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바론
"고마워,길다면 긴 시간 그 마음 변치 않아줘서." 내가 한게 뭐가 있다고 고마워하는걸까,이 아이는.나는 그저 네가 미친듯이 좋았고 아무리 마음을 떨치려해도 그게 안되서,그래서 마음이 가는 대로 뒀을 뿐인데.세상에 고마울 거 참 없다,전정국. "내가 뭘 잘한게 있다고 고ㅁ," 정국이는 싱긋 웃어 보이며 말을 하고 있던 나의 입술에 살포시 자신의 입술을 얹었다.항상 쪽-하곤 간지럽게 잠시 괴롭히고 떠났던 그 아이의 입술이였는데 오늘은 달랐다.자신의 한손을 더해 나의 한쪽 얼굴을 붙잡아 왔고 그렇게 깊게 머물었다. "정국아,우리 당분간만 그만할까." "...뭘?" "이렇게 서로 좋아 죽겠는거." "......" "아예 그만하자는 거 아니야,정국아." "그래." "...어?" 우리는 일어나 방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곤 침대에 등을 기대 붙어 앉았다.팔짱을 끼고 깍지를 껴 손을 잡곤 정국이의 어깨에 머리를 얹어 한참을 서로 말 없이 허공을 응시하던 중,나는 먼저 입을 뗐다.아마 우린 서로 같은 생각을 했던걸까. "딱 나 데뷔하고 자리 잡을 때 까지만.우리 어떤 상이던 수상하면 개인전화 돌려 받을 수 있어.근데 우리 그것까지는 바라지도 않거든,그러니까 신인상 받아서 너한테 가장 먼저 연락할게." "...그래!반년 안봤다고 안죽었잖아.반년 더 버티는거,그까짓거 정국이 너가 안돌아오는 것도 아닌데.나 버틸 수 있어." "고마워,항상 믿어줘서." 먼저 당분간 보지 말자고 얘기를 꺼내 놓고 막상 정국이의 입에서 그렇게하자는 말이 나오니까 머릿 속이 하얘졌다.꼭 그래야만 하냐고 물어주길 한편으로 바랐던 것 같다.대답은 그러자고,버틸 수 있다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벌써부터 걱정이 앞섰다.내가 정말 버틸 수 있을까. "첫 무대는 꼭 보러 와줘." "갈 수 있으면 능력 껏 가볼게." "꼭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아,노래 들어 볼래?" "이렇게 아무한테나 들려줘도 되는거야?" "왜 아무나야,내가 좋아 죽는 사람인데." "아,그러지 말고 들려 줄거면 얼른 들려 줘." "어때?" 너무 좋아.너무 좋아서 나만 들었으면 좋겠어.세상 사람들 중에 네 노래하는 목소리를 나만이 평생 들었으면 좋겠어. 이 순간에도 이기적인 생각 밖에 들지 않아서 난 그 아이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 뿐,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노래가 너무 좋다.이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그래야하는데 왜 난 자꾸만 그런 생각만으로 머리를 채우는 건데. "별로야?이게 완성곡이 아니라,처음에 멜로디 나오자마자 혼자 불러본 녹음본이라-" "...근데 너 연습 안가?" "맞다!그 동안 너무 하고싶었던 말도 많았고 그래서 시간 가는걸 새까맣게 잊고 있었어.신발 신고 있어,금방 나갈게." 넌 오늘이 함께하는 마지막 날인데도 전혀 속상해 보이지 않는다.그저 오랜만에 만나 들뜬 모습만 가득 할 뿐,서운함도 속상함도 그리고 아쉬움도 전혀 보이지 않아서 나만 더 속상해졌다. "잘가,내가 늦어서 집 앞 까지 못가줘서 미안해." "뛰어서 가면 20초도 안걸리는 거리인데 뭐.밤도 아니고 이 훤한 대낮에.얼른 가,금방 버스 온다며." "...잘지내." "내가 못지낼게 뭐 있어.나 보고싶으면 열심히 해,열심히해서 1위해버려.정국아,건강 잘 챙기고." "꼭 올 해 안에 다시 안아 보자." 나는 그저 고개만 끄덕여 보이고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고 손을 흔들며 집으로 몸을 틀었다.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그럴리 없다고 다그치면서도 자꾸만 최악의 상황이 머리에 그려졌다.자리를 잡지 못하면 다시 정국이를 마주하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뒤를 돌자 몰려 오는 수많은 최악의 순간들에 눈물이 고였고 서러워 발걸음을 옮기려다 말고 주저 앉을 것만 같았다. 그 순간 뒤에서 나의 이름을 부르는 정국이의 목소리가 들려 급히 눈물을 훔치고 뒤를 돌아 보았다.
"쓸 때 없는 걱정 하기만 해봐,나 난놈이야." "지랄." 내 이름을 불러 세우더니 그 멀리서 쩌렁쩌렁한다는 말이 고작 난놈이라는 자화자찬이라니.언제 울었냐는 듯이 나는 저절로 웃음이 나서 들리지 않을 거리임에 혼잣말을 했다.진짜 모지리. 웃어 보이고 다시 뒤를 돌려는 순간 다시한번 정국이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사랑해." 세상 최고 모지리,멍청이,바보.정국이는 그대로 바뀐 신호를 건너 버스 정류장으로 뛰어 갔다.나는 대답도 못했는데.난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네 뒷모습에 들릴리가 없는 혼잣말을 던졌었다.내가 더 많이 많이 사랑한다고. * 정국이를 못본지 거의 한달 쯤 되어가던 날, 정국이가 그날 알려주어 팔로우해두었던 소속사 sns 계정에 게시물이 업로드 되었다는 알림이 울렸다.그저 벌써 한달이 되어가는구나,싶었다.별거 아니네 버티는거. 나는 업로드 된 티져 영상을 재생했다.제대로 보기도 어려울 정도의 속도로 스쳐 지나가는 멤버들의 얼굴 사이에서도 정국이는 나의 시선을 이끌어 당겼고 마치 아문 상처를 손톱으로 뜯어내듯 마음 한켠이 아렸다.정말 별거 아니라며 생각보다 담담하게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언니!이거 언니한테 온건데 이름이 없는데,니꺼 맞아?" "...어?" "뭐야,어디 아파?" "아니,안아파.이리 줘봐." "뜯어 보려다가 혹시 막 행운의 편지인건 아닌가 싶어서 못뜯어 봤어.언니 너한테 편지 올 일이 그거 말고 더 있겠냐.심지어 그거 우표도 안붙어 있잖아,빼박이지?" 나는 넋이 나간 채로 봉투를 찢어 열었다.봉투를 열자 가장 먼저 주황색 포스트잇이 눈에 들어 왔다. -혼자 오라하면 안올테니까,두장 넣었어.중고나라에 팔지 마라. 포스트잇 뒤로 보이는 티켓 두장.쇼케이스 티켓이였다.아무래도 가족들에게 주는 티켓인듯 했다.두장 주면 뭐해,친구라 할 게 너 빼고 더 있냐.두장 줘도 혼자 가야하는건 똑같으니 못갈게 뻔한데.진짜 이 모지리. "어?뭐야.행운의 편지 아니야?어,남자 글씨." "아니야." "어-!이거 이번에 데뷔하는 그룹 쇼케이스 초대권이잖아!" "너 누군지 알아?" "그러는 넌,설마 모르냐?" "니가 얘네를 어떻게 알아?데뷔도 안했는데,티져 하나 나온 애들을." "얘네 소속사 걸그룹이 진짜 비쥬얼,실력 다 됬었잖아.그래서 사람들이 이 소속사 오디션 공지 뜨자마자 보이그룹 기대 엄청했어.하긴,언니 니가 이런데 관심이나 있냐.근데 니가 어떻게 가족티켓이 생겼어?" "아무것도 아니야,줘." "이거 니꺼야 아니야,이것만 말해." "내껀데,안갈거야.줘!" "아깝게 왜 안가!나랑 가자.안갈거면 티켓 나한테 팔아.내가 친구랑 가게." "팔면 안된다고 했단 말이야." "그럼 나랑 같이 가자고!가자,가는거다.날짜 내일 모레야.꼭 가는거다!아싸,자랑해야지!" 철 없는 동생은 두장의 티켓 중 한장을 쏙 빼갔다.당연히 갈 생각 조차 안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가게 되어 버렸다.저 정신 없는 갓 중딩 졸업한 년 때문에 쇼케이스을 정말 가게 생겼다니,하. 나는 봉투를 그대로 닫아 책상 서랍에 던져 넣고 쾅하고 서랍을 닫았다.책가방에서 연습 중인 대본을 꺼내 들고 대사를 읊었다. "그래요,억울해요.당연히 억울하죠.2년 동안 성실하게 다닌 회사 하루아침에 짤린 거.하지만, 그것도 인생인ㄷ-" 나는 대사를 읽다 말고 그대로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대사가 뭐 이래,짜증나게." 당장 내일 잡힌 소속사 오디션도 잊은 채 나는 책상에 머리를 박은 채 잠에 들었다.허리가 아파 잠에서 깨어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 있었고 나는 여전히 책상 앞이였다.하,어쩌지 오늘이 오디션인데.나는 대충 대본을 챙겨 둔채 급히 오디션 보러 갈 준비를 했다. "떨지 말고,연습한 대로!" "네,다녀 올게요." 소속사로 향하기 전,한달가량 다니고 있는 연기학원에 들려 선생님에게 검사를 맡고 소속사로 향했다.나뿐만 아닌 오디션을 보려는 내 또래 학생 부터 어른까지 다양하게 우글 거렸고 나는 그 사이에서 혼자 구석에 등을 기대고 서서 이어폰을 꽂은 채 다시 한번 대사를 되새겼다. "헐,쟤 연습생인가?" "아니,쟤 빅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잖아!이번에 데뷔한다던!" 하지만,이내 두 이어폰을 뚫고 사람들의 고성이 들려 왔다.나는 무슨 일인가 싶어 이어폰 한쪽을 뺀 채 사람들의 대화를 들어 보았고 곧 남자의 모습이 눈 앞에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수많은 오디션 지원자들 사이로 지나오며 사람들이 그에게 몰리자 그 남자는 어쩔줄 몰라 가볍게 인사를 하며 빠져 나오고 있는 듯 보였다. "여기 히트 엑터스가 빅 엔터테인먼트랑 병합 된 회사잖아,아마 그래서 온거 아닐까?" "아,맞아.요즘은 데뷔 전부터 연기 트레이닝도 시키잖아.그래서 여기 트레이닝 받으러 왔나보다.헐,이쪽으로 온다.대박!멀리서 봐도 잘생겼어." 빅 엔터테인먼트면 정국이 회사인데-,생각하는 순간 내 눈 앞으로 점점 그 남자가 가까워져 왔다.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급히 고개를 들어 남자의 얼굴을 보려는 순간 내 앞을 지나가던 남자와 두 눈이 똑바로 마주쳤고 그 남자는 피하지 않았다. "...전정국...!" ------------------------------------------ ...증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독자니소스님... 주말이 이틀이 꼬박 지나고서야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사실 이렇게 찾아 오기도 어려웠습니다ㅠㅁㅜ... 현생이 너무나 갑자기 우르르 밀려오는 바람에 신나게 치이다 왔습니다 주말에도 집에 12시에 들어가는건 기본...^ㅠ^... 저번주 한주를 너무 쉴틈 없이 보내는 바람에 이틀 동안 몸살에 시달리다가 왔습니다 하ㅜㅁㅠ...사실 초기에 미리미리 작성해 놓은걸 내용을 추가하고 수정하는 편이라 9화를 거의 끝내 두었었습미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맴에 들지 않아 깔끔하게 버리고 아예 스토리를 틀어버리느리 더 걸리기도한 것 같네요 이젠 뼈대가 틀어졌으니 스토리가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하하하(세상에서 가장 무책임 더 적고 싶은 말이 많지만 지금 이 순간도 피로가 가득한 상황이라 급히 작성을 마무리해야할...흐를ㄹㄹ르르를륽 신경 써서 한자한자 적어 내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어서 아쉬움이 남네요 가을 감기 꼭꼭 조심하세요 독자님들!!!!!!!!!!!!!!! p.s.항상 추신에 남겨야지,하다가도 까먹었네요ㅠㅅㅜ혹시나 독서를 즐기시는 독자님들이 계시다면 로맨스 소설인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꼭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하는 바입니다!!!제 글이 취향이시고 즐겨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천번만번 좋아하실 글이라고 장담합미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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