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오늘 합궁이잖아."
*
잠시동안 멍해있다가 이민형과 이태용을 돌려보냈다. 차마 이민형에게 하지 못 한 말이 있는데, 나는 그의 소매 안쪽에 있던 초코바 비슷하게 생긴 것을 봤다. 물론 그럴 리 없겠지만, 그냥.. 친구로서 내가 밥 안 먹었다고 하면 챙겨줬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내가 오늘 합궁이라고?
사실 존나게 당황스럽다. 보통 원래 왕비한테도 말 안 하나? 이민형과 이태용은, 오는 도중에 궁녀들끼리 뛰어다니다시피 하길래, 한 사람을 붙잡고 물어봤단다. 거기서 그 궁녀가 "오늘 전하와 중전마마의 합궁일이시거든요!" 해버린 것이고.
사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 하지만, 속으로는 존나게 당황스럽다 진짜로. 날이 어두워져 갈수록, 그냥 아무것도 안 했는데 심장이 떨린다. 설레서 뛰는 게 아닌, 두려워서도 아닌, 그냥 뭔가 이상한 느낌.
그리고, 잔머리가 쩐다고 나름 혼자 자부하는 내게, 또 생각이 둥실둥실 떠오른다. 가서 뭔가 이상해지면, 바로 배 아프다고 떼를 쓸 거다. 엉엉 나 아파요.
내가 아무리 멍청해도, 합궁이 뭔지는 알고 있으니, 심장이 떨리는 건 아무래도 당연한 일이었다.
저녁을 먹은 후에, 씻는데 궁녀들이 들이닥쳤다. 와 진짜 존나 당황스럽다. 생전 안 해본 쌀뜨물에 세수도 해 봤다. 분명 사극 드라마 보면 몸 되게 부드럽게 닦아주던데, 지금 나는
"아악!"
"ㅅ..송구하ㅇ.."
아니 진심 어렸을 떄 엄마랑 목욕탕 갔을 때의 느낌이다. 때를 미는 것도 아닌데, 막 그냥 세게 막..아프다. 아프다고 악! 하고 입에서 자동적으로 소리가 나오면 내 몸을 닦아주는 궁녀가 놀라서 동공지진이 일어나며 어찌할 지 몰라 죄송하다고 한다.
다 씻고 나오니, 머리를 아주 쥐어 싸맨다 싸매. 빗으로 한 번 빗으면, 고개가 그대로 뒤로 딸려가고 난리다. 이대로 가다간 아마 오늘 안에 탈모가 걸리지 않을까 걱정도 해 본다.
"침방상궁 들겠사옵니다."
그것도 모자라 침방상궁이 들고, 침방나인들은 네 명이 명당 한 벌씩 옷을 들고 서 있다.
그리고 최상궁의 "이것." 이라는 말이 떨어지면, 그 옷을 든 나인 말고는 밖으로 다 나간다. 옷을 침방나인들이 다 입혀 주고,
"컥-."
쪼여맨다. 진짜 숨을 못 쉴 것 같다. 작게나마 "ㅅ..숨을 못 쉴ㄱ..." 라고 했다가는, 아침밥이 줄을 것 같아서 말도 못 하고 허공을 응시한 채로 준비가 어서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저고리를 입은 후 장식들을 꽂았을 때, 비로소 준비가 끝이 났다. 분명 아까, 아니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어서 준비가 끝났으면 했는데.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다. 이 모든 준비를 한 이유. 합궁. 아직 제일 큰게 남아 있었다.
이곳에서의 첫 합궁은, 직접 강녕전으로 가야 한다는 최상궁의 말에, 숨통이 조일 듯한 한복을 입고 일어서서 걸었다. 가는 도중에 최상궁은 옆에서 계속하여 내게 주의를 줬다. 불은 먼저 끄면 안 되고, 거절도 안 되며.. 물론 한 귀로 흘렸다. 지금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중ㅈ..!"
"ㅈ..잠시ㅁ..!!"
어느새 강녕전 안에, 국왕이 머무는 처소, 그 방 앞에 섰다. 최상궁이 내가 왔다는 것을 알리려 하자 잠시만요 하고 막았고, 나를 의아하다는 듯 보던 최상궁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를 기다렸다.
나는 곰곰히 생각했다 가면 일단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이런 분위기에서 또 다시 어색해 지는 것은 아닐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고, 최상궁이 내가 왔다고 큰 목소리로 알렸다. 곧이어 그 안에서는 들라 하라. 하며 국왕의 목소리가 들렸고
문이 열렸다. 누군가가 볼 틈도 없이 나는 바로 들여보내 졌고, 난 방금 닫힌 문만 보고 있다. 작게 , 듣지 못하게 한숨을 내쉬고 다시 뒤를 돌아 국왕을 마주했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좀 많이 다르게
"오셨습니까."
그는 반듯하게 앉아서
"부담 주기 싫어서 최대한 미뤄보려 했는데, 말 못 해서 미안해요."
".."
"일단 앉아요."
! 작가의 말 ! |
오..오랜만이에요..! (돌맞) ㅋㅋㅋㅋㅋㅋ 늦게 와서 죄송해요 T^T 할 일이 생겨버리는 바람에..헝헝. 기다려 주신 모든 독자님들 일단 사랑 드리구욧 ㅠㅠ.. 사실 일요일날 오려 했는데, 혹시나..!혹시나!! 기다려 주시는 제 사랑 독자님들 계실까봐 조금 일찍 왔어요 '_' ! 깜짝등장 그래서 뭔가 분량미스인 듯한 이 느낌 ㅠㅠㅠ..! 앗, 그리고 조금 생각중인게,, 혹시나 애몽 23화나 됐는데도 아직 남주도 정확하지도 않고!!!질질 끄냐!!!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까 걱정입니다 T^T 애몽은 원래 장편이에요! 진짜 긴 장편이요!!!!! 막 7n화 까지는 아니고요..! ㅋㅋㅋㅋㅋㅋ 킁킁.. 30화는 넘길 것 같아요 ^0^.. 진보가 느린 니퍼랑 천천히 애몽 같이 걸어가요 우리..총총. ♥ 많이 부족한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