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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 인스티즈 

 

 

창가 자리에 앉아 너를 떠올리고, 수많은 기억 속에서도 굳이 가슴 아픈 이야기만 꺼내고 있어. 네 생각에 잠기면 나 자신조차 알 수 없는 감정에 빠지고, 그렇게 한참이 지났을까. 비로소 깨닫게 되었어. 나는 널 그리워하고 있다는걸.  

 

미안해. 그날 네게 남긴 이 세 글자가, 분명 내가 고한 이별의 모습이지. 이 말을 전하고 난 곧장 집으로 달려와 너의 사진을 지우고, 너의 목소리를 지우고, 너의 향기를 지웠어. 나는 이렇게 너를 지웠다 생각했어. 그렇게 네가 떠난 지 열두 달, 새로운 사람을 사귄 지도 열두 번. 이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스칠수록 너의 향기는 더욱 짙어져만 갔고 너에 대한 향수도 짙어져만 갔어. 다시금 떠오르는 너에 대한 기억. 새벽을 맞이하면 눈물로 온몸을 적시는 시간이 시작돼. 흐르다 못해 넘치는 이 눈물은 아무리 막아도 그 작은 틈새로 새어 나오고 있더라. 급히 막은 이 수도꼭지는 언제 범람할지 모르기에 난 다시 새로운 사람을 찾았어. 너를 잊기 위해, 나를 잊기 위해 찾은 사람은, 애석하게도 너와 정말 많이 닮은 사람이었어. 그 사람과 함께 보낸 하루는 네가 선명해지는 하루였어. 그와 마무리를 지을 때쯤, 저 멀리 너의 형태가 보였어. 아니라고, 아닐 거라고, 두 눈을 비벼도 네가 맞더라.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피하려고 애써 몸부림 처도, 내 눈은 널 뚫어지게 쳐다보고 말았어. 몇 초 남짓한 순간이었지만, 그 잠깐이라도 널 볼 수 있어 난 행복했어. 이후로 난, 너를 마주한 길거리를 매일 같이 걸었어. 지나가는 모든 사람이 너로 보였고 금방이라도 내 손을 잡아줄 것만 같았어. 우연히 너를 만난 이후로, 시퍼렇게 멍든 심장이 뛰었고 나의 어리석음을 뉘우쳤어. 네가 떠난 다음, 난 너에게 깊이 찌들었고, 너와 약속한 사랑을 떠올리고, 너의 행복을 빌었어. 빙 돌아와서 미안해. 내 사랑은, 내 사람은 오로지 너뿐이란 걸 비로소 깨닫게 되었어. 사랑해, 나의 모든 마음을 담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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