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ir Richard Williams, in David Karmere
"내가 너를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
"네 이름?"
그는 내 앞에 열 장짜리 레포트를 던져 놓으며 속삭였다.
나를 도망치게 만들고, 또한 매이게 만들었으며, 내 흐름을 좌우하는 호흡이 실려 있었다.
그 앞에서 나는 내쳐졌다.
그럼에도 그는 나를 위하고, 나를 사랑하고, 나를 지휘한다.
괴기한 소나타가 방을 메우는 것 같았다.
"뮤즈."
Daniel Jacobs Snoeks, in Allen Ginsberg
"나는…… 나를 버렸어."
그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었다. 나에게 사형 선고를 내릴 목소리와도 닮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좌절감이 한껏 묻어 있었고, 다르게 보면 모멸감이 배어 있었다.
그는 나를 원망하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윌리엄스가 나를 내쳤듯이, 그리고 내가 다시 그에게 매달렸듯이 그는 나에게 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
연민과 불안이 온 몸을 삼켜나갔다.
나와 닮은 그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한한 매달림뿐이었다.
나로 하여금 습작 활동을 하도록, 무참한 고통과 모멸을 주는 것. 물론 윌리엄스가 그랬듯이 말이다.
"문신도, 그 수많은 쾌락 행위들도. 이전의 나에게 없던 일이었어, 알아?"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끊임없는 삶의 굴레에서 떨어지지 못한, 음울하고 질척거리는 목소리로.
"내일까지 해와야 해. 변론서, 열 장 내외로."
눈물 고인 눈을 마주하는 순간, 나는 삶의 허황을 느끼고 말았다.
“ 내 게 가 능 한 유 일 한 방 법 으 로 행 복 을 찾 을 시 간 이 예 요 . ”
복잡한 골목으로 다시 들어갈 시간이죠.
이 글은 영화 'Kill your Darling' 에 그 기본을 두고 있음을 밝힙니다. |
1940년대 비트 세대의 문학적 움직임을 2000년대 들어 재구성한다는 설정입니다. 극중 루시엔 카와 앨런 긴즈버그, 그리고 데이비드 캐머러가 엮였던 사건이 평행세계 방식으로 재현됩니다. 루시엔 카, 즉 뮤즈는 정상. 앨런 긴즈버그, 새로운 문학에 눈을 뜬 기존 젊은이는 다니엘 스눅스. 데이비드 캐머러, 루시엔 카의 진정된 연인은 블레어 윌리엄스. 부디 즐겨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