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1억
- 내가 결혼하기 싫다고 했어, 나도 청춘이란 게 있어보고 싶어서! 내가 하기 싫다고 했다고.
"……."
- 전정국이랑 연애하는 것도 질려, 엄마. 이제 제발.. 그만 좀 해. 전정국 얘기 좀!
전화를 끊은 열린이의 어머니는 병실 의자에 앉아서 남편을 한참 내려다보았다.
아무 생각도 안하는듯 허공을 본채 가만히 앉아있던 어머니는 드디어 입을 열어
듣지않는.. 아니, 아마도 듣고있을 남편에게 말을 건다.
"잠깐 혼자 있을 수 있지."
아무 대답도 없는 남편의 손을 꼭 잡은 어머니는 뭔가 결심한듯 손을 놓아주고선 자리에서 일어난다.
제 12화_
작은 희망을 꽃들에게
정국은 열린이의 어머니와 함께 집에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어머니의 손을 본 정국이 어머니에게 작게 물었다.
마치 어제 만나기라도 한듯 편안한 목소리로 말이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조금. 바빴나봐?"
"퇴근하고 친구 좀 만나고 오느라구요. 잠깐 앉아계세요. 유자차 한잔 드릴게요."
"…그래 고마워 전서방."
"…네."
정국이 부엌으로 간 사이에 열린이의 어머니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몇주 전에 왔을 땐 있었던 같이 찍었던 사진들.. 액자들이 사라져있었고.
항상 집에 들어서면 열린이에게서 나는 특유의 향이 났었는데.. 이젠 나지않자, 어머니는 유자차를 타고있는 정국의 뒷모습을 보며
입술을 열려다가 다시금 굳게 입술을 닫는다. 뭐가 이렇게 뻘쭘한 걸까. 괜히 소파에 앉아서는 추워서 새빨개진 손을 만지작거리며 바닥을 본다.
정국이 머그컵을 열린이의 어머니에게 건내주었고, 어머니는 '고마워 전서방..' 웃으며 머그컵을 받아든다.
이상하게 다시금 흐르는 정적에 정국이 앉지도 못하고 어머니를 내려다보다가, 뒤늦게 어머니의 목소리에 행동을 옮긴다.
"앉아. 왜 그렇게 멀뚱히 서있어?"
"아, 네."
"바쁜데 내가 찾아 온 건가?.. 미안해. 연락은 하고 찾아 올 걸 그랬어."
"손이 빨개지셨어요."
"…아, 이거 걱정 마. 원래 내가 손이 차잖어~"
"오셨으면 연락을 하시죠.. 그럼 바로 왔을텐데."
"그래도 바쁠 텐데 부르면 좀 그러니까.. 안 오면 그냥 가려고 했어."
"……."
따듯한 머그컵을 손에 쥔채 열린이의 어머니가 정국을 힐끔 보았다.
평소 같았으면 손 잡아주며 아들처럼 대해줬을 정국이 눈도 못마주치자 열린이의 어머니가 마른침을 어렵게 삼키고선 말한다.
"열린이랑 헤어졌어?"
"……."
"……."
w.1억
- 내가 결혼하기 싫다고 했어, 나도 청춘이란 게 있어보고 싶어서! 내가 하기 싫다고 했다고.
"……."
- 전정국이랑 연애하는 것도 질려, 엄마. 이제 제발.. 그만 좀 해. 전정국 얘기 좀!
전화를 끊은 열린이의 어머니는 병실 의자에 앉아서 남편을 한참 내려다보았다.
아무 생각도 안하는듯 허공을 본채 가만히 앉아있던 어머니는 드디어 입을 열어
듣지않는.. 아니, 아마도 듣고있을 남편에게 말을 건다.
"잠깐 혼자 있을 수 있지."
아무 대답도 없는 남편의 손을 꼭 잡은 어머니는 뭔가 결심한듯 손을 놓아주고선 자리에서 일어난다.
제 12화_
작은 희망을 꽃들에게
정국은 열린이의 어머니와 함께 집에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어머니의 손을 본 정국이 어머니에게 작게 물었다.
마치 어제 만나기라도 한듯 편안한 목소리로 말이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조금. 바빴나봐?"
"퇴근하고 친구 좀 만나고 오느라구요. 잠깐 앉아계세요. 유자차 한잔 드릴게요."
"…그래 고마워 전서방."
"…네."
정국이 부엌으로 간 사이에 열린이의 어머니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몇주 전에 왔을 땐 있었던 같이 찍었던 사진들.. 액자들이 사라져있었고.
항상 집에 들어서면 열린이에게서 나는 특유의 향이 났었는데.. 이젠 나지않자, 어머니는 유자차를 타고있는 정국의 뒷모습을 보며
입술을 열려다가 다시금 굳게 입술을 닫는다. 뭐가 이렇게 뻘쭘한 걸까. 괜히 소파에 앉아서는 추워서 새빨개진 손을 만지작거리며 바닥을 본다.
정국이 머그컵을 열린이의 어머니에게 건내주었고, 어머니는 '고마워 전서방..' 웃으며 머그컵을 받아든다.
이상하게 다시금 흐르는 정적에 정국이 앉지도 못하고 어머니를 내려다보다가, 뒤늦게 어머니의 목소리에 행동을 옮긴다.
"앉아. 왜 그렇게 멀뚱히 서있어?"
"아, 네."
"바쁜데 내가 찾아 온 건가?.. 미안해. 연락은 하고 찾아 올 걸 그랬어."
"손이 빨개지셨어요."
"…아, 이거 걱정 마. 원래 내가 손이 차잖어~"
"오셨으면 연락을 하시죠.. 그럼 바로 왔을텐데."
"그래도 바쁠 텐데 부르면 좀 그러니까.. 안 오면 그냥 가려고 했어."
"……."
따듯한 머그컵을 손에 쥔채 열린이의 어머니가 정국을 힐끔 보았다.
평소 같았으면 손 잡아주며 아들처럼 대해줬을 정국이 눈도 못마주치자 열린이의 어머니가 마른침을 어렵게 삼키고선 말한다.
"열린이랑 헤어졌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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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결혼하기 싫다고 했어, 나도 청춘이란 게 있어보고 싶어서! 내가 하기 싫다고 했다고.
"……."
- 전정국이랑 연애하는 것도 질려, 엄마. 이제 제발.. 그만 좀 해. 전정국 얘기 좀!
전화를 끊은 열린이의 어머니는 병실 의자에 앉아서 남편을 한참 내려다보았다.
아무 생각도 안하는듯 허공을 본채 가만히 앉아있던 어머니는 드디어 입을 열어
듣지않는.. 아니, 아마도 듣고있을 남편에게 말을 건다.
"잠깐 혼자 있을 수 있지."
아무 대답도 없는 남편의 손을 꼭 잡은 어머니는 뭔가 결심한듯 손을 놓아주고선 자리에서 일어난다.
제 12화_
작은 희망을 꽃들에게
정국은 열린이의 어머니와 함께 집에 들어섰다. 들어서자마자 어머니의 손을 본 정국이 어머니에게 작게 물었다.
마치 어제 만나기라도 한듯 편안한 목소리로 말이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조금. 바빴나봐?"
"퇴근하고 친구 좀 만나고 오느라구요. 잠깐 앉아계세요. 유자차 한잔 드릴게요."
"…그래 고마워 전서방."
"…네."
정국이 부엌으로 간 사이에 열린이의 어머니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몇주 전에 왔을 땐 있었던 같이 찍었던 사진들.. 액자들이 사라져있었고.
항상 집에 들어서면 열린이에게서 나는 특유의 향이 났었는데.. 이젠 나지않자, 어머니는 유자차를 타고있는 정국의 뒷모습을 보며
입술을 열려다가 다시금 굳게 입술을 닫는다. 뭐가 이렇게 뻘쭘한 걸까. 괜히 소파에 앉아서는 추워서 새빨개진 손을 만지작거리며 바닥을 본다.
정국이 머그컵을 열린이의 어머니에게 건내주었고, 어머니는 '고마워 전서방..' 웃으며 머그컵을 받아든다.
이상하게 다시금 흐르는 정적에 정국이 앉지도 못하고 어머니를 내려다보다가, 뒤늦게 어머니의 목소리에 행동을 옮긴다.
"앉아. 왜 그렇게 멀뚱히 서있어?"
"아, 네."
"바쁜데 내가 찾아 온 건가?.. 미안해. 연락은 하고 찾아 올 걸 그랬어."
"손이 빨개지셨어요."
"…아, 이거 걱정 마. 원래 내가 손이 차잖어~"
"오셨으면 연락을 하시죠.. 그럼 바로 왔을텐데."
"그래도 바쁠 텐데 부르면 좀 그러니까.. 안 오면 그냥 가려고 했어."
"……."
따듯한 머그컵을 손에 쥔채 열린이의 어머니가 정국을 힐끔 보았다.
평소 같았으면 손 잡아주며 아들처럼 대해줬을 정국이 눈도 못마주치자 열린이의 어머니가 마른침을 어렵게 삼키고선 말한다.
"열린이랑 헤어졌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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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왜."
"……."
"10년을 고비가 있어도 꿋꿋이 만났잖아.. 혹시 서로한테 마음이 갑자기 안 가고 그런가? 열린이가 무슨 실수라도 한 건가?"
"아닙니다 그런 거."
"그럼? 뭐 때문에 그래? 결혼 얘기까지 오고갔잖어. 이번해에는 한다고해서 얼마나 기다렸는데.."
"……."
"미안해. 부담주려고 그러는 건 아니고.. 그렇게 짧지도 않은 10년을 붙어다니던 꽃들이 갑자기 어색하게 구니까.."
"어머님."
"……."
"10년이면 짧지않다는 거 알아요."
"……."
"아는데.. 그 긴 시간동안 서로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그게 맘처럼 쉽지가 않더라구요."
"……."
"1년 더 버티고, 더 버티고 버티자 해서 10년을 만났어요. 근데 이제는 서로 지쳐서 안되겠더라구요. 죄송합니다.."
"열린이한테 마음이 없어졌어? 열린이가 결혼하기 싫다고 해서 그거 때문에?"
"…아닙니다."
"내가 이년을.. 내가 진즉에 혼냈어야 했는데. 내가 마음 돌려놓을게! 괜히 애가 학생 때 제대로 못놀았다고 그러면서 까부는 거야 그거."
"…그게 아니라."
"갔다올게. 얘 지금 어디있어 전서방?"
열린이의 어머니가 급히 바닥에 머그컵을 놓고선 일어나 가방을 챙기자, 정국이 따라 일어서서 어머니에게 말한다.
"제가 결혼하기 싫다고 했어요."
"……."
"열린이가 결혼하기 싫다고 한 게 아니라, 계속 결혼하자고 하는 거..
제가 하기 싫다고 했어요. 서로 애인도 있구요."
"……."
한참을 말 없이 서서 정국을 올려다보던 어머니는 힘이 풀리는지 손에 든 가방을 놓쳐버린다.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인 정국에 열린이의 어머니가 말했다.
"미친년.."
"……."
"내가 봐도 내 딸은 진짜 미친년이야."
"……."
"내 딸이 뭐가 어떻다고 결혼 하기 싫다고 그래."
"……."
"내 딸이 못난 곳이 어디있다고. 왜 결혼이 하기 싫은데. 내 딸이 10년동안 전서방 하나만 보면서 살았어."
"……."
"아빠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하고 있던 말던.. 자네 밥 차려준다고, 자네 맛있는 거 해준다고, 옷 사준다고 얼굴 한 번 안비추던 애야.
근데 내 딸이 뭐가 그렇게 부족해서, 뭐가 미워서 결혼이 하기 싫어."
"아빠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하고 있던 말던.. 자네 밥 차려준다고, 자네 맛있는 거 해준다고, 옷 사준다고 얼굴 한 번 안비추던 애야.
근데 내 딸이 뭐가 그렇게 부족해서, 뭐가 미워서 결혼이 하기 싫어."
"아빠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하고 있던 말던.. 자네 밥 차려준다고, 자네 맛있는 거 해준다고, 옷 사준다고 얼굴 한 번 안비추던 애야.
근데 내 딸이 뭐가 그렇게 부족해서, 뭐가 미워서 결혼이 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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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에 울면서 임신했다고, 지워야겠다고.. 무서워서 내 손 잡고 가고싶다고 하는 애! 지우면서까지 자네 생각하면서 계속 울었어.
밥 먹다가도 자네 걱정만 하고, 지 죽은 애는 생각도 못하고!"
"……."
"근데 뭐가 모자라서 내 딸이."
열린이의 어머니가 그 말을 하고선 신발을 급히 신고 집에서 나갔고, 정국은 따라 나가지도 못한채 가만히 서서 바닥에 놓인 머그컵을 보았다.
"……."
"열린씨."
"석진씨!"
대문 앞에서 커피를 들고 서있는 그는 내가 다가오니 바로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춘다.
너무 간지러워서 작게 웃었더니, 그가 내 손에 커피를 쥐어주고선 말한다.
"병원에 좀 다녀올래요?"
"병원이요?"
"네. 아버님 보고싶을 거 아니에요."
"……."
"앞으로 더 자주 데려다줄게요. 열린씨 예쁜 모습 자주 보여드려야죠."
타요- 하며 앞에 주차시킨 조수석 문을 열기에, 괜히 석진씨가 대견해서 뒤에서 꽉 끌어안았더니 그가 내 손을 잡고선 말한다.
"뒤늦게 후회한다고 돌아오는 건 없어요."
"……."
"그래서 열린씨가 아버님을 더 봬러 갔으면 좋겠어요."
"……."
"제가 이 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그러겠지만, 문득 생각이 날 때마다 보러가면 아버님도 더 좋아하실 거니까."
석진씨의 얼굴을 제일 먼저 보였고, 그 다음으론 살이 다 빠져서는 40키로대를 유지하고 있는 아빠의 얼굴이 떠올랐다.
눈물이 나려는 걸 꾹 참고 그의 등에 얼굴을 묻었더니, 그가 장난스레 웃으며 말한다.
"콧물은 묻히면 안 돼요~"
"…묻힐 거 거든요..."
"차에서 심심한데 가만히 있지만 말구.. 잠깐 복도 의자에라도 앉아있을래요?"
"그래도 돼요?"
"네. 어차피 우리 아빠.. 나오지도 못하거든요."
"…그래도."
"내가 그랬음 좋겠어서 그래요. 응?"
알았다며 못이기는 척 내 손을 잡는 그와 아빠의 병실 앞에 도착하고 나서야 손을 놓을 수 있었다.
밤이라서 병원은 조용했고, 아빠는 왜인지 엄마와가 아닌.. 혼자 눈을 감고 있었다.
아빠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니, 아빠가 겨우 힘겹게 눈을 뜬다.
"아빠 엄마는?"
"……."
고개를 작게 젖는 아빠에 의자에 앉아서는 아빠의 양 손을 꼭 잡아주었다. 링겔을 얼마나 맞았는지 온 몸에는 멍투성이였고.
아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그렇게 한참을 있는다.
아빠에게 안겨있었던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 초등학교 졸업식때가 마지막이었을 거다.
이제 다 컸다고 낳아놓은 건 하나인 딸이 방문 꼭 닫고 나오지도 않는데, 아빠는 항상 엄마의 잔소리에도 내 편이었다.
'이년은 왜 맨날 문을 닫고 나오지도 않어? 우리가 무슨 친절히 밥도 주는 여관 주인들이냐!'
'납둬. 원래 저 나이때는 그런 거야.'
'당신도 참.. 딸이 그렇게 좋아?'
'나 딸바보잖어.'
아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있으니 아빠의 포근한 냄새는 어디가고, 병원 냄새만 나자 그게 또 너무 슬퍼서 눈물이 흘러버렸다.
'아빠' 불러도 대답이 없기에 고갤 들어보자, 아빠는 눈을 뜨기도 힘든지 눈을 감은채 숨을 겨우 쉬고있었다.
열린이 병실에서 나오자, 병실 문을 열려고 하는 엄마와 눈이 마주쳤고 열린이 급히 '엄마..'하자
바쁜지 의자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스케줄을 보던 석진이 급히 일어서서는 열린이의 어머니를 보았다.
"저희 엄마예요..."
"병원에 좀 다녀올래요?"
"병원이요?"
"네. 아버님 보고싶을 거 아니에요."
"……."
"앞으로 더 자주 데려다줄게요. 열린씨 예쁜 모습 자주 보여드려야죠."
타요- 하며 앞에 주차시킨 조수석 문을 열기에, 괜히 석진씨가 대견해서 뒤에서 꽉 끌어안았더니 그가 내 손을 잡고선 말한다.
"뒤늦게 후회한다고 돌아오는 건 없어요."
"……."
"그래서 열린씨가 아버님을 더 봬러 갔으면 좋겠어요."
"……."
"제가 이 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그러겠지만, 문득 생각이 날 때마다 보러가면 아버님도 더 좋아하실 거니까."
석진씨의 얼굴을 제일 먼저 보였고, 그 다음으론 살이 다 빠져서는 40키로대를 유지하고 있는 아빠의 얼굴이 떠올랐다.
눈물이 나려는 걸 꾹 참고 그의 등에 얼굴을 묻었더니, 그가 장난스레 웃으며 말한다.
"콧물은 묻히면 안 돼요~"
"…묻힐 거 거든요..."
"차에서 심심한데 가만히 있지만 말구.. 잠깐 복도 의자에라도 앉아있을래요?"
"그래도 돼요?"
"네. 어차피 우리 아빠.. 나오지도 못하거든요."
"…그래도."
"내가 그랬음 좋겠어서 그래요. 응?"
알았다며 못이기는 척 내 손을 잡는 그와 아빠의 병실 앞에 도착하고 나서야 손을 놓을 수 있었다.
밤이라서 병원은 조용했고, 아빠는 왜인지 엄마와가 아닌.. 혼자 눈을 감고 있었다.
아빠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니, 아빠가 겨우 힘겹게 눈을 뜬다.
"아빠 엄마는?"
"……."
고개를 작게 젖는 아빠에 의자에 앉아서는 아빠의 양 손을 꼭 잡아주었다. 링겔을 얼마나 맞았는지 온 몸에는 멍투성이였고.
아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그렇게 한참을 있는다.
아빠에게 안겨있었던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 초등학교 졸업식때가 마지막이었을 거다.
이제 다 컸다고 낳아놓은 건 하나인 딸이 방문 꼭 닫고 나오지도 않는데, 아빠는 항상 엄마의 잔소리에도 내 편이었다.
'이년은 왜 맨날 문을 닫고 나오지도 않어? 우리가 무슨 친절히 밥도 주는 여관 주인들이냐!'
'납둬. 원래 저 나이때는 그런 거야.'
'당신도 참.. 딸이 그렇게 좋아?'
'나 딸바보잖어.'
아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있으니 아빠의 포근한 냄새는 어디가고, 병원 냄새만 나자 그게 또 너무 슬퍼서 눈물이 흘러버렸다.
'아빠' 불러도 대답이 없기에 고갤 들어보자, 아빠는 눈을 뜨기도 힘든지 눈을 감은채 숨을 겨우 쉬고있었다.
열린이 병실에서 나오자, 병실 문을 열려고 하는 엄마와 눈이 마주쳤고 열린이 급히 '엄마..'하자
바쁜지 의자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스케줄을 보던 석진이 급히 일어서서는 열린이의 어머니를 보았다.
"저희 엄마예요..."
"병원에 좀 다녀올래요?"
"병원이요?"
"네. 아버님 보고싶을 거 아니에요."
"……."
"앞으로 더 자주 데려다줄게요. 열린씨 예쁜 모습 자주 보여드려야죠."
타요- 하며 앞에 주차시킨 조수석 문을 열기에, 괜히 석진씨가 대견해서 뒤에서 꽉 끌어안았더니 그가 내 손을 잡고선 말한다.
"뒤늦게 후회한다고 돌아오는 건 없어요."
"……."
"그래서 열린씨가 아버님을 더 봬러 갔으면 좋겠어요."
"……."
"제가 이 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그러겠지만, 문득 생각이 날 때마다 보러가면 아버님도 더 좋아하실 거니까."
석진씨의 얼굴을 제일 먼저 보였고, 그 다음으론 살이 다 빠져서는 40키로대를 유지하고 있는 아빠의 얼굴이 떠올랐다.
눈물이 나려는 걸 꾹 참고 그의 등에 얼굴을 묻었더니, 그가 장난스레 웃으며 말한다.
"콧물은 묻히면 안 돼요~"
"…묻힐 거 거든요..."
"차에서 심심한데 가만히 있지만 말구.. 잠깐 복도 의자에라도 앉아있을래요?"
"그래도 돼요?"
"네. 어차피 우리 아빠.. 나오지도 못하거든요."
"…그래도."
"내가 그랬음 좋겠어서 그래요. 응?"
알았다며 못이기는 척 내 손을 잡는 그와 아빠의 병실 앞에 도착하고 나서야 손을 놓을 수 있었다.
밤이라서 병원은 조용했고, 아빠는 왜인지 엄마와가 아닌.. 혼자 눈을 감고 있었다.
아빠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니, 아빠가 겨우 힘겹게 눈을 뜬다.
"아빠 엄마는?"
"……."
고개를 작게 젖는 아빠에 의자에 앉아서는 아빠의 양 손을 꼭 잡아주었다. 링겔을 얼마나 맞았는지 온 몸에는 멍투성이였고.
아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그렇게 한참을 있는다.
아빠에게 안겨있었던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 초등학교 졸업식때가 마지막이었을 거다.
이제 다 컸다고 낳아놓은 건 하나인 딸이 방문 꼭 닫고 나오지도 않는데, 아빠는 항상 엄마의 잔소리에도 내 편이었다.
'이년은 왜 맨날 문을 닫고 나오지도 않어? 우리가 무슨 친절히 밥도 주는 여관 주인들이냐!'
'납둬. 원래 저 나이때는 그런 거야.'
'당신도 참.. 딸이 그렇게 좋아?'
'나 딸바보잖어.'
아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있으니 아빠의 포근한 냄새는 어디가고, 병원 냄새만 나자 그게 또 너무 슬퍼서 눈물이 흘러버렸다.
'아빠' 불러도 대답이 없기에 고갤 들어보자, 아빠는 눈을 뜨기도 힘든지 눈을 감은채 숨을 겨우 쉬고있었다.
열린이 병실에서 나오자, 병실 문을 열려고 하는 엄마와 눈이 마주쳤고 열린이 급히 '엄마..'하자
바쁜지 의자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스케줄을 보던 석진이 급히 일어서서는 열린이의 어머니를 보았다.
"저희 엄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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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녕하세요. 열린씨 남자친구.."
"인사는 됐어요."
"엄마."
"네 인생 알아서 살아. 엄마도 이제 지친다."
열린이의 어머니가 열린을 지나쳐 병실로 들어서자, 열린이 급히 뒤돌아 엄마를 불러보지만,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는다.
굳게 닫힌 문을 등지고서 열린이 뻘쭘할 석진에게 말했다.
"미안해요.. 원래 안그러시는데.. 지금 엄마가.."
"괜찮아요."
"……."
"저는 너무 신경쓰지 마요. 하나하나 다 신경쓰다보면 힘들어요."
"뭐? 아줌마가 집에 찾아왔었다고? 엊그제..면.. 나랑 밥 먹고 들어갔던 날 아니냐?"
"어.. 몇시간은 기다린 것 같던데. 손이 다 얼어서 빨갛더라고."
"와.. 그래서? 그래서 뭐라고 하셨는데?"
"……."
"엉? 궁금해!"
"화내셨어."
"화를? 야 아줌마가 너한텐 절대 화 안내셨잖아? 왜?"
"내가 잘못한 게 맞잖아. 어머님한텐."
"…그야 뭐.."
지민은 괜히 이 상황이 어색한지 콧잔등을 긁다가도 정국의 눈치를 본다.
열린이의 어머니는 한 번도 정국에게 화를 낸 적이 없었다. 뭔 잘못을 하던간에, 열린을 혼내고 정국의 편을 들었던 분이시기에
화를 냈다는 말에 지민이 안 놀랄 수가 없다. 정국이 지민에게 핫초코를 타주자, 지민이 익숙한듯 뜨거운 핫초코를 한모금 마셨다가 뜨거운지 혓바닥을 내민다.
"인사는 됐어요."
"엄마."
"네 인생 알아서 살아. 엄마도 이제 지친다."
열린이의 어머니가 열린을 지나쳐 병실로 들어서자, 열린이 급히 뒤돌아 엄마를 불러보지만,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는다.
굳게 닫힌 문을 등지고서 열린이 뻘쭘할 석진에게 말했다.
"미안해요.. 원래 안그러시는데.. 지금 엄마가.."
"괜찮아요."
"……."
"저는 너무 신경쓰지 마요. 하나하나 다 신경쓰다보면 힘들어요."
"뭐? 아줌마가 집에 찾아왔었다고? 엊그제..면.. 나랑 밥 먹고 들어갔던 날 아니냐?"
"어.. 몇시간은 기다린 것 같던데. 손이 다 얼어서 빨갛더라고."
"와.. 그래서? 그래서 뭐라고 하셨는데?"
"……."
"엉? 궁금해!"
"화내셨어."
"화를? 야 아줌마가 너한텐 절대 화 안내셨잖아? 왜?"
"내가 잘못한 게 맞잖아. 어머님한텐."
"…그야 뭐.."
지민은 괜히 이 상황이 어색한지 콧잔등을 긁다가도 정국의 눈치를 본다.
열린이의 어머니는 한 번도 정국에게 화를 낸 적이 없었다. 뭔 잘못을 하던간에, 열린을 혼내고 정국의 편을 들었던 분이시기에
화를 냈다는 말에 지민이 안 놀랄 수가 없다. 정국이 지민에게 핫초코를 타주자, 지민이 익숙한듯 뜨거운 핫초코를 한모금 마셨다가 뜨거운지 혓바닥을 내민다.
"인사는 됐어요."
"엄마."
"네 인생 알아서 살아. 엄마도 이제 지친다."
열린이의 어머니가 열린을 지나쳐 병실로 들어서자, 열린이 급히 뒤돌아 엄마를 불러보지만,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는다.
굳게 닫힌 문을 등지고서 열린이 뻘쭘할 석진에게 말했다.
"미안해요.. 원래 안그러시는데.. 지금 엄마가.."
"괜찮아요."
"……."
"저는 너무 신경쓰지 마요. 하나하나 다 신경쓰다보면 힘들어요."
"뭐? 아줌마가 집에 찾아왔었다고? 엊그제..면.. 나랑 밥 먹고 들어갔던 날 아니냐?"
"어.. 몇시간은 기다린 것 같던데. 손이 다 얼어서 빨갛더라고."
"와.. 그래서? 그래서 뭐라고 하셨는데?"
"……."
"엉? 궁금해!"
"화내셨어."
"화를? 야 아줌마가 너한텐 절대 화 안내셨잖아? 왜?"
"내가 잘못한 게 맞잖아. 어머님한텐."
"…그야 뭐.."
지민은 괜히 이 상황이 어색한지 콧잔등을 긁다가도 정국의 눈치를 본다.
열린이의 어머니는 한 번도 정국에게 화를 낸 적이 없었다. 뭔 잘못을 하던간에, 열린을 혼내고 정국의 편을 들었던 분이시기에
화를 냈다는 말에 지민이 안 놀랄 수가 없다. 정국이 지민에게 핫초코를 타주자, 지민이 익숙한듯 뜨거운 핫초코를 한모금 마셨다가 뜨거운지 혓바닥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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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오늘 걔네랑 술마시냐?"
"응."
"나도 같이 좀 가자."
"에? 너 온다그러면 쫑할 것 같은데."
"왜?"
"분위기 꽝이야 걔네. 건들지 말자.. 웬만해서.. 엉?"
정국이 고개를 대충 끄덕이다가도, 지민의 맞은편 자리에 앉은 정국이 한참 뭔 생각을 하는듯 지민을 바라보다 힘겹게 입을 열었다.
"길열린."
"열린이?"
"예전에 나 몰래 애 지웠다더라."
"뭐? 애? 임신했었어!?"
"…어."
"…언제??"
"3년 전에."
"…넌 몰랐어?"
"나도 엊그제 어머님한테 들어서 알았어."
"……."
"나 진짜 쓰레기같다."
'만약에 애 낳자그럼 어쩔 거야?'
'애를??'
"'약에! 그럴 수도 있잖아. 뚝딱! 하고 나오면?'
'이 되는 소릴~ 좋기야 하겠지만 우리가 돈이 어딨냐? 결혼 하고나서 애 키우는 게 맞다고 생각 해. 난.'
'아, 그래?'
'왜? 애 키우고 싶어?'
'뭐 그건 아닌데.. 그냥 예를 들면..!'
"에? 너 온다그러면 쫑할 것 같은데."
"왜?"
"분위기 꽝이야 걔네. 건들지 말자.. 웬만해서.. 엉?"
정국이 고개를 대충 끄덕이다가도, 지민의 맞은편 자리에 앉은 정국이 한참 뭔 생각을 하는듯 지민을 바라보다 힘겹게 입을 열었다.
"길열린."
"열린이?"
"예전에 나 몰래 애 지웠다더라."
"뭐? 애? 임신했었어!?"
"…어."
"…언제??"
"3년 전에."
"…넌 몰랐어?"
"나도 엊그제 어머님한테 들어서 알았어."
"……."
"나 진짜 쓰레기같다."
'만약에 애 낳자그럼 어쩔 거야?'
'애를??'
"'약에! 그럴 수도 있잖아. 뚝딱! 하고 나오면?'
'이 되는 소릴~ 좋기야 하겠지만 우리가 돈이 어딨냐? 결혼 하고나서 애 키우는 게 맞다고 생각 해. 난.'
'아, 그래?'
'왜? 애 키우고 싶어?'
'뭐 그건 아닌데.. 그냥 예를 들면..!'
"에? 너 온다그러면 쫑할 것 같은데."
"왜?"
"분위기 꽝이야 걔네. 건들지 말자.. 웬만해서.. 엉?"
정국이 고개를 대충 끄덕이다가도, 지민의 맞은편 자리에 앉은 정국이 한참 뭔 생각을 하는듯 지민을 바라보다 힘겹게 입을 열었다.
"길열린."
"열린이?"
"예전에 나 몰래 애 지웠다더라."
"뭐? 애? 임신했었어!?"
"…어."
"…언제??"
"3년 전에."
"…넌 몰랐어?"
"나도 엊그제 어머님한테 들어서 알았어."
"……."
"나 진짜 쓰레기같다."
'만약에 애 낳자그럼 어쩔 거야?'
'애를??'
"'약에! 그럴 수도 있잖아. 뚝딱! 하고 나오면?'
'이 되는 소릴~ 좋기야 하겠지만 우리가 돈이 어딨냐? 결혼 하고나서 애 키우는 게 맞다고 생각 해. 난.'
'아, 그래?'
'왜? 애 키우고 싶어?'
'뭐 그건 아닌데.. 그냥 예를 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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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우리 돈 더 모아서 결혼하고나서..'
'응.'
3녅 너.. 신난듯 물었던 네가 내 말에 갑자기 시무룩해져서는 며칠을 그렇게 말도 안했던 이유가 이런 이유였다 생각을 하니
조금은 네가 미우면서도, 내가 너무 무심하고 못됐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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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헉 넘 많이 쓴 것 같은데 왜 짧지 힝힝 헝 헝 항 항 예전에 다른 글들은 길게 어케 썼지싶어여 흑흑..흙..흙...찰흙...
아 졸리다.. 요즘 계속 사계절 쓸 시간에 너무 졸려서 ㅠㅠ 오타도 많이나고 막 그르네여 ㅠㅠㅠㅠㅠㅠㅠ
ㅁㅣ아내요 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