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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우, 가인 - brunch 

 

 

 

 

 

 

 

 

 

 

 

 

 

 

 

 

 

Start- 

 

 

 

 

 

 

 

나는 지금 우진이랑 같은 고등학교의 난 3학년, 우진이는 2학년으로 한 살 어리다. 우진이가 춤 배우는 애였고 진로도 그쪽으로 생각했어서 학교 끝나고 항상 부지런히 연습실을 가고 나는 그런 우진이 옆에서 같이 하교하는데 같이 다니는 이유가 친한 사이인 것도, 이웃사촌 인 것도, 부모님끼리 아는 사이인 것도 아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면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시험보는 날이였다. 시험보는 날은 책상을 일렬로 배열하는데 부정행위 못 하게 하려고 1, 2학년을 섞어서 맨 왼쪽줄은 1학년 남자, 그 옆줄엔 2학년 여자, 그 옆줄은 1학년 여자, 그 옆줄엔 ...... 이런 식으로 앉았다.  

 

 

 

그리고 우진이는 1-7반, 나는 2-7반이였고 우진이 바로 옆 줄에 내가 앉게 되었다. 그 때 우진이를 모르던 나는 피로에 찌들어서 하품하며 우연히 옆으로 고개를 돌렸고 옆에 앉아있던 우진이를 보고 첫 눈에 반해서 이렇게 앉게 된 건 신의 계시다, 하고 그 이후로부터 졸졸 쫓아다녀서우진이의 연습실과 우리 집은 반대 방향이지만 같이 하교하게 된 것이다. 아, 물론 그 '같이' 라는 건 나 혼자의 생각이지만.. 

 

 

 

 

 

 

 

 

 

금사빠였던 내가 그 날 이후로부터 난 3학년, 우진이가 2학년이 되어서도 거의 반년이 되는 기간을 쫓아다녔고 좋아했다.  

 

 

하교 할 때 마다 내가 우진이 반 앞에서 기다리다가 -나를 기다려주지않을 우진이를 알기에 난 빠릿빠릿 준비를 하고 종례 끝나면 튀어나갔고 춤 출 때 빼곤 느긋했던 우진이는 항상 나보다 늦게 나왔다- 먹는 것도 귀찮아하는 내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진이가 연습실을 가는 날이면 항상 따라가는 게 내 일상이 될 정도였다. 나보다 더 부지런한 우진이는 당연히 연습실을 빠지는 일은 내가 우진이한테 빠진 후부터 한 번도 없었기에 -전에도 없었지만- 한 마디로 매일 그랬지!  

 

 

처음엔 나도 이래봬도 낯가림 싶한 사람이라서 말도 못 걸고 혼자 뒤에서 스토커처럼 쫓아갔었어. 무서웠겠다 ㅎ 먄~~~ ( ͡° ͜ʖ ͡°) 그래도 잘생긴 우진이를 따라다니는 건 포기 할 수 없던 난 두 달을 그러고 다닌 끝에 주변에 관심이 없던 우진이가 날 알아줬다. 그냥 쓱- 보고 같은 방향이구나, 하고 신경도 안 쓴 것 같지만 난 이렇게 생각할래 ^^ 

 

 

그러면서 점점 거리를 좁혀 나가다가 이젠 바로 옆에서 -장하다 성이름.......!!!- 나 혼자 열심히 묻지도 않은 하루 일과를 보고하면서 우진이를 연습실에 데려다주고 들어가는거 보고 집으로 돌아가고 그랬다. 어째 남자와 여자가 바뀐 것 같지만 우진이는 갑, 나는 지금 을이니까..  

 

 

 

근데 우진이는 일방적으로 내가 첫 눈에 반한거였어서 당연히 날 몰랐고 처음엔 모르는 사람이 말 걸어서 당황했고 자기 말고 다른 사람한테 말 거는 줄 알았지만 아니여서 처음엔 묻는 말에 대답 해주다가 이제는 익숙해서 신경도 안 쓸 때도 있고 가끔씩 내가 내 얘기에 심취해 좀 붙으면 

 

 

 

[워너원/박우진] 프리지아 | 인스티즈 

 

 

"아 좀 떨어져요. 더워. "  

 

 

 

 

하면서 나랑 거리를 두고 걸을 때도 있었다. 마상..... 그렇다고 나도 상처받고 우물쭈물대기엔 따라다녔던 기간에서 근성이 생겼지 ^_^ 떨어뜨려놔도 금새 옆으로 따라와서 같이 가! 하는 내가 우진이도 이젠 익숙해서 한 숨만 푹 쉬고 가던 길 갔고.  

 

 

 

 

 

 

 

아무튼 항상 그런 똑같지만 평범하진 않았던 일상이였는데 학년이 바뀌고나선 우진이랑 조금 친하고 되게 예쁜 우진이랑 같은 반인 여자애가 생겼다. 

 

 

 

둘이 대화하는 것만 봐도 우진이가 그 여자애한테도 쟈갑긴했는데 원래 낯가림 심한 우진이이기도하고 나한테 대하는것보단 더 대답도 꼬박꼬박 하고 가끔 웃어주기도 하고 잘 대해주는 것 같았다. 하긴 얼굴이 잘 나면 다 호감이지... 우진이 외모가 내가 우진이한테 빠진 결정적 포인트인데........ 

 

 

 

그리고 둘이 있으면 둘 다 이쁘고 잘생겨서 자존감 바닥인 나 따위 오징어가 낄 자리가 없어보였다. 더욱이나 학년이 다른 나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가끔 창문 너머로 보는 수 밖에,, 아윽 한심해....  

 

 

 

근데 그 여자애도 우진이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며칠동안 시무룩해있었지만 티는 안 내고 다시 평소처럼 우진이한테 앵기는데 나는 그 여자애가 되게 착한 앤 줄 알았다. 

 

 

 

내가 우진이랑 있을 땐 되게 예쁘게 웃어주면서 나한테 예의바르게 인사도 해주고 언니언니, 하면서 예쁜 애가 성격도 참 곱구나 했는데 혼자 있을 땐 마주쳐도 못 본 건지 못 본 척 하는 건지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고.  

 

 

 

근데 알고 보니까 다른 남자애들은 자기랑 말도 못 섞고 못 사귀어서 안달인데 자기 안 좋아하고 관심도 없는 우진이가 마음에 안 들면서도 잘생긴게 얼굴 값하니까 오기가 생겨서 지도 끌렸던 것 같다. 

 

 

 

 

 

그렇게 예쁜 애가 노력하는거 보니까 무뚝뚝한 우진이도 걔한테는 보통애들한테 하는 행동보다는 더 호감쪽인 행동을 많이 보여서 잘 모르는 애들은 우진이랑 그 여자애랑 썸 타거나 사귀는줄 알고 나는 멘탈이 더 약해져가고.  

 

 

 

 

 

 

 

 

 

 

하루는 비가 오는 날이였다. 허리도 좀 아프고 기분도 좀 평소보단 안좋았는데 우진이보면 낫겠지, 하고 내가 여느 때처럼 종례 끝나자마자 우진이 반와서 기다리는데 창문으로 보니까 둘이 대화하고 있었다. 

 

 

 

 

전에는 우진이랑 그 여자애 자리가 좀 거리 있었는데 자리가 바뀌었는지 하필이면 둘이 짝꿍이야....  

 

 

 

[워너원/박우진] 프리지아 | 인스티즈 

 

 

근데 뭐 거의 일방적으로 여자애가 말하고 있고 우진이는 그냥 앞만 보고있다가 가끔씩 끄덕끄덕 도리도리 해주고 소리는 안들리고 입모양만 보이는데 응 아니 이런것만 하다가도 가끔 슬쩍 웃고 몇 마디 말하고...... 오래 따라다니면서 나도 많이 못 본 웃음을.. 흑흑...  

 

 

 

 

아무튼 비도 오고 둘 사이도 애매해보이고 우울해하면서 기다리는데 얼마 안 돼서 걔네도 종례 끝나고 여자애가 일어나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근데 좀 표정 굳은 것도 같았지만 나는 금방 시선을 돌려 다시 우진이 봤다. 

 

 

 

그런데 그 여자애가 나오면서 다시 나보고 살짝 웃으면서 인사해주는거였다. 그래서 아 내가 잘못본거구나, 생각하면서 나도 웃으면서 인사했다.  

 

그랬더니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면서 자기친구들끼리 "좋댄다~" 하면서 키득거리면서 나를 지나쳐서 가는거다. 당황한 마음에 뒤돌아서 걔네한테 말하려했는데 우진이가 바로 나와서 그냥 말았지만. 

 

 

 

 

 

 

타이밍이 안 맞아서 자기들끼리 한 소리일 수도 있고 나랑 관련없는 거일 수도 있는데 나한테 하는 소리같고... 소심한 나는 괜히 막 상처받고 생각해보니까 우진이가 데려다 달라해서 같이 간 적이 있는 것도 아니였고 우진이도 쟤가 예쁘니까 상대해주는 거고 난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렇게 대하나싶고 한 번 우울해지니까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우울함의 나락으로 떨어지듯 시무룩해지는거다... 

 

 

 

 

 

우진이는 날 흘깃 보더니 그냥 자기 갈 길 갔다. 아무리 그래도 평소처럼 그냥 우진이 나오는거보고 또 따라가면서 웃으면서 넘길 수도 있는건데 그 날 날씨도 그렇고 기분도 그렇고 아까 그 여자애도 그렇고 다 찝찝하고 꾸리꾸리하고 그런거다. 그래서 평소처럼 습관적으로 우진이 옆에 붙었다가 나도모르게 아, 하면서 좀 떨어졌다. 

 

 

 

 

 

 

 

 

그랬더니 우진이가 신기했는지 자기가 뭐라 안 해도 내가 떨어지니까 그냥 한번 쳐다보더라구.  

 

 

 

 

"아, 비오잖아.. 비... 비오는데 찝찝하고.. 우산은 따로 쓰고싶을거아냐.... " 

 

"저 아무 말 안 했는데. " 

 

 

 

 

아 ㅋ 그래 ㅋ  

우진이의 팩폭에 혼자 찔려서 흠흠 하면서 목 풀다가 우산을 펴고 학교 밖으로 나왔다. 비 오는 날이 내가 우진이를 좋아한 후로 처음인 것도 아닌데 비 올 때마다 우산도 따로 썼고 그 때나 지금이나 다를 건 없는데 뭔가 마음만은 더 멀어진 기분이더라구. 그래서 평소보다 말도 안 하고 조용히 우진이 옆에서 걷고 있었다. 

 

 

 

[워너원/박우진] 프리지아 | 인스티즈 

 

 

 

"누나." 

 

 

 

 

?!  

 

우진이가 먼저 나한테 말을 건넨 건 처음이여서 딴 생각을 하던 나는 바로 정신이 확 들었고 맹한 표정으로 멈춰서서 우진이를 쳐다봤다. 우진이는 역시 아무런 표정없이 있었다. 

 

 

 

 

 

 

 

"그... 아까 걔, 자기들끼리 한 소리니까 신경쓰지마요. " 

 

"어.... 아니... 나... 나... 아무.... 생각.... 안했는데? " 

 

 

 

 

아, 진짜 바보같아...... 우진이가 처음으로 말 걸었단거에 한 번 놀라고 아까 그 상황을 본 건지 항상 밝기만 했던 내가 처음으로 이런 모습을 보여서 신경이 쓰였던 우진은 말을 하면서 귀가 약간 빨개졌고 당황한 나는 말을 더듬었다. 아으, 쪽팔려..... 

 

 

 

 

 

"오늘 평소랑 다른데. " 

 

 

 

 

 

세상에. 내가 내적으로 자책을 하는 와중에 들린 우진이의 말은 나를 더욱 멘붕오게 만들었다. 박우진이 대답도 안하고 걸음을 맞춰 걷는 것도 아니였지만 신경을 안 쓰는 게 아니였어... 은근히 내 얘기도 듣고있었고 내 행동들도 알고 있었구나...  

 

 

 

 

 

혼자 감격해서 멍하니 있는데 정신차려보니 우진이는 또 마이웨이,,, 급하게 뒤쫓아가서 평소처럼 아니, 평소보다 더 밝게 행동했어. 그렇게 조잘대다말고 슬쩍 본 우진이 입꼬리가 조금은 올라가있던 것 같기도하고. 

 

 

 

 

 

 

 

 

 

안..... 안녕하세요..... (쭈뼛쭈뼛) 보기만 하고 쓰는 건 처음인데....... 티가 아주 많이 나죠........? 하하하...... 사실 어제 꾼 저의 꿈을 모티브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주저리주저리 써보았어요....! 그리고 제목은.... 정말 제목만 30분 짓고 있던 것 같아요^_^... 프리지아의 꽃말은 순진한마음, 천진난만함 이래요! 뭔가 이 글의 여주 마음도 그런 느낌 인 것 같아서 이렇게 지어보았어요.....! 반응이 괜찮으면 이 두서없는 글을 더 잘 정리해서 현재시점부터 쓸 예정이니 예쁘게 봐주세요 (˘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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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55.227
개인적으로 볼사의 프리지아라는 노래가 좋아서 들어왔는데 이렇게 또 좋은 글이 있다니..! 프리지아 꽃말도 알고가고 글 짱짱 잘 쓰는 작가님도 알게되고 증말 일석이조네여ㅠㅠㅠ꼭 다음글도 보고싶습니다ㅏ..♡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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