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아아아-
예고도 없이 굵은 빗방울이 하나, 둘 쏟아지기 시작했다.
소리가 얼마나 크던지 나는 자연스레 창 밖을 바라봤다.
창 밖의 사람들은 우산을 사거나 자켓을 걸치는 등
각자의 방법으로 비를 피하고 있었다.
'우리 여주, 우산은 갖고 갔을려나?' 라는 생각에
먼저 연락하려다,
오늘 많이 바쁘니까
자신이 먼저 찾을 때까지
절대 찾지 말라는
너의 말이 떠올라 그만 뒀다.
그래서 보고픈 네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나는 나중에 어쩌나... 라는 생각이 들어
다짜고짜 일기예보부터 검색했다.
"그래도 여주가 퇴근할 때는 개는구나.."
오늘도 혼잣말과 함께 너를 만날 시간만을 기다린다.
드디어 퇴근을 하고-
비 갠 뒤 하늘에는 무지개가 예쁘게 무리짓고 있었다.
무지개를 보니, 예전에 네가 무지개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던 게 생각이 나서
무작정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다.
네가 다른 곳에서 네가 좋아하는 무지개를 보고있을 지, 못보고 있을 지 모르니까
촉촉히 젖은 거리는 특유의 비 냄새로 물 들고,
오랜만의 비가 반가웠던지 축 늘어져있던 꽃들도
고개를 들어 인사하고 있었다.
묘하게 너를 닮은 것 같은 꽃이 참 예쁘다고 생각하며,
공원길을 따라오니 어느새 나는 집에 다다랐다.
시간은 흘러 6시를 지나 7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원래 같았으면 연락하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오늘 일이 어지간히 바쁜 지 너는 정말 아무 연락이 없었고,
네게 연락을 하려고 해도 네가 내게 먼저 연락하지 말라고
신신당부 했었기 때문에 선뜻 연락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다른 방법도 있었다.
연락을 하지 않고, 너를 볼 수 있는 방법.
나는 신발을 욱여신고, 너의 회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
비 갠 날씨가 좋아서,
지나가다 보인 꽃이 예뻐서,
연락 한 통 없는 네가 미워서, 라는 핑계로
오늘도 널 만나러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