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ffer - Charlie Puth
탐욕(Greed)
w. 열세번째달
"김여주, 김태형이 너 찾아오는 거 어떻게 좀 해라."
학교의 쉬는 시간을 이용해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박지민이 교실 밖에 있는 김태형이 신경 쓰인다며 수업이 끝나 단잠을 취하려는 나를 쿡쿡 찔렀고, 나는 애써 무시하고 베개 대용으로 쿠션을 책상에 내려놓고 머리를 푹신한 쿠션으로 내려놓을 찰나 나는 책상에 머리를 부딪히고 밀려오는 아픔과 동시에 잠은 확 달아나버렸다.
"야, 박지민 너 진짜 죽을래?"
말로 해.
욕을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신경질적으로 일어나며 고개를 돌리자 박지민은 자신이 안했다는 듯 손사래를 쳤고, 그러면 누구야? 라며 표정을 굳히고 박지민이 고개를 돌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김태형이 한 손에는 내가 베고 자려 했던 쿠션을 쥐고 날 보며 웃고 있었다.
"안녕, 예쁜이?"
**
김태형은 학교 내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아, 안 좋은 쪽인 건 아닌데, 그렇다고 좋은 쪽도 아닌? 학교에서는 잘생긴 외모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요즘 SNS를 활용하는 시대에 페북을 시작한 김태형이 3일 만에 친구가 1000명이 넘는 기적은 나는 박지민과 내 두 눈으로 직접 보았다. 그러면 뭐, 인기 있는 건 말 다 한 거지. 김태형은 늘 쉬는 시간마다 우리 반으로 찾아왔고 우리 반 아이들은 나에게 김태형이랑 무슨 사이냐며 매일 찾아올 때마다 물어봤는데, 나는 그때마다 대답했다.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정말 태형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야?"
"어, 난 걔 몇 반인지도 몰라."
정말 누군가가 김태형이 몇 반인지도 몰라? 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네. 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그만큼 나는 그 아이에게 관심도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으니까. 심지어 내가 걔 반에 먼저 찾아간 적도 없고 맨날 김태형이 우리 반으로 오는 식인 걸. 김태형이 나한테 저렇게 찾아오기 시작한 건 대략 2개월 전. 같이 김태형이 걸은페북 신청을 아, 우리학교 애네. 라면서 받아준게 잘못이었다. 그날 이후로 김태형한테 페메는 물론이고 어떻게 안건지 카톡까지 날라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싹 다 읽고 씹는 것처럼 무시해도 이어져오는 연락에 맨날 우리 반으로 찾아오던 김태형한테 직접적으로 말했던 적이 있었다.
"너 뭐야, 왜 자꾸 연락해?"
"너가 좋으니까."
"나는 너 싫어."
"이제부터 좋아하면 돼."
그런 같은 소리를 하고 교실을 나가던 김태형은 갑자기 뒤를 돌더니 예쁜이, 나 포기 안해. 라며 웃으면서 지 친구랑 반으로 돌아갔다. 이쯤 되면 이거 스토커 아닌가 진짜. 그리고 나는 며칠간 돌아지도 않는 머리를 쥐어짜내 무리하지만 김태형을 확실하게 떼어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야, 박지민."
"응?"
"지민아. 나 부탁 하나만 들어줘"
나는 다음 수업인 물리수업을 듣기 위해 교과서를 찾으려는 듯 책상 서랍을 뒤적거리는 내 짝꿍 지민이에게 말했고, 지민이는 왜? 물리시간에 조는 거 걸리는 것 같으면 깨워줘? 라고 고개를 돌리면서 말하길래. 어, 선생님이 빤히 쳐다보면 깨워줘. 라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대답했다가 이내 곧 정신 차리고는 아니야, 다른 부탁하려고. 라고 단호하게 말하자 책상 서랍 안에서 교과서를 찾은 듯한 지민이가 웃으며 교과서를 빼며 그제야 날 바라본다. 부탁이 뭔데?
"너, 하루만 내 남자친구인 척 해줘."
나는 그렇게 되돌릴 수 없는 말을 뱉었다. 지민이는 눈이 점점 커지며 한쪽 눈을 찡그렸다. 아, 이 표정 어디선가 본 적 있었다. 그 언제더라 지 옆집에 사는 김석진이라는 형이 여자친구랑 같이 집에 들어가는 걸 봤다고 한 날이었나, 아니 이게 아니지. 그래, 나도 미친거라는 거 알아. 그래도 어떡하냐 이 방법밖에는 없는데. 나는 김태형을 떼어놓자. 라는 생각밖에 가득차질 않았기 때문에 거절 의사를 내비치는 지민이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아니, 솔직히 내가 너말고는 남자가 어딨냐? 그리고 나는 싫다고 계속 단호하게 말해도 김태형 그새ㄲ, 아니 걔는 계속 불도저처럼 밀면서 들어오는데 어떡하냐. 사람 한 명 살린다 치고 도와줘. 너 나중에 유치원교사한다며, 그러면 사람을 도와야지."
"유치원교사랑 이거 돕는거랑 무슨 상관이야?"
"유치원교사는 사랑으로 어린이들을 감싸지? 그러면 너도 사랑으로 나를 감싸란 말이야."
어이없고 지치지 않는 나의 설득력으로 지민이는 한숨쉬며 그래, 알겠어. 이번만이다. 딱 오늘만이야. 이러는거. 라면서 되지도 않는 물론, 박지민 입장에서는 자신은 꽤 엄하고 단호하게 얘기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고, 나는 그런 무섭지도 않은 지민이게 무서운 척을 하며 알겠다고, 다음엔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나는 뭘 그렇게 보낸 건지 오랫동안 읽지 않아 쌓여있던 613이라고 써져있는 김태형 카톡을 터치했고 학교 끝나고 학교 근처 공원에서 만나자고 답장하고선 하루 종일 핸드폰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렇게 오지 않을 것 같던 하교 시간이 다가왔고, 오늘 의외로 카톡 한 다음부터 김태형이 찾아오질 않았다. 이에 교실의 아이들은 자기들이 김태형을 보러 가겠다며 이곳저곳 뛰어나갔고 박지민은 별 일이네. 라고 한마디만 할 뿐이다. 나 또한 김태형이 오지 않아서 괜히 김태형이 그전 시간에 놓고 간 콜라만 만지작거렸다. 이게 무슨 기분일까. 아냐, 생각하지 말자. 김태형 걔는 나랑 잘 될 애가 아니야. 라고 단정 짓고는 종례가 끝나고 학교가 끝나자마자 만나기로 약속했던 그 공원으로 밍기적거리는 박지민을 재촉해 김태형이 도착하기 전에 미리 도착했다. 미리 도착해야 뭐가 좀 되겠지. 그렇게 할 말을 머릿속에서 곱씹고 있는데 저 멀리서 김태형이 걸어오는게 보였다. 뭐, 잘생기긴 잘생겼네.
"무슨 일이야, 예쁜아?"
긴 다리로 걸어오더니 얼마 되지 않아 도착했고 도착한 김태형은 나한테 예쁘게 웃어주며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아, 씨 잠깐만 가까이서 보니까 마음 흔들리네. 아니 정신 차려 김여주. 너는 오늘 큰 결의를 했잖아. 그치? 잘 할 수 있어. 난 그렇게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중얼거린 뒤, 옆에 앉아있던 박지민의 손을 깍지 잡아 김태형한테 보여주기 식으로 했더니 김태형이 이건 뭐냐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나, 남자친구 있어. 그러니까 연락하지마."
내 말에 김태형은 시무룩한 표정을 짓기는 커녕 오히려 더 당당한 표정을 짓는다. 응? 내가 뭘 잘못했나? 왜 나보다 쟤가 더 당당한건데? 아무 말도 오고 가지 않는 세 명의 사이에서 당당해서 오히려 내가 더 당황스러운 김태형의 태도에 지민이도 할 말을 잊었는지 가만히 내 손에 깍지를 끼고 있었다.
"예쁜이, 그거 말하려고 나 부른거야?"
"어? 어,어…."
"우리 예쁜이가 남자친구가 있을 줄은 몰랐네. 하긴 우리 예쁜이가 워낙 예뻐야지."
"그러니까 이제 연락 그만ㅎ,"
김태형은 우리 둘 사이를 흥미롭다는듯 씩 웃으며 쳐다봤다. 나는 지민이랑 깍지낀 손에 힘을 주며 그러니까 이제 연락하지말라고 그만하라고 말하려는 찰나, 김태형이 예쁜아. 라면서 내 말을 막아섰다. 그렇게 나는 하던 말을 멈추고 김태형을 올려 쳐다봤고 김태형은 내게 얼굴을 가까이하며 내 머리에 손을 얹었다. 김태형은 내게 너무 순식간에 들어왔고, 어느샌가 정신차려보니까 머리에 올려져 있던 손은 어느새 너무 놀라 풀려버린 나와 지민이의 깍지손에 지민이의 손을 대신해 김태형의 손이 내 손에 깍지가 껴져있었다.
"예쁜이가 몰랐던 게 있는데,"
"…."
" 나는 샘이 많거든 그래서 나는 내껄로 만드는 것도 좋아하지만,"
"…."
"다른 사람 거를 빼앗는 것도 좋아해."
말을 마친 김태형이 웃는 모습을 보며 나는 딱 한가지 생각만 내 머릿속에 멤돌았다.
X발, 잘못걸렸다.
*꼭 읽어주세요* |
자까가 지금 태형이글을 마지막으로 시험기간이라 잠수를 탑니다....(에프니까, 청춘이다. 암호닉은 이글에 별다른 양식 없이 [암호닉] 써주시면 됩니다:) 잠수타는 동안 지민이 색욕글 그 이후, 윤기 색욕, 석진 식탐, 윤기 나태, 정국 질투 세이브파일 틈틈이 만들꺼니까요...! 다들 저 올 때까지 잘 지내시구 시험 끝나고 뵈여: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