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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10시에 가까워진 시간, 팀원들은 모두 퇴근하고 혼자 불꺼진 사무실에 남아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야근이라니, 조금 억울한 기분도 들었지만 내일은 온전히 있으니까. 데리러 사람을 기다리며 한참을 모니터를 보며 작업하다 보니 바로 근처까지 인기척도 느꼈나보다.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저를 보며 다정히 웃고 있는 재현이 눈에 들어왔다.


, 왔어? 오늘 스케줄은 끝난거야? 몇시간째 모니터만 보니 뻑뻑해진 눈에 안경을 벗고 눈을 부볐다.





비비지 , 상한다.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일찍 끝났어, 얼른 집에 가자.”





다정하게 건네오는 걱정에 걱정 말라는 뜻을 담아 웃어보이곤 자리에 일어나서 짐을 챙기고 패딩을 입었다. 원체 빼고는 무심한 성격이라 며칠전부터 급하게 추워진 날씨에도 얇게 입고 다니자 어느 커플 아이템이라며 사온 까만 롱패딩이었다.얇은 옷을 껴입는 좋아하는 자신을 위해 일부러 치수 크게 사와서 롱패딩을 입은 아니라 롱패딩이 입은 같지만. 모자까지 야무지게 쓰고 앞에선 재현을 바라봤는데, 발걸음을 생각은 안하고 자신을 빤히 보고만 있었다.





“…? 묻었어?”






고개를 숙여 옷을 내려봤다. 출근하는 날에 그렇듯이 얇은 니트와 위에 후드집업을 입고 위에 다시 롱패딩을 턱끝까지 잠군 . 얼굴에 뭐가 있나, 하고 서랍에서 거울을 꺼내 살피니 아무것도 없고 그냥 까만, 얇은 테의 안경만 눈에 들어온다. 뭐지, 스케줄이 너무 빡세서 버퍼링에 걸렸나. 앞에 다가가 손을 , 젓자 그제서야 말에 반응한다. 저기 ,





온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겠네.”




재현의 말대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걸맞게 색색의 불빛이 반짝이는 거리에 하얀 눈이 한송이, 두송이 내리고 있었다. 아주 미약하지만, 이대로 내린다면 내일 아침엔 하얀 눈이 잔뜩 쌓인 풍경을 있을테다. 창문가에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니 재현이 손을 잡아온다. 얼른 집에 가자, 쌓이면 미끄러워.





집은 회사에서 멀지 않았다. 회사에 묶은 몸이라 최대한 이동 거리를 줄이기 위해 일부러 회사 근처로 집을 잡았다. 덕분에 종종 재현의 스케줄과 야근이 겹치면 어느 한쪽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집에 같이 가곤 했다. 결혼을 하고 나서 얻은 소소한 행복이였다.




산책을 좋아해서 연애할때도 종종 걷던 길이, 사랑하는 사람과 아늑한 보금자리로 같이 가는 길이면 얼마나 행복해지는지. 기분이 좋아져서 방싯 방싯 웃었다. 제일 좋아하는 계절인 겨울에, 심지어 크리스마스 이브에, 사랑하는 사람이랑 함께라니. 방금 까지 야근했다는 사실은 잊고 점점 기분이 들뜨기 시작했다. 연말 스케줄은 어떻게 되는지, 새해에는 할건지 이것 저것 이야기하다보니 금세 집에 도착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보이는건, 반짝 반짝 빛나는 트리였다.





, ! 이거 뭐야?”



“Merry Christmas, My love. 깜짝 선물이야.”





벽난로 앞에서 반짝 반짝 빛나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밑에 놓여있는 선물 상자와 케이크 상자. 그리고 옆에서 따뜻한 목소리로 사랑을 속삭이는 남편이라니. 패딩을 벗을 생각도 못하고 재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고마워, Babe. 진짜, 너무 행복해.”




자신을 마주 안아오는 재현을 끌어안고 몇번이고 속삭였다. 세상 대부분의 일에 무심하고, 모든 사람이 챙기는 크리스마스에 별다른 없이 재현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선물을 받아버렸다. 자신을 껴안아주고 하는 말을 듣던 재현이 웃으며 말했다.





얼른 들어가서 선물 풀어보자. 주고 싶어서 전에 샀는데 숨기느라 힘들었어.”



나는 선물 준비도 못했는데, 뭐야…”



너랑 결혼해서 나는 이제 아무것도 필요없어, 네가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다정하다 못해 꿀이 뚝뚝 흐르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재현의 보조개에 짧게 입맞추곤 쪼르르, 트리 소파에 앉았다. 커다란 창으로 보이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내리는 풍경과, 저를 조심스레 안아오는 재현이라니. 이렇게 완벽할 수가. 완벽한 행복에 재현의 품에 안겼다. 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순간을 잡아둘 수는 없을까. 마음 가득히 벅차오르는 감정에 가만히 안겨있다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스스로도 어이없을 정도라 헛웃음을 지으며 눈물을 뚝뚝 흘리자 되려 재현이 당황했다.




, 울어, .”




너무, 너무, 완벽하게 행복해서, 너무 좋아서……”





울음을 그치려고 눈에 힘을 줘봐도 주륵 주륵, 눈물이 흘렀다. 울면 못난이 되는데, 보여주기 싫은데. 그런 생각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열심히 눈물을 닦아봐도, 눈물은 멈출 줄을 몰랐다. 저를 품에 안고 열심히 당황하다가 부드러운 손수건을 가지러 잠깐 일어난 재현이, 다시 돌아와서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엉엉 울고 있는 보곤 손수건을 쥐어줬다. 그리고 다시 품에 안고 어린 아이를 토닥이듯, 등을 토닥였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너니까, 이번 크리스마스는 따뜻하게 보내고 싶었어. 연말이면 나는 스케줄에, 너는 회사 일에 바빴잖아. 이번은 우리가 결혼하고 처음맞는 크리스마스니까, 너한테 따뜻한 기억이면 좋겠더라고. 그래서 준비했는데, 행복해서 다행이다.”




조곤 조곤, 어깨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우는 달래며 재현이 말을 전했다. 정도로 좋았어? 우는건 괜찮은데 너무 많이 울진 말자, 걱정 . 한참이고 이어진 눈물을 겨우 그치곤발갛게 달아오른 눈으로 재현을 마주보며 말했다.




너무, 너무, 고마워, 진짜. 옆에 있어줘서, 나랑 결혼해줘서, 나를 외롭게 내버려두지 않아서, 고마워. 그냥 , , 고마워…”




울음기를 가득 머금는 목소리에 재현이 손으로눈가를 닦아 주며 말했다.




말도 좋지만, 내가 좋아하는 말은 따로 있는데.”




조금은 장난기가 섞인 말투를 읽은 윤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사랑해.”



나도, 사랑해.”




발갛게 물든 눈과 코를 하고, 저를 마주보며 웃는##윤을 보며, 재현은 문득##윤에게 반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몇년 , 처음 겪어보는 겨울이 주는 외로움에 허덕이고 있을 . 어디론가 향하는 차에 드물게 스탭들과 같이 차를 타고 가게 때였다. 멍하게 창밖을 내다 보고 있는데 하나 , 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 막히겠네. 얼른 숙소 가서 쉬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 옆에 있던##윤이 쪽으로 고개를 삐죽, 내밀고 내리는 밤을 올려다 보았다. 앞에 불쑥 내밀어진 고개에 너무 가깝지 않나, 라는 생각을 .




아침에는 쌓이려나? 쌓였으면 좋겠다.’




하얀 얼굴에 걸리는 미소와, 눈오는 밤을 담은 검은 눈동자가 마음에 박히던 순간이였고,




외로움의 답을 찾은 순간이였다.





-


샤이니의 Winter Woderland 의 가사중 한 부분입니다. '아침에는 쌓이려나?' 하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눈동자를 보는 재현이가 보고 싶어서 쓴 글이에요. 여름에 크리스마스 글이라 생소할 수 있지만, 잘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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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4.158
이 노래를 아시는 분이 계시군요ㅠㅠ
일본어 발음도 무엇보다도 종현이의 목소리가 전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그부분에서 시작된 글이라니... 마음이 너무 벅차요.
재현이도 참 잘 녹아드는 글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비회원이지만 잘 읽었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

•••답글
Valenti Rose
제가 답글을 달면 확인 하실 수 있으실까요?
저도 그 부분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들을 때마다 마음이 벅차오는 부분이라서 이렇게 글로 풀어봤어요. 이 노래를, 그 부분을 아는 분이 계시다니 저도 반갑네요.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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