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단풍이 흐드러지던 그날이었다.
붉은 단풍잎만큼 너의 눈도 붉었다. 내 코도 마찬가지다. 훌쩍거리면서 눈물을흘리면서도 닦을 생각을 못했다. 너의 뜨거운 손이, 까무잡잡하지만 그 누구보다 고운 네 손이,
내 손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마지막일거라는 느낌때문이었다.
"기다릴꺼야."
"기다리지마"
"싫어. 기다릴꺼야"
"...........그럼, 그약속 지켜"
"응."
내 마음을 쥐고 흔들어놓고서는, 기다리지 말라고 하더니만, 약속을 지키라는 말 한마디만 남긴채,
그렇게, 그 애는 영국으로 떠나버렸다.
"헐. 시벌"
지금 내눈이 고자가아니라면, 지금은 8시 20분. 나는 9시 수업이 있던걸로 기억하는데 말이다. 슈발던트.
벌떡 일어나 열심히 노세범파우더로 머리의 기름기를 빼고, 원피스를 입고, 화장을 하고. 8시 55분, 5분거리인 캠퍼스로 뛴다.
대학생이라는 것은 상상보다 화려했다.
그저 술이 좋은건 아니었다. 술에 취하는것도 싫었고, 단체생활을 즐기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좋았다. 웃고 떠들며 웃는 애들이 좋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문화를 익히는게 너무 좋았다.
3월이 지나가고 있었다.
새터가는 고속버스에서 40명 앞에서 마이크잡고 노래도 불러보고. 200명이 넘는 무리 앞에서 클럽 춤도 춰보고. 해보지도 않은 것들이 원래 내 것처럼 딱딱 들어맞는, 그런시기였다. 10시 이후에는 슈퍼도 안가던 내가 1시,2시에 친구들과 집을 들어가는게 일상이 되었고, 과방은 아지트가 되었다.
그리고
"000"
".....네!!!!!"
.......내 이름이 부르기 직전에 출석하는 기술도 터득했다.
"맨날늦어"
"그르게"
"집도 코앞인게"
"원래 그런법. 나 머리안감았는데 어때?"
"헐 너도 노세범 썼냐???"
고등학교때는 말이다. 7시에 0교시도 하고 그래서 수강신청 그날까지도 9시가 왜 힘든건지 몰랐다.
하지만 알겠다. 죤나힘들다.
조금 친해진 멤버들 사이에 끼어 앉아서 노트를 펴고, 앞뒤에서 아는척하는 남자 동기들에게 눈웃음을 한번 쳐준뒤, 교수님을 바라본다. 아. 교수님 오늘은 수면제 조금만,
그렇게 빌면서 30분 뒤, 나는 그렇게 고개를 쳐박고 침대에서 꾸던 꿈을 연장하고 말았다.
"아 배고파아아아!!! 이제 공강인사람!!!!"
"나나나. 가쟈. 어디갈까"
"런치세트?"
"질려...!!!"
다같이 책상에 뭐라도 홀린듯 붙어있던 애들이, 끝날때쯤 다들 부활하더니, 시끄럽게 메뉴를 정하면서 나간다.
약속이 있는 나는 그들을 보내고, 강의실 앞에 서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다가, 문득 하늘을 보았다.
"와...날씨 좋아..."
따뜻한 햇볕이 손바닥에 떨어지는, 기분좋은 바람이 내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기분이 좋아서 눈을 흐리게 뜨고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햇빛을 느꼈다.
내 어깨에 걸쳐있는 노란 가디건이 팔랑거리면서 흩날리고 원피스가 기분좋게 넘어가는게 기분이 좋았다.
"....000?"
응?
하얀 햇볕에 갑자기 그림자가 지더니, 나를 불러오는 목소리에 누군가 싶어 웃음기를 띄고 올려보다가,
".........?"
"000. 맞지?"
고등학교때보다 딱 한뼘정도 더 큰, 그가 서있었다.
"00아~"
"찬, 찬열아"
그리고 그의 뒤로, 내 남자친구가 손을 흔들며 뛰어오고 있었다.
"그럼 절대로 잊지마"
갑자기 그의 말이, 진짜 1년여만에 떠올랐다.
진짜 오랫만이에요 여러분, 구독료는 공짜, 근데 들어왔으면 댓글을 써야징~ 다들 살아계신가요?
본격 삼각관계 대학 로맨스로 찾아왔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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