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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으셨습니다, 변 회장님. "

 

 

백현은 꽤나 청아하면서도 들뜬 목소리로 자신의 아버지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올렸다. 평소의 백현의 성격대로라면 사실상 절대 일어날 일이 없는 일과도 같다. 노는 것을 좋아하고, 일탈의 짜릿함을 선호하는 백현이 이런 공손한 모습을 갖추는 데에는 짜증나는 이유가 있더란다. 좋다고도 그렇다고 싫다고 밀어낼 수도 없는 그 어떤 필연적인 이유가 말이다. 사실 이 불편한 자리에 끌려온 것조차 백현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목을 답답하게 죄여오는 정장 셔츠의 단추들과 넥타이. 그리고 발꿈치를 아프게 눌러대는 검은 구두. 평소 운동화를 선호하는 백현에게 있어서 정장 구두는 여자의 하이힐과도 같게 느껴졌다. 이정도로 설명한다면 대충 백현의 심정을 이해했을 것이다.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백현은 현재 연회장에 와있다. 백현은 정말 싫어하는 사람들이지만, 백현의 아버지인 변 회장만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박 회장의 가문. 달리 말하면 변 회장의 정영그룹과 같이 국내 기업 No.1,2를 다투고 있는 WS그룹의 만남이랄까. 뭐, 물론 다른 중소기업의 자제들도 많이 참석하였지만 말이다.

 

밋밋한 클래식이 흐르는 연회장은 백현에게 즐거움을 가져다 줄 리가 없었다. 오히려 백현에게는 시끄러운 클럽 음악이 더 어울렸다. 당연히 백현 자신도 그걸 잘 알고 있지만 말이다. 그렇게 뚱한 표정을 지은 채로 가만히 서있다보니, 어느 새 변 회장도 저 멀리로 사라져버린 지 오래였다. 백현은 고개를 내저으며 제 손에 들려진 생과일주스를 입에 죄다 털어넣어버렸다. 이 고급진 잔에 와인이 아닌, 생과일주스를 주다니. 물론 백현이 미성년자인 탓이 컸지만 여러모로 분위기를 깬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렇게 혼자서 연회장을 둘러보며 값진 케이크만 폭풍 흡입하던 백현의 곁에도 누군가가 슬쩍 다가왔다. 케이크에 정신이 팔린 백현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 했지만 말이다.

 

 

 

" 변백현? "

" ... 왜 여기서 마주치는 건데, 짜증나게. "

 

 

처음으로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에 신이 나서 뒤를 돌아봤건만, 오히려 기분만 버렸다. 백현은 얼굴을 찌푸려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음을 최대한 어필했다. 물론 그런 백현의 의도와는 달리, 상대는 백현에게 조소를 날릴 뿐이었다. 그의 조소를 보아하니 덩달아 기분이 나빠지는 듯 하여 백현은 아예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제서야 표정을 푼 그는 백현의 어깨를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우리 아버지가 연 건데, 내가 빠지면 쓰냐. "

" 그냥 마주치지말자, 제발. 어? "

" 넌 왜 그렇게 날 무조건 피하는데? "

" 너랑 같이 있으면 나까지 격 없어지는 기분이야. 됐냐? "

 

 

백현은 제 어깨에 올려진 손을 툭 쳐내고는 그 부근을 탈탈 털어내었다. 잔뜩 찡그려진 얼굴은 그가 백현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그는 어설픈 미소를 지어보이며 백현의 곁을 떠났고, 결국 백현은 혼자 남겨지게 되었다. 그제서야 백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을 수가 있었다.

 

 

 

" 이래서 내가 널 싫어하는 거야, 박찬열. "

 

 

이름의 주인은 이미 저 멀리로 가버린 지 오래지만, 백현의 시선만은 똑바로 그를 향하고 있었다. 애정은 1%도 담겨져 있지 않은, 완벽한 시기와 증오의 감정. 백현은 그를 정말로 싫어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둘의 과거가 워낙 파란만장한 탓이 컸다. 과거부터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두 그룹의 부모님 덕분에 백현과 찬열은 어려서부터 같이 과외를 받거나 놀이공원에 가는 등 형제처럼 지냈다. 둘 다 외동아들이라 외로움을 심하게 탄 탓에 초등학생 때 까지만 해도 정말 서로를 쌍둥이라 생각하며 친하게 지냈었다. 하지만 그 둘의 관계가 깨져버린 것은 정말 순식간이었다.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물론 고등학생인 그들에게 있어서는 몇 년 되지도 않은 일이다. 어쨌든 찬열과 백현이 중학교를 다니던 당시, 백현은 영재 소리를 들을 만큼 재능있는 리틀 피아니스트였다. 부모님의 돈 없이도 완벽하게 자신의 실력만으로 콩쿨에서 대상을 타냈었다. 그런데 그런 백현을 보고 뒤늦게 피아노를 배운 찬열이 백현의 자리를 조금씩 위협해오더니 결국에는 백현과 함께 나간 콩쿨에서 찬열이 덜컥 대상을 타버린 것이다. 그때의 백현은 찬열을 축하해줄 수도, 그렇다고 시기할 수도 없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백현은 꽤 괜찮았다. 연습을 더 하면 극복해낼 수 있을 잠깐 동안의 슬럼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위태로운 믿음은 오래가지 못 했다. 그 이유를 굳이 말해주자면, 백현의 왕관이 완벽하게 찬열에게로 뺏겨버렸기 때문이라고 해둘 수 있다. 신문에서는 더이상 백현을 천재라 칭하지 않았으며 그 누구도 백현에게 대상을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 간간히 '찬열의 라이벌'이라고만 칭할 뿐, 그에게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다. 사소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또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던 사람은 알 것이다. 왕좌의 자리에서 내려온 사람의 그 상처와 자존심이 긁히는 듯한 기분을 말이다.

 

백현은 그것을 너무 어린 나이에 알아버린 것이다. 세상은 1등만 기억해준다는 것을. 또 자신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한 다는 것을. 백현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찬열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 만으로도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되었다. 백현은 이곳을 떠나고 싶다 - 고 생각했다.

 

 

 

" 이게 누구던가, 백현 군! "

 

 

 

백현은 제 등 뒤에서 들려오는 묵직한 목소리에 천천히 뒤돌아보았다. 역시나. 백현의 이름을 부른 중년의 신사는 찬열의 아버지인 박 회장이었다. 백현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올렸다. 백현이 정영그룹이라는 틀 안에서 숨 쉬는 한 무조건 경계하고, 또 가깝게 지내야만 하는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입꼬리가 경련하듯이 떨려왔지만 백현은 그 미세한 움직임을 숨기기 위해 애쓰며 눈꼬리를 휘어보였다. 덩달아 밝게 웃어보인 박 회장은 백현의 오른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

 

 

 

 " 백현 군, 우리 아들이 이번에 백현 군이 다니는 학교에 가게 됐어. "

" 네? 아... "

" 백현 군이 학교 적응하는 것 좀 도와줬음 하는데 말이야. "

" 하하... 찬열이는 원래 사교성이 좋은 걸요, 뭐. "

" 최근 들어 찬열이 주변에 안 좋은 소문이 돈다는 말을 들었다네. 백현 군처럼 성실한 친구와 지내면 분명 그런 소문도 사라질테지. 백현 군도 잘 알잖아, 우리 찬열이가 그런 아이가 아니라는 걸. "

" 그, 그럼요! 잘 알고 있습니다. "

" 그럼 잘 부탁하겠네, 백현 군. "

" 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박 회장이 웃으며 백현을 지나쳐가자, 백현의 얼굴은 다시 묘하게 굳어버렸다. 제대로 꼬였다. 찬열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발악으로 현재 재학 중인 평범한 학교로 왔건만, 이제는 찬열이 직접 그곳으로 찾아온단다. 백현은 앞으로 펼쳐질 참으로 다이나믹한 학교 생활을 떠올리니, 헛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오늘은 여러모로 백현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그냥 이 연회가, 이 하루가 얼른 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얼른 집에 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도. 또, 찬열의 손이 얹혀져 있던 제 어깨를 씻고 싶다는 지긋지긋한 생각마저도 말이다. 굳은 얼굴로 입술을 깨물던 백현의 모습은 누가 봐도 심기가 불편해보였다. 그래서일까, 박 회장 이후로는 그 누구도 백현을 찾지 않았다. 그렇게 의미없는 연회가 끝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데데한 놈

00

 

 

 

 

 

절대 올 것 같지 않았던 월요일이 결국 백현에게 다가오고야 말았다. 심지어 오늘은 찬열이 전학온다는 그 날이 아니던가. 백현은 기사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도 연신 마른 세수를 하며 앞으로의 학교 생활을 걱정하기 바빴다. 졸업을 하려면 아직 1년하고도 몇 개월이 더 남아있었다. 참으로 착잡한 미래에 백현은 결국 고개를 떨구어내고야 말았다. 그렇게 지금 상황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한 백현은, 좌절의 기운으로 가득한 우울한 표정을 한 채로 차에서 내렸다.

 

검은 세단에서 내린 백현에게로 확 쏠린 시선들. 평소에는 그 시선이 품은 의미가 무엇이건 관심의 중심에 서있다는 것 자체를 즐겼던 백현이었지만, 오늘은 왠지 동물원 우리에 갇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백현의 기분은 꽝이라는 것이다. 교문에서 교실까지. 그리 오래걸리는 거리는 아니지만, 부러 느릿느릿하게 걸어 답지 않은 현실 도피를 하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그의 슬리퍼는 교실 바닥에 닿고야 말았다. 모든 끝이라는 것을  알려주듯, 야속한 학교 종이 울리고야 말았다. 아슬하게 지각을 면했다는 기쁨보다도 곧 담임이 데려올 찬열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다. 그렇게 우울한 얼굴을 한 백현을 본 경수, 세훈, 종인, 준면 등의 그의 친구들은 백현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왔지만 백현은 나즈막한 목소리로 " 오늘 전학생 온다고 하더라... " 라는 말만 내뱉을 뿐이었다.

 

 

 

" 야, 담임 온다! "

 

 

백현의 전학생 통보 덕에 잠시 시끄러웠던 교실이, 누군가의 말에 의해 금새 조용해졌다. 그들의 담임 앞에서 잡담을 하는 사람은 곧 강제 야자를 해야만 했으니... 단체로 숨을 죽이고 있는 고요한 반에 드르륵 - 하는 문을 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소리와 함께 반 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담임과 그 뒤를 따라들어오는 남학생에게로 꽂혀들어갔다. 아니, 백현을 제외한 반 학생들이라고 해야 맞는 거겠지.

 

잘생긴 얼굴에 큰 키. 완전히 그에게 뿅 가버린 여학생들은 얼굴을 붉히며 꺄르르 웃기 바빴고, 그에게 샘을 느낀 남학생들은 그를 외면해버리고야 말았다. 그렇게 완벽하게 갈리는 반응 앞에서도 찬열은 시원한 웃음을 내비추며 자신의 이름을 박찬열이라고 소개하며,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자기 소개를 마쳤다. 그 후에는 당연한 레퍼토리들이 이어졌다. 여학생의 대부분은 찬열이 자신의 자리 근처에 앉기를 바라고 있었고, 남학생들은 다시 자기들끼리 게임 얘기를 나누며 관심을 꺼버린 상태였다. 그렇게 엉망진창인 반 분위기가 이어지자, 담임이 출석부로 교탁을 내리치며 말했다.

 

 

 

" 다들 조용해! 자, 찬열이는 거기 종인이 옆 빈 자리에 앉고 오늘 하루는 실장이랑 다니도록 해. "

" 네. "

" 전학생이라고 되도 않는 폼 잡지 말고, 친하게 지내라. "

 

 

 

백현은 저도 모르게 제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창가 쪽의 맨 앞자리인 백현과 달리, 찬열은 복도 쪽 창가의 맨 뒷자리였다. 즉, 백현은 찬열을 마주칠 일이 극소수의 확률이라는 것에 가까웠다. 게다가 백현은 실장이나, 부실장의 직책을 맡고 있지도 않았다. 완벽하게 찬열과 떨어지게되자, 백현은 여태의 긴장이 싹 풀리며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백현의 기분도 제 뒷자리에서 백현을 부르는 세훈에 의해 와장창 깨지고야 말았다.

 

 

 

" 야, 변백. 전학생 우리랑 다녀야 돼. "

" 왜? 우리 중에 실장 있었냐? "

" 와 - 그렇게 우리한테 관심이 없었냐, 넌. 도경수가 실장이잖아. 설마 몰랐냐? "

" ... 하. "

" 그리고 김종인이 박찬열 바로 옆자리잖아. "

 

 

백현은 거의 실성할 지경에 이르렀다. 겨우 찬열과 멀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에는 이런 결과가 초래되고야 만 것이다. 백현은 세훈의 책상에 엎드리며 고개를 파묻어버렸다. 백현은 더이상 고개를 들고 싶지가 않았다. 왠지 고개를 들면 찬열이 자신에게 그 지긋지긋한 조소를 날릴 것만 같았다나.

 

그런 백현을 보며 혀를 차던 종인에게로 고개를 돌린 찬열은, 나즈막한 목소리로 종인에게 말을 건네었다.

 

 

 

" 이름이 김종인? "

" 어, 하이. "

 

" 혹시 변백현이랑 친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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