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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네가 사랑스러운 이유 02 | 인스티즈 

 


 

 


 


 


 


 


 


 

그 후로는 김태형과 이렇다 저렇다 할 접점이 없었다. 

전공 수업에서도, 겹치는 다른 교양 수업에서도 김태형은 마치 나에게 인사를 했던 것이 꿈이라는 듯 아무말도 건네지 않았고, 나를 신경조차 쓰지 않는 눈치였다. 뭔가 짝사랑하다 차인것만 같은 느낌에 약간 심기가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것도 점점 익숙해졌다. 

 

 

 


 

그렇게 이주일 정도 지났을까, 공지방에 동기 모임을 알리는 글이 올라왔다.  

 

 


 

[★☆동기 모임☆★ 

오늘 저녁 7시, 그대들을 기다려요 

모이는 장소: 기숙사 앞
 

동기모임 장소: 땅끝치킨 

모임비: 15000원 


 

모임비는 5시까지 총무 계좌로.] 

 

 


 


 


 


 

"아니, 말도 없이 갑자기 동기모임을 해, 무슨~" 


 

 

유치하다고 해야할지, 재미있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는 공지를 보고 투덜대던 동기는 이내 입술을 쭉 내밀며 내게 가자고 졸라댔다. 그러면서도 그 눈빛은 그닥 나와 같이 가기를 원하지 않는 것이 너무 뻔해서 괘씸한 마음에 상냥하게 웃어준다. 


 


 

"그래, 나도 오랜만에 술 좀 마시고 싶네." 


 


 

옛다, 먹어라 엿. 


순식간에 알게 모르게 썩어가는 동기의 면전에 뿌듯함을 담아 한껏 얼굴을 찡긋이며 미소짓다가, 갈림길이 나오기에 어깨를 살살 밀어주었다. 이따 보자! 친구들이랑 재밌게 쇼핑하고 와! 여전히 미묘하게 썩은 얼굴로 정류장을 향하는 꼴에 킥킥거리며 발걸음을 돌려 샛길로 들어선다. 


 

대학 와서 유일하게 늘어난 것이 있다면 바로 이렇게 웃으면서 엿을 처맥이는 것. 어렸을 때만 해도 참 해맑게 눈치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나인데, 동창들이 보면 참 김여주 많이 컸다고 놀랄 일이다. 

그럼. 여기 대학은 가만히 앉아서 실실거리고는 살아남지 못하는 정글같은 곳인데. 


 

에코백을 걸어놓은 오른쪽 어깨가 무겁게 아파와 손으로 옮겨 들고는 자취방으로 룰루랄라 걸어간다.  그래도 여름이 가고 있다고 더위가 많이 가셔서 방학 때보다는 살 만하게 느껴졌다. 물론 그것도 한낮에는 해당되지 않았지만, 찜통 안에서 에어컨 실외기 앞으로 자리를 옮긴듯한 이 변화만으로도 난 충분히 감사했다. 


아. 빨리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 


 



 


 


 


 


 

 


 



 

"자, 건배~ 앞으로 우리의 한 학기를 위하여!"  
 

"위하여!" 
 
 

건배사가 끝나자 이내 시끌벅적한 소리가 술집 안을 가득 채운다. 간단하게 당일 바로 연 동기모임이었음에도 모인 사람이 족히 열댓명은 됐다. 

친구들과 쇼핑을 갔다 오겠다던 동기는 그렇게나 내 옆에서 술을 마시기가 싫었는지 돈 넣는것을 깜빡했다는 그지같은 핑계로 모임에 나오지 않았다. 미꾸라지인지, 여우인지 모르겠지만 거참 하는 짓이 애교스럽기도 하지. 


 



"여주는 같이 다니던 친구 없이 혼자 왔어?"


 

아무렇게나 앉아 영혼 없이 웃으며 술을 따르고 있자니, 옆에 앉은 동기 오빠가 물어왔다. 2학년 때 팀플에서 만난 적이 있어 그나마 얼굴만 트고 지내는 사이였다. 아무튼, 그 물음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네, 친구랑 같이 오기로 했었는데 못 오게 됐대서요." 



"그렇구나. 되게 오랜만이다, 그치?" 


  

"그러게요. 잘 지내셨죠?" 


 

"잘 지냈지 그럼. 말 놓지 그래?" 



 

하하 제가 존댓말이 더 편해서요. 그래도 놓지 그래.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는 싸움이 이어지자 앞자리에 앉아있던 동기 언니가 됐고 술이나 마시자며 소주병을 내민다. 얼른 받아들어 언니의 잔에 소주를 채웠다. 아주 조금 채웠다. 내가 이만큼 그쪽한테 배려를 해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언니가 허, 하고 웃고는 더 따르라고 말하기에 그제서야 반절정도 채우고는 나머지 테이블 사람들의 술잔에도 술을 채웠다. 



 

"여주는 은근히 철벽이야." 


 

"그러니까, 챙겨주는 척 티는 내면서 정작 마음은 안 여는 것 같다니까~?" 


  

알고는 계시다니 보기보다 눈치가 없진 않으시네요. 장난스럽게 웃는 얼굴을 보며 사람 좋게 씩 웃고는 짠! 하고 외친다. 



 


 


 


 


 

"여기가 술을 그렇게 잘 마시는 분들이 모인 테이블이라는데 진짠가요?" 


 


쓴 입맛을 콜라로 달래며 고개를 들자, 이번 학기 과대를 맡았다던 사람이 능글거리며 우리 테이블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 쫄래쫄래 의자를 끌고 다가온 누군가 내 옆쪽에 앉는다. 김태형이었다. 

김태형은 헤- 하고 입을 네모낳게 만들며 웃더니 나를 쳐다본다. 


 


"너도 술 잘 마셔?" 


 
 

뭐야. 다시 친한 척이 하고 싶어진건가. 약간의 당황스러움에 가만히 그 얼굴을 쳐다보다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잔에 방금 놓은 소주잔을 다시 들어 김태형쪽으로 내민다. 술을 따르라는 얘기다. 그러나 알아듣지 못하고 어리둥절하게 바라보눈 눈길에 결국 먼저 김태형의 손에 꼭 쥐어진 술잔에 소주를 콸콸 따라주었다. 과대가 그걸 보고는 멋지다고, 자기도 한 잔 달라고 하기에 또 콸콸 부어주고는 내 술잔을 내밀었다. 


 
 

"술고래들의 영원을 기원하며 짠!" 



 

저렇게 구린 건배사가 또 있을까. 


 

입에 쓰디쓴 소주를 탁 털어넣고 콜라로 다시 입을 축이려는데, 김태형이 내 손목을 약하게 잡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번갈아서 마시면 막 엄청 빨리 취해! 나는 그렇던데." 


 

"괜찮아." 


 


 손목을 잡은 손은 약하게 흔들어 털어내자 쉽게 떨어져 나갔다. 콜라를 몇모금 머금다 삼키고는 앞에서 뭐라 떠드는 동기 언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옆에서 김태형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아까부터, 아니 정확히는 몇 주간 느껴졌던 왠지 모를 괘씸함에 일부러 그쪽에 아닌 다른 쪽을 바라본다. 몇 초 되지 않아 이내 시선이 거둬졌다. 이상하게도 아쉬운 마음에 혀끝을 잘근잘근 씹었다. 


 


 


 


 


 


 


 


 


 


 


 

오랜만에 빠르게 달린 탓인지 취기는 금방 올라왔다. 감각이 없어진 얼굴을 만지작거리다가 또 술을 권해오는 손길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어보였다. 


 

취해서 기분이 업됐음에도 이 공간 속에 나만 홀로 동떨어진 느낌은 여전히 지울 수 없었다. 재미는 있지만 그닥 가깝지 않은 느낌. 억지로 친근한 웃음을 지어봐도 바뀌는 것은 없다. 언제나처럼. 이내 얼굴을 만지던 손으로 턱을 괴고 가만히 앞에 앉은 사람들이 잔뜩 취해 추태부리는 것을 지켜보는데, 모른 척 하려다가 진짜로 존재를 잊어버리고 만 김태형이 옆에서 어깨를 쿡쿡 찍어왔다. 


 


고개를 들어 힘없이 풀린 눈으로 바라보자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바람 쐬러 가자고 입모양으로 말해온다. 대답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무도 듣지 않는 테이블에 대고 나갔다 올게요, 하고 말했다. 그리고는 말없이 나를 쳐다보는 김태형의 손목을 잡아 밖으로 이끌었다. 


왜 그런 표정이야. 니가 가자며. 


 


 



 

 


 

새벽 한 시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미 거리는 고삐 풀린 대학생들로 가득했다. 문 앞에 가만히 서 비틀거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다가 조용한 김태형에게로 고개를 휙 돌렸다. 이쪽을 보고 있었는지 놀란 듯이 움찔하는 것이 웃겼다. 


 

"너 내 이름은 알아?" 


 

술기운을 핑계로 똑바로 쳐다보며 묻자 김태형이 아까처럼 눈을 동그랗게 뜬 상태로 가만히 서 있다가 격하게 끄덕인다. 그리고는 입을 벌렸다가 뭐라고 딱히 할 말이 없는지 다시 입을 다문다. 그러나 몇 초도 되지 않아 다시 입을 연다. 


 

"너 김여주잖아. 나 너 알아. 너 엄청 많이 봤어."  


 

니가? 왜? 의문을 담아 쳐다보자 손을 들어 자기 정수리를 긁적인다. 못할 질문을 한 것처럼 괜히 머쓱해질 만큼 순수한 표정이었다. 


 

"...내가 너랑 친해지고 싶었거든. 그래서 너 알아." 



"그래서 그때 나한테 인사한거야?" 


 


사실 한 소심하는 나지만, 술이라는 게 참 대단하게도. 이렇게 이주동안 묻고 싶었던 질문도 툭툭 던지게 되는 것이다. 내 질문에 김태형이 또 정수리를 잠시 긁적거리다가 이내 손을 내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어... 근데 니가 엄청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아서..." 


 


 

곧 둥그렇게 뜬 눈으로 나를 지긋이 바라보기에 작게 그래? 하고는 다시 시선을 거리로 돌렸다. 좁은 도로 한복판에 서서 깔깔거리는 우리학교 학생들이 눈에 들어와 잠시 보는데, 택시가 그 뒤로 금방 다가와 빵빵 클락션을 울린다. 



 

"근데 너 괜찮으면!"  


 

클락션과 함께 귓가를 때리는 목소리에 분명 깜짝 놀라 김태형을 쳐다본다. 그러나 취해서 둔해진 머리는 사실상 무겁게 끼익 움직였을 뿐이다. 



 

"나랑 친하게 지내자! 나 너랑 친해지고 싶어. 너 멋있어." 
 


 

내가 멋있어? 

멋있는 척 쿨한 척 하면서 다니기는 했는데 내가 멋있어 보였구나. 


 


 

흐물하게 풀린 정신과 낮아져 버린지 오래인 자존감은 작은 칭찬에 순식간에 기분을 마시멜로우처럼 풀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풀어진 기분은 항상 내 생각과는 관계 없이 풀린 말들을 뱉어내기 마련이다. 


 


 


 

"그래. 나도 너랑 친해지고 싶어." 


 


 


 

뜬금 없기도, 또 어떻게 보면 잔뜩 취했기에 영혼 없이 들리는 내 말을 듣고 김태형이 헤헤 웃으며 기뻐한다. 그리고는 그렇게 취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무척 따뜻한 손으로 내 손을 맞잡아왔다.  


 
 

"그럼 우리 친하게 지내는거다? 나 막 너한테 이제 인사도 그냥 한다?" 


 


 

홀린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각했다. 그래, 이건 다 취해서 그런거다.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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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크 작가님ㅠㅠㅠㅠ너무 재밌어요!!다음편도 기다릴게요😊💕
5년 전
반가워자기
감사해요👉💜👈
5년 전
독자2
필명부터 스윗하시군뇨... 이 글의 결말도 스윗하겠됴.. 그 암호닉은 안받으시나요?! 신청받으시면 [페코] 로 신청하고싶어요!! 대학물 채고!!!ㅠ 신알신하구갑니당
5년 전
반가워자기
암호닉이라니 생각도 못했습니당ㄷㄷㄷ저야 감사하죠!페코님 넵 알겠습니다 감사해요!!🌼
5년 전
비회원178.43
크하부ㅜㅠㅠㅠㅠㅠㅠ 태형아ㅜㅜㅜㅠㅠ 작가님 가음화도 있겠죠오???? 있을꺼리 믿습니다
5년 전
반가워자기
넵ㅋㅋㅋㅋㅋ늦는한이 있더라도 오겠습니다
5년 전
독자3
글 재미있게 보고갑니다!! 신알신 누르고가영!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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