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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단편/조각 팬픽 만화 고르기
기타 변우석 이동욱 세븐틴 빅뱅
Lovely D.O. 전체글ll조회 2178l

 

 

 

 

피곤하다. 하루종일 회사에서 일과 씨름하다 겨우겨우 업무를 끝마치고 시계를 보니 이미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긴
9시. 덕분에 저녁도 못먹고 쫄쫄 굶어서 뱃 속에서는 밥달라며 내가 너에게 뭘 그리 잘못했길래 날 이렇게 학대시키는
거냐는 위장들의 아우성이 울려퍼지고 굶주린 배를 붙잡고 어두운 골목길을 터덜터덜 걸었다.
하필 어제 저녁 누가 자동차 바퀴에 장난을 쳐 놓은건지 펑크가 나버리는 바람에 카센타에 맡겨버려서 오늘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했다.
그래서 그런가 평소보다 배는 더 피곤한 것 같다. 그래도 오늘이 금요일 저녁이니까 주말엔 좀 쉴 수 있다는 생각에
나름 위안을 삼으며 가로등 불빛이 깜빡이는 골목길을 하염없이 걷고 있는데, 그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작은 울음소리.
뭔가 싶어 조심스레 주위를 살피지만 어두운 골목이라서 그런가 잘 보이지 않는다.
다시 걸음을 옮기려 한발짝 걸음을 딛자, 이번엔 좀 더 큰 울음소리가 되돌아온다.
청각에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점차 울음소리가 커진다.
아기의 울음소리인건지 짐승의 울음소리인건지 제대로 구분이 가지 않아 좀 더 가까이 다가가자 드디어 울음소리를 내던
것의 정체가 드러났다.

 

 

 

아. 고양이다.

 

 

 

괜히 별 것도 아닌 것에 긴장했던 것이 무색하게 그 곳에는 하얀 털을 가진 조그마한 고양이가 애처롭게 몸을 웅크린 채
야옹-거리며 울고 있었다. 사람의 인기척이라도 느낀 것인지 내가 다가서자 그 큰 눈망울을 빛내며 날 보고 조금 더
큰 소리로 운다. 호기심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서 고양이를 내려다보니 고양이 역시 그 조그마한 얼굴을 들어 빤히
내 얼굴을 응시한다.

 

 


아. 귀여워라.

 

 


본격적으로 고양이를 만져보고자 고양이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살며시 손가락을 내미니 고양이가 내 손가락에 부드러운
털을 비벼댄다. 얼굴을 비비기도 하고 나 좀 예뻐해주세요~ 하는 모양새로 고개를 살며시 내 손바닥에 기댄다.
고양이 하는 짓이 귀여워서 두 손으로 안아올려 품에 안고 머리를 쓰다듬자 좀 더 품 안으로 파고들며 눈을 살포시 감고
부드럽게 갸르릉-하는 울음소리를 낸다.

 

 


"안녕- 야옹아. 여기 왜 혼자서 이러고 있어. 엄마, 아빠는 어디가고 여기서 너 혼자 울고 있니? 주인을 잃어버렸어?
오빠가 주인 찾아줄까?"

 

 


조용조용 말을 걸자 마치 알아듣기라도 하는 듯 두 눈을 맞춰오며 내 물음에 답하듯 야옹-한다.
생김새를 봐선 떠돌이 고양이는 아닌 것 같은데.. 이 정도면 털 상태도 깨끗하고 손질도 잘 된게 아무래도 주인 몰래
빠져나왔거나 주인과 같이 산책이라도 나왔다가 길을 잃은 고양이 같다.
주인을 찾아줘야 되는데... 주위를 둘러봐도 캄캄한 암흑 뿐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 조그만 고양이를
여기에 계속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여름보단 가을에 가까운 쌀쌀한 밤공기에 고양이가 감기라도 걸리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일단 뭐라도 먹여야겠다 싶어 결국 오늘은 우리 집에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쪼그리고 앉아있던 다리를 펴고 일어서자 허리와 다리가 뻐근하다. 한 번 허리를 돌리고 다리를 턴 후에 고양이를 품에
꼬옥 안자, 고양이가 가슴에 고개를 부빗부빗 한다.

 

 


"춥지? 일단 오늘은 오빠 집에 가서 따뜻한 물로 목욕도 하고 맘마도 먹구 따뜻하게 하룻 밤 자고 난 후에 내일은
오빠가 일을 쉬니까 주인을 꼭 찾아줄게. 알겠지? 겁먹지 말고 일단 가자"

 

 


혹시라도 고양이가 추위에 떨거나 겁을 먹을 새라 양복 자켓 안 쪽에 고양이를 넣어 꼬옥 감싼 후 한 팔로 지탱하자
고양이가 두 눈을 깜빡이며 날 올려다본다. 어두운 골목길에 고양이의 두 눈만 반쩍이며 빛났다.
갑작스레 한꺼번에 피곤이 밀려와 고양이를 안은 채 가방을 들고 서둘러 골목길을 나섰다.

 

 

 

 

 

* * *

 

 

 

 


집에 도착해 현관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어두운 집 안으로 들어서자 바깥과는 다른 따뜻한 공기가 나를 맞이한다.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혼자가 아닌 고양이가 함께여서 그런지 오늘따라 집이 포근한 기분이다.
신발을 벗으며 고양이를 현관 앞에 조심스레 내려놓자 그 앙증맞은 몸으로 여기저기를 뽈뽈거리며 돌아다닌다.
뭐가 그리 신기한지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고 이 방 저 방을 왔다갔다 하며 집 안 탐방하기에 바쁘다.
신발을 다 벗고 넥타이를 푸르며 방으로 들어가자 돌아다니던 것을 멈추고 내 뒤를 졸졸 쫓아온다.
침대에 대충 가방을 던져놓고 옷장을 열어 자켓을 벗어 걸어놓고 와이셔츠와 바지를 벗은 후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보니
얌전하게 그 자리 그대로 서있다. 배가 고파 뭐 먹을 게 없는지 주방으로 가기 위해 고양이를 안아들고 거실 바닥에
내려놓자마자 또 내 뒤를 졸졸 쫓아온다. 고양이를 안아들고 배를 쓰다듬어 주는데 작게 꼬르륵-하는 소리가 난다.

 

 


"너도 배고프니? 어떡하지... 집에 동물 먹일만한건 없는데..."

 

 


주방을 아무리 들쑤셔봤자 고양이 먹이따위 나올리 없고 결국 지갑을 챙겨 서둘러 근처의 동물병원을 찾았다.
새끼고양이가 먹을만한 먹이를 찾는다고 하자 고양이용 분유와 통조림을 주길래 얼른 계산을 끝마치고 다시 집으로
들어서자 그동안 정이라도 든건지 고양이가 날 보자마자 쪼르르 달려와 다리에 고개를 부빗거린다.
떼어내려해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길래 할 수 없이 한 팔로 고양이를 안고 주방으로 가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그릇에 담아 주자 조그만 입을 벌려 분홍색 혀로 할짝할짝 우유를 먹기 시작한다.
쪼그리고 앉아 고양이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다 배가 고파 냉장고를 열었는데 반찬이 없어서 결국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고양이도 식사를 마쳤는지 아까보단 조금 통통해진 배가 귀여워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그릇들을 설거지 통에 넣었다.

시계를 보니 열시 반. 고양이를 목욕시키고 나도 얼른 씻고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아서 욕실에 들어가 세면대에
따뜻한 물을 받고 조심스레 다리부터 적셔주며 고양이를 입수시켰다. 따뜻한 물에 기분이 좋은지 아까처럼 갸르릉- 목울대를
울리며 눈을 찡긋한다. 물에 젖으니 안그래도 작은 체구가 더 작아보인다. 물이 식어 감기라도 걸릴 새라 얼른 샴푸로
거품을 내고-애완동물 전용 샴푸가 없으니까- 문질러 닦인 후에 털을 물에 헹구고 물기를 짜서 수건에 감싸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내려놓고 드라이어기를 찾으려 동분서주 하고 있는데 이 녀석이 그새를 못참고 수건에서 빠져나와
나에게 오려고 낑낑거린다.
차마 침대의 높이 때문에 오지는 못하고 안절부절하는게 안쓰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얼른 드라이어기의 코드를 꼽고
수건으로 대충 물기를 턴 후에 따뜻한 바람으로 털을 조심조심 말려주자 졸음이 밀려오는지 조그만 입을 벌려 하품을
하고서 품으로 파고들더니 눈을 감는다. 잠이 든 고양이를 보고 있자니 나도 졸음이 쏟아진다.
아아. 씻어야 하는데...

 

 

 

 

 

 

무심코 눈을 뜨자 방의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침대에서 고양이털을 말려주다 깜빡 잠이라도 든 모양이다.
벽에 붙은 시계를 보니 시간은 12시 15분. 대략 한 시간 정도를 자다가 깨어난 것 같다.
일어난 김에 목욕을 하고 제대로 잠을 청해야 할 것 같아서 몸을 일으키려는데, 허벅지가 묵직하다.
뭐지. 고양이 무게가 이정도였던가 싶어 상체를 일으켜 허벅지 부분을 바라보는데,

 

 


"헉!! ㄴ...누구...!!"

 

 


난생 처음보는 소년이 내 허벅지를 벤 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
뭐야 무서워... 도둑인가? 아니 그보다 어떻게 들어왔지? 사태파악을 위해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아뿔싸.
얼굴에 피가 몰릴 정도의 부끄러운 상황이 연출되고야 말았다.
그 이유는 소년이 아무것도 입지 않은 하얀 나신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몸을 동그랗게 웅크린 채 내 허벅지를 베고 잠들어 있는 모습이 어째 낯설지가 않다.
멍하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싶어 조심스레 다리를 움직였지만 이정도론 꼼짝도 않는다.
결국,

 

 


"저기요... 잠깐만 일어나볼래요..?"

 

 


라는 소심한 발언과 함께 어깨를 검지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기는데 소년은 으음~ 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도통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좀 더 과감하게 소년의 팔을 움켜쥐자 소년이 몸을 움찔하며 뒤척이더니 결코 떠지지 않을 것만 같던
눈을 살며시 뜨며 나를 응시한다.
아까 어둠 속에서 봤던 반짝이던 두 눈.
서서히 소년의 입이 열리며

 

 


"어.. 들켰다"

 

 

하는 얼굴과는 다른 허스키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대체 뭘 들켰다는거지...

 

 


"누구...세요?"

 

 


또 한번 소심하게 묻자 소년이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뭐라고 설명해야되지.."

 

 


하며 조용히 혼잣말을 내뱉는다.

 

 


"ㅇ...일단... 옷이라도 좀 입고 얘기하는게 어때요?"


"에? 그런거 안키우는데요.."

 

 

 

하. 뭐지. 그럼 대체 여기는 어떻게 들어온건데? 바깥에서 그렇게 벌거벗은 몸으로 돌아다닌단말야?
경찰에 신고 안들어가나 몰라. 하며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몸을 일으켜 옷장으로 향했다.
대충 걸칠거리가 없나 싶어 찾아보는데 덩치차이가 있어보여서 맞을만한 옷이 없어보인다.
난감하게 미간을 긁적거리다가 결국 품이 넓은 흰색 와이셔츠가 눈에 띄길래 이거라도 줘야하나 싶어 고개를 돌리는데
옷을 줄 필요도 없이 흰 이불을 몸에 칭칭 감고 날 쳐다보고 있다.

 

 

 

"이거라도 입을래요?"


"이렇게 있는게 더 편한데..."


"그래요 그럼."

 

 

 


옷을 입기를 꺼려하는 소년의 말에 열었던 옷장문을 닫고 소년에게 다가갔다.

 

 

 


"그럼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 좀 해줄래요?"

 

 


좀 더 자세히 얘기를 듣기 위해 소년과 함께 거실로 나왔고, 소년이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결심한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믿지 않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지금 할 얘기는 모두 다 사실이예요.
사실 제가 아까 전에 주인님이 데려온 그 고양이예요."


"응? 뭐라고?"

 

 

 

 

 

 

 

 

 

 

고양이 경수와 회사원 종인이

재미가 없다는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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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재미있겠는데여ㅠㅠㅠㅠ다음편 기다리고있을게용!
10년 전
Lovely D.O.
감사해용..ㅠㅠ 다음편은 내일 들고올게용!!ㅎㅎ
10년 전
독자1
놉재미없다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반인반수는제삶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취향저격정확하시네여ㅠㅠㅠ
10년 전
Lovely D.O.
반인반수는 진리죠>ㅅ< 취향저격 탕탕!!
10년 전
독자1
다음ㅇ편이 시급합니다.. 헉헉
10년 전
Lovely D.O.
다음편은 내일 업뎃할게요ㅎㅎㅎ
10년 전
독자2
재밌는데재밌눈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조타이런거너무조아요작가님사랑해요연제계속해줘요 신알신하고갈게요!!
10년 전
Lovely D.O.
재밌다고 말씀해주시니 기뻐요!!!ㅠㅠㅠㅠ 하편은 내일...이 아니고 이따 저녁쯤에 데리고 오겠습니다 신알신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3
고양이 경수 귀엽네요 잘보구갑니다ㅎ
10년 전
Lovely D.O.
멍뭉이 경수도 좋지만 왠지 고양이가 끌려요ㅎㅎ 봐주셔서 감사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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