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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윤 전체글ll조회 47628l 1


현실이, 세상이, 주변 사람들이 뭐라 하든, 

결국 나는 나를 선택했다. 

삶은 항상 그런 식으로 흘러간다. 

그래야 내 삶이 된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 인스티즈




“너 나이 서른다섯이고 경력도 고작 만 4년에 모아둔 돈도 별로 없잖아. 거기에 네 글을 읽는 사람이 고작 몇 명이나 된다고 네가 작가를 하겠다는 거야?”


얼마 전 내가 더 이상 건축 회사를 감당하지 못해 공황장애를 겪으며 퇴사를 고민한다고 하니 내 삶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친구에게서 들은 말이었다. 나의 불안감과 우울감은 인생에서 가장 크게 고조되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차마 회사를 그만두고 작가로 살아보겠다는 불확실하고 리스크 있는 선택을 할 수 없었다. 다음날 나는 눈물을 흘리며 다시 회사로 출근했다.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특정 누군가가 정하지 않은 사회적 룰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물론 시대에 따라 그것들이 변하기도 하고 종종 돌연변이처럼 그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략적인 흐름이 이렇다.


공부를 한다. 대학교를 간다. 취업을 한다. 결혼을 한다. 애를 키운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노년을 알아서 보낸다.


더 디테일한 것들도 있다. 대학교는 인서울이어야 한다. 학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유 없는 휴학은 금지다. 서른이 넘어서 신입사원으로 들어가면 늦은 사회생활이고 누구보다 분주하게 돈을 모아야 한다(대부분은 결혼 자금이겠지). 대학교와 취업과 커리어에는 쉼이란 없어야 한다.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야 하고 사람들을 앞질러가야 잘 사는 것이다. 환승 이직이 아니면 퇴사는 절대로 안된다. 마흔 전에는 결혼을 해야 한다. 결혼할 때는 집이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 외에도 사회에서 눈치껏 알아서 깔끔하게 지켜야 하는 압박들이 난무한다.


나는 이것들의 압박을 온몸으로 느꼈고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사람이다. 말하자면 사회적인 시점에서는 실패자에 가까운 것이다. 그마저 안정적으로 다니던 건축회사마저도 작가라는 꿈 때문에(이면에는 더 이상 내가 회사에서 버틸 수 없게 정신적인 병 때문이지만) 버린다고 하니 친구는 걱정이 안 되려야 안될 수가 없었을 거다. 


그렇게 친구와 긴 대화가 이어진 저녁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문득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삶이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무엇을 하기에 부족한 걸까? 지금까지 건축설계를 한건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였고 그 마음이 바뀌어 글을 쓰고 싶은 건데. 그 마음만으로 나는 내 삶을 꾸릴 수 없는 걸까? 


물론 현실은 가혹하다. 건축회사에서 과장급의 월급을 받으며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책상 한편에 놓고 글을 쓰는 일은 없을 거다. 현실에서는 당장의 생활비와 월세를 벌기 위해 알바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알바를 병행하면서 글을 쓴다고 한들 내가 글로 돈을 벌 수 있을지, 아니면 유명한 작가가 될 수 있을 지도 미지수이다. 사실 이런 불안감들이 나를 항상 주저하게 했었다. 불확실성들이 나의 꿈을 그냥 포기하라고 속삭였다. 그 유혹은 내 나이 때에 맞는 안정감 있는 월급과 직급, 그리고 중견기업이라는 회사를 비췄다. 그 유혹은 우리가 늘 들어오고 봐왔던 사회적 룰이었다.


나는 고민을 하다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나는 공황장애를 겪고 정신과를 다니면서 건축회사의 안정감과 월급, 사회적 룰을 지키는 일과 내 꿈인 작가일을 결코 병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운명은 나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회적 룰을 따라 안정감 있게 살 것이냐 아니면 꿈을 향해 살면서 불확실성에 뛰어들 것이냐. 모든 선택에 두려움과 후회가 도사리고 있으며 둘은 똑같이 뭣 같은 고생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결국 나를 선택했다. 더 이상 세상이, 현실이, 사람들이, 사회가 뭐라 하든 내 마음이 가는 쪽으로 가기로 선택했다. 우리들의 삶은 항상 그런 식으로 흐른다. 불확실 속 불안과 안정을 줄타기하다 결국 에라 모르겠다 내 마음이 끌리는 곳으로 가자 한다. 마음이 없는 곳에서 사는 사람의 현실에는 그만한 지옥 또한 없기에. 혹은 나처럼 질병이 생겨 다시 마음이 가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기에. 그러기에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한 것이다.


혹시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마음이 가는 데로 삶을 이끌어 가고 계신가요? 그게 회사 안이든 밖이든 마음만으로 충분한 길을 걷고 계신가요? 지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시작할 자격이 있다는 아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남기고 그걸 저와 함께 증명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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