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반인반수들과 동거 중 K
ep.11 솔직히 우리 애들 최고 잘생겼습니다.
성우... 그러니까 LB-23은 표범 중에서도 흑변종, 그 중에서도 반인반수입니다. 우리 연구소 내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아이죠. 아직까지 백변종 반인반수는 보고된 바 없었고 그나마 있는 흑변종 중에서도 성우만 살아남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몸값이 엄청났습니다. 그 귀한 종이 한국 'ㅇ동물원'에서 태어났다고 하면 믿으실 건가요? 태어나자마자 이슈를 몰고 와서 데리고 오는데 천문학적 돈이 들어갔다지만 전혀 후회없는 선택이라 자부할 수 있습니다. 어디 아픈 구석이 하나도 없거든요. 아무튼 귀한 몸값을 자랑하는 만큼 대우도 특별했습니다.
"LB-23,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고?"
특별한 대우 중 하나는 혼자 독방을 쓰는 것 뿐만 아니라 마음대로 다른 우리에 들락날락 거릴 수 있는 거였습니다. 그런 LB-23에게 이상한 점이 있느냐고 물어보면 '일단 없는데 민현이는 보러갈래'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기쁜 마음으로 민현이나 볼겸 데려갔었죠. 민현이가 있는 우리 문을 열자마자 달려들어간 LB-23은 민현이가 누워있던 침대 맞은 편에 있는 소파에 앉았습니다. 낮잠을 자던 민현이가 일어나며 LB-23을 보았지요. 곧 특유의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뭐야, 맨날 와. 오늘도 잘생겼네. 질려."
"내가 쉽게 없어질 것 같아? 네가 발버둥 쳐도 내가 최고 잘생겼어. 아참, 연구원님 좋은 밤이에요."
일부러 찾아가서 하는 대화 치곤 참... 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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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연구원들이 LB-23를 담당하고 싶어했습니다. 그 큰 알파우리에 한 명 뿐이고 아프지도 않고 성격도 온순하고. 근데 그닥 원하지도 않던 제가 담당하게 되었죠. 제 입으로 말하기 조금 그렇지만 그때 당시에 전 매우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아무튼 그런 LB-23과는 연구보단 자잘한 대화를 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라 여기가 카페라 해도 믿을 정도로 말입니다. 일단 그럴 수밖에 없는게 LB-23이 몸값이 워낙에 비싸서 신체적 연구는 절대로 금했거든요. 저는 신체적 연구를 담당했었고요.
"연구원님은 진짜 아파서 죽고 싶던 적 있어?"
그날은 LB-23답지 않게 굉장히 진지한 질문을 하더라고요. 그에따라 저도 진지하게 답해줬던 것 같습니다.
"글쎄, 그만큼 아파본 적이 없어서."
장난스러운 표정에 장난인줄로만 알았죠. 근데 아니더라고요... 그로부터 일주일 후, 다른 연구원이 실수한 거 수습하러 베타우리에 들어갔던 적이 있습니다. 다들 흥분한 상태라 조심했어야 했는데 내가 담당하고 있는 아이들이라 안일했었죠. 매우 갑자기 P-22가 날뛰는 바람에 등이 뼈가 보일만큼 찢겨서 대수술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재생가능할 정도가 아니라 피부 이식까지 해야될 정도이니 대수술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죠. 아무튼 회복하는데 3달 가까이 걸렸을 겁니다. 다 회복하고 처음으로 LB-23 우리에 들어갔는데 LB-23이 세상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는 것입니다. 나도 놀라서 그를 바라보니 그가 나에게로 조심스럽게 다가오며 하는 말에 처음으로 울컥했던 것 같습니다.
"매일, 기도했어. 제발 살려달라고."
LB-23에게 저는 무엇이었을까요...? 아마도 그때부터 LB-23에게 전 연구원 그 이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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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진이는 민현이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딜가나 민현이 형아의 껌딱지를 자처하는 중이지요. 심지어 화장실도 따라갔다가 나오니 말 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거에 대해 민현이도 귀찮아 할 만도 한데 전혀 그런 기색없이 우진이를 달고 다닙니다. 그런 우진이 뒤로 심란한 재환이가 보이네요.
"아.. 뭔가 댕댕이가 곁에 없으니까 허전한데...?"
그렇죠... 민현이 오기 전까지는 저 아니면 재환이 곁에 있었으니까요. 그런 재환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또 민현이 등에 기어 올라가 업혀 있네요....
"야, 민현이 힘들다고오."
"시러."
"이게 아주 뻑하면 싫대! 입버릇이지?! 야, 민현아 너도 한 마디 해줘."
"왜 애한테 그래."
"그래요. 나만 나쁜 놈입니다."
역시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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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보이는 지훈이가 걱정입니다. 형들이랑 우진이가 저기서 왁자지껄한데도 혼자 소파 구석에 앉아서 바라만 보더라고요. 지훈이 옆으로 살짝 다가가서 물었습니다. 대답이 즉각 오더라고요.
"같이 놀고 싶지 않아?"
"놀고 싶어."
근데 왜 같이 안노냐는 나의 말에 지훈이가 뜻밖의 말을 꺼냈습니다.
"미녀니 형한테서 연구소 냄새가 난단 말이예요...."
벌써 6개월이나 흘렀는데도 아직도 그곳의 냄새를 기억하고 이렇게나 싫어합니다. 원래 민현이 껌딱지는 지훈이였을 정도였는데... 안타까운 마음에 방에 들어가 섬유탈취제라도 들고 나왔습니다. 나의 모습을 보던 그들이 경계태세를 취하더라고요. 애들이 섬유탈취제나 향수같이 향 진한 거 정말 싫어하거든요. 하핫 근데 뭐 어쩌겠어요. 우리 지훈이가 슬프다는데. 결국 촤악- 민현이에게 뿌렸습니다. 아이들이 혼비백산 뛰쳐다니더라고요. 이렇게 운동도 하고 1석 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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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탈취제 무단 분사(?) 사건 이후 지훈이도 그곳에 어울려 놀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뿌듯했죠. 음... 뿌듯하고 기쁘긴 한데 너무 시끄러운 게 아주 조금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논문에 집중이 안 돼요... 결국 보던 논문을 덮어버리고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아, 이래서 아이들에게 눈을 떼지 말라는 말이 있는 거군요. 주방에서 퐁퐁으로 비눗방울 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보았습니다.
"........"
".........."
"......."
12개의 눈동자가 마주친 그 끝은 단체 혼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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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번째 입니다. 찻잔을 선물 받는 거요. 그걸 또 성우가 깨뜨리는 것까지요.... 아... 이제 더 이상 할 말이 없는데....
"성우야... 진지하게 나랑 대화 좀 하자. 너 찻잔이 집에 있는 게 싫어? 아니면 왜 그렇게 찻잔만 깨? 벌써 3번째인데..."
"팀장? 아... 어... 근데 이제 둘러댈 말이 없어."
"그냥 고백을 하시죠. 찻잔 핑계 대면서 만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지 않아요?"
"형아도 시러가 입버릇이지 아주?!"
"바보야!! 주인님 결혼한다잖아!!!!!"
갑자기 웬 난장판이지요...? 아무튼 갑자기 손이 떨립니다. 고백이요...? 제가요...? 에이, 민현이가 별 말을 다... 하... 네요.... 하핫...
"때마침 문자도 왔고, 타이밍 좋은데요?"
민현이가 건네준 폰엔 진짜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뭐해?]-다니엘
***
지금 이 순간 감동쟁이들의 반응이 궁금하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 나 약간 감추는 거 모태... 원래 다니엘도 한참 후에 나올 생각이었는데...
이러다가 금방 애들 다 나오겠어... 난 이 글 오래 쓰고 싶은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감동쟁이들 큰일입니다. 우리 또 추천 수ㅏ 75개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무스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 싸람들이ㅠㅠㅠㅠㅠㅠㅠㅠ단체로 나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듀기고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으로 날 눌러 죽이려는 게 분명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 코난이라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75개!!!!!!!! 일흔다섯개!!!!! 칠십오개!!!!!!!세븐티파이브개!!!!!!!!!!!!!!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열심히 할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야ㅠㅠㅠㅠㅠㅠㅠㅠ리얼로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분들 내 마음속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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