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VS 소아과 :: 11.5
By. 아리아
NS 권순영 교수
일어났어요?
아직인가 AM 7:00
언제와요
보고싶은데 AM 8:00
이게 내가 알던 권교수가 맞는지 싶었지만 제 입꼬리는 한껏 올라가 내려올 생각이 없었다. 반존대가 그렇게 설렌다는 의견에 물음표를 던지던 과거의 저를 반성할 수 밖에 없었다.
"아,몰라."
자꾸만 붉어져오는 얼굴에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다 시간을 자각하곤 급히 화장실로 향했다.
"좋은아침-"
"오셨어ㅇ, 아 교수님."
"네?"
"아까 권교수님이 찾으시던데요?"
..권교수가? 날? 굳이 의국까지 와서?
분명 비밀로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제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머리 위를 둥둥 떠다니는 물음표들을 깨준 건 어깨를 톡톡 치는 손길이었다.
"환자 트랜스퍼 때문에요."
*트랜스퍼: 환자의 담당 과 또는 병원을 옮기는 것.
동그란 안경 너머로 피곤함이 너무나도 잘 드러나는 얼굴에 잠시 놀랬다 이내 정신을 차리곤 그를 따라 신경외과 의국으로 향했다.
분명 그의 뒤를 따라 걷고 있었는데 어느새 제 옆으로 와 걷고 있는 그가 신경쓰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자꾸만 부딪히는 손등이.
"...?"
몇번을 부딪히다 갑자기 제 새끼손가락에 고리를 걸어오는 그에 놀라 동그래진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자 '손 잡은 건 아니잖습니까'하며 저를 안심시키며 예쁘게 웃어보이는 그가 있었다.
능글능글. 권교수를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단어라고 감히 자부한다.
"교수님!"
둘 중 누구를 지칭하는 말인진 알 수 없었지만 자신들을 불러오는 단어에 누가 뭐라할 틈도 없이 황급히 손가락을 풀었다. 큼큼,어색한 헛기침을 내뱉으며 뒤를 돌아보는 우리 둘의 모습에 피식피식 작은 웃음이 새어나왔다.
"아, 정쌤."
"..김교수님은 왜 여기 계세요?"
"네?"
어디서 많이 봤는데. 저 싸가지 없는 말투하며, 위아래로 훑어보는 눈빛이 꽤 익숙하다.
"환자 트랜스퍼 때문에 잠깐 온겁니다. 무슨 일 있어요?"
저 사람은 왜 또 다정하고 난리야.
"아, 아니에요. 안 바쁘시면 식사 같이 하자고 하려고 했는데 바쁘신가 봐요."
"미안해요. 나중에 내가 사줄게. 얼른 퇴근하세요."
네- 하며 말꼬리를 늘이다 저를 흘깃 쳐다보는 그 눈빛이 이상하게 기분을 흐트려놓았다. 긴머리를 찰랑거리며 멀어져가는 레지던트의 뒷모습에 괜히 입술을 삐죽이고 있자 옆에서 들려오는 바람빠진 웃음소리가 제 귀에 박혔다.
***
"그래서 소아과로 트랜스퍼 하려는데, 괜찮습니까."
"네."
여자의 직감으로 봤을 때 그 레지는 흔히 말하는 여우가 틀림없다.
"언제 옮길까요. 최대한 빨리 진행되는게 좋을 것 같은데."
"네."
아니, 의사라는 사람이 매니큐어는 왜 발라? 지가 연예인이야?
"김교수님."
"네."
권교수는 왜 또 다정하고 지랄인건데.
몰라, 짜증나.
"화났습니까."
"네, 네? 아니요. 제가 왜요."
아, 또 말렸다. 회의 내내 아까 전 온갖 예쁜 척은 다하던 레지와 다정했던 권교수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집중할 수 없었는데 그걸 어떻게 눈치 챘는지 걸고 넘어지는 그였다.
"입술 잔뜩 내밀고 서운한 티 잔뜩 내고 있는데."
"..."
"진짜 화 안 났습니까."
"네."
"그럼 뭐, 정쌤이랑 밥이나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환자 베드 오후회진 끝나고 옮기겠습니다"
뭐, 정쌤? 아까 그 레지던트?
꿈틀거리는 제 안면근육을 보지 못한 건지 보고도 못본 척 하는 건지. 차트를 정리하곤 일어나 나가려는 그에 결국 눈을 꾹 감고 일어나 양 팔을 벌려 그를 가로막았다.
"뭐 합니까?"
"..먹지마요."
"언젠 밥 잘 챙겨 먹으라면서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보니, 이 남자 다 알면서 저런다. 그걸 알아차렸으면서도 말려 들어가는 저의 모습에 한숨을 푹푹 내쉴 수 밖에 없었다.
"..아니, 그 레지랑 먹지 말라고요."
"차라리 저랑 먹어요. 아침 먹긴 했는데 저희 엄마가 아침은 원래 두끼씩 먹어야 든,"
저를 확 안아오는 그에 말을 끝맺을 수 없었다. 훅 끼쳐오는 그의 시원한 향수냄새에 제 얼굴엔 자연스러운 미소가 피어올랐다.
"장모님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밥 먹으러 가요."
"ㅇ, 이걸 놔야 먹으러 가죠."
"뽀뽀해주면 놔주겠습니다."
저를 내려다보는 그 눈빛이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는 대형견 같아 제 마음을 가득채웠던 서운함은 눈녹듯이 사라진지 오래였고, 그 틈을 놓치지않고 물들여오는 행복은 제게 용기를 주기 충분했다.
쪽-
양볼을 잡아 짧게 입맞추곤 멍해져 있는 그에 미소 지어보이며 교수실을 빠져나왔다.
콩닥콩닥. 멀리서도 들릴 것 같은 심장소리에 한참을 얼굴을 붉혔다.
***
"교수님, 봉사 이번에도 가실거죠? 명단 제출 10시까지라 미리 이름 올렸는데."
"네. 고마워요."
"아, 이번에 NS도 간다던데요? 무슨 바람이 불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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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뽀뽀쟁이들 예아 좋아요좋아 딱 제취향ㅎ 이 글은 작가의 사심이 가득 담긴 글이랍니다핳
사실 별 내용도 없고 앞에 내용이랑 비슷한 것 같고 그냥 여주 질투하고 수녕이가 다 알면서도 귀여워서 놀리는 거 보고싶어서 급하게 썼어요헿
아직 폰은 못 고쳤지만 독자님들 보고 싶어서 빨리써서 왔어요!!!!
다음편은 아시겠쬬..?껄껄 시골로 봉사활동갑니당뉸뉴 달달할거에요!!!더 알찬 글일거고!!
그럼 안녕!!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