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나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것들은 굉장히 개성이 있는 것들인데..
"준면이 귀 만지지 말라고! 하지 말라면 좀!!"
"경수한테 손 올리지 말라고 했지! 그만 싸워 좀!!!"
"백현아 장난치지마.. 칼 내려놔. 민석이 놀라잖아!!!"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집 애완동물들은 사람이다.
애완사람이라고 아시나요?
잔소리꾼
문을 두드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떴다.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은데 계속해서 들리는 그 소리에 짜증이 올라왔다.
"시끄러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소리지르게 만들고 있어..
그러나 다시 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오, 이 나쁜 동물을 그냥..!
문을 확 여니 신나게 웃으며 문을 두드리고 있던 종대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금방 해실거리고 웃는다.
이.. 물고기놈이..?
"주인 일어났어?ㅎㅎ"
"어디 맞을래? 딱 말해."
"ㅎㅎ 주인 입술로 내 볼!"
"뒤지고 싶냐 붕어새끼야?"
거의 날다시피 하며 윗층으로 피신한 종대를 쫒아가는 백현이.
아아.. 난 모르는 일이오..
"아침부터 집안 되게 훈훈하네요. 그쵸 주인님?"
"응. 그러게.."
"아참, 주인님. 이제부터 제가 주인님의 아침상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맡았어요.
찬열이가 요즘 잠이 많아져서 제가 대신 하래요."
"...? 너한테 이득될 게 뭐 있다고?"
"저야 주인님 괴롭히고 좋죠 뭐. 그런 의미로 아침 드세요 주인님.ㅎㅎ"
......?
이 토끼가 드디어 미친건가?
"너 간식을 담당하는 위대하고 높은 분이 나라며.."
"아, 그건 괜찮아요. 저는 쭉쭉빵빵 바니걸을 만나기 위해
다이어트를 결심했거든요."
???????????????????
뭔 미친 소리야?
"아 빨리 아침 드세요. 빨리요, 빨리!"
....안돼.. 왜.. 왜그래..
이제 너를 간식으로 유혹할 수 없다는 거야..?
너 찬열이가 꼬신거지? 그 똑똑한 벌러지가 널 이렇게 만든거지..?!
"먹을거야.. 먹을건데.. 너 이미 잘생겨서 굳이 다이어트 할 필요없어!"
"아니에요. 요즘 배도 좀 나온거 같고,
아무튼 말 돌리지 말고 빨리 준비하세요!"
....난 끝이야..
하나로도 벅차던 잔소리꾼이 2명이 됐어..
부엌으로 가는 내내 지금 나에게 닥친 이 현실을 믿지 못해 부정했지만,
"주인님 아침이라고 대충 차리지 마세요!"
준면이는 그 꼴을 보지 못하나 보다.
계속 나에게 잔소리를 하는 준면이가 밉다..☆
아침을 먹고 있긴 한데, 이게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아아.. 난 망했어...
"야."
"왜에.."
"박력이 대세냐? 다정함이 대세냐?"
"박력이 있으면서 다정한 남자가 대세겠지."
"....어렵네."
쟤는 또 왜저래..
갑자기 와서 요즘 대세를 물은 세훈이는 다시 갔다.
아, 어제 박력 있어진다 한 그거 말하는 거야?
그래, 열심히 해라.
"주인 아침 먹고 있네?"
찬열이가 웃으며 내려왔다.
"너.. 너 이 영악한 벌러지.."
"뭐가 영악해? 다 주인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건데.
안 그래?"
어깨를 으쓱이며 얄밉게도 말하는 찬열이.
흐어엉.. 다 짜증나..ㅠㅠㅠㅠㅠㅠㅠㅠ
빨리 준면이 돌려놔 벌러지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찬열이가 주인 아끼는 마음이 크네."
민석이 이 똥꼬양이새끼ㅠㅠㅠㅠㅠㅠㅠㅠ
괜히 그런 말 하면서 놀리지 말라고ㅠㅠㅠㅠㅠㅠㅠ
깨작깨작 밥을 먹고 있으니 내 앞에 의자를 빼서 앉은 찬열이가
팍팍 먹으라며 잔소리다.
그래, 난 망했어. 그냥 이런 현실을 겸허히 받아들이자..
"주인 그렇게 세상 끝난 표정 짓지마.
그럼 내가 선택지를 줄게."
"어! 어! 줘줘!!"
신난 나의 모습에 실실 웃던 찬열이가 정색하고 선택지를 말해줬다.
"1번. 그냥 이 현실을 받아들인다.
2번. 백현이 앞에서 나와 진한 딥키스를 한다."
"지랄 다 꺼져 벌러지 새끼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장난이고.
2번. 백현이 앞에서 나와 애정행각을 펼친다."
"2번 콜."
"아, 그렇게 바로 하면 전에 거로 하고 싶어 지는데."
"...영악한 변태 벌러지."
싱긋 웃은 찬열이는 다시 밥을 먹으라며 우쭈쭈다.
내가 벌러지한테 말리고 있는 걸까..?
"주인님!"
"응?"
"빨래 밀리셨습니다!"
"...어."
하.. 어쩌면 찬열이보다 더 독한 것이 왔는지도 몰라..
내가 지금 피해야 하는 건, 다른 무엇보다 저 토끼자식이야..
박력있는 남자가 대세라며?
"야!!!!"
"왜?!"
아침 먹고 있는 와중에 소리친 세훈이에게 같이 크기로 대답하니
조금 놀란듯 멈칫하는 세훈이.
"야 니가 그렇게 대답하면 어떡하냐. 다시 해.
야!!!!"
"왜?"
"요즘 박력이 대세라는데 나랑 키스하자."
"그건 박력이 아니라 변태다, 새새끼야."
민석이의 구박과 백현이의 매타작을 불러온 세훈이의 박력은
그 후로도 계속 됐다.
화장실에서 나오던 나를 붙잡고..
"야 요즘 박력이 대세라는데, 나랑 사귀자."
"아 뭐래 자꾸?!!"
소파에 앉아 종인이에게 기대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요즘 박력이 대세라는데, 한 번 안자."
"꺼져!!!"
설거지를 하고 있던 내 뒤에서 내 목을 감싸듯이 안으며..
"요즘에 박력이 대세라는데, 나랑 진하게 놀자."
"제발 꺼져."
뭐만했다하면 박력이 대세라느니 어쩌느니 하던
세훈이를 닥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색하던 중
찬열이에게서 굉장히 좋은 방법을 얻어냈다.
"쟤 아직 어려. 진짜 하자 그러면 지가 먼저 겁먹을걸?"
좋아. 한 번만 더 해봐라 새새끼야.. 어떻게 되는지 봐라..
"야 요즘 박력이 대세라는데, 누워."
"그랭."
거실에 벌러덩 누우니 어이가 없다는 듯 나를 보는 세훈이.
"누우라며. 뭐. 어쩔려고?"
"아, 니 방에 있을 때 하는 건데. 이러면 할 수가 없잖아."
?????????
찬열아.. 얘 안 어린데?? 다 아는 것 같은데..?
"아 시발 저 새새끼가 아까부터 거슬리게.. 야 니 따라와."
세훈이 끌고 2층으로 가려는 백현이를 막았다.
"백현형아 잘못했어!! 아 잘못했다고!"
"세훈이가 장난삼아 그런 거잖아. 조금만 참아 백현아."
"...니 또 그래봐. 진짜 죽일거야. 주인은 쟤 받아주지마.
아직 어려서 뭣도 모르고 계속 그러잖아."
알았다며 백현이를 달래고 놀랬을 세훈이도 달래주었다.
...세훈이가 내일 없이 깝칠때는 백현이가 명약이라는 사실을 겟또☆했다.
그나저나 우리 백현이 진짜 사납네..
원래 이렇게 사나웠나..?하긴 세훈이가 진짜 내일없이 깝치긴 했어..
중요한 건 역시 백현이는 정색할 때 멋있다..♥
동물의 왕국=쏘우급 공포영화
"나는 지금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좀 더 격정적으로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
경수의 헛소리는 그냥 넘겼다.
얘가.. 오늘 낮에 제대로 못자더니..(안쓰럽)
"그럼 다시 자."
백현이가 해답을 주었지만 백현이 때문에 잠에서 깨서인지
경수의 표정은 잔뜩 구겨졌다.
저 멀리로 피해 혀를 내민 백현이를 쫒아가기에
경수는 지금 이런 상황 조차 귀찮아 보였다.
좀 더 격정적으로 아무것도 안하는 것을 실천중인가 보다.
"아.. 너는 나한테 가까이 오면 일단 죽어."
ㅎㅎㅎㅎ훈훈하군.
"어제 주인이랑 경수랑 같이 있었잖아. 뭔일 없었어?"
"아쉽게도."
하품을 쩌억 하며 말하는 경수는 아무렇지 않아보였다.
나.. 나만 부끄럽냐..? 뭘 아쉽게도야..
"경수 너라고 가만있지 않아.
주인 관련된거면 너고 형들이고 개판을 벌릴거야."
"야 박력이 대세라는데 딴 거 틀어. 재미없어."
세훈이의 박력드립에 모두가 세훈이를 보았지만 별 말 아니니
각자 하던 일을 했다. 세훈이는 이제 저 말이 입에 붙었나보다.
그래, 말 안 따라 하는 게 어디야.
세훈이 말에 다른 곳을 틀고 있는데 동물의 왕국이 나오고 있었다.
"오와. 거북이 형아다."
5초만에 박력을 벗은 세훈이 말대로 그곳엔 동물의 왕국이 나오고 있었다.
"보자보자."
종대가 내 옆에 앉았지만 금방 백현이에 의해 치워졌다.
내 옆에 앉은 백현이는 기대는 내가 편하도록 조금 내려줬다.
자연스럽군.
"거북이 형아는 육지거북 아냐? 이건 바다거북인데?"
"곧 나오겠지 뭐."
"다 모여서 뭐 봐?"
지나가던 종인이가 멈칫하며 TV 안을 뚫어져라 보았다.
나는 그런 종인이를 보다가 다시 TV를 보았다.
"저 거북이는 암컷이냐 수컷이냐?"
"암컷."
"이쁘냐?"
"별로."
"그게 보이냐?"
"찬열이 형도 보일 거 아니야.
바퀴벌레 중에도 이쁜 바퀴벌레가 있겠지."
....그래..?
나는 아무리 상상해봐도 모르겠는데..?
바퀴벌레가 이뻐봤자.. 바퀴벌레 아님..?
"하긴."
충격적인 찬열이 대답에 나만 패닉에 빠졌나보다.
그러나.
"이쁜 바퀴벌레가 진짜 있어?!!"
준면이도 패닉인가보다.
역시.. 내가 이해하기엔 벌러지의 늪은 깊어..
"알 낳는다."
민석이가 흥미롭다는 듯이 보고 있고 종인이는 고개를 돌렸다.
아.. 아..! 뭔가 이해가 되었다.ㅎ
우리로 치면 남고생이 출산장면을 보는 거겠지.
"저거 저렇게 덮고 가면 애기 깨어나서 어떻게 나가?"
종대의 궁금함에 백현이가 잘 알려줬다.
"원래 야생은 약육강식인거야. 태어나자마자 퀘스트가 있는거지.
모래를 파서 밖으로 나가시오."
....맞는 설명인가..?
그래.. 개에게서 뭘 바래..
"오오, 역시 야생은 빡세네."
그걸 곧이곧대로 믿지 말란말이야 이 덤앤더머들아..
"어?! 진짜 종인형아다!"
세훈이 말대로 그곳엔 육지거북이 나오고 있었다.
종인이랑 종도 같은 거.
"겁나 크다. 종인이 너도 저만큼 크냐?"
"아마도."
경수의 물음에 대답을 해 준 종인이는 자기 종족은 관심 없는 듯
다시 할 일 하러 갔다.
"종인아 뭐하게??"
"자게. 주인도 그것만 보고 자."
아.. 중요한 일이지.ㅎ
종인이가 올라가고 다시 프로그램에 집중했다.
아이들도 자기들 곁에 있는 거북이가 TV에 나오니 신기한지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진짜 느리다."
"종인이가 저렇게 느렸으면 얻어 터졌겠다."
"왜그래 우리 종인이한테."
"저 형아는 사실 여자 아냐? 엄마같아.."
"쟤 여자야. 몰랐냐?"
"진짜여?!!"
"뭔소리야, 준면이 남자야.
민석이 너 이상한 유언비어 퍼뜨리지마."
민석이가 키득이며 웃었다.
재밌냐? 동생 놀리니까?
하여간 6살 처먹은 고양이치곤 겁나 애같아.
"헐, 잔인해."
종대가 눈을 가리며 하는 말에 나도 TV를 보았다.
악어가 막 씹어먹고 있더라.
어우.. 역시 거북이는 등껍질이 생명이야.. 저렇게 덜렁거리면 징그러워..
"이 프로그램 19세 걸어야 하는 거 아니야?"
"겁 많은 척 하지마. 니 공포영화도 눈하나 깜짝안하고 보잖아."
투닥거리는 종대와 백현이는 두고 나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인이 봤으면 진짜 놀랬겠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다들 기지개를 키며 자러 갈 준비를 했다,
나도 잘 준비 해야지.
새벽. 몇시인지는 모르겠는데, 인기척이 들렸다.
깜짝놀라 깨서 스탠드를 키니 종인이가 서 있었다.
"내가 밤엔 들어오지 말랬지."
"...같이 자자."
"꺼져."
"아까 나 그거 조금 봐서 그래.
올라가려다가 보고 싶어서 잠깐 멈췄는데.. 그랬는데.."
차마 말을 못하는 종인이를 가만히 보았다.
그 잔인했던 부분 봤나보네. 아이고..
"진짜 잠만 잘게."
"알았어. 이리와."
이불을 들어올리니 조심스럽게 들어와 눕는다.
서로가 등을 돌리고 누웠다.
"잘자 종인아."
"응."
종인이의 대답을 듣고 이제 막 잠들랑 말랑 하고 있는데
종인이가 나즈막히 말했다.
"진짜 미안한데.. 안아주면 안 돼?"
"가지가지 한다."
돌아누워 종인이 등을 보았다.
넓은 편에 속해 듬직하던 등이 오늘따라 왜이리 귀여운지.
아직 어리긴 한가보다.
위를 보고 눕는 종인이의 배에 손을 올리고 천천히 토닥여 주었다.
옆에서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들린 후에야 나도 편안히 잠에 들 수 있었다.
오늘의 건강 일기
날짜 : 2015년 3월 13일 금요일
날씨 : 흐림
또 괜찮군. 어쩌면 민석이 말이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아니야. 병이 있는 건 분명해. 안 아픈데 피를 토할리는 없잖아.
아 모르겠다.
조니니 |
귀엽당..ㅎㅎㅎㅎ 무서운 거 보고 잠을 못자겠어서 주인한테 내려왔어염?ㅋㅋㅋㅋㅋㅋ 오구오궄ㅋㅋㅋㅋㅋ 오늘의 박력상은 세훈이 주도록 하죠. 오늘 세훈이의 수위를 낮추려고 무던한 노력을 했습니다. 후.. 이 노력을 알아주세요..ㅎ
암호닉입당!♥ 치노/엑소영/쉬림프/뭉이/쌍수/구금/코끼리/모카/규야/게이쳐/나호/죽지마 정동이/양양/캐서린/우리니니/빵/체리/안녕/밍블리와오덜트/메리미/니니랑 꾸르렁/바람둥이/매매/종대덕후/여리/나도동물/테라피/차니/부농/luci/알콩 새벽/꽯뚧쐛뢟/바닐라라떼/lobo12/그레이/젤리냠냠큥/똥잠/쪙만보/완치병/ 잇치/레몬빵떡/멍뭉이/세젤빛/백사장/#므ㅏ/워더/거뉴경/밍/퐆퐆/엑소깹송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