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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연애 서큘레이션! G | 인스티즈

 

좋아해, 많이.

그냥, 너라서 좋아.
사귀자는 말은 안 할게. 그냥, 넌 날 평소처럼 대해줘.

 

 

 

 

 

 

 

연애 서큘레이션!

:내 사랑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아.

 

 

 

 

 

G

 

 

얼음 주머니로 퉁퉁 부어오른 얼굴의 붓기를 빼며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했다. 휘몰아치고 간 순영 선배의 고백에 정신이 없었다. 정말로 순영 선배가 날 좋아할 줄은 몰라서. 땅바닥만 쳐다보다 이젠 물 밖에 남지 않은 주머니를 들고는 싱크대에 툭 던지고는 나왔다. 이렇게 빨리 고백할 줄은 몰랐다. 심란해진 마음에 한숨만 푹푹 쉬며 운동장으로 향했을까 피구는 벌써 다 끝난 듯 보였다. 걸어오던 날 보는 거 같던 어떤 여 선배가 내게 오더니 발개진 얼굴로 갑자기 고개를 숙이는 것이었다. 놀라서 손을 저으며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자, 선배는 미안하다는 말만 계속 하셨다.

 

"미안해, 진짜... 미안."
"왜, 왜 그러세요... 선배님."

"공 던진거... 나야. 진짜 미안."
"실수로 그러셨겠죠. 사람마다 실수는 다 하는 거잖아요. 괜찮아요."
"......"

 

내 말을 듣고는 여 선배는 다시 대열에 합류했다. 나도 자연스레 민규 옆에 가 서서 선배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이번에는 보물 찾기라는 걸 할거란다. 보물은 상자 안에 숨겨있고 보물 근처에 힌트가 있다고 했다. 가장 좋은 보물을 가지고 오는 조한테 양주를 준다고 한다. 양주?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감탄사를 뱉어냈다. 물론 난 알콜 쓰레기지만... 우리 조를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다 받칠 수 있다. 어릴 적에 보물찾는 건 잘해서 이건 자신이 있었다. 손목을 걷고는 몸을 풀자 갑자기 옆에서 우왁, 하는 소리가 났다.

 

"언제 왔었어?"
"아까 전에!"
"괜찮아, 이젠?"
"응. 고마워, 걱정해줘서."
"뭘."

 

내가 제일 먼저 찾아와줄게. 민규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보물을 찾으러 갔다. 운동장이 너무 넓어서 이곳저곳 다 둘러봐야 했다. 숙소 근처 숲에도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숲 안으로 들어가 풀을 걷으면서 보물을 찾았다. 뒷걸음질을 치며 찾고 있었는데 누군가와 맞부딪쳐 엉덩방아를 찍게됐다. 오늘 많이 다치네... 운이 안 좋은가. 하고 일어나려던 찰나 석민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세븐틴] 연애 서큘레이션! G | 인스티즈

 

 

"어, 너봉아, 안녕."

"오늘 인사만 몇 번하는거야...."
"아, 그러네. 얼굴은 괜찮아?"
"응, 걱정해줘서 이젠 괜찮네."

 

석민이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석민이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고마워. 짧게 감사 인사를 전한 후 흙먼지가 묻은 곳을 털어냈다. 석민이는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고 있었다. 저러면 입술 안 예뻐진다 했는데. 보물을 찾으며 석민이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무슨 말이라도 하려는 듯 보였다, 석민이는.

 

"뭐, 할 말 있어?"
"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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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선배랑... 뭔 일있어?"


 

석민이가 궁금한 듯 물어오자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석민이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보물을 찾으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고. 내 말에 석민이는 몇 초 뒤에서야 아, 라며 탄식을 뱉고는 알겠다며 자기도 보물을 찾았다. 솔직히 말해선 우리 넷 사이가 나빠지게 하고 싶진 않았다. 그냥, 그냥... 다 친하게 지냈음 하는 바램이다. 온갖 걱정을 하며 찾고 있었을까 석민이가 갑자기 저 쪽 찾아가봐라며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런 석민이에 고개를 끄덕이며 찾아가보니 보물 상자가 있었다.

 

"대박."

 

두리번 거리며 석민이를 찾고 있었다. 석민이는 이걸 못 봤던 건가? 보물 상자를 들고는 석민이 쪽으로 가니 석민이는 웃으면서 날 반겼다. 찾았냐며,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리곤 방싯 웃으며 같이 숲을 빠져나왔다. 빠져 나오는 내내 석민이는 날 챙겨줬다. 숲이라 그런가 벌레 같은 것도 많고, 넘어질까봐 걱정이 됐나보다.

 

"조심, 조심."
"응, 괜찮아, 안 넘어지도록 할게."

 

석민이와 함께 빠져나와 보물을 높게 드니 모든 이들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뿌듯한 얼굴을 짓고 앞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무언가 검은색 물체가 내게 와다다 달려왔다. 그리곤 앞이 까맣게 가득 찼다. 그러는 바람에 보물이 툭, 떨어졌다. 날 안은 사람은 좌우로 날 흔들었다. 이거, 안 봐도 민규다, 민규. 고개를 드니 역시 민규였다. 민규는 땀을 뻘뻘 흘리며 날 보며 방긋 웃었다. 참,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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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찾아올 줄 알았어."

"땀은 왜 이렇게 흘려. 그나저나 이것 좀 놓지..."

"대견해서 이러고 있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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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김민규."
"......"

 

또, 또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이럼 안 되는데. 둘 사이를 휙휙 손으로 내젓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밑에 떨어진 보물을 줍고선 과대표 언니에게 가 보물을 보여줬다. 과대표 언니는 그걸 보곤 놀란 표정을 짓다가 내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어 주셨다. 예쁜 사람에게 칭찬을 받으니 뭔가 뿌듯하다. 땀 흘린만큼, 고생한만큼 댓가가 다르는 구나. 과대표 언니는 모두를 집합 시키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었다. 그러자 흩어져있던 사람들이 엉거주춤 모이기 시작했다. 나도 우리 조로 가려 움직이려고 했을까, 언니가 내 손목을 잡았다.

 

"잠시만, 여기 있어줘."
"...... 네?"
"자, 보물이 나왔어요, 여러분."

"여기, 2조 여학생. 이름이?"

"...이... 이너봉이요."

 

부끄러워 땅바닥만 쳐다보다가 얼굴을 들어 앞을 쳐다보니, 딱 맨앞줄에 있는 순영 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좋아해, 많이.'

 

얼굴이 삽시간 내로 붉어졌다. 동공이 가차없이 좌우, 상하로 흔들렸고 입을 꾸욱 다물고 있었다. 어떻게 보냐고 했는데, 이렇게 눈이 마주칠 줄이야 알고 있었겠냐고... 혼잣말을 꿍얼거리다 앞을 안 보고 뭐하냐는 말에 그제서야 다시 앞을 쳐다봤다. 물론, 순영 선배와 눈을 안 마주치기 위해 동공을 굴렸다, 열심히. 근데, 눈이, 마주쳤다. 또 다시 마주친 시선에 이젠 그저 순영 선배를 쳐다보고 있었다. 얼굴이, 볼이 발갛게 변할지라도, 순영 선배가 전처럼 자신을 대해달라고 했으니깐. 선배는 내게 무거운 요구를 하지 않았으니깐. 나와 눈이 마주친 순영 선배에 잠깐 동안은 우리 둘 밖에 존재 하지 않는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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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너봉아.'

'내가 짱이야.'

 

선배는 베시시 웃으며 입모양으로 내게 말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분명 선배도 많이 심란하겠지. 근데 저렇게 티 하나 안 낼 수 있어. 괜히 입을 앙 다물었다. 그리고는 다시 시선을 내리까니 또, 순영 선배가 내게 요구했던게 떠올라버렸다. 그 누가 고백 아닌 고백을 받고 그 사람을 평소처럼 대하겠는가. 처음에 들었을 때엔 꽤 쉬운 부탁이다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정말, 너무나 어려웠다. 마음이 또 싱숭생숭해졌다. 이제 들어가봐라는 과대 언니의 말에 땅바닥만 쳐다보며 시무룩한 얼굴로 가니, 가자마자 민규와 석민이가 날 반겼다. 물론 걱정부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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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일 있어?"
"... 아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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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권순영 선배가 너한테 뭔 짓했지."
"솔직히 말해, 둘 사이 뭔가 있어."

 

 뭐야, 김민규 촉... 등골에서 땀이 오소소 돋았다. 얘네는 무슨 촉이 여자급이야. 닭살이 돋은 팔을 두어번 문지르고는 민규를 보니 민규는 갑자기 버럭 화를 낸다. 소리를 지르는 민규에 화들짝 놀라 어깨를 들썩이다가 민규를 보니 입을 비죽 내밀고는 날 쳐다보고 있었다. 민규는 내 행동에 의아해 하다가 딴 곳을 쳐다봤다. 입만 꾸욱 다물고 땅바닥만 쳐다보니 네 옆에 있는 민규가 한숨을 폭 내쉬는 게 들려왔다. 대체, 그때 선배가 둘 다 뭐했길래 이러는 거야. 민규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민규의 혼잣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걸어가고는 고백한 사람한테 평소처럼 대해주는 순영선배인데, 또 무슨 일이 있었나?

 

"......"

"들어가자."
"엉?"
"들어가자고, 그냥."

 

 어짜피 설명도 다 끝난 거 아니야? 어깨를 으쓱이며 민규와 석민이에게 말하니 둘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슬슬 해산하는 선배들을 보다가 찝찝한 마음으로 숙소에 들어갔다. 숙소 침대에 걸쳐앉아 혼자서 골똘히 생각하기로 했다. 선배를 어떻게 대할지, 평소처럼 대해도 되는건지 말이다. 머리가 아파왔다. 끄응 앓는 소리를 내다가 밖을 나가보니 술 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석민아. 누나는 어때?"

"예? 어... 엄..."
"싫지는 않지? 누나가 이래보여두... 돈두 많구..."

 

 짜증난다. 거지같이 달라붙네. 딱봐도 싫은 거 티나는데. 한적해진 곳을 찾아 앉았다. 그리곤 술을 잔에 왈칵 따른 후 거침없이 마셨다. 알쓰고 뭐고 오늘은 마시고 죽자는 마음이었다. 그래야지 잊을 수 있을 거 같았다. 평소보다 술이 더 쓸 거 같았는데 오히려 단 거 같았다. 그래서 더 잘 들어간 거 같기도 하고.

 

 

 

***

 

 

 

 술을 주구장창 마시다가 너무 열이 달아오르는 거 같아서 외투를 챙겨 밖으로 나오니 바람이 잔잔히 불었다. 시원해져 얼굴에 몰려있는 열들을 천천히 식히고 있었을까 반대편 숙소에서 익숙해보이는 그림자가 보였다. 전이였으면 달려갔겠지만 아직은 제대로 마주쳐 이야기하기엔 너무 벅차다. 그리고 힘들기도 하고. 숙소 근처 벤치에 앉아 어지러워진 머리를 감쌌다. 도통 정리가 되질 않는다. 순영 선배는 날 좋아하는 게 사실이 되었지만 민규는? 그럼 민규는 대체 날 어떻게 생각한단 말인가.

 

"아, 진짜... 머리 아프네."
"술 마시지 말 걸. 짜증나."

"뭔데 그래?"

 

 갑자기 들려오는 선배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선배 쪽을 바라봤다가 땅바닥을 쳐다봤다. 언제 여기까지 온 거야.

 

"...아무것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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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 미안해."

 

 선배의 뜬금없는 사과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고선 선배 쪽을 바라봤다. 선배는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다 어색히 웃어왔다. 그리고는 일어서서 자판기 쪽으로 가더니 캔커피 두 잔을 사와 내 손에 한 잔을 쥐어줬다. 한 잔은 자기가 따서 꿀떡꿀떡 마시기 시작했고. 몇 입 커피를 들이킨 선배가 한숨을 길게 뱉더니 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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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지. 미안해, 정말. 근데, 말하고 싶었어, 그때말야. 뭐에 홀린 거처럼 말해버렸더라고, 내가."

"너무 네가 고와서 그런가봐. 난 너의 달콤함에 이끌려버렸고."

 

 선배는 이 말을 하고선 다시 숙소로 들어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는 듯 보였다. 나는 그런 선배의 손목을 덥썩 잡았다. 췻기때문에 그랬나보다, 사실 내가 왜그런지 나도 잘 모르겠다.

 

 "저 선배 처음에 봤을 때 선배가 좋았었어요."

 

 정말로, 가로등 아래서 본 선배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맨정신이 아닌데 말이 줄줄 나왔다.

 

 "선배의 그 다정한 모습을 좋아했어요."
 "지금도 다정하시고."
 "근데요,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한데요..."

 

 근데, 정말 자꾸 지금 생각 나는 사람이 두 명 있다. 민규와 석민이. 너무 생각이 난다, 왜지?

 

 "민규랑도 친해지고 싶고 선배랑도 계속 친해지고 싶어요."
 "나중에, 머리가 정리되면 말 드릴게요."

 

 놓쳐버렸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줘버렸다. 선배는 알겠다며 손목을 빼고선 숙소 쪽으로 향해갔다. 그런 선배의 뒷모습이 묘하게 처져있는 거 같았다.

 

 

 

 

 

 

 

****

 

이번편은 번외가 없지롱요 ^_^

그나저나 오랜만이에요 열분덜! 연서큘 쓰다가 슬럼프 걸리기도 했구 시험도 겹쳐있어서 우리 독자님덜 기다리게 한 거 같아요 정말 죄송합니다 ㅜㅜㅜ

그나저나 모두들 시험은 잘 치셨나 몰라~ 연휴도 잘 보내셨겠죠?

항상 사랑해여!

 

 

암호닉 분들 ☆

느림의 미학 이지훈 오빠 고양이의 보은 봉1 뀨둥 세븐틴틴틴 8월의 겨울 귤 맛있어 진투

96 열시십분 쿠조 라온 ZZU참깨 꾸엑 코코몽 늘보 순영맘 뿌밀 호찡 눠예쁘다 온니밍구 내일 어썸

도리도리 스카이 호시탐탐 찬아찬거먹지마 겨울봄밍 수박꿍쫑 청포도 물민 뿌랑둥이 타요 토마스

9월의겨울 요르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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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말듀 안돼 제가 연서큘 엄청 기다렸거든욧 ㅜㅠ 넘 조아요옹 ❤❤❤❤❤❤❤❤❤
6년 전
독자2
이지훈오빠에요!
엉엉 작가님 완전 오랜만이에요 기다리고 있었슴니댜~~~ 민규 촉이 완죠니 장난 아닌데요...? 보면서 놀랬잖아요 여주의 마음이 셋 중 누군지 정말 궁금해요ㅠㅠㅠㅠ 오늘도 잘 보고가요!❤️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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