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적당한 구름과 적당한 색. 스카이블루와 파란색. 그리고 저물어가는 태양의 붉은빛이 섞인 아름다운 색의 하늘이였다. 그런 하늘을 보고 있자니 괜시리 헛웃음이 나고. 지금 내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뻥뚫린 시야처럼 뇌도 갑자기 넓어진 느낌이랄까. 그저 아무생각없이 시간이 얼마나 지난지도 모른채, 구름이 바람따라 흘러가는걸 멍하니 보고있었다. 고등학생 시절 어느날, 옥상에서 친구들 허벅지를 베게삼아. 작디작은 돗자리를 침대삼아 옹기종기 누워보던 그어느날의 하늘이 떠올랐다. 다시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다른선택을 할 것인가. 차마 쉽게 내리지 못하는 답에 다시 마음이 먹먹해진다. 눈썹을 한번찡그리고 죄도없는 아랫입술을 깨문다. 너만 알수있는걸 왜 너는 모르니. 아마 평생을 모를 것이다. 돌아서서 계단을 내려갔다. 다시 자리에 앉아 책을 폈다. 이어폰을 귀에 꼽고 펜을 들었다. 펜을 든 내모습은 여전히 고등학생때 모습 그대로. 어여쁜색의 평화로운 하늘도. 그대로.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여전히 어리고, 과거가 반복되겠지. 나는 잘 해낼 것이고, 사람들은 결과만보고 박수를 쳐주겠지. 그렇게 나는 그대로겠지. -fin-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