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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 | 인스티즈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

나에겐 중학교 2학년부터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 내가 지금 고2니까 현재로 4년째? 솔직히 내 남자친구라서 그런 게 아니라 얘가 진짜 좀 잘생겼다. 막 존나 조각미남!! 이런 건 아닌데 여자들이 좋아하는 훈훈함?

내가 얘랑 어쩌다 사귀게 됐는지는 중학교 2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나는 학교에서 그다지 튀는 애는 아니었다. 그냥 아주 평범하디 평범한.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라 다른 반 애한테 김여주 알아?라고 물어보면 모르는데, 라는 말이 나올 확률이 90프로인.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아 그렇다고 왕따는 아니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그냥 눈에 띄지 않아서 다른 반 애들은 모르는 거지 우리 반 애들하고는 그럭저럭 잘 지냈거든. 근데 내 남자친구는 뭐.. 소위 말해서 잘나가는? 무리에 속해 있는 아이였다. 그런 권순영(내 남자친구)은 잘나가는 무리라고 해도 다른 애들 삥을 뜯는다거나, 선생님한테 대들거나, 뭐 이런 애는 아니었다. 오히려 애들한테 인기 진짜 많았음. 왜, 반에 한 명쯤은 있잖아, 분위기 메이커. 그래, 권순영한테는 그 말이 딱 맞아. 엄청 밝고 잘생기고 어딜 가나 눈에 띄는 애. 남자애들한테는 닮고 싶은 애였고, 여자애들한테는 사귀고 싶은 애로 통했다. 중2 짜리가 뭘 알겠냐마는.. 제일 심할 나이었다, 계급 따지고 뭐 이런.

나도 그런 권순영 꽤나 동경했던 거 같다. 존경... 까지는 오버고. 좋아하는 것도 딱히.. 그냥 나랑은 노는 무리부터 달랐기에 그런 생각조차 못했던 거 같다. 그냥 어딜 가나 눈에 띄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권순영이 부러웠던 거 같다.

그러다 중2 끝 무렵, 나는 그런 권순영이랑 처음으로 말을 섞게 된다.

겨울 방학이 되기 2주 전이라 그런지 할 게 없으니 수업 시간에도 맨날 영화나 틀어주는 기간이었다. 볼 애들은 보고, 잘 애들은 자고. 우리 반 애들은 활달한 애들이 모여있어 그런지 이틀 잘 지내더니 그 후에는 그 시간을 못 견뎌했다. 게다가 우리 반은 애들끼리 단합이 꽤나 잘 돼서 활동적인 걸 많이 했었는데 반장 주도하에 운동장 가서 피구나, 발야구 이런 거 하면 어떠냐는 의견을 냈다. 그때부터 매 수업 시간마다 선생님들께 허락 맡아서 반 애들 모두 운동장으로 가서 놀았는데 오늘 역시도 4교시에 강당 가는 거 허락 맡아서 애들이 발야구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날따라 몸이 좋지 않아 쉰다 그러고 운동장 계단에 앉아 있었다. 애들이 팀 짜려고 하는데 마침 2반도 운동장으로 나오는게 보였다. 참고로 2반은 권순영이 있는 반. 여자애들은 같이 하자고 좋다고 난리 났고, 남자 애들도 반 대결하면 더 재밌으니까 좋아하는 눈치였다. 그렇게 반 대결 발야구가 시작되었다. 공수 정하자면서 반장끼리 가위바위보 하는데 나는 그거까지 보고 물이나 마시려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내 쪽으로 야!! 피해!!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웬 축구공이 내 쪽으로 날아오더라. 몸이 안 움직여서 그냥 맞았다. 암튼 뺨에 맞았는데 속도가 너무 세서 그런가, 아님 오늘 몸이 안 좋아서 그런가. 진짜 거짓말 안 하고 공 맞고 무슨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풀썩 쓰러졌다. 미친 개쪽팔려...

[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 | 인스티즈

"괜찮아? 어떡해... 진짜 미안해. 일어날 수 있겠어?"

".... 아.. 괜찮아..."

"뭐가 괜찮아. 뺨 맞은 거야? 부어올랐다. 아 진짜 미안하네... 일단 일어나."

근데 그 공을 찬 게 권순영이었는지 권순영이 쓰러진 나한테 달려오더니 막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솔직히.. 개아픈데 권순영이 나보다 더 놀란 눈치길래 대충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뭐가 괜찮냐면서 내 뺨을 만지는 권순영에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으니 일단 일어나라면서 권순영은 내 손을 잡고 일으켰다. 권순영 때문에 몰랐는데 주위에 애들이 엄청 많이 몰려있었다. 역시 권순영이구나 생각이 들었던 게, 솔직히 다른 애가 찬 공에 맞았으면 몇몇은 신경도 안 썼을 텐데 이렇게 애들이 몰린 거 보고 다시 한번 느끼게 되더라. 권순영 진짜 인기 많구나.... 하.. 하필 권순영이 찬 공에 맞아서 제대로 쪽이다.. 그렇게 일으켜지고 이제 보건실이나 가야겠다 했는데, 갑자기 내 팔목을 잡는 권순영에 의아한 듯 올려다보니 당연한 얼굴로 말했다.

"뭐해, 가자."

"어? 어디를..."

"보건실 가야지. 가자."

하면서 나를 이끄는 권순영에 당황스러워 하며 괜찮다는 말도 못하고 그냥 끌려만 가고 있는데 뒤에서 야 권순영! 경기는!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니까 권순영은 여전히 뒤도 안 돌아보고 한 손은 여전히 내 팔목을 잡은 채로, 다른 한 손을 들어올리고는,

"너네끼리 해라~ 나 빠진다!"

[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 | 인스티즈

"아 에바지!! 니 없으면 그 다음으로 내가 제일 못하잖아!! 내가 욕 다 먹는다고!"

[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 | 인스티즈

"뒤진다ㅋㅋㅋㅋㅋ 아 한 번만 봐줘~! 그럼 얘 어떡해!"

나.. 다리 다친 거 아닌데... 그러면서 내 팔목을 잡은 손을 들어올리는 권순영. 권순영의 그 말을 끝으로 권순영의 친구들은 아이스크림 사라며 크게 외쳤고, 권순영은 여전히 한 손은 내 팔목을 잡고 다른 한 손을 들어올리고는 손가락으로 원을 그려보았다. 그렇게 도착한 보건실에는 보건 선생님이 수업 중이신지 아무도 없었다. 권순영은 나를 잠깐 침대에 앉히더니 익숙하게 서랍을 이리저리 확인하고는 약하고 대일밴드 가져와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는 서툴게 엄청 조심스레 내 뺨에 손을 가져다 댔다.

"아... 진짜 미안. 흉 생기면 어쩌지. 진짜 진짜 미안. 만약 흉 지면 내가 있는 돈 다 털어서 성형 시켜줄게."

"뭐?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진짜 미안해서."

권순영 말에 상황에 안 맞게 웃음이 나왔다. 역시 권순영인가. 원래 처음에는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당황스러워 화 아닌 화도 좀 났었는데 그 감정은 지금 어디 갔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처음 말해보는 건데도 전혀 어색하지도 않고. 나 낯 진짜 많이 가리는데. 내가 웃으니까 눈치 보면서 말하는 것도 꽤 귀엽고. 이래서 권순영 권순영 하는구나 했다. 그렇게 얘기하고 있으니까 점심시간 종이 치길래 일어나니까 권순영도 일어서서 다시 한번 미안하다는 말을 하길래 괜찮다고 했다. 이제 나가려고 하는데 뒤에서 저기, 하면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뒤돌아보니까,

[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 | 인스티즈

"근데 넌 이름이 뭐야?"

아... 이때 뭔가 딱 느껴졌다 아 맞다, 내 앞에 얘 권순영이구나 하고. 나같이 평범한 애를 알고 있을 리가 없구나 하고.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 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권순영이랑 나는 노는 무리가 다르니까. 암튼 그 말을 들으니까 좀 멍해지다가도 내 말을 기다리고 있는 권순영에 입을 열었다.

".. 김여주야."

[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 | 인스티즈

"아, 이름이 여주구나. 이름 되게 예쁘다."

".. 고마워."

"내 이름은 권순영이야."

"알아."

"응? 어떻게 알아?"

우리 학교에서 너 모르면 그게 이상한 거 아닌가... 심지어 다른 학교 애들도 너를 아는데. 라고 말할 뻔 한 걸 그냥 어색하게 웃어넘겼다. 이제 밥 먹으러 가자는 권순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보건실을 나왔다 밥 맛있게 먹으라고 손을 흔들고 급식실로 달려가는 권순영을 보고 나도 같이 손을 흔들다 내리고 그 자리에 멍하니 있었던 거 같다. 뭔가... 휩쓸고 지나간 기분이어서.

밥을 다 먹고 교실에 앉아 있는데 5교시 선생님한테도 허락을 맡았는지 5교시도 운동장이라고 했다. 몸도 안 좋고 별로 체육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서 보건실 가서 쉬어야겠다고 친구한테 말하고 보건실로 갔다. 보건 선생님은 약을 주시고는 수업 가신다고 나가버리고 나는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5교시 시작 종이 치고 그렇게 눈을 감고 있는데 드르륵하고 보건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보건 선생님인 줄 알고 눈을 계속 감고 있는데 침대실 커튼이 열리는 소리에 눈을 딱 뜨니, 다름이 아닌 권순영이 눈 앞에 서 있었다. 권순영의 얼굴에 놀라서 바로 몸을 일으켰다.

[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 | 인스티즈

"어... 누워있지. 몸 안 좋다면서."

"... 왜 여깄어?"

"아.. 우리 반도 지금 수업 운동장이거든. 근데 너네 반 애들은 보이는데 네가 안 보이길래 애들한테 물어봤지."

"아..."

[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 | 인스티즈

"보건실에 있다는 소리 듣고 깜짝 놀랐어. 아프다며. 어떡해, 나 때문에 더 심해진 거 아니야?"

하면서 울상을 짓는 권순영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얘 진짜 인기 많은 이유가 있다. 사람이 착하네. 누가 봐도 나를 걱정하는 모습에 신기하기도 했다. 자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게임일 뿐이었고, 또, 얘는 내가 누군지도 몰랐잖아. 그렇게 45분 동안 권순영이랑 얘기하면서 수업 시간이 끝났다. 솔직히 모르는 남자애랑 45분 동안 얘기하는 거 흔한 일은 아니잖아. 굉장히 어색할 거 같고. 특히나 난 진짜 낯가린단 말이야.. 근데 권순영은 정말 달랐다. 진짜 1도 안 어색했다. 그만큼 편하게 해주려는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대체 얘가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지만 얘기할 수록 그냥 심성 자체가 착하다는게 느껴져서 그러려니 했다. 얘는 지금 자기 때문에 누가 다친게 신경 쓰이는 거다.

"저, 나 진짜 괜찮아."

[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 | 인스티즈

".. 어?"

그래서 지금 이 말을 해주지 않으면 안됐다. 얘는 심성 자체가 착한 애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방학 전까지 어쩌다 복도에서 날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생채기가 난 내 볼을 보고 미안해 할 것이다. 그런 건 굳이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럼 자긴 교실로 돌아가 보겠다며 문으로 향하던 권순영에 뒤에 대고 말하자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는지 의아한 눈빛으로 뒤돌아보는 권순영에 입을 열었다.

"너 지금 계속 미안하잖아. 안 미안해해도 된다고."

"아..."

"어차피 게임하다가 실수로 그런 건데 뭘... 진짜 괜찮아."

내 말을 끝으로 정적이 이어졌다. 아... 역시 개찐따 김여주.. 그냥 조용히 하고 있을 걸 그랬다. 괜히 말 꺼내서... 권순영은 어떻게 이런 어색한 분위기 하나 안 만들고 대화를 이어가는 걸까. 진짜 배우고 싶다... 침대에 앉아 뻘쭘하게 눈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으니 어느새 침대 앞으로 온 권순영이 내 앞으로 핸드폰을 내밀었다. 그에 의문을 갖고 고개를 올리자,

"그럼 나 번호 좀 줄래?"

"어..? 왜..?"

갑자기 번호를 달라는 권순영. 진짜 개뜬금 없이, 심지어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학교 양아치 권순영이 번호를 달라니까 그렇게 당황스러울 수가 없더라. 권순영의 말에 최대한 침착하게(하지만 당황한 거 다 티났겠지..)물었다. 그러니까 돌아오는 대답은,

[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 | 인스티즈

"너랑 친구하게. 나 원래 친구한테는 잘 안 미안해 해."

라는 무슨 뜻인지도 모를... 이상한 권순영의 아무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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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들 오랜만입니당! 잘 지내셨나여 오랜만에 쓰니 글이 정말 안 써지네요... 속상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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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도랏다.. 작가님 잘지내셨나요 인티 알림보고 내적비명지르면서 뛰어왔어요🥹
제 암호닉 흑임자였는데 기억하시려나요..!
ㅎㅑ···오랜만에보니 넘 좋네요 작가님

1개월 전
커피우유알럽
흑임자님..!!!!! 당연 기억하죠ㅜㅜㅜ 잘 지내셨어요?ㅜㅜ 너무 반갑네요ㅜㅜㅜ 제 글에 알림이 가는군요…?! 싱기하다..
무튼 정말 좋네요ㅜㅜ 댓글 감사합니다☺️

1개월 전
독자2
성형ㅋㅋㅋㅋㅋㅋㅋ아진짜 개웃겨요
1개월 전
비회원.61
오랜만에 돌아오신 것도 기쁜데 좋은 글까지 써주시다니 너무 감사해요~
1개월 전
독자3
작까님 저 진짜 ㅣ이전글도 다봤다구요.!!!
닉네임보자마자 심장뛰면서 들어온사람 나야나..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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