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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난 후 4교시 수업을 듣던 창가엔 토독토독  

빗방울이 창문에 부딪치는 소리만 가득하다.  

 

어느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교실 안은 선생님의  

수업 소리와 창가의 빗물 소리가 뒤섞여 내겐 소음이 되어버렸다. 나는 어서 수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린 체, 빗방울이 타고 흘러내려가는 창문을 통해 흔뻑 젖은 세상을 내다보고 있다. 

 

드디어 수업 종료 종이 쳤다. 

나는 서둘러 우산을 챙겨 학교 스탠드로 향하였다. 

비가 오는 날, 학교 운동장 스탠드엔 아무도 없었다. 

시끌벅적한 복도를 지나니 세상 그 어디보다 조용하고 차분한 곳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참 웃겼다. 스탠드 지붕에 빗물이 떨어지고 그 빗물은 지붕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지붕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에 손을 대보았다. "앗 차가" 그 빗물은 생각보다 많이 차가웠다. 나는 스탠드 한쪽에 앉아 젖어가는 운동장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웅덩이엔 떨어지는 빗물에 파동이 쳤다. 

 

한 개의 나뭇잎을 뜯어 우산을 편 체 물웅덩이에 앞으로 걸어갔다. 멀리서 봤을 땐 되게 크게 보였으나, 가까이에서 보이 작아 보인다. 나뭇잎을 물웅덩이에 살포시 띠어 놓았다. 

여기저기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에 나뭇잎은 젖어 갔다. 

젖어가는 나뭇잎을,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그리고 파동치는 물웅덩이를 가만히 쭈그려 앉은 체 지켜보았다. 

 

정말 고요했다. 평온했다. 나는 이 기분은 만끽하고 있었다. 

우산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옷은 젖어만 갔다. 

하지만 내리는 빗방울이 나에게 스며들어 나를 위로해주는 기분이라 나쁘지 않았다. 

 

수업 시작 종이 쳤고, 나는 아쉬움을 뒤로 한 체 수업을 들으러 갔다. 이번 시간은 국어 시간이었다. 마침 시를 읽은 시간이었다. "31번 오늘 마침 비도 오는데 시 한번 맛깔나게 읽어봐라" 국어선생님께서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그러자 31번이 일어났고 이네 시를 낭송하기 시작했다. 

나는 여전히 비가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가 오는 풍경과 빗소리 그리고 시를 낭송하는 소리가 합쳐서 하모니처럼 들렸다. 

 

나는 아직도 그날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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