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BGM를 틀어주세요!
오늘도 여자 혼자서 소파에 앉아 밖을 쳐다보고 있다. 이 아이는 태형이가 데려온 길거리에 버려져있던 강아지이다. 너무나도 추운 겨울 비를 고스란히 맞고 있던 여주를 태형이가 데려와주었다.
"아구 추워라... 우리 강아지 오빠랑 같이 집에 갈까?"
추운 겨울 비가 내리는 골목길에서 얼어죽을 뻔했던 여주였다. 이 골목에서 처음으로 여주에게 밝게 웃어주며 말을 걸어준 사람이었다. 항상 여주를 데려가고 나서 반인반수인것을 알고 다시 길거리로 버리기 일수 였다. 추운 겨울에는 얼어 죽기 쉬워 반인반수를 괴물이라고 생각한 주인들은 그렇게 여주를 버렸다. 그 이후 여주는 사람에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어차피 버릴 건데... 이제 날 데려가줄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 라는 마음을 가지고 눈을 감고 있었다. 비를 피할수 있었다. 하지만 여주는 피하지 않았다. 그대로 죽고 싶었으니까 더 이상 희망을 가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런 여주에게 반인반수인 것을 알고도 자신을 감싸준 태형은 신이 내려준 선물같은 존재였다. 처음에는 태형이도 여주를 혼자 두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여주를 혼자 두지 않았다. 하지만 애정이 식은 것인지 더 이상 여주를 바라봐주지 않았다.
"태형아 왔어? 많이 춥지 기다렸어!"
"어 너도 자 나 잔다"
여주는 잘수 없었다. 언제 다시 태형이가 나갈지 모르기에 조금이라도 태형이를 더 보고 싶었다. 태형이가 자는 것인지 집안은 조용해졌다. 여주는 조용히 태형이의 방문을 열었다. 안에는 자고 있는 태형이가 있었다. 여주는 소리나지 않게 움직여 침대옆으로 갔다. 혹시라도 태형이가 깰까봐 조심히 앉아 태형이를 바라보았다. 꿈에서 기분 좋은 일이 있는지 웃고 있는 태형이였다. 웃는 태형이의 모습에 여주도 함께 웃었다. 곧 태형이가 일어날 시간이 다가오자 여주는 다시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태형아 바빠? 나랑 이야기 할 시간도 없어?"
"지금 바쁜데 뭐 할 말있냐 해봐"
"저 그게... 태형이도 이제 나 싫어? 이제 귀찮은거야?"
"... 간다"
대답을 하지 않았다. 무언의 긍정이라고 느낀 여주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아직 태형이가 나가지 않았기에 울수 없었다. 항상 웃는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주는 미소를 지으며 현관문쪽으로 갔다.
"잘 갔다와 태형아 이제 귀찮게 쓸데없는 말 안할게 좋은 하루 보내 그리고 고마워 태형아 그리고... 사랑해"
"어... 갔다올게"
처음이었다. 처음으로 사랑해라는 말을 했다. 항상 여주는 사랑한다는 태형이에게 좋아해라고 답을 했다. 그래서 항상 태형이는 왜 사랑해라는 말을 해주지 않냐고 삐진 적이 많았었다. 그런데 오늘은 사랑해라고 말을 해주었다. 놀란 태형이는 여주를 바라보다 현관문을 열고 나섰다. 그렇게 집을 나선 태형이의 마음 한켠이 욱신거렸고 무언가 불안한 마음을 가득하게 했다. 항상 자신을 기다려준 여주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없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일을 하는 내내 불안만 가득했다. 결국 태형이는 조퇴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나왔어 여주야 어디있어 빨리 나와봐"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항상 자신이 부르면 밝게 뛰어나와 대답해주던 여주가 사라졌다. 결국 사랑해라는 말은 마지막 인사였던 것이다. 항상 따뜻했던 집안이 차가운 기운만 가득했고 따뜻함을 주던 여주의 빈자리는 너무나도 컸던 것이다. 언제부터였는지 태형은 여주에게 그림자만 보여주었다. 왜 밤이 되어도 불을 끄고 있냐고 묻지 않았다. 새벽에 들어왔을때도 왜 안자고 있냐고 묻지 않았다. 여주의 질문에도 그냥 대충 대답을 하고 방안으로 들어온 자신이 생각나버렸다. 이미 여주는 떠나고 없었다. 지금 이렇게 후회를 해도 여주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여주의 말이 생각났다.
"왜 나는 좋아해라는 말만 해줘? 나도 사랑해라고 말해줘"
"안돼 사랑해는 부끄러워 그리고 좋아해라는 말도 좋은 말이잖아 나는 사랑해라는 말이 무서워 내가 사랑해라고 말하면 그 전 주인들은 모두 날 떠났단 말이야 태형이는 안그러겠지만 나는 무서운걸 날 떠나버릴까봐"
언젠가 말해주었다. 사랑해라고 말해주는 순간 주인들은 모두 떠났었다고 항상 여주는 자신의 주인들에게 모든 애정을 쏟아 주었다. 누구보다 주인을 아껴주었다는 것은 태형이의 눈에도 보였다. 그리고 첫 만남때 여주는 말했었다.
"나 반인반수인데... 그쪽도 나 버릴 거잖아... 나 또 상처받기 싫어 버릴 거면 데려가지 마 상처받기 싫어...."
그때 처음으로 한 약속이 절대 버리지 않고 사랑해주기였다. 그 약속에 여주는 울면서 자신을 따라왔었다. 아마 여주는 무서웠을 것이다. 또 다시 버림받을까봐 그래서 여주는 자신이 먼저 떠나기로 결심하였다. 그래서 언제나 말하고 싶었던 사랑해라는 단어를 꺼내었고 그 후 여주는 떠났던 것이다. 태형이는 이렇게 여주를 보낼 수 없었다. 태형이는 울던 것을 멈추고 여주를 찾으러 나섰다.
"내가 미안해 여주야... 제발... 내가 찾을 수 있게 해줘..."
또 다시 추운 겨울이었다. 여주는 추운 겨울이 싫었다. 항상 겨울때쯤 버려졌기에 겨울이 되면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여주다. 그런데 먼저 밖으로 나가버렸다. 태형이는 여주의 외투를 손에 쥐고 누구보다 빠르게 여주의 이름을 외치며 뛰어다니며 여주와 추억이 있던 장소는 모두 가보았다. 하지만 여주는 없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 장소를 갔다. 그 곳은 여주와 태형이가 처음 만난 장소 가로등도 없는 어둡기만 한 그 골목길이었다.
"여주야... 왜 여기 있어... 집으로 가야지..."
"아니야... 내 집은 이곳이야... 거긴 태형이 집이잖아 감기걸리게 왜 밖에 있어 얼른 집가"
"내가 잘못했어... 상처받게 해서 미안해... 괜한 화풀이해서 미안해... 나는 여주 좋아해... 그러니까... 집으로 가자 앞으로는 혼자 두지 않을게 정말로... 응?"
여주앞에 주저 앉아 태형이는 울며 말을 했다. 제발 같이 가자고 자신이 잘못했다고 여주가 봐도 안쓰러울 정도로 펑펑 울며 빌었고 너무 아프게 울었다. 자신도 모르게 태형이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었다. 강아지로 나왔기에 여주의 발에는 신발이 신겨있지 않았다. 자신의 발이 상처나는 것을 신경쓰지 않았다. 자신의 발보다 태형이가 우는 것이 여주에게는 더 아팠다.
"또 다시 버림받기 싫었어... 무관심이 싫었어... 지금 이렇게 니가 우는 것도 싫어 태형아... 내가슴이... 너무 아파..."
"안울게... 여주 아프게 안할게... 그러니까 같이 가자 응?"
"마지막이야... 이제 정말 날 외롭게 하지말아줘..."
"춥다 발도 다 다쳤네... 업어줄게"
태형이는 자신의 얼굴을 박박 문지르며 눈물을 없앴다. 떨리는 여주를 바라보다 가져온 외투를 입혀주고 업히게 하였다. 태형이와 여주는 가는 내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해 태형이는 불을 켜고 여주를 소파에 앉혀 묵묵히 발을 치료해주었다.
"왜 찾으러 와준거야?"
"좋아하니까... 앞으로 사랑해라는 말 바라지 않을게... 사랑해라는 말 하고서 떠나지마... 무서웠어 다신 영영 널 보지 못할까봐..."
"앞으로 떠나지 않을게 사랑해라는 말도 많이 해줄게 그러니까 앞으로 뒷모습 보이지마..."
"응 약속할게... "
자신에게 모든 애정을 주었던 여주에게 이제 태형이는 처음처럼 다시 여주에게 모든 애정을 주기로 약속했다. 다시 진심으로 밝게 웃을 수 있는 여주로 만들어 주기로 약속하고 또 약속했다.
아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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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늉이 되고 싶은 숭눙
또 글이 올라와서 놀라셨죠? 사실 탑시드의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렇게 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댓글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너무 감사해서 글을 가져온 것도 있습니다. 이번 글을 사실 조금 슬픔만 가득한 글이예요. BGM은 꼭 틀고 봐주셨을 거라고 믿고 있을게요. 사실 우리집에 강아지 한 마리가 있는데 나이가 많아요 한번은 산책을 나갔다가 목줄이 풀리고 사라졌을때 찾다가 마지막에 갔던 곳이 처음 같이 살았던 집이에요. 그 현관문 앞에 앉아있던 우리집 강아지가 생각나서 써봤어요. 왜냐하면 반려견들은 자신의 주인에게 모든 애정을 쏟아 준다는 말이 생각났거든요. 아마 구독자분들 중에서도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시는 분들이 계실거에요. 그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주세요. 그 아이들에게는 우리밖에 없더라구요. 저도 우리집 강아지와 더 많은 추억을 쌓아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말이 길었네요. 다음글은 홍일점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꼭 좋은 소식 가져올수 있도록 노력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