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의 정원
w.EunMin
재중은 당황했다. 심각하게 당황하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다. 정말로...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대한민국은 존나 좁구나. 그리고 나는 운이 존나 없구나.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얼굴을 보고 이내 마음이 아팠다. 말랐네... 중얼거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다가갔다.
"윤호야"
"어...? 재중아?"
"오랜만이네."
싱그럽게 웃었다.
어색하지 않은 것 처럼
하지만 어색했다. 그 자리는 어색했고 적막만이 흘렀다. 서로 그렇게 아끼던 사이였다. 사랑했고 서로가 서로를 존경하던 사이였다.
왜 이렇게까지 되어버렸을까... 윤호는 속이 상해 앞에있는 물을 들이켰다.
"잘 지냈지?"
"응. 그럼"
"준수랑 유천이는?"
"잘 지내지."
말이 또 이어지지 않는다. 둘은 서로 속으로 같이 생각했다. 말랐어... 속상하게...
재중이 웃으며 말을 했다.
"드라마 잘 보고있어."
"나도 잘 봤어 드라마..."
"멋있더라. 정윤호."
"고맙다. 너도 멋있었어."
"예전엔 이쁘다더니..."
투정아닌 투정을 해보다가 깨달은 재중이 입을 다문다.
예전 사이가 아니다... 태연한척 해보려고 해도 잘 안되서 재중은 답답했다. 그건 윤호도 마찬가지였다.
서로 말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윤호는 괜히 모자를 한번 더 눌러썼다.
그 행동에 윤호의 눈이 안보여서 재중은 답답했다.
"창민이는...어딨어?"
"연습실에. 같이 가자고 했는데 안나오네..."
"아... 그... 창민이 번호 바뀌었지? 알려줄래?"
"그래. 내가 연락줄게. 나 지금 가봐야하거든"
"아... 연락해..."
재중은 뒤에 꼭...이라는 말을 삼켰다.
할 수가 없었다. 언제나 이렇게 지낼 수 만은 없었지만 지금으로선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답답했다. 윤호가 일어난 뒤 재중은 테이블에 얼굴을 묻고 한참 있었다.
벤을 탄 윤호도 속이 답답한건 마찬가지였다.
"형. 가는길에 오락실 한 번만 들리자."
"왜."
"아니면 헬스장"
"재중이 본 거 때문에 그러냐?"
"아니야. 그냥 답답해서."
"그래. 근데 재중이 살빠졌다? 짜식... 되게 말랐네."
형 눈에도 그래보여? 쟤 더 마른거 같지... 속으로 윤호는 생각했다.
겉으로 꺼낼 수 없는 말이 었다.
윤호는 다음에 만나면 밥이라도 먹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재중이형 만났다고?"
"응."
"뭐래?"
"그냥 번호 알려달래."
"내 번호?"
"응."
창민은 욕을 중얼거렸다. 싫은게 아니라 속이 상해서 저러는 걸 윤호도 알고있어서 그냥 조용히 물을 마셨다.
답답했다. 왜 이렇게 까지 틀어져야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윤호도 창민도 답답했다. 답답하기만 한 일상이었다.
윤호는 카톡을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다. 몇 번이나 글을 썼다가 지운지 모른다.
결국 보냈다.
그리고
1이 사라졌다.
카톡 소리가 들렸다. 핸드폰 진동 소리에 재중의 심장도 진동했다.
두근거렸다.
윤호다...
재중이 중얼 거렸다.
"윤호? 윤호형이야?"
"응"
"에엥????"
"아까 만났어..."
"와... 그래 형이 각별하긴 하겠지 그래도 좀 서운하다. 나는 번호도 모르는데..."
원래도 서로 잘 모르긴 했어. 맨날 같이있었으니까 전화 할 일이 뭐 있었겠어. 라며 준수가 사라졌다.
각별... 웃음이 났다.
형 미쳤네 라며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집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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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님드류 하이여 ㅎㅎㅎ
마른 재중이를 보니 생각이 나서 마음대로 끄적여 봤어용
쓰면서 가슴이 아프네요...
사랑해요 댓글많이 달아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