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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진실은 언제나 하나 <여탐정 : 셜록의 추리> | 인스티즈



진실은 언제나 하나

<여탐정 : 셜록의 추리>




# 1




"김형사."


"네!"




반장님의 부름에 한발자국 앞으로 걸어나오는 남자. 사실 반장님과 인사를 나눌 때부터 뒤로 보이는 처음 본 얼굴에 먼저 눈길이 간 것이 사실이다. 반장님은 사건에 잔뜩 흥분하셔서 그 사람을 소개해주기 보다는 대뜸 상황에 대해 물으셨고, 나 역시 사건 해결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소개는 잠시 미뤄두고 상황을 설명하기에 앞섰다. 잠시 뒤에 반장님이 그를 찾자 잠시 잊고 있었던 그가 재빨리 튀어나왔고, 그의 손에는 종이 한 장이 들려있었다. 아마 피해자에 대한 정보가 쓰여져 있겠지. 아직 피해자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전혀 없는 나는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는데, 그는 그런 나와 눈이 마주치자 씨익 웃어보인다. 저 양반도, 이 상황에서 잘도 웃네. 어쩌면 이런 걸 천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안그래도 처음 볼 때부터 계속 올라가 있어 지금 웃고있는 건가, 착각이 들 정도였던 입꼬리가 더욱 말려 올라간다. 입이 찢어질 것처럼 끝도 없이 올라가는 입꼬리를 보며 부담스럽다고 생각이 들 때 쯤, 남자는 시선을 낮춰 종이에 적힌 것들을 읽기 시작한다.





[EXO] 진실은 언제나 하나 &lt;여탐정 : 셜록의 추리&gt; | 인스티즈






"피해자의 이름은 김민철씨로, 54세. 세계 50위 안에 드는 KM 그룹 회장이자, 지금 현재 저희가 있는 이 저택의 주인입니다. 저택 뒤에 있는 뒷산으로 들어가는 산책로 입구 옆 풀 숲에 쓰러져 있었으며, 20cm 정도의 칼로 심장을 찔려 사망. 작지만 칼 끝이 아주 정확하게 심장에 찔려 박혀있었고, 큰 반항의 흔적은 없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망 추정시각은?"


"오늘 저녁 6시 30분에서 7시 사이로 추정됩니다."


"흐음. 당신이 이 저택의 사모님 되십니까?"


"아, 네... 그런데 우리 회장님이 정말 돌아가신 건가요...?"


"유감스럽습니다. 지금 이런 말을 묻는게 실례지만, 사건이 사건이니만큼 협조를 좀 부탁드립니다."


"네..."




형사의 말이 끝나자 반장님은 거실에 모여있던 사람들을 한번 둘러보시고는 잠옷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복장의 여인에게 물으셨고, 피해자의 죽음을 한 번 더 확인한 여인은 파리해진 안색으로 고개를 끄덕거린다. 잠시 찾아온 정적에 턱에 손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20센티미터의 칼이라... 그럼 실제 칼날은 한 12센티미터 정도 됐으려나? 처음부터 심장을 노리고 강하게 찔렀다면 충분히 심장을 뚫고도 남았을 길이. 굳이 남자가 아니라도 가능했을 테고, 거기다 반항의 흔적이 없었다는 걸로 보아 면식범의 확률이 크다. 죽,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인원 모두가 그대로 용의자가 되는 셈이다.


거실에 모여있는 사람은 총 5명.


모두 이 저택의 식객이다.




"그럼 모두 피해자와 어떤 관계신지, 사망 추정시각에 무얼 하고 계셨는지. 짧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 저는, 모두 아시다시피 회장님과 함께 방을 쓰고 있는 지화련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6시와 7시 사이라면... 저는 어젯밤부터 없어졌던 보리를 걱정하느라 4시부터 계속 방에 누워있었던 것 같은데요."

-지화련/37세-


"보리?"


"제가 키우는 고양이 이름이에요. 저기 탐정님에게 안겨있는 고양이요."




반장님의 반문에 사모님은 희고 긴 손가락을 뻗어 내 무릎 위에 올라 그르릉거리며 내 손길을 느끼고 있는 고양이를 가리켰다. 반장님과 김형사가 내 쪽을 슬쩍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거리며 질문을 계속했다.




"아, 그렇군요. 집에는 혼자 계셨던 겁니까?"


"아니요. 저기 서있는 가사도우미도 같이 있었어요. 미스 홍은 제가 계속 방에 있었단 걸 알고 있을 거예요."


"사실입니까?"


"예... 전 이 집 가사도우미, 홍미란입니다... 식사도 못하시고 누워계시는 사모님이 걱정돼서 제가 6시 10분 쯤에 사모님께 죽을 가져다 드렸고, 6시 30분 쯤에 그대로인 죽그릇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그 후에 저는 부엌 청소를 하고 있었구요."

-홍미란/45세-


"중요한 30분 이후부터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사람은 없군요. 사모님도, 홍미란씨도."


"... 탐정님, 혹시 저를 의심하고 계신건가요?"


"만에 하나, 모든 상황을 열어놓을 뿐입니다."




갑자기 끼어들며 알리바이의 빈틈을 파고 들자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물어오는 사모님이었고, 나는 여전히 고양이의 털을 쓰다듬으며 살짝 미소를 보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오해받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불쾌했는지, 지화련은 씩씩거리기 시작했고 나는 아직 듣지 못한 얘기들을 마저 듣기 위해 그녀에게서 눈을 돌려 홍미란씨 옆에 서있는 중년의 남성을 바라보자 시선을 눈치채고 그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연다.



"저는 회장님 비서, 이중화라고 합니다. 집사의 일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저는 5시 반부터 이곳에 모이기 바로 전까지 개인 집무실이자 생활하고 있는 제 방에 들어가 장부 정리를 했습니다. 회장님께서 오늘까지 맡겨두신 일이라, 산책 후에 바로 결제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정신없이 정리하고 있었죠."

-이중화/47세-


"알리바이를 증명해 줄 사람이 있나요?"


"... 아니오. 없습니다. 가사도우미가 저까지 챙기지는 않는 터라... 제가 집에 있는 줄도 몰랐을 겁니다. 원래는 항상 회장님 산책에 동행했으니까요."


"그런데 오늘은 장부정리때문에 동행하지 않았다는 말씀이세요?"


"네, 그렇습니다."


"범인은 회장님께서 오늘 혼자 산책을 나가셨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일 수도 있겠네요."




이번에도 알리바이를 듣고 입을 열자, 반장님과 그 뒤에 서있던 김형사, 내 뒤에 서있던 박찬열 모두가 고개를 주억거린다. 계획적이라면 계획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에 이중화씨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아니오. 저는 오늘도 따라나서려고 했지만, 회장님께서 갑자기 제 동행을 거부하셨습니다. 오늘만큼은 혼자 산책하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이로써 새로운 가능성이 만들어졌다. 김민철 회장이 갑자기 비서와 동행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그 시간에 누군가와 몰래 만날 약속을 했을 수도 있었으니까. 조금의 가능성이 있다면 확실히 파고 들어야 할 일이다.


이제 사모님 옆으로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눈을 돌렸다.




"저는..."




우선 이 상황에 겁을 먹은건지 사모님 옆에 찰싹 붙어 떨고있던 여자아이가 긴 침묵을 깨고 아주 불안정한 모습으로 입을 연다.




"김민혜라고 합니다... 저는 6시 조금 넘어서 집에 왔는데... 바로 방에 들어가서 공부만 하고 있었어요..."

-김민혜/18세-


"그런데 아직도 교복을 입고 있네요? 갈아입지도 않고 공부했어요?"


"... 교복이 더 편해서요... 제 옷은 거의 프릴이 달려있어서..."


"아가씨의 옷은 항상 회장님께서 사오시는데, 회장님께서 레이스나 프릴이 달린 옷들을 무척 좋아하십니다..."


"흐음. 그래요. 그럼 혹시 그 이후로 한번도 나온 적이 없나요? 물을 마시러 내려온다던가, 화장실을 가고 싶어 나왔다던가."


"화장실은 제 방에도 있고... 물은 방에 올라가기 전에 물병에 따로 담아서 올라갔어요..."


"그렇군요."




고작 18살. 어린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물었다. 홍미란의 도움으로 완성된 대답이 조금 석연찮긴 했지만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김민석입니다."

-김민석/29세-




마지막으로 남은 용의자 한 명은, 불과 몇시간 전까지 나의 의뢰인이었던 남자였다.




"5시 반 정도에 탐정님 사무실에서 나왔고, 잠깐 볼 일을 본 후에 집에 도착한 건 6시 조금 지나서였습니다. 저도 역시 방에 있다가 잠깐 내려와 20분에 서재에서 아버지와 얘기를 나눈 후에, 아버지께서 30분 쯤 부랴부랴 밖으로 나가시는 것까지 보고 저는 다시 방으로 올라왔습니다."


"맞습니다. 도련님께서 방으로 올라가시는 건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호오, 홍미란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알리바이가 성립되셨네요."


"비꼬시려는 겁니까?"


"설마요. 유일하게 알리바이가 있으시니 운이 좋으신 것 같아서요."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도록 하죠."




좋으실대로.

얼추 얘기를 들어보니, 말한 것처럼 알리바이가 성립된 건 김민석 단 한 사람 뿐.

하지만 그게 용의자에서 완전히 벗어날 출구가 되지는 않았다.


최대한 끝까지 놓지 않고 끌고가는 것. 그것이 내 추리 방식이었다.





# 2




각자의 얘기를 들어본 후, 내가 먼저 움직여 도착한 곳은 피해자가 쓰러져있던 현장이었다. 아직 사체는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기에, 직접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 그 곳에서 얻어내야 할 것도 있었고. 답은 현장에 있다. 범인을 알아낼 증거는 항상 사건 현장에 가장 많이 떨어져 있는 법이다. 사체 주위로 둘러싼 폴리스라인을 넘어가자 한창 감식 중이던 경찰들이 행동을 멈추고 경례를 한다. 반장님은 어서 계속하라는 제스처를 보낸 뒤, 나를 데리고 사체 가까이 다가갔다. 덮여있던 천을 걷어내자 심장부위에 꽂힌 칼과 그 주위로 피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무래도 이 식구들은 집에서도 격식을 갖춰 옷을 입고 있어야 하는 모양이다. 비서와 김민석이란 남자도 수트를 잘 차려입고 있었는데, 피해자 역시 흰 셔츠와 정장바지를 입은 채였다. 이렇게 생활하면 불편하지 않을까 하던 고민도 잠시, 다시 사건에 집중하기 위해 천을 다시 덮고 주변을 살폈다. 뭐라도 떨어져 있으면 좋으련만.


풀밭 흙에 간간히 고양이 발자국 같은 것이 보인다. 아까 보리라고 불렸던 고양이의 발자국임이 틀림없다. 핏자국 위에도 남아있는 발자국을 내려보며 생각에 잠겨있으니, 조용히 옆으로 다가온 박찬열이 나를 툭툭, 찌르면서 묻는다.




"탐정님. 어때요?"


"뭐가?"


"에이, 모른 척 하시긴. 감이 오셨냐구요~"


"아니. 단서가 너무 적어."


"그럼 어떡해요?"


"뭘 어떡해. 적으면 더 찾아봐야지. 알리바이가 증명됐다고 해도 창밖으로 뛰어내리면 그만이야. 밖에 나와서 보니까 2층 창문이 그리 높진 않았거든. 충분히 뛰어내릴 수 있는 높이였어. 그러니까 아직 용의자는 5명 그대로인데, 그에 비해 나온 단서가 너무 적어. 과연 이들 중에 진짜 범인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야."




내 설명에 박찬열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온다.




"외부인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이세요?"


"그래. 그런데 아까 물어보니까 이 뒷산 입구말이야. 이 저택 소유지더라. 딱 이 입구에서 10m까지만. 입구가 사유지여서야 다른 이들의 출입은 어림도 없지. 이길로 뒷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집을 들어와 가야한다는 소린데, 가사도우미에게 물어보면 알겠지만 6시 15분 정도 우리가 여기서 매복을 시작했을 때부터 이 집에 찾아온 외부인이란 너랑 나 뿐이었어."


"그 전에 들어와 숨어있었을 경우는요?"


"그것도 생각해봤는데, 무리. 나가는 척 했다가 문 앞에서 다시 돌아 몰래 숨어드려고 해도... 대문 쪽에 있던 개 봤지?"


"아... 저희 보고서 미친듯이 짖어대던 그 큰 개 말이죠?"


"그래, 그런 개가 숨어들려는 사람을 보고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지."




내 말에 그렇겠네요, 하며 고개를 끄덕거리던 박찬열은 단서를 더 찾아야한단 말이지... 하고 중얼거리다가 갑자기 몸을 튕겼다. 큰 몸짓에 움찔한 나는 순간 넘어지려고 했지만 잔뜩 흥분한 목소리를 들으며 겨우 중심을 잡고선 그 쪽을 바라보았다. 노려보기가 무섭게 내 앞으로 쪼르르 달려와 자신이 주운 것을 내미는 박찬열에게 시선을 거두고 그것을 받아들었다. 이건... 유산지...? 이게 왜 여기 떨어져있지?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아보니 초코머핀을 담고있던 종이인 모양이다. 시중에 파는 머핀과는 달리 아주 작게 한입거리 크기였을 사이즈. 누군가가 직접 만든 수제 머핀인 것 같다.




"제가 개코잖아요. 탐정님."


"그게 갑자기 무슨 상관인데?"


"아까 여자아이요. 그 아이한테서 초코냄새가 나던데."


"... 뭐?"


"김민혜였던가? 그 아이한테서 여기서 나는 냄새가 났어요."


"그럼 이걸 만든게 그 아이라고?"




확신에 차서 고개를 끄덕거리는 박찬열.

유산지를 빤히 내려보았다. 박찬열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 아이가 만든 머핀을 먹고 남은 종이가 왜 여기 떨어져 있는 것일까?




어쨌든 중요한 단서가 될 물건이었다.

조심스레 봉투에 넣은 뒤 그 이후로도 집안으로 돌아와 각자의 방을 둘러보고 몇가지의 단서들을 찾아냈다.



우선 사체 주변에서 주운 유산지와 역시나, 김민혜의 방에서 나온 똑같은 유산지에 담긴 머핀.

그리고 그 옆에 놓여있던 사용한 흔적이 남은 주사기.

또 하나 그녀의 잠긴 책상 첫번째 서랍에서 나온 일기장. 거기엔 놀라운 얘기들이 적혀있었다.


아버지의 강간.

18세의 나이로 감당하기 힘든 참으로 가혹한 일들이 그녀의 일기장에 상세하게 적여있었다.

그 분노를 풀어낸 결과, 옷장에 갈기갈기 찢어져있던 옷들.

하나같이 레이스와 프릴이 달려있는 옷들이었고, 아버지가 사다준 옷들에 화풀이를 하며 마구 찢어놓은 듯한 흔적이 발견되었다.


김민혜는 자신의 아버지, 김민철을 증오하고 있었다.



과연 그녀의 어머니는 이 사실을 알고는 있었을까?


김회장의 아내, 지화련의 방은 대기업의 사모님답게 명품으로 가득했지만 그녀의 이름으로 거액의 사채서류가 발견되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이것저것 돌려막아놓은 카드 영수증. 그녀는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허울 좋은 사모님이었다.

빛좋은 개살구. 그녀가 딱 그 짝이었다.

자신의 상황이 이런데 딸의 상황을 알아차렸다 한들 어떠한 조치를 취해줬을지, 의문이다.


수사하면서 안방에 걸린 커다란 유화 액자 밑에서 발견된 금고와 그 안에 들어있던 김회장의 재산 서류더미에서는 일절 그녀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기업 사모임에도 불구하고 그녀 앞으로 된 재산은 단 한 푼도 없었다는 얘기다.


지화련 역시 김회장에게 딱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진 않겠어.



김회장이 사망시 서류마다 상속자로 명의된 것은 바로 김민석이었다.

그의 방은 깔끔, 그 자체였다.

뭐 하나 군더더기 없는 방이었다. 딱히 의심될 만한 것들도 전혀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 그의 방 옷장 안에서 발견된 주사기들. 김민혜의 방에서 발견된 주사기와 똑같은 것들이 뭉텅이로 발견되었다.

마약이라도 하는 걸까? 잠시 의심해보았으나 바로 발견된 인슐린과 함께 들어있는 처방전에서 그가 선천적으로 당뇨를 앓고있는 환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민석의 친어머니는 그가 아주 어렸을 때 불의의 사고로 숨을 거두셨고, 어머니를 잃은 아픔이 아물어지기도 전에 김회장이 집으로 들인 어린 새어머니가 밉기도 했고, 자신과 배다른 남매인 민혜가 정말 싫었다고 말했다. 본인이 털어놓지 않았으면 아무도 모르고 넘어갔을 그의 속마음. 얘기를 할 때에 김민석의 표정은 너무나 차가웠다.


그리고 그가 직접 나서서 더 추가한 한가지의 진술.


사실 친어머니의 죽음은 아버지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젊은 남자인 그가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김회장을 죽이기로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김회장의 죽음으로 가장 많은 이득을 보는 것 역시 김민석이었고.



김회장의 비서, 이중화도 역시 좋은 형편은 아니었다.

해외에 나가있는 처와 자식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김회장의 악독같은 성정을 다 받아주며 KM 그룹에 붙어있어야 했지만, 하는 일에 비해 방에서 발견된 통장에 찍혀있는 그의 월급은 중소기업 회사원보다도 못했다.

또한 그는 민혜를 건드리는 회장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야만 했다. 김회장이 시킨 듯 회장과 김민혜가 찍혀있는 사진들이 갈기갈기 찢어진 채 휴지통에 버려져 있었으며, 어린 여자아이를 위해 어른인 자신이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다는 괴로움과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외로움때문에 의지할 데라곤 술밖에 없었는지, 그의 방 구석에는 소주병들이 한 짝 정도 쌓여있었다.

더군다나 어서 돈을 보내달라고 그를 독촉하는 가족들의 편지. 그 편지에는 남편과 아빠가 보고싶다고 단 한 줄도 적혀있지 않았다.


결국 그는 마약에 손을 대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미약하게 마취성분이 가미된 마약이 그의 책장에 꽂힌 책들 사이에서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마약을 찾을 정도로 황폐해진 정신.

마땅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반발이 일어 우발적으로 김회장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가사도우미, 홍미란의 방에서는 가사도우미 채용계약서와 태아수첩이 발견되었다.

채용계약서에는 말도 안되는 금액이 적혀있었다. 이중화 비서처럼 고용인들에게는 한없이 짜다고 생각되는 아주 적은 금액이.


그리고 의문 투성이의 태아수첩.

젹혀있는 날짜는 1998년. 무려 18년 전의 일이 적혀있었고, 수첩에는 편지와  '예쁜 사랑이' 라는 태명이 적혀있는 초음파 사진이 끼어져 있었다.


'사랑아, 안녕. 엄마야.

우리 사랑이가 벌써 18살이 되었구나.

엄마가 우리 사랑이 많이 사랑해.

엄마는 언제나 사랑이 옆에 있을거야.

우리 사랑이 18번째 생일을 정말 축하한단다...'


그리고 그 편지의 끝에 쓰여있는 날짜는 바로, 오늘이었다.


그녀는 분명 집에 들어올 때, 가족이 없는 홀연단신의 몸이라고 했다.

아마 어떤 사연으로 인해 딸까지 잃었을 그녀의 상황은 척박하기 그지 없다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김민철 회장의 서재에서 발견한 서류봉투와 비밀 장부.



그리고 이 모든 증거들을 조합하여 도달한 진실.

생각보다 너무 복잡한 관계에 한숨이 흘러내린다.

이것들을 한꺼번에 풀어냈을 때, 이 집안에 몰아칠 후폭풍이 제발 모든 이들을 무너뜨리지 않길...





# 3





"그 사람은 정말 인간말종이었어요. 사실 나도 그 사람의 협박에 못이겨 이렇게 같이 살고 있는 것 뿐이에요. 나도... 그 사람한테 당한 거예요. 돈으로 협박하면서 강간하고, 애를 가지게 하더니, 책임질 생각도 안하고 바로 지우라는 말까지 했어요. 하지만 낳았죠. 그 사람 몰래 낳아서 하루하루를 정말 죽지 않을 정도로만 살아도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애를 데려가니 바로 들어와 살라더군요.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어요. 그는 집에서 나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어요. 내가 빚에 허덕일 때도 그는 나를 거들떠보지 않았어요. 오히려 나를 경멸스럽게 쳐다보고, 때리고, 폭언을 서슴없이 퍼부었다고요! 덕분에 내 생활은 지옥 같았죠. 나보고 여우같은 년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웃기지 말라 그래요. 나보다 불쌍하게 사는 사람이 어딨다고 그래요? 난 하루에도 그 사람을 몇번씩 죽이고 싶어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자기 자식에게까지 손을 댔다니... 그 사람은 미친게 분명해요! 죽어도 마땅한 사람이네요, 정말!"


"... 엄마..."


"하지만, 민혜야. 너도 미쳤어... 사람을 죽이다니... 왜 그랬어, 왜!"


"... 아니야... 난 아니예요..."




거실에 다시 모인 사람들. 발견된 증거물들로 사람들은 범인이 김민혜라고 단정을 지은 모양이다. 아까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방에서 김회장과의 은밀한 만남이 있었음을 알리는 종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6시 30분, 조용히 나오도록 해. 안나오면 가만 두지 않겠어.] 김회장의 글씨가 휘갈겨진 종이가 잔뜩 구겨진 채 그녀의 책상 뒤에서 발견되었다. 넋이 나가 김회장의 실체를 폭로하더니 김민혜의 어깨를 강하게 흔들며 악을 지르는 지화련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김민혜는 울먹거리며 부정을 했지만, 자신이 한 게 아니라는 그녀의 말을 누구도 믿어주는 눈치가 아니었다. 아, 그 중 한 사람은 김민혜를 안쓰럽게 쳐다보며 안절부절한 모양새이다. 이 쓰레기 같은 인간. 어쩌자고 일을 이렇게 만들었어, 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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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한숨을 쉬며, 지화련을 진정시킨 나는 일단 흉기가 들어있는 봉투를 꺼내놓았다.




"이 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 글쎄요."




김민석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는 모를만 했다. 지화련도, 이중화도 전혀 모르는 눈치였지만 남은 두사람은 달랐다. 칼을 꺼냄과 동시에 몸이 미세하게 움찔거렸으니까.




"이거, 주방에 있던 칼 맞죠, 홍미란씨?"


"아..."


"우선 사건을 해결하기 전에,"


"... 범인을 알아냈습니까?"


"네. 하지만 그 전에 짚고 넘어갈 게 있어요."




범인을 알아냈다는 말에 이목이 쏠렸다. 여태 별말없이 앉아있던 김민석도 놀란 표정을 지어보인다. 하지만 나는 씁쓸하게 웃어보이고는 범인검거는 잠시 뒤로 미루고 지화련을 바라보았다. 자신에게 시선이 머무를 줄 전혀 몰랐다는 듯이 순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보자 피식, 웃음이 흘러나온다.




"사모님, 거짓말을 하고 계시는군요."


"... 그게 무슨."


"사모님께선 애를 낳은 적도, 가진 적도 없으시죠."


"...!  그, 그걸 어떻게..."


"김회장님 서재에서, 이런 걸 발견했습니다."




내가 내민 서류봉투를 가장 먼저 김민석이 받아 서류를 꺼내 보았다. 곧 그의 눈이 커졌고, 그는 지화련을 경멸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탁, 서류가 꺼내진 채 테이블 위에 올려졌고 맨 위에 써있는 글씨에 이번엔 모두의 눈이 커졌다.


친자확인유전자검사결과지

김민철 회장과 김민혜와의 관계는 완전한 남이었다.




"마, 말도 안 돼!"


"..."


"보시다시피, 김민혜양은 김회장의 친딸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협박을 한 것도 김회장이 아닌, 지화련씨 당신이었겠죠. 있지도 않은 애를 핑계로 이 집에 들어오기 위한 계획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막상 들어오고나서, 당연히 애를 낳지 못하니 당신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갓난아기를 훔쳐와야 했습니다. 그게 바로 김민혜양이었고요. 하지만 김회장은 생각과 다르게 당신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죠. 그를 믿고 사치품들을 사기 위해 사채까지 끌어다 썼지만, 그는 절대 도와주지 않았어요. 이 집에서의 생활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자, 지화련씨. 당신은 딸에게서도 완전히 등을 돌려버렸어요. 이중화 비서의 언질로 딸이 강간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채 넘어가기도 했죠. 아니면, 또 김민철 회장에게서 조용히 입 다물고 있으라는 협박을 받았던가요?"


"... 엄마... "


"그리고 저는 각자의 방을 수색하던 중 한가지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김민혜양의 친엄마는 바로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요. 김민혜씨의 친모는 홍미란씨, 바로 당신 아닌가요?"


"...!!!"


"세, 세상에나..."




모두가 말도 안된다는 듯이 넋을 잃고 있을 때, 단 한사람만이 눈을 지그시 감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홍미란, 그녀만이...




"보셨나요...?"


"네. 태아수첩 사이에 껴져있던 사랑이에게 쓴 편지. 18년 전에 잃은 딸을 너무도 자세하게 그리고 있더군요. 마치 옆에서 보는 것처럼."


"..."


"기가 막혔습니다. 처음부터 알고 들어온 것은 아니였어요... 여기서 일한지 3달 째 되던 때, 사모님께서 와인 2병을 마시고 잔뜩 취하셔서 저에게 먼저 털어놓으셨습니다. 민혜가... 사실 이 집의 아이가 아니라고. 깜짝 놀란 저는 굳은 채로 사모님의 얘기를 들을 수 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너무나 소름끼치게 날짜, 지역, 병원명, 모든게 같았어요. 제가 사랑이를 잃어버렸던 그 때랑. 그래서 저도 따로 검사를 신청했었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말이죠."


"네... 결과는 99.9%... 제 아이가 맞았어요...."


"..."


"많이 고민했어요. 이 사실을 밝혀야하는 건지. 하지만 저는 그러지 않기로 했죠. 어차피 제 옆에 있었다면 고생만 했을 테니까, 여기서 지내는 게 제 아이에게 더 좋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어요. 며칠 전에 민혜가 깜빡하고 책상에 올려두고 간 일기장을 보면서... 저는 결심했어요."


"..."


"이제라도 제 아이를 지켜주기로."


"그래서, 죽였습니까. 홍미란씨?"


"..."


"서, 설마!!!"


"그래요. 이번 사건의 범인은 바로..."






"홍미란씨, 바로 당신입니다."






사담입니다

이 글은 망글이 되었습니다 ㅎ

코난은 아무게 하는게 아니죠.

심리묘사가 전혀 안 돼. 못해먹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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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4.52
남도일 이에요, 작가님!!! 가정부 아주머니가 범인이었군요!!!!
브금 덕에 초반 몰입이 잘됐어요!!!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8년 전
독자1
세상에 딸을 지키기 위해 죽였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타깝네요. 딸이 가까히 있었다니 소오름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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