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난 널 위해서 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풋풋했던 감정이 무심함으로 변질 되고,바라보던 눈빛은 차가워 졌다. 내말이 무시 되는 건 일상이 되었고,그래도,난 널 무한정으로 사랑했다. "한빈아,그래서 내가..." "ㅇㅇㅇ." "...어?왜?맛 없어?딴 데로 갈까?" 오랜만의 만남 이였다. 연습을 핑계로,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이 맞지 않는 다며 미뤄왔던 것이 벌써 일주일 이나 되었다. 설령 음식이 입에 안 맞는 건 아닐까,너의 얼굴을 쳐다보며 조심스레 물어 봤다. "...우리 헤어지자." "솔직히 너도 알고 있었잖아." "계산 하고 간다.먼저 갈게." "...잘 지내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무심하게 툭 던지고 간 너의 말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내 가슴에 꽃혔다. 그래,언젠가 이런 날이 올 것이라 생각했었다. 너와 나의 끝에는 내가 널 끊지 못하고 매달리고 있으리라. 갑은 너였고,을은 나였으니까. 우리가 풋풋 했던 연애 초기에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몰래 가던 공원에도 가 보고,우리가 처음 만났던 장소에도 가보며 너와 나의 추억이 녹아 있는 곳에 행여나 너가 있을까,이렇게 라도 하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너에 대한 그리움을 참지 못해 너의 집 앞 까지 갔지만 차마 벨을 누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오늘도 그런 날이였다. 이제 어언 5개월이 다 되어 간다. 썩어 문드러 지고 곪아 진물이 흘러나오는 내 마음을,너가 알까,한빈아. 저기 앞에서 차에서 내리는 너가 보인다. 헛것인가,눈을 마구 비벼보고 눈을 떴다,감았다 반복 해도 아무래도 너 인 것 같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하하호호 웃으며 왼손은 낯선 여자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 가고 있다. 그래,이제 나도 널 놓아 줄 때가 왔나보다. 어차피 너와 나의 사이는,내가 마음을 접으면 애초에 쉽게 끝났을 사이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