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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몬스타엑스 강동원 이준혁 엑소
purple moon 전체글ll조회 1596l 1


무슨 정신으로 식탁을 치웠는지 모르겠다. 기억도 안 난다. 


 

 

설거지를 내가 하려고 했으나, 오늘도 밀려났기 때문에 소파에 앉았다. 

 

아까 대화가 잊히질 않는다. 


 


 

 

 

"부담 주는 거 아니야. 천천히 생각해." 

"....." 

"기다릴게." 


 


 

 

 

괜찮을까. 

서로 몇십 년을 다르게 살아왔는데, 가능할까. 동거라... 


 


 

 

"무슨 생각 해?" 


 


 

 

아, 설거지 다 했나 보다. 부엌에서 나온 그가 곁으로 다가온다. 


 


 

 

"다 했어요?" 

"응. 얼마 없어서 금방 했어." 

"고생 많았어요. 내가 해도 되는데..." 

"나는 오늘 하루 종일 쉬었잖아. 괜찮아." 


 


 

 

미안한 마음에 옆에 앉은 그의 손만 만지작거렸다. 

우리 집에서 설거지하고 있을 사람이 아닌데... 


 


 

 

"같이 양치나 할까?" 

"그래요!" 


 

 

양치나 해야겠다. 다른 생각 못 하게. 


 


 


 


 


 


 


 

 

 

 

 

 

 

 

 

 

 

"이리 와." 


 

 

침대에 누워 한 팔을 쭉 뻗은 그가 옆을 툭툭 친다. 


 


 

 

"굉장히 자연스러우시네요?" 

"그럼. 거의 내 침대나 마찬가지 아니겠어?" 


 


 

 

능글맞은 것 봐. 


 


 

 

"벌써 이렇게 눕는 거예요?" 

"그냥. 누워서 안고 있으려고. 안돼?" 

"아뇨. 안되는 거 아닌데..." 

"안고 얘기하자. 나 너 안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고." 

"진짜 팔베개하게요? 팔 아플 텐데?" 

"하나도 안 아파. 저번에 팔베개하고 잤으면서, 뭘." 

"아..." 

"빨리 와." 


 


 

 

까먹었다. 그땐 스르륵 잠들어서 몰랐는데 그 다음날 아침까지 내가 그의 팔을 베고 있었다. 


 

옆자리를 툭툭 치는 그를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조용히 가서 누웠다. 


 

 

살며시 그의 팔을 베고 누워 그를 마주 보니 남은 팔로 내 허리를 끌어당겨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는다. 

나도 팔을 들어 올려 그의 목을 감싸 안았다. 


 


 

 

".... 좋다." 


 


 

 

쪽. 

입술을 짧게 부딪히고는 멀어진다. 


 

 

나를 내려다보는 눈빛이 나른하다. 내 머리를 쓸어 넘겨주는 손길이 다정하다. 

그의 눈을 계속 마주치기가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이번에 내가 그의 허리를 안고 품을 파고들었다. 


 

 

가만히 내 머리를 쓸어준다. 


 


 

 

"...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뭔데요?"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려고 했는데, 뒷머리를 쓰다듬던 손이 들지 못하게 누른다. 

그의 가슴팍에 얼굴이 묻힌다. 


 


 

 

"아까, 너 퇴근할 때." 

"....." 

"우연히 봤어. 너 언제 오나 기다린다고 베란다에 서있었거든." 

"....." 

"차에서 내리던데... 그 선배 맞지?" 


 


 

 

아, 결국 봐버렸다. 


 


 

 

"그 사람이 너한텐 되게 중요한 사람인 것 같아서. 그래서 참으려고 했는데," 

"....." 

"나 자꾸 질투가 나." 

"....." 

"내가 못하는 것들을 그 사람은 자연스럽게 하니까." 


 


 

 

그가 못하는 것들. 

나와 대놓고 걸어 다니고, 술을 마시고,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는 그런 평범한 것들. 


 


 

 

"자꾸 욕심이 나. 그러면 안 되는데," 

"....." 

"자꾸 미운 마음이 생겨." 


 


 

 

아,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까. 


 

 

선배도 내게 중요한 사람인 건 맞지만, 당신이 내게 훨씬 더 중요해졌는데. 

이미 당신은 내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음..." 


 


 

 

오해하지 않게. 잘 말해야 한다. 

솔직하게, 돌려 말하지 말고. 


 


 

 

"일단 선배는, 저한테 중요한 사람인 건 맞아요." 

"......" 

"되게 고마운 사람이에요, 저한테는." 

"...." 

"제가 학교를 쉬다가 다시 나왔는데, 아는 사람이 동기 하나뿐이었거든요. 둘이서 붙어 다녔어요." 


 


 

 

그게 전정국이었다. 


 

2년을 휴학하고 온 나와 군 휴학 후 복학한 전정국. 

 

아는 사람이 서로뿐이라 6년 내내 붙여 다녔더랬다.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다른 것보다 누군가의 생명이 내 생각 하나에, 내 말 한마디에 왔다 갔다 한다는 게 너무 무서워서, 그만두려고 했었어요. 그냥 연구하고 살려고 그랬었거든요." 

"...." 

"그때 절 말린 게 그 동기였어요." 


 


 

 

넌 의사해야 한다고, 자기보다는 내가 무조건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나를 그렇게 뜯어말렸더랬다. 


 


 

 

"너 말고 의사할 사람 없다고, 네가 사람 살려야지 누가 살리냐고. 막 그렇게 뜯어말렸어요." 

"...." 

"그렇게 버티다 보니까 졸업하고, 병원 인턴으로 들어갔는데 너무 무서운 거예요." 

"....." 

"병원이라는 곳이 아무래도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곳이니까. 너무 긴장되고 떨리는 거예요." 

"....." 

"그때 만난 게 선배였어요." 

"....." 

"같은 학교 후배니까, 더 마음이 쓰이셨나 봐요. 엄청 잘 챙겨주셨어요. 다른 과 있었을 때도 계속 챙겨주시고, 수시로 시간 날 때마다 데리고 밥 먹으러 가고, 퇴근하고 고기 사주고 술 사주고." 

"....." 

"병원에서도 계속 챙겨주고, 알려주고. 선배 덕분에 버텼어요, 1년." 


 


 

 

그때의 우리 둘에게 선배는, 빛이었다. 


 


 

 

"외과도 그래서 쓴 거예요. 선배 있으니까. 선배한테 배우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 

"저런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선배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거든요. 항상 웃으면서 대하는데 실력은 또 엄청 좋아요.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좋아해요. 존경하고." 

"....." 

"그래서 외과를 썼어요. 롤 모델이죠." 

".... 엄청 중요한 사람이네." 


 


 

 

맞다. 내 삶에 엄청나게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끼친 사람이니. 

그렇지만, 


 


 

 

"중요한 사람이죠. 근데, 오빠도 중요해요." 

"....." 

"제가 오늘 무슨 얘길 들었냐면," 

"...." 

"저 엄청 밝아졌대요. 올 초부터 엄청 밝아졌대요." 

"....." 

"저보고 여유가 생겼대요. 유해졌대요. 그래서 왜 그런가 생각해봤거든요?" 

"....." 

"오빠 만나서 그래요." 


 


 

 

당신이 내 삶에 끼친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당신은 몰랐을 것이다. 


 


 

 

"오빠 만나고 처음으로 누군가 앞에서 무너져보고, 위로도 받고. 적당히 하는 법을 배우고." 

"....." 

"무엇보다 내가 힘들 때 돌아갈 수 있는 사람이, 위로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엄청 크더라고요." 

"......" 

"선배 중요하죠. 중요한 사람이죠. 근데, 선배는 의사로서 롤 모델이라면," 

"....." 

"오빠는 그냥 나 자체를 바꿔놨어요." 


 


 

 

그의 허리를 끌어안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줬다. 


 


 

 

"고마워요. 덕분에 살면서 좀 숨 쉴 틈이 생겼어요." 

"....."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오빠는." 


 


 

 

그도 나를 좀 더 세게 안아온다. 


 


 

 

".... 나 질투했는데," 

"...." 

"이렇게 이쁘게 말하면 어떡해." 

"질투 계속해요." 

"....." 

"남자친구가 질투해주는 거 생각보다 기분 좋더라고." 

"나 계속 질투해?" 

"오빠 질투 안 나게 조심할게요. 가끔씩은 해줘요, 그래도." 

"알았어." 


 


 

 

그는 괜찮을까. 

내가 잘 말했을까. 오해하게 말한 건 없을까. 


 


 

 

".... 괜찮아요?" 

"응. 고마워 말해줘서." 

"....." 

"너한테 엄청 중요한 사람인 걸 알았으니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 

"그래도 가끔은 질투할 거야. 네가 해도 된다고 했으니까." 

"남자친구니까. 남자친구의 특권이라고 생각해요." 


 


 

 

머리 위로 그의 웃음이 부스스 흩어진다. 


 


 


 

 

"그 사람들은 알아? 네 동기랑 그 선배." 

"뭘요?" 

"네 남자친구가 나라는 거." 


 


 

 

아... 

나는 죽어도 말 안 할 생각이었는데. 


 


 

 

"......" 

"모르는구나? 말 안 했어?" 

"말을 어떻게 해요... 내 남자친구 김석진이다 하면 누가 믿겠어요?" 

"왜 안 믿어. 내가 한번 갈까?" 

"안돼요. 소문 다 낼 일 있어요? 절대 안돼요." 

"치..." 

"왜요. 알렸으면 좋겠어요?" 

"응. 두 사람 다 너한텐 엄청 중요한 사람들이니까. 한번 보고 싶기도 하고." 

"아, 제 동기가 입이 가볍진 않은데, 실수를 자주 해요. 나불나불 거리다가." 

"괜찮아. 저번에도 말했지만," 

"......" 

"나는 오히려 드러나길 바라는 입장이야. 그래야 너 못 도망가지." 


 


 

 

내가? 김석진 놔두고 도망을? 


 

 

그에게서 떨어져 나와 팔을 들어 얼굴을 잡아당겼다. 


 

 

그대로 입에 쪽. 

 

얼굴을 감싼 손을 놓지 않은 채로 눈을 마주쳤다. 


 


 

 

"제가 오빠 두고 도망을 왜가요?" 

"....." 

"오빠가 이제 큰일 난 거지." 


 


 

 

그의 눈을 마주 보고 깨달았다. 

아, 나는 절대 그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 


 


 

 

"오빠 이제 도망 못 가요. 내가 안 놔줄 거거든." 


 


 


 


 

 

 

그의 뺨에 올려진 내 손 위로 그의 손이 겹쳐짐과 동시에 

그가 고개를 꺾으며 다가오고, 입술이 맞물렸다. 


 

 

그의 혀가 내 입을 가르고 들어왔다. 


 

 

두 혀가 얽히는 질척이는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한참을 맞물려있던 입술이 떨어진다. 


 

 

눈을 살며시 뜨자 그의 두 눈과 마주친다. 

또 눈이 깊다. 나는 그의 깊은 눈을 볼 때면 온몸이 묶이는 것 같다. 


 


 

 

"내가 너한테서 어떻게 도망가." 

"....." 

"네가 가지 말라고 해도 안가. 나는 널 못 떠나." 

"....." 

"말했잖아, 나는 이미 너한테 내 모든 걸 걸었어. 네가 내 전부야." 


 


 

 

그가 내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목에 감았다. 

그러고선 내 허리를 잡아당긴다. 


 


 

 

"난 이미 네꺼야." 


 

 

다시 입술이 맞물린다. 


 


 

아니, 이번에는 집어삼켜졌다. 


 

 

그가 내 입술을 집어삼킬 듯이 키스한다. 


 

 

몸이 뒤로 넘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입술이 떨어졌다. 


 

그의 팔이 내 얼굴 옆을 짚으며 상체를 일으킨다. 


 


 

 

"나 아까 장 보러 나가면서 그거 사놨는데." 


 


 

 

아... 


 


 

 

"내일 쉬지?" 

"... 네." 

"잘 됐네." 


 


 

 

아, 잘못 건드린 것 같은데. 


 


 


 

 

 

 

"오늘 다 쓸 거야. 사 온 거." 


 


 


 

 

망했다. 

오늘 잠 자기는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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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작가님₩₩₩₩₩₩₩&₩₩₩&&₩₩₩₩₩₩꺄아아아아아
4년 전
독자4
작가님........... 마지막 왤케 야하게 느껴지죠..?? 저만 이상한거 아니죠..???? 그렇죠....??? 진짜 볼때마다 심장이 쿵쿵거려 미치겠어요..... 끄아 ㅠㅠㅠㅠㅠㅠ 진짜 오늘은 두배로 감사합니다 ₩
4년 전
독자2
네?? 작가님 또 오셨다니요!!! 선댓 후 감상합니다ㅠㅠ 으아아악
4년 전
독자8
작가님 ㅜㅜㅜㅠㅠㅠㅠ작가님 ㅠㅠㅠㅠㅠㅠ 잠 자기는 글렀습니다....작가님 진짜 너무 설레게 글 잘 쓰셔서 제가 잠을 못 자겠어요ㅠㅠㅠ 아아악ㅜㅠㅠ 내일도 두근두근하면서 기다리겠습니다💜💜💜
4년 전
독자3
꺄야어아아아ㅏ악
4년 전
독자5
네?? 또 글이 있다구요??? 작가님 정말 짱이에요!!!! 아니이 달달한데 또 고로케 흘러가버리면 아이구우우ㅎㅎ 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6
악 작가님 오늘만 두편이라니......!!!!!!저 너무 행복해요 작가님 글 볼 수 있어서ㅜㅠㅠㅜㅜㅜㅠㅠ다음 글도 기다리고 있을게옇ㅎㅎㅎ
4년 전
독자7
아니 작가님!!!!! 오늘만 두편에 마지막 ㅠㅠㅠㅠ 꺄아아아아ㅏㅏ 작가님 글은 하루의 행복한 마무리 같아요 감사해요
4년 전
독자9
오엠지 작가님 진짜 오늘 두편씩이나 올려주시다니 정말 감사하고 행복해여ㅜㅜㅜㅜㅜㅜ최고십니다 진짜ㅠㅜㅜ 질투랑 마지막 정말 심장 빨리 뛰어요ㅠㅠㅠ 진짜 사랑합니다,,,
4년 전
비회원21.238
아니 작가님 글을 두개나 오늘 무슨 날인가요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데 아유 작가님 저 오늘 잠에 들기는 글렀습니다 악 어떡해요 진짜 설렘사 하는 거 아니야?!??!! 제 좌심방 난리났습니다 글 또 잘 보고 가요ㅠㅠㅠㅠㅠㅠㅠ
4년 전
비회원72.238
아, 소녀. 여기서 잠들었습니다- 사인: 심쿵사
4년 전
독자10
어머나ㅏ ㅠㅠㅠ 진챠 완전 설레버렸어~!! 그거%~?? 다 쓴다구요??! (흐뭇) 아주 그냥 힘이 장사구만 ㅎㅎ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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