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났어."
나 말고 진환이 형한테.
이어지는 문장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앞서 통화의 내용은 김지원에 대한 내용이었다. 요새 쉬는 시간만 되면 의자, 바닥 어디든 상관 없이 드러누워 자더라. 연습 시간이 늦게 시작하고 빨리 끝난다. 사정을 알고 있는 자신은 그래도 이해하려고 했으나 모르는 나머지들은 굳이 알려고 하지 않고 단지 확실한 건 김지원이 요즘 나태해졌다는 등 구박 아닌 구박을 받고 산다며 김한빈이 얘기해줬다. 솔직히 진환이 오빠 같은 경우도 이유 없이 화낼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분명 김한빈 단어 선택이 이상해서 그런 거 뿐이지 정확히 진환이 오빠는 김지원을 혼낸 게 아니고 걱정하고 타일렀을 것이다.
"앞으로 오지 말라고 할게."
"나 그런 의미로 말하는 거 아닌데. 너만이라도 바비 형 잘 달래주라고 하는 말인데."
"여기 안 오면 혼날 일도 없어진단다, 김한빈."
오늘은 12시도 안 지나서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핸드폰 너머로 김한빈이 뭐라 말하는 게 들리는데 눈으로 급하게 김지원의 동선을 쫓다 보니 내 마음대로 통화를 종료시켰다. 헤실헤실 웃으면서 들어오는 김지원이 제일 먼저 한 일은 내 이마에 손을 올려보고 다음으로 목에 손등을 대보는 거였다. 앉아서 티비 보는 나를 눕히고 당연하다는 듯이 수건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말도 없이.
"오빠, 빨리 하고 나와봐."
"어? 어, 어. 잠시만!"
문 틈으로 김지원 목소리가 들렸고 대답하기 무섭게 김지원이 손에 젖은 수건을 들고 나왔다. 내 이마에 수건을 올려주고 나서야 김지원은 자신이 매고 온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간이 의자에 앉았다. 원래라면 혼자 있었던 일 말해주고 할 법도 한데 조용했다. 침대가 약간 흔들리는 거 같더니 알고 보니 김지원이 침대 위로 엎드려 이불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많이 피곤하구나. 눕힌 몸을 일으켜 김지원의 머리칼을 천천히 쓸었다. 엎드린 채로 김지원이 웅얼거렸다.
"누워 있으라니까……."
"오늘 오빠가 여기서 잘래?"
"말도 안 되는 소리!"
갑자기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이더니 김지원 딴에는 꽤 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래도 눈 주변에는 졸음기가 덕지덕지 붙은 것이 들어왔다. 입원 당일 날부터 매일 병원을 왔다. 연습실하고 병원이 거리가 꽤 있는 터라 매일 택시를 타서 오고 가는 거 같았다. 돈도 엄청 깨졌겠지. 한 달 쓰는 돈 정해져 있는데. 김지원이 습관처럼 자신의 머리에 있는 내 손을 가져가 손등을 문질렀다. 또 대화 없이 시간이 흘렀다. 김지원이 잡고 있는 내 손을 빼내 머리에 놓지 못하는 물수건을 목에 둘러 고정되도록 약하게 묶었다.
"오빠, 가까이 와봐."
"가까이?"
김지원은 혼자서 엄청 기대하는 눈치를 보내면서 슬금슬금 가까이 왔다. 그 모습에 아직 애 같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 지었다. 김지원 손에는 다시 내 손이 잡혀 있었다. 다른 손으로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해주며 김지원 얼굴을 쳐다봤다.
"요즘 매일 보네."
"그러게, 평소보다 엄청 봐. 그치."
"너무 많이 보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아니야, 원래 이 나이 때는 매일 보고 그러는 게 연애지."
"누가 그래?"
"한빈이가."
연애도 못해 본 김한빈 말을 들먹이며 묻지도 않았는데 찔렸는지 먼저 자기는 괜찮다며 피곤하지 않다고 횡설수설 말을 남발하는 김지원을 미소 지으며 쳐다보기만 했다. 혼자 열심히 말하다 점점 말소리가 줄었을 때 말을 아끼라고 김지원 입을 막았다. 얼이 나간 표정을 지은 김지원이 얼굴을 두어번 털더니 생떼를 쓰기 시작했다.
"한번 더!"
"무슨 한번 더야."
"아, 뽀뽀! 한번만. 한번만 더."
귀를 막는 시늉을 했다. 그러더니 손을 끌어 내리면서 다시 해달라고 극성이었다. 아주 안해줬다가는 울 기세인 표정이라 하는 수 없이 김지원이 뒷목을 양손으로 잡아 더 세게 끌었다.
"오오, 박력."
"가만 있어. 뒤로 빠지지도 못해."
자신은 상관 없다며 웃어 버리는 김지원 때문에 나도 따라 웃고는 얼굴 곳곳에 한가득 뽀뽀세레를 퍼부었다. 이마부터 볼, 입술까지.
"○○○ 몸이 뜨거워서 그런가. 분위기가 뜨겁다."
김지원은 여전히 웃는 표정으로 습관인 건지, 일부러인지 자신의 뒷목을 잡고 있는 내 손을 자신의 손에 쥐게 해 떼어놓고 나를 침대에 눕혔다. 뭐 또 일상처럼 냉장고에 귀중한 거라도 들어있는 거 마냥 쟁여놓은 얼음팩을 꺼내서 줄 거라 생각한 나는 개의치 않았다.
"빨리 얼음팩 꺼내. 이제 얼음팩 꺼낼 순서야."
"나 오늘 빨리 와서 아직 얼음팩 꺼낼 순서까지 가는데 시간 남아."
그러고는 김지원은 의자에서 일어났다. 아까 내가 하던 것처럼 내 머리카락을 몇번 쓸어 내리면서 정리를 해주더니 다 됐다고 느낀 건지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췄다.
"감기였으면 이제 내일 ○○○ 멀쩡해지는 건데. 내가 옮아가서."
"웃기네. 길게 해야지, 길게."
"안돼, 안돼. 분위기가 뜨거워."
검지 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꾹 누르더니 금세 냉장고에 있던 얼음팩을 가지고 왔다.
"끼우세요."
"알겠습니다."
"오빠 조금만 자도 돼? 너도 자고."
"어? 잔다고? 아, 어. 자도 돼."
내가 자는 모습을 봐야 자신도 잘 수 있다며 내 눈을 억지로 감기는 김지원에 기겁하며 잔다고 소리치고 스스로 눈을 감았다. 하도 김지원 기다리는 거에 익숙해져 오전, 오후에 잠 자고 새벽에 눈 뜨는 게 익숙해졌는데도 불구하고 눈을 감으니까 또 잠이 왔다. 억지로 다른 생각을 하면서 잠을 참았다. 얼마 안가 눈을 살짝 떴을 때는 김지원이 아까처럼 이불에 얼굴을 묻고 자는 모습이 보였다. 저래서 숨은 제대로 쉴 수 있으려나.
"오빠 자?"
대답이 없는 걸 확인하고 조용히 서랍에 있는 내 지갑을 꺼냈다. 용돈 받아봤자 병원에서 쓸 일이 없어 받았을 때 그대로 놓여있는 돈을 확인했다. 김지원 눈치를 보면서 가방에 손을 뻗었다. 닿을듯 말듯 하다 겨우 닿았다. 가방을 열어 김지원 지갑을 꺼냈다. 내 지갑에 들어있던 돈을 김지원 지갑에 넣어 채웠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 김지원 가방에 다시 지갑을 넣고 나도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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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났을 때는 김지원은 없었다. 대신 협탁 빈 공간에 내가 넣었던 돈이 그대로 놓여 있었고 그 위를 내가 좋아하는 사과주스가 누르고 있었다. 옆에 김지원 글씨체로 적힌 메모와 함께. 어제 많이 얘기 못하고 잤던 게 미안했던 건지 마실 거라도 사놓고 가려고 했던 모양인데 하필 그 날 내가 돈을 넣어버렸나 보다.
[오빠 돈 많아~ 나 부자야!! 사랑해]
현재 이어지는 얘기 원하시는 독자님들 많은 거 같은데 과거 글 써서 지송해여 근데 쓰고 싶었어요 근데 잠이 왔어요 근데 글을 적고 싶었어요... 잠 와서 실수로 아까 알트 에스키 눌러서 글 업뎃 돼서 당황....... 아 그리고 저 초록글 됐어요 짱 신기하네요 지원아!! 보고 있니??!?! 그리고 댓글에 가끔 답글 다는 건 그냥 달아요.... 혹시 제가 차별한다고 생각치 마셔요... 또 뭐 말하려고 했지.. 아 갑신정변 님께서 이어지는거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일부러 이거 썼어요 흐ㅏㅣ헤헤허ㅔ헤ㅓ햐ㅏ후헤하ㅑㅎ는 장난이고... 사진.. 사진이 피료해.. 사실 저 앞으로 사진 많이 안 쓸 예정이에요 왜냐하면! 사진이 날아가써!!!!!!!!!!!!!!!!!!!!!!!!!!!!!!!!!!!!!1 ~ 암호닉 ~ 뭇, 바비아이, 모나리자, 저격탕탕, 갑신정변, 밥바이지, 김바비잠와서 지송합니다 과거 써서 지소앟ㅂ니다
+ ㄴ노래 좋죠? 저 디제이 할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