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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콩 전체글ll조회 624l 3




각자가 살아낸 무수히 많은 시간.
우리는 그 시간들을 함께 공유한다.
내가, 그대가 살아 온 그 각자의 삶에 접속한다.


방탄소년단의 접속, 라이프




05 #


[부제 : 작가님 떡볶이 좋아해요?]




지난 밤, 함께한 술자리는 맥없이 취해버린 두 사람으로 인해 힘이 좀 들었다.


오랜만에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들을 한 탓인지 숙소로 돌아와서도 쉬이 잠에 들지 못했다.


깊은 새벽, 거실에 나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갤러리에 들어가면 여행 사진이 전부다.


그러다 문득 지난 촬영 때, 윤기씨와 남준씨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이때만 하더라도 내 과거를 이렇게 말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감 출 수 있는 비밀은 없다. 결국 비밀은 세상 어딘가로 나온다.’


짧은 문구와 함께 사진을 게시한다.


이 늦은 새벽에도 아직 잠 못 든 사람들이 많은 건지 알림이 연달아 울린다.


무음으로 돌려놓고선 핸드폰을 소파에 내려 두고 무릎을 모아 얼굴을 댄다.


창밖은 여전히 어둡고 달빛만이 희미하게 이 공간을 밝힌다.



“작가님?”



문이 열리는 소리도 듣지 못했는데 어느새 거실까지 들어와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정국씨가 있다.


지난 몇 주간 숙소에 함께 지내면 서도 서로 바쁜 스케줄에 오랜만에 보는 그였다.



“왜 나와 계세요.”


“잠이 안와서요.”


“형들이랑 한잔 하셨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세요?”


“네. 괜찮아요.”


“아, 저 생각나서 떡볶이 사왔는데 같이 드실래요? 원래는 태형이형이랑 먹는데 형은 화보 촬영 있어서 못 먹는 데요.”


“정국씨 배고파서 사온 건데……. 정국씨 드세요.”


“아이, 같이 먹어야 맛있죠. 사양 안 해도 되니까 같이 먹어요.”



그의 고집에 그와 식탁에 마주 앉았다.


내 앞에 앞 접시와 포크를 가져다 준 그는 그릇에 떡볶이와 튀김을 옮겨 담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 그의 옆에가 도와주겠다고 하자 나를 다시 의자에 앉힌다.



“저 혼자해도 충분하니까 앉아계세요.”


“어, 옆에 흘러요.”



그의 서툰 모습에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그도 쑥스러운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떡볶이 그릇을 내려다본다.


다시 옆으로 다가가 떡볶이 접시를 닦아내고 옮기다 만 튀김은 키친타올을 깔아 다시 옮겼다.



“내가 하려고 했는데…….”


“처음해본 거 아니에요? 완전 서툴던데.”


“처음은 아닌데 아직 안 익숙해서 그래요. 그래도 맛은 보장해요. 여기 이모님 손맛이 진짜 최고거든요.”


“그럼 잘 먹겠습니다.”



손을 모아 합장을 하듯 고개를 숙이자 그도 나를 따라 인사한다.


떡볶이를 한입 먹으며 입을 오물거리며 흡족해 하는 그를 보고 있자 역시 막내는 막내인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말을 하면 실례인건가?



“정국씨.”


“네?”


“되게 귀엽네요.”


“아, 작가님…….”


“죄송해요. 이런 말 실례인줄 알면서도 진짜 막내는 막내인가 보다 싶어서요.”



그가 억울한 듯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서 나를 본다.


이내 자신도 곧 있으면 서른인데 귀엽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오묘하단다.



“작가님. 누나라고 불러도 돼요?”


“정국씨 편한 데로 불러주세요.”


“그럼 작가님도 말 놔요. 나는 누나라고 하는데 작가님만 매번 정국씨라고 하는 거 이상하잖아요.”


“음, 차차 편해지면요.”


“아직 불편해요?”


“그냥,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랑 마주하는 게 처음이라 그래요.”


“얼른 편해지면 좋겠다.”



내가 알고 있던 그의 성격과 조금 달라졌다.


수줍음이 많고 낯을 가리던 그였는데 이제는 감정에 솔직하고 적극적인 것 같다.


그와 떡볶이를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일치감치 포크를 내려둔 나와 달리 열심히 먹던 그가 이젠 배가 부르다며 빈 그릇을 내 보였다.



“피곤할 텐데 같이 먹어줘서 감사해요.”


“저도 말동무가 생겨서 고마웠는걸요.”


“다음에는 가게 가서 먹어요. 진짜 누나 그 집 떡볶이 맛 못 잊을 걸요?”


“그 정도예요?”


“장담해요.”


“정국씨 피곤할 텐데 얼른 들어가서 쉬어요.”


“누나는요?”


“저는 아직인 것 같아요.”


“그럼 먼저 들어갈게요.”



정국씨가 들어가고 거실에는 작은 조명만 켜졌다.


소파에 두었던 핸드폰을 확인하자 시간은 어느덧 새벽 3시.


여전히 잠은 올 생각이 없는지 다시 소파에 앉아 무릎을 끌어안아 고개를 묻었다.




*




언제 잠이 든 건지 눈을 뜨자 아침이었다.


분명 소파에서 잠이 든 것 같은데 일어나니 내 방 침대다.


누군지 몰라도 나를 들고 옮겼다는 사실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똑- 똑-


노크 소리에 머리를 쥐어뜯다 고개를 들자 세진씨가 고개를 배꼼 내민다.



“아, 일어나셨네요. 어제는 저랑 남준이가 취하는 바람에 폐를 끼친 건 아닌지……. 정말 죄송해요.

거실 테이블에 숙취해소제 있으니까 드시면 되고, 저는 급히 회사에 가봐야 해서 지금 나가요.

정국이는 아직 자고 나머지 멤버들은 각자 스케줄 갔어요. 오늘은 푹 쉬세요……!”


“네. 그럴게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그럼 저녁에 뵐게요.”



세진씨가 나가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언제 잠든 지도 모른, 이 불면증 때문에 누군지도 모를 멤버에게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쳤다.


침대 누워 한참을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다 거실로 나왔다.



“이제 일어났어요?”



주방에서 물을 마시던 정국씨와 마주쳤다.


샤워까지 마친 건지 머리는 젖어있고 어깨에는 수건이 걸쳐져 있다.



“아침 드셨어요? 아, 지금이면 점심인가?”


“아뇨, 아직 이요. 정국씨는요?”


“저도 아직. 그럼 같이 먹을래요? 작업실 가기 전에 먹고 갈까하는데.”


“그럼 저야 감사하죠.”



어쩌다보니 접점 없던 그와 지난 새벽 떡볶이 이후, 같이 밥까지 먹게 되었다.


이리저리 배달 어플을 열어 보던 그가 뭘 좋아하느냐 물어왔다.



“저는 가리는 거 없어요. 정국씨는 뭐 좋아해요?”


“전 집 밥? 밥이면 다 좋은 것 같아요.”


“아, 그럼 잠깐 실례할게요.”



집 밥이 좋다는 그의 말에 냉장고를 등지고 있던 그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곤 냉장고를 열었다.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던 석진씨 덕분인지 냉장고 안에는 반찬거리와 간단한 찌개 정도는 가능할 재료들이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통기한을 확인하니 아직 좀 남았다.


다시 사다 놓을 생각으로 그에게 제안을 했다.



“정국씨, 집 밥 먹을래요?”



요리를 할 줄 아냐는 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곤 냉장고에서 재료들을 꺼내 본다.


그에게는 들어가 준비를 하고 나오라며 주방 밖으로 밀어냈고 나는 본격적인 준비에 앞서 손을 씻었다.



“오, 진짜 집 밥 같아요. 되게 빨리했네요?”


“익숙한 건 빨리 가능해요. 헷갈릴 게 없으니까.”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뜨거우니까 조심히 먹어요.”



그가 찌개를 먼저 한술 떠 입에 넣는다.


반응이 궁금해 그를 보고 있자 이내 웃는다.



“어때요...?”


“진짜 맛있는 데요?”


“다행이다.”



그가 기분 좋은 웃음을 걸고서 밥을 먹기 시작하자 그제야 나도 숟가락을 들었다.


식사 중간, 그다지 오가는 대화는 없었다.


지난 새벽 너무 많은 얘기를 나눈 탓이었을까.



“작가님.”


“네?”


“떡볶이 좋아해요?”


“떡볶이요? 싫어하지는 않죠.”


“음, 그럼 새벽에 먹은 떡볶이 어땠어요?”


“맛있었어요.”


“그럼 오늘 저녁, 아니다. 밤에 나올래요? 나랑 같이 그 떡볶이 집 가요. 집 밥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


“어, 단둘이 괜찮아요? 사람들이 혹시나 알아보기라도 하면……. 카메라도 없고.”


“괜찮아요. 밤에는 포장 손님만 많아서 가게 안에서 먹으면 아무도 몰라요.”


“아, 그럼……. 나갈게요.”


“작업 끝나고 연락할게요. 공동현관까지만 나와요. 참, 번호 알려줄래요?”



얼떨결에 자연스럽게 번호를 교환했다.


그가 장난스레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면 안 된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그런 그에게 그럴 일 없다며 호언장담을 하고서 번호를 저장한다.




*




‘누나 저 지금 작업실에서 나가요! 밖에 바람 부니까 외투 입고 20분만 있다가 나와요🐰 11:43 pm’



늦을 것 같다며 낮잠을 자 두라던 그는 12시가 다 되어서 문자를 보내왔다.


바람이 분다는 말에 반팔 위에 남방을 걸치곤 모자를 눌러썼다.


마지막으로 거울을 한번 보곤 거실로 나오자 티비를 보고 있던 세진씨와 윤기씨가 나를 본다.



“어디, 아. 정국이랑 떡볶이 드신다고 하셨죠?”


“네.”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기면 꼭 연락해요?”


“네. 꼭 할게요.”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오자 점점 날씨가 가을이 되어가는 건지 찬바람이 조금씩 불어온다.


시간을 맞춰 나온 건지 공동현관을 나오자 정국씨와 마주쳤다.



“어, 딱 맞춰 나오셨네요. 그럼 가실까요?”



아침과 달리 가는 길 내내 그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대답을 하면서도 그가 이렇게 수다가 많은 사람이었나 생각이 들었다.


가게에 도착해서는 사람들이 뜸한 틈을 타 가게 한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가 익숙하게 이 것 저 것 주문을 하고선 고개를 돌려 나를 마주본다.



“다행이에요. 오늘따라 손님이 더 없어요.”


“그러게요. 시간이 늦어서 그런가 봐요.”


“항상 손님이 좀 있는 편인데 타이밍을 잘 맞췄나 봐요.”



그의 웃는 모습이 꼭 햇살 같다고 생각했다.


맑고 순수해 보이는 그의 웃음에 나도 모르게 따라 웃고 있다.



“아, 어제 새벽에 왜 거실에서 자고 있었어요?”


“정국씨에요?”


“뭐가요?”


“저 방으로 옮긴 사람.”


“그럼 보고도 가만히 있어요? 불편하게 쭈그리고 자는데.”



그가 정말 햇살 같다고 생각한다.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상황에서 나를 굳이 방을 옮겨 둔 그의 선행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 원망스럽다.


괜스레 내가 무거웠으면 어쩌지 하고 생각하니 창피하다.










특별편에 이어 5화로 돌아온 웨이콩입니다:-)

며칠 짬을 내서 조금씩 글을 쓰다보니 특별편으로 낼까 하던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기다리실 독자님들을 위한 선물이라 생각하며 5화로 꽝 찍었습니다.

오늘은 등장인물이 단조롭네요.

정국이가 가득 나온 이번 화 이후로는 아마 금요일이 되면 다음 이야기를 올릴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7월이 되면 저도 이래저래 일이 많아서 매일 오던 초심을 잃을 것 같기도 하고...

시간될 때 왕창 써두고 하나씩 올려야 하나, 그런 생각도 합니다.

어디까지나 예상이지 확정은 아니니 언제든 시간 되면 올게요!

기분이 좋으면 막 하루에 두편도 쓰고!

아무튼 오늘은 떡볶이와 정국이로 5화를 채우고 도망갑니다!


암호닉은 언제나 신청 받으니 주저없이 댓글 써 주세요!

 진짜 마지막!

항상 추천 눌러 주시는 독자님 ㅜ

특별화에는 두분이나 눌러 주시던데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독자님💜💜



+ 암호닉 +


연지곤지


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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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0.14
안녕하세요 연지곤지 입니다!
언급되니 쑥쓰^^
항상 글 재미있게 보고 있고요
항상 응원 합니다💜💜💜

4년 전
웨이콩
연지곤지님 어서오세요💜 부족한 글에 매번 찾아와 주시고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6화와 함께 내일 만나요!
4년 전
독자1
정국님의 행동도 말들도 모두 스윗한듯합니다ㅠ스아실 떡볶이 진짜 최애 음식인데 보니까 먹고싶네요
4년 전
독자2
음식 같이 먹어주는 사람은 천사인거죠..!! 정국이의 행동과 말이 달달하네요ㅠㅠ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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