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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단편/조각 팬픽 만화 고르기
기타 변우석 이동욱 세븐틴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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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꿈과 회상의 시간이 있다. 이상스럽게 맑은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하루라던지, 낮잠을 자 듯 일찍 눈을 감았다가 떴더니 이미 새벽이라 동이 터오고 있다던지 그럴 때. 나는 그런 이상스럽지만 고요하고 모든게 가라앉아 있는 것 같은 때에, 그 애의 생각을 한다. 어느 때는 알콜 향이 섞인 날 숨을 훅훅 뱉으며, 어느 때는 무겁게 한숨을 뱉으며. 나의 찬란하던 모든 게절에 그 애가 있었다. 누구에게나, 그러므로 나에게도 찾아오는 회상의 시간에 나는 눈을 감고 그 모든 계절을 떠올린다. 

 

 

 

 

 

 

 

 

 

 

 

 

 

 

 

 

 

 

 

 

 눈을 감으면 모든게 까맣게 내려 앉았다가, 다시금 새하얗게 변한다. 높아 보이기만 하던, 끝이 없을 것만 같은 학교로 올라가는 그 길. 양 옆으로는 계절을 따라 샛노란 개나리 꽃 길이, 새하얀 눈 길이 되기도 했던 그 길. 숨이 차게 걸어 올라가면 그 애는 돌계단 위에 앉아 웃으며 날 반긴다. 작열하는 태양의 빛 아래 그 애의 하얀 교복 깃이 날리는게 보이고, 내미는 손이 보인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 손을 잡고 달린다. 눈 앞, 그 애의 목덜미에서 까만 머리카락이 하늘하늘 부대낀다. 그리고, 나는 그 애와 함께 시간 속으로 뛰어든다. 나의 회상의 시간 속으로. 숨이 차도록.

 

 

 

 

 

 

 

 

 

 

 

 

 지금 풀어내는 이 이야기는 내가 그 애의 손을 맞잡고, 눈을 감고 회상의 시간을 더듬어 가는, 나의 이야기다.

 

 

 

 

 

 

 

 

 

 

 

 

 

 

 

 

 

 

 

 

 

 

 

 

 

 

 

 

 

 

 

2년, 기억의 조각.

-1-

 

 

 

 

 

 

 

 

 

 

 

 

 

 

 

 

 

 

 

 

 

 

 

 

 

 

 

 

 

 

 

 

 

 

 

 

 

"백현아, 잘 다녀와. 기죽지 말고."

 

 

 

 

 

 

 

 

 

 18살, 전학을 가게 되고 첫 등교날이였다. 부모님이 나도 모르는 새에 이혼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 상의를 하지 않은, 일방적인 통보와도 같았다. 이렇게 됐어, 백현아. 날벼락 같은 그 말에 나는 웃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거짓말. 속으로 중얼거리며.

 

 

 

 

 

 

 

 

 

 

 

 

 

 

 

"걱정하지 마세요."

 

 

 

 

 

 

 

 꾸벅 인사를 하고 현관문을 여니 아직 찬 공기가 나를 반겼다. 새학기에 맞춰 이사를 오게 되고, 익숙한 곳에서 떨어져 나오게 되고, 집에 아버지가 안 계시게 되었다. 이사를 온 날에도 어머니는 내 손을 꼭 잡고 '괜찮아, 기죽지 마.' 라고 말씀 하셨다. 아버지의 외도에, 뻔뻔한 이혼 요구에 자존심이 쎄셨던 어머니는 그렇게 날 위로하며 자신을 위로하셨던 것이리라. 나는 울지도 못하고 고개만 주억거렸다. 하지만 상실감이 몰려왔다. 손에 쥐고 있던 단단하다 믿었던 모든 것들이 고운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사이로 흘러 나가버리는, 그런 기분이였다.

 

 

 

 

 

 

 

 

 

 

 

 

 

 

 

 

 

 

 

 

 

 

 낯선 길을 종종 걸음으로 걷는데 멀리서부터 작지만 또렷한 방울 소리가 들렸다. 딸랑딸랑-,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가까워지는 것 같아 위기감과 호기심에 뒤를 돌아보니 아까의 방울 소리와 다른 큰 소리의 경고음이 들렸다. 찌릉찌릉-! 하고. 너무 놀라 내가 워! 하고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몸을 움츠리니, 이미 저기 앞에 가고 있던 자전거를 탄 애가 슬쩍 멈춰 뒤를 돌아 본다.

 

 

 

 

 

 

 

 

 

 

"미안해!"

 

 

 

 

 

 

 

 

하고 큰 소리를 지르더니, 이내 다시 작은 방울 소리를 내며 멀어진다.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잠깐 멍하니 서있다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같은 교복인 것 같은데, 뭐 저런 애가 다 있어. 그 와중에 목소리는 되게 좋네. 생각하며.

 

 

 

 

 

 

 

 

 

 

 

 

 

 

 

 

 

 

 

 

 

 

 

 

 

 

 

 

 

 

 

 

 

 

-

 

 

 

 

 

 

 

 

 

 

 

 

 

 

 

 

 아무도 날 바라보는 애들은 없었지만, 나는 괜스레 위축되는 기분에 어깨 위로 얹혀져 있는 가방 끈을 만지작 거리며 교문 앞에 서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왁자지껄한 그 분위기 속에서 나는 왠지 모를 기시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였다. 등교하는 아이들 틈에, 지난 내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많은게 달라졌고, 나는 덩그러니 혼자 남았구나. 아직 어색한 그 교문을 바라보고 서 있었는데, 주머니 속에 넣어뒀던 핸드폰이 진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기죽지마, 아들.'

 

 

 

 

 

 

 어머니의 문자였다. 가만히 핸드폰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연달아 한 문장이 또 왔다.

 

 

 

 

 

 

 

 

 

 

 

 

 

"괜찮아."

 

 

 

 

 

 나는 주머니에 다시 핸드폰을 쑤셔 넣고 교문을 넘어 발을 디뎠다. '미안해.' 어머니의 문자에는, 결국 답장을 보내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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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무실을 찾지 못해 결국 지나가는 애를 잡고 물어 보았고, 2층에 있다는 대답에 난간을 붙잡고 천천히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다른 애들은 시끌시끌하고, 나만 혼자 느리게 걷고 있는 기분이였다. 손에 잡혀지는 계단 옆 난간 손잡이는, 분명히 나무였는데,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느꼈던 그 느낌은 남이 나를 보는 시선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다.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 모난 느낌.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선생님들의 눈이 모두 나에게 향했다. 어깨를 움츠리고 서있는데 곧 '네가 백현이니?' 라는 말이 들렸다.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왠 작고 눈이 동그란 애가 서있었다. 반듯하게 교복을 입고 단추와 넥타이까지 꼭꼭 채운 애. 뭐지? 라는 생각에 빤히 쳐다보자, 그 아이가 아, 하고 작은 소리를 내며 옆으로 비켜섰고 아마도 내 담임 선생님인 것 같은 남자 선생님이 시야에 들어왔다.

 

 

 

 

 

 

 

 

 

 

 

 

"길은 안 헤매고 잘 왔니? 그렇게 공부를 잘했다며. 선생님 좀 기대해도 되나?"

 

 

 

 

 

 지나치게 친절할 것 같은 인상의 담임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며 하하 웃었다. 나는 그냥 어색하게 웃다가 꾸벅 인사를 했다. 담임 선생님이고, 김준면이라고 해. 말씀하셨다. 아까 그 눈이 동그랗고 작은 애는 그 큰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와 선생님만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는데, 반장이라고 했다.

 

 

 

 

 

 

 

 

 

 

 

 

 

 

 

 

"도경수야."

 

 

 

 

 

 짧게 자신의 이름을 말한 애가, 손을 내밀었다. 음, 우리 나이에 첫만남이라고 악수도 하고 그러나? 당혹스러웠지만 마주잡고 짧게 흔들었다. 그래, 이것이 지금 나의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내 친구, 경수와의 첫 만남이였다. 반으로 가자며 일어서 움직인 선생님과 경수를 따라가는 복도에 햇빛이 예쁘게 들어오고 있었다. 앞서가는 경수와 선생님의 목소리가 나긋나긋하고, 창 밖 애들의 소리는 환상처럼 왁자지껄하고, 복도는 반짝반짝 빛나고, 나는 그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새로운 기분이 들어 왠지 나는 울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녹아들어 갈 것만 같던, 기묘한 그 풍경. 

 

 

 

 

 

 

 

 

 

 

 

 

 

 

 

 

 

 

 

 

 

 

 

 

 

 

 

 

 

 

 

 

 

 

 

 

 

 

"변백현 입니다."

 

 

 

 

 

 

 교탁 옆, 어정쩡하게 서서 인사를 했다. 으, 진짜 싫다. 어째서인지 반에는 사내애들만 득시글 거렸다. 그래서인지 나는 자기소개가 너무 민망해 견딜 수 없을 정도였고. 새학기고 첫 등교인데 그냥 앉았음 좋았을 껄. 담임은 굳이 나에게 인사를 시켰다. 기본에 충실한 사람인가봐, 역시. 피곤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새학기고 새친구야. 잘 해보고 잘 해주자."

 

 

 

  

 저기저기, 경수 옆에 앉아. 담임선생님의 말에 걸음을 뗐다. 걸을 때마다 호기심 어린 아이들의 시선이 닿았다. 남사스럽다.

 

 

 

 

 

 

 

 

 

 

 

 

 

 

 

"선생님이 좀 유난스럽지? 우리 학교는 1학년 때 반이 그대로 유지 돼. 그래서 네가 반가우셔서 그래."

 

 

 

 

 

 

 

아, 그래서 새학기인데 경수가 반장이라 그러셨던 거구나.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는데, 아침 조회가 끝났는지 선생님이 나가시는게 보였다.

 

 

 

 

 

 

 

 

 

"그런데 백현아 너는…,"

 

 

 

 

 

 

 

 

 

 

 왜 그렇게 기 죽어 있는 것처럼 힘이 없어. 익숙한 듯한 말이 들리고, 동시에 반이 소란스러워졌다. 왠지 놀라 경수를 보니, 경수는 예쁘게 웃고 있었다. 웃을 때 입이 하트모양처럼 됐는데 남자애치고 되게 예쁘다. 라는 생각을 했다. 경수가 한 말이, 어머니가 나에게 하는 위로의 말보다 더 진심어린 위로 같았으므로, 나는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악의없이, 넌 정말 내가 그렇게 보였구나. 그리고 그 순간, 누군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깜짝 놀란 내가 어깨를 움츠리며 뒤를 돌아보았고-,

 

 

 

 

 

 

 

 

 

 

 

"너 아침에, 자전거 맞지?"

 

 

 

 

 

 

 

 

 

 그 곳엔 환하게 웃고 있는, 아침 자전거의 그 애. 박찬열이 서있었다. 나는 그 때 멍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현관문을 열고 보았던 아침 해보다 눈부시고 싱그러운 미소였다.

 

 

 

 

 

 

 

 

 

 그리고 그것이 나와 찬열의 인연의 시작이였고, 아직 연인의 시작은 아니었다.

 

 

 

 

 

 

 

 

 

 

 

 

 

 

 

 

 

 

 

 

 

 

 

 

 

 

 

 

 

 

 

 

 

 

 

 

 

 

 

 

 

 

 

 

 

 

 

 

 

 

-

 

 

쭉쭉 달립니다.

간만에 글을 쓰고 연재물은 처음이네요.

 

 

 

 

기억의 조각은 앞부분은 현재의 시점, 뒷부분은 백현의 과거 회상 시점으로 나뉩니당.

한편에 이 두 부분이 항상 포함될 거구요.

 

 

 

 

 

 

쭉쭉 같이 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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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브금이랑 들으니 뭔가 더 백현이가 슬퍼보이는건 왤까요......ㅜ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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