 먼저 애기를 가지면 어떡하냐고 농담을 했다.언니랑 신나게 웃으면서 백화점에 들려 아기용품만 쇼핑백 6개를 샀다.
그렇게 싱글벙글하며 언니랑 헤어지고 시계를 보니 벌써 8시 반,이미 집에 도착해 있을 그가 생각나 발걸음을 빨리해 집에 도착했다.
* * * * *
"뭐하다 이제 들어와,전화는 왜 안받아 걱정했잖아,후우_또 쇼핑했어?그만 사랬잖아."
집에 들어가자마자 거실 쇼파에 앉아있던 성용이가 일어나 나에게 말하고 내 손에 들린 쇼핑백을 보더니 무슨 쇼핑중독자 취급을 한다.
그 말에 기분이 확 나빠져 뒤를 돌아 그냥 안방으로 들어와 쇼핑백을 침대 밑에 던져 두어 침대에 누웠다.
임신하면 감정기복이 심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긴 하다. 왜 눈물이 나오는 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비집고 나왔다.
"그렇게 들어가면 어떡게.난 그냥 늦게 다니지_"
"됬어!너 싫어!뭐 산건지 알고 나 말하던가!나 니 애 안키워!!"
갑자기 들어와 말하는 그에게 일어나서 배게를 던지며 소리를 질렀다.뭐 당연히 마지막 말은 그냥 아무의미 없이 한 말인대...
그는 놀란 듯이 애?무슨?이라고 계속 질문을 했고 하도 대답을 안해주는 나때문에 그냥 침대 밑의 쇼핑백을 하나씩 다 열어본다.뭐 봐서 뭐하려고,흥이다.
"이게 다 뭐야?"
"뭐긴 뭐야.나중에 뱃속에 우리 애기 줄거지."
"..응?"
이렇게 말했는데도 못 믿겠다는 듯이 말하는 그에게 가방을 뒤져 받았던 초음파 사진을 보여줬다.한참동안 사진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나를 안는다.
이럼 내가 화 풀릴 줄아나...이씨...근데 풀리긴 하네...
"진짜야?진짜 애기야?우와....진짜 고맙다는 말 밖에 안나온다.미안...우리 애기,그런 줄도 모르고 화냈네..
내가 진짜 죽일 놈이다...미안미안미안,너 갑자기 왜이렇게 이뻐보여?진짜 고맙고 사랑해."
또 그말에 화가 풀려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는 건 비밀,이 사진을 또 트위터에 올려 밤에 '기성용'이란 말로 검색어 순위를 도배한 것도 비밀,
그 후에 내가 항상 뭐가 먹고 싶음 새벽에라도 사오고 청소도 자기가 하고 온갖 이쁜 짓을 했다는 건 안비밀.
* * * * *
그냥 갑자기 쓰고 싶어서 썼는데....끝이 완전 개망이네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요...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