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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모 병풍 앞 촛불 그림자 깊어만 가고

은하수 너머 새벽별 기울어 갈 때

항아는 영약 훔친 일 후회하고 있으리

푸른 하늘 밤마다 홀로 지새는 마음

-이상은 ‘항아’-

항아(姮娥). 하늘의 부름을 받아 월궁의 주인이 된 달의 선녀. 천상의 피조물 중에서도 그 기품이 가히 으뜸이었으니, 상제도 그를 극진히 여겨 어여뻐하였다. 수려한 외모와 빼어난 성심, 흘러넘치는 고귀함은 구중천의 모든 사내들이 한 번 쯤 마음에 품어봤을 법한 연모의 대상이었다. 태황도 심지어 상제조차 가지지 못했던 순결한 마음을 훔친 이가 있었으니, 그 자가 바로 그 활 솜씨 좋기로 소문난 상신(上神) 예(凌)라 하더라. 예에게 마음을 빼앗긴 항아는 백년가약을 맺어 영구의 세월을 약속하니. 만상은 이들을 축복해 마지 않았다.

비극의 시작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다. 하늘로 불쑥 열 개의 태양이 나타나 작열하는 뙤약볕에 농작물이 말라 죽어 백성들의 시름이 나날이 깊어질 무렵, 이를 사사로이 여긴 예가 곤륜산의 정상에 올라 신궁으로 아홉의 태양을 쏴 죽이니. 부지불식간에 아홉의 아들을 잃은 상제의 노여움을 사 항아와 함께 인간이 되어 인계로 떨어지게 된다.

고통과 번민이 가득한 인계에서의 삶은 녹록치 못했다. 인간들은 선계에 있던 그들을 흠모하고 시기해 곤경에 빠트리기 일쑤였다. 곤륜산에서 이를 내려다보던 서왕모가 둘의 처지를 딱히 여겨 불사의 장생약을 허하오니. 하나는 저에게, 하나는 처에게로 주어 꼭 한 병만 마시라 당부하였다.

지천의 항아는 매일을 하늘 높은 달을 바라보며 그리움에 사무치니. 이는 곧 비극의 씨앗이요, 연정의 최후였음을. 붉은 달 밝은 날, 천하가 핏빛의 어둠이 서리자 향수에 몸부림치는 항아를 향해 예의 제자 봉몽이 다가와 이르기를,

마마, 장생약 두 병을 모두 들이키면 다시 선계로 돌아가실 수 있다고 하옵니다.

이에 항아는 망설임 없이 장생약을 들이켜니, 몸이 그대로 깃털처럼 가벼워져 하늘로 올라가 다시 월(月)의 주인이 되었다 한다.

(본 작품은 중국설화 '월궁항아'와 중국소설 '삼생삼세 십리도화'를 모티브로 집필되었습니다.)





달의 연심(戀心)

作. 화백

곤륜산의 가장 깊은 골짜기의 끝자락. 얕은 개울이 흐르는 산어귀의 벌판으로는 복사나무가 우거져 있고, 그 사이를 해태와 봉황이 뛰놀며 하늘로는 선학이 날아다니는 선계와 인계의 사이. 길을 잃은 선인도, 무릉을 찾는 인간도 걸음 하지 않는 아주아주 깊은 곡지로 울음도 내지 못하는 핏덩이가 쓰러진다. 조약돌에 부딪혀 첨벙이는 개울 위를 고고하게 걷던 선학이 깊은 잠에 빠진 핏덩이를 보고는 제 부리로 그것을 톡톡 찧는다. 미약하게 몸부림치는 핏덩이. 선학은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구르다 산 중턱으로 올라가 뽕나무 잎을 물어다 그 위로 덮어준다. 곧 선한 미소와 함께 몸을 마는 아이의 모습에 선학은 혓바닥으로 아이의 뺨을 햝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영물은 아이의 주위를 지키며 비를 막아주고, 눈을 걷어준다. 아이는 그렇게 하늘의 가호 아래 아주 오랜 잠을 청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로부터 천 년 뒤에 시작된다.

천추의 세월이 지난 짙은 밤, 아이는 태동과 함께 기나 긴 잠에서 깨어난다. 은빛 머리칼이 영롱한 달빛의 음기를 머금어 반짝인다. 깨어난 아이를 향해 나무와 새, 바람과 구름이 모여드니 아이는 신이 난 듯 작은 손바닥을 부딪히며 꺄르르 웃음을 짓는다. 해태는 젖을 물려주고, 봉황은 품을 내어주고, 복사나무는 제 열매를 꺾으며, 깨어난 아이는 그렇게 영물의 정기를 받아 무럭무럭 자라난다. 덥수룩하던 은빛의 머리칼이 길게 내려와 허리춤을 덮고, 가늘던 눈매가 크고 길게 뻗어나고, 두 뺨이 뽀얗게 올라오고, 입술이 붉게 부풀고, 납작하던 가슴이 봉긋하게 솟아올라 어느새 어엿한 여인이 된 아이의 고귀한 모습을 향해 곤륜산의 모든 존재가 넋을 놓고 경배를 올렸다.

​해태, 봉황, 산학. 그런 영물을 제 어미고, 누이고, 벗으로 알고 살아온 지 만겁의 시간이었다. 저가 영물인지, 인간인지, 선인인지, 천신인지. 그 어떤 것도 알지 못하는 무구한 영혼으로 그저 바람을 따라, 구름을 따라 그렇게 세월을 영위했다. 햇살이 내리쬐면 오침을 청하고, 이따금 씩 저를 따르는 영물들과 함께 개울을 뛰놀며 유유자적하는 생활이 그녀의 삶이었다.

변화란, 이른 시기 복사나무에서 떨어지는 꽃잎처럼 자연스럽게, 하지만 불시에 찾아든다. 그녀는 여느 때와 같이 산학의 뱃가죽 위에 누워 내리쬐는 태양 볕을 제 팔로 가려내어 눈을 감는다. 그때 어디선가 바람이 분다. 잔 머리칼을 가렵게 훑는 달큰한 향기와 곧이어 눈두덩이 위로 내려앉는 복사꽃 한 잎. 때 이른 꽃잎을 손에 쥔 그녀가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 올리니 앞으로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출처도 알 수 없이 날아든 수 천개의 꽃잎들이 그녀의 앞으로 커다란 도홍빛 산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꽃잎산은 어디선가 세찬 바람을 몰고 와 거대한 회오리 속으로 몸을 던져 춤을 춘다. 그녀는 꽃잎의 선무를 넋을 놓고 바라본다. 소용돌이가 점차 거세지자 개울이 요동치고, 자갈이 굴러떨어지고, 화초들의 뿌리가 뽑혀가니 지레 겁을 먹은 영물들이 꽁무니 빠지게 달아난다. 그러자 이윽고 그 속도가 극한에 다다르고 곧이어 회오리가 부서지더니 그 사이로 한 여인이 피어난다.

“오랜만입니다. 항아.”

여인은 반만 올려 묶은 머리를 옥색의 비녀로 곱게 찌르고, 보드라운 상아색 저고리 아래로 고운 다홍 비단을 늘어뜨린 아름다운 자태로 항아에게 인사를 건넨다. 흩날리던 꽃잎들은 그녀의 손에 쥐여 진 파초선(파초가 달린 커다란 부채) 아래로 자취를 감춘다. 항아는 여인의 입술을 빤히 바라보았다. 작고 고운 입술에서 삐져나오는 소리가 몹시나 영혹적이었다. 항아는 귀에 닿는 간지러운 느낌에 괜스레 제 귓불을 긁는다. 서왕모는 제 가슴 위로 손을 얹고 미약한 미소를 띄운다.

“기억을 잃으셨으니 모르시겠군요. 저는 곤륜산의 서왕모입니다. 곤륜산은 지낼만하신지요. 계시던 광한궁에는 비할 바가 못 되지만 그래도 지천에서는 달과 가장 가까운 곳이니 도력을 보존하는 데는 이만한 곳이 없을 겁니다.”

항아의 눈은 여전히 그녀의 입술을 향해 있었다. 무구한 면을 한 항아를 바라보는 서왕모의 눈자위에는 연민을 넘어 같은 여인으로서 느끼는 비통함이 담겨있었다. 제 정인을 잃고 인계도 선계도 아닌 곳을 떠돈 지 천 년. 참으로 긴 세월이었다. 도력을 전부 잃은 채 저가 그 고귀하던 달의 선녀였다는 사실도 잊을 정도로 아주 긴.

서왕모는 쓴웃음을 애써 참아내고는 손에 든 파초선을 그녀를 향해 흔든다. 허공에서 잠시 빛이 번쩍이니, 곧 항아의 손 위로 호리 모양의 유리병이 두 개가 내려앉는다. 투명한 병에서 출렁이는 붉은 액체는 흡사 핏물처럼 농했다.

“이것은 항아가 천 년전에 들이켰던 것과 같은 장생약입니다. 하나를 마시면 영생을 얻지만, 둘을 마시면 그리운 이를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 항아의 선택에 달렸으니 붉은 달 빛나는 밤 장생약의 부름에 답하소서.”

말을 마친 서왕모가 펼쳐진 파초선을 하나로 모아 바닥을 향해 짝 소리 나게 내리치니 갈라진 틈 사이로 희여멀건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청연(靑煙)은 점점 길어져 서왕모의 몸을 휘감고 그녀의 사지를 뿌옇게 흐리더니 일순 서왕모와 함께 모습을 감춘다. 서왕모가 사라진 자리로 차마 함께 떠나지 못한 복사꽃 잎이 나리어 떨어진다.

항아는 그렇게 미동도 없이 서왕모가 다녀간 자리를 한참이나 응시한다. 어느새 사위에는 짙은 어둠이 깔린다. 항아는 손에 쥐고 있던 병을 하늘로 높게 추켜세운다. 다 차오르지 못한 반월이 약병에 비친다. 그녀는 한눈을 감아 유리병 너머로 달을 바라본다. 붉게 물든 달이 참으로 매혹적이었다.

곤륜산의 가장 서쪽. 복사꽃잎이 소용돌이쳤다가 사라지는 자리로 서왕모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태황이 목례를 하니 서왕모는 제 비단 치마의 끝자락을 잡아 잘게 앉았다가 일어남으로써 인사를 대신하였다.

“태황. 어찌 곤륜산까지 걸음하신겁니까.”

“항아에게 장생약을 주고 오는 길이라 들었습니다.”

“네. 그러하였지요.”

“항아는 잘 지내고 있던가요.”

“제가 기억하던 모습보다 더욱 고와지셨더군요.”

그렇군요. 태황은 대답과 함께 뒷짐을 지고는 서왕모에게서 몸을 돌려 곤륜산을 내려다본다. 아무리 사위를 헤매도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기척. 태황은 쓴 숨을 내뱉고는 고개를 올려 달을 바라보았다. 천 년이라는 세월 동안 채워지지 못한 반월의 푸른 빛의 태황의 눈매를 시리게 물들인다.

“항아가 장생약을 마실 것 같습니까.”

“글쎄요. 제 눈에 항아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다시 붉은 달이 떠오르기까지는 천 년의 시간이 걸리겠지요.”

“그렇지요. 지금 항아가 장생약을 마시지 않는다면, 다시 천추의 세월을 반복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천년이라…. 태황의 입꼬리가 애석하게 올라간다. 지척으로 깔린 구름을 향해 손을 뻗는다. 잡힐 듯 손에 쥐면 아스라지는 촉감에 태황은 눈을 가늘게 감았다가 뜬다. 내 너를 이리도 애가 닳게 원하는데, 넌 어찌 잡히지 않는 것이냐. 태황은 힘겹게 요동치는 숨에 제 가슴팍을 쥔다.

“항아가 장생약을 들이키지 않는다면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태황.”

서왕모의 물음에 태황은 하늘로 추켜 세운다. "마시지 않는다면…." 말과 동시에 태황의 눈가로 떨어지는 우수. 태황이 마침내 서왕모를 향해 고개를 돌렸을 때 그의 만면은 그저 은애하는 여인을 그리워하는 사내에 지나지 않았다.

“다시 천년을 기다릴 것입니다.”

“......”

“천 년이고 만 년이고 영겁의 세월이 흘러도 전,”

[방탄소년단] 달의 연심 00 | 인스티즈

“그녀를 기다릴 것입니다.”

**

서왕모가 다녀간 이후로 항아는 기묘해진 자신의 모습에 혼란스러워했다. 매일 같이 청하던 오침은 무료하기 그지없었고, 영물들과의 장난도 마음 깊은 고독을 남길 뿐이었다. 그리고 울창한 밤이 되면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무언가 속을 타고 올라오는 열기에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어 하늘로 떠 있는 영롱한 달빛을 올려다 볼 때면 그녀의 말간 뺨 위로 또르르 눈물이 떨어졌다. 항아는 제 손등으로 볼을 꾹꾹 찍어 누르며 입술을 물었다. 근본을 알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것은 그리움 같기도, 미련 같기도, 또한 비애 같기도 했다.

“항아. 광한궁. 장생약.”

항아는 그런 기분이 들 때면 서왕모의 입에서 나왔던 소리를 읊었다. 달이 비치는 개울가 근처로 가, 꺾어 든 나뭇가지를 집어 들고 여린 모래 위로 글씨를 쓰기도 했다. 서왕모의 입에서 흘러나왔던 소리에는 그녀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난 네가 너무 불쌍해. 그녀의 파리한 입술이, 음절에 실린 떨림이 오롯하게 전해주는 교감이 무척 좋았다. 그래서 말이라는 걸 하고 있으면 떨림이 조금은 진정되는 기분이었다.

이제 항아에게 곤륜산은 흥미롭지 않았다. 의미 없이 세월을 부유하는 삶은 이 일렁이는 가슴을 식혀줄 수 없었다. 이름. 제게도 그것이 필요했다. 항아. 라고 불러줄 때 그 짧은 단어에 수만가지의 감정을 전해줄 수 있는 이름. 목표물을 알 수 없이 요동치는 심장을 안고 항아는 오늘도 지독한 고독의 밤을 인내한다. 누군가 제 이름을 불러주기만을, 그렇게 자신을 구원해주기만을 기다리며.

달마저 모습을 감춘 캄캄한 밤. 항아는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고는 오늘은 달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칠 일이 없음에 시름을 놓고 개울로 나간다. 치맛단을 걷고는 괜스레 개울의 수면을 툭툭 괴롭히고 퍼져나가는 파동을 구경하다가 그마저도 싫증이 난 듯 풀썩 주저앉는다. 항아, 광한궁, 장생약. 다시금 서왕모의 입에서 흘러나왔던 예쁜 소리를 입술 위로 얹는다. 외롭다. 고단하다. 누군가 나를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때였다. 시커먼 하늘을 반영하던 수면으로 붉은 빛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항아는 황급히 고개를 꺾어 올린다. 달을 가리던 검은 그림자가 사라진 붉은 달이 고귀한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영혹스럽게 저를 내려다보는 달이 제게로 손짓하고 있었다. 얼른 이곳으로 돌아와, 나의 선녀. 그 순간 항아의 가슴에 품고 있던 장생약이 달그락거리기 시작한다. 붉은 달과 공명을 이룬 듯 혈색은 전보다 더 농롱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어느새 음영이 완전히 걷어지고 달이 완연한 적색의 기운을 발산한다. 항아는 떨리는 손으로 병을 열었다. 그리고 순간, 병의 좁은 주둥이를 비집고 퍼져나간 약의 기운이 그녀의 터전으로 빠르게 적기(赤氣)를 발산한다. 비릿한 혈향을 풍기며 그녀의 몸을 장난스럽게 훑고 지나가니 곧 냇가가 붉게 물들고, 벌판이 싸늘하게 식는다. 항아는 덮쳐오는 혼란에 입술을 콱 씹었다.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신의 부름은 그녀를 오래 기다려주지 않았다. 제게 손짓하던 달마저도 준비되지 않은 방문을 거부하듯 다시 음영을 끌어올려 제 색을 덮기 시작한다. 병 안의 내용물은 빠르게 줄어들어 어느새 밑바닥을 보이고, 그러자 개울은 푸른색을 회복하고 초원은 생기를 되찾는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 순간이었다.

“월아.”

목소리였다. 다급하게 뒤를 돌아 본 항아의 시선 끝으로 붉은 달을 등에 지고 걸어오는 태형의 모습이 보였다. 단정하게 매듭을 묶은 흰색 곤포와 그 위를 덮은 화려한 문양의 검은 두루마기. 두루마기의 등 판에는 금사로 새겨진 봉황이 제 목을 치켜세우며 고상함을 뽐내고, 품이 넓은 소매자락 끝에는 까끌한 금색의 끝동이 둘러져 있었다. 펄럭이는 도포 자락을 꽉 맨 적색의 혁대와 허리춤에 차고 있는 호박까지. 그것은 영락없는 존엄한 지배자의 모습이었다. 태형은 제 눈에 정애를 가득 머금고 항아를 향해 걸어온다. 매혹적인 눈매, 우아하게 떨어지는 품위. 항아는 그의 고결한 기운에 일신이 뻣뻣하게 굳는다. 월아. 라고 부르는 목소리에 항아는 무언가 잊었던 그리움이 들끓고 있었다.

“…저를 부르신 겁니까?”

“그래. 월아.”

“월…. 그것이 저의 이름인가요?”

“그렇다. 내 너를 천 년이라는 세월을 그리워했어.”

그리워하다. 그 단어가 항아의 귓가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항아는 그 간지러움에 못내 두 볼이 피어오른다. 그리운 이, 내게 이름을 선물한 이, 지독한 고독을 끊어줄 이. 제 앞에 서 있는 태형은 항아에겐 그런 의미였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항아는 태형을, 태형은 항아를 바라본다. 태형이 서서히 그녀에게로 걸음을 옮긴다. 둘의 사이가 빠르게 가까워진다. 어느새 태형의 걸음이 그녀의 지척으로 섰을 때, 둘의 사이로 떠 있는 붉은 달은 그들을 만모하며 비소를 비죽인다.



[방탄소년단] 달의 연심 00 | 인스티즈

“태형…. 내 이름은 태형이다.”

태형의 눈가에서 애틋함이 맺혀 바닥으로 툭 떨어진다. 숨겨질 수 없는 눈물이 그의 뺨 위로 무자비하게 흐른다. 항아는 그런 태형을 유심히 바라보다 그의 목소리에 실린 애심을 느끼고는 이내 말갛게 미소를 띄운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미소. 몹시나 그리워하고 애를 태우던 그 찬란함에 태형은 쓰라리는 비통을 차갑게 인내한다. 태형은 그녀의 무결한 눈동자로 비치는 제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한 번 떨구어낸다. 월아, 미안하구나. 참으로 미안해. 태형은 애써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항아를 바라본다. 여전히 해사하게 저를 향해 웃고 있는 그녀에게로 손을 뻗는다.

“월아. 이제 그만 나와 같이 구중천으로 가자.”

이제 항아에게 태형은 세계의 전부였다. 기억이 시작되고 존재가 빚어진 태초. 항아는 태형의 손을 맞잡으며 두 개의 장생약을 모두 입안으로 털어 넣는다. 그 순간 달을 가리던 그림자는 모습을 감추고, 비어있던 반월이 푸른 빛으로 차올라 하나의 만월이 되니, 곧 서로의 기운을 흡수해 영롱한 자색으로 채워진다. 달의 보랏빛 기운이 항아의 몸으로 내려앉는다. 그러자 항아의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더니 하늘로 올라가 다시 월(月)의 주인이 되었다 한다.




/


<<배경소개>>


- 구중천: 신선들의 세계. 선계를 총칭.

- 곤륜산: 구중천에 있는 최고봉의 산으로 옥황상제와 서왕모가 사는 곳. 인계와 선계를 이어주는 역할.

- 태국: 태황이 다스리는 나라로 구중천에서 선인들이 모여 사는 곳. 상신들은 태국에 살지 않고 구중천에 흩어져 각자의 궁을 가짐. (선인 중 가장 직위가 높은 선인을 상신이라 부름)

- 대청궁: 태황이 사는 궁.

- 광한궁: 월궁. 항아가 사는 궁.

=> 정리하자면 구중천이 선계를 대표하는 용어이며, 태황이 다스리는 태국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나뉘어집니다. 상신 이외의 모든 선인들은 태국에 거주하여 태황의 통치하에 살아야 하며, 상신들은 각자의 궁을 가지고 살게 됩니다. 광한궁 또한 태국 밖에 있는 독립된 궁입니다.


<<인물소개>>

- 계급순으로 나열



1. 김남준

- 옥황상제

- 선계와 인계를 모두 다스리는 천신(天神). 신 중에서도 최고의 신.




2. 김태형

- 태황(太皇)

- 태국을 다스리는 천신. 항아를 연모하며 사라진 항아를 천 년동안 기다림.



3. 박지민

- 태군(太君)

- 태형의 쌍둥이 형. 태황의 자리를 두고 벌인 전쟁에서 태형에게 패해 태군의 자리로 물러남. (태군은 태황의 형제를 칭함)


4. 민윤기, 정호석, 김석진

- 상신(上神)

- 선인 중 천신(남준, 태형, 지민)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직위.


5. 전정국

- 선인(仙人)

- 일반적인 신선을 칭함. 상신이 되기 위해 수련중.


* 항아 또한 천신으로 태군의 직위쯤에 해당합니다.

* 이 글에서는 신선을 선인으로 칭하기 때문에 인간과 동일한 명칭을 사용합니다.

* 인간이 덕을 쌓아 선인이 되면 이 선인들이 수련을 통해 상신이 됩니다. (선인⊃상신)


/


마지막인사라는 초록글이 민망하게.. 글을 올립니다.. 저는 왜 이렇게 우유부단한지 T^T
인스티즈를 떠나면서 독자님들의 인사를 보면서 한 번만 더 글 올려볼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이곳과 제가 연재하는 곳이 글을 업로드하는 방식이 너무 달라서 힘에 부칠 거라 판단해 눈물을 머금고 떠났던 인스티즈입니다만..

글은 제가 요즘 엄청 공을 들이고 있는 글입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어 인스티즈를 다시 켰습니다.
달의 연심말고도 쓰고 있는 글들이 많은데 그 글들은 인스티즈에 업로드할 생각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 글을 읽지 않으실 독자님들은 신알을 해제하셔도 좋습니다.


그냥 조금이라도 더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올리는 글이니 많이 읽어주시지 않는다면 또 소리소문 없이 떠나버릴지도 모르는 점 미리 사과 말씀드릴게요....

그럼 전 민망하니까 빨리 사라지겠습니다ㅎㅎ..


+ 이 글은 7방탄이 모두 등장하며 지독한 치정극이 될 예정입니다

+ 아 그리고 모두들오후에 포도알 안고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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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독자2
헐 선댓 후 감상💜
•••답글
독자3
💜💜💜☺️작가님 오셔서 너무 좋아요ㅜ
•••답글
독자4
인티에도 남겨주셔서 감사해요ㅠㅠ 어디든 작가님 글 행복하게 읽고 있습니다!
•••답글
비회원18.27
꺅 감사합니다ㅠㅠㅠ
•••답글
독자5
와 필력 너무너무너무 대박이에요 ㅠㅠ 잘 읽고 갑니다 ㅠㅠㅠ 배경도 너무 탄탄해서 몰입력이 너무 좋아요ㅠㅠ
•••답글
독자6
허러어어 대바깅에요ㅠㅠㅠㅠㅠㅠ 진짜 술술읽히면서 재미있어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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