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Psychopath)
: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평소에는 정신병질이 내부에 잠재되어 있다가 범행을 통하여서만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아, 테스트. 녹음 테스트…
흠, 아- 민, 민윤기. 제대로 녹음 되고 있는 거 맞나.
[2015년 9월 4일 민윤기]
박사님이 시키신 대로 날씨부터. 오늘 날씨 맑음. 바람이 조금 불어 기온이 떨어졌지만 꽤 괜찮은 날씨였습니다. 참고로 첫 녹음이라 상태가 불량해도 좀 참고 들어주세요. 저라고 뭐 이런 걸 해봤겠습니까. 아니 박사님 투덜대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아서요. 아니면 뭐 제가 사과드리죠. 혼잣말 하는 거에 취미 없는 놈이라 녹음 내용도 더럽게 재미없을 거에요. 어쨌든 다 저한테 도움 된다니까 하는 겁니다. 근데 요즘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고작 치료법이 이 정도라 좀 놀랍긴 하네요. 요 근래 들어서 가장 놀랐습니다. 정말로. 그렇다고 박사님을 탓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암튼 오늘도 뭐 평범했습니다. 늘 그랬듯이 아침을 먹고, 아 자세히 말해야 한다고 했죠? 그러니까 아침은 뭘 먹었냐면.. 참고로 시간 때우려는 거 아닙니다. 진짜 생각이 잘 안 나는데..
**
8월 28일,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 걸쳐져 있던 중 태풍으로 비가 참 많이 오던 그 날 난 반사회적 인격장애 즉, 사이코패스라는 정신질환을 진단받고 일주일 후인 9월 4일 오늘 박사님과 약속한 첫 치료를 시작한다. 녹음치료라 하던데 대략 내용은 이렇다. 하루 일과를 정리하듯 자기 전에 5분 내외로 녹음해서 박사님께 메일로 녹음파일을 전송한다. 대신 집에서 간단하게 하는 녹음 치료 단계에서 치료를 끝내고 싶다면 몇 가지 지켜야할 규칙이 있다. 첫째, 거짓말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만약 거짓말이 들통 난다면 그 즉시 박사님이 계신 병원에서 통원치료로 넘어간다. 그래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입원치료까지 고려해볼 수 있다. 둘째, 녹음 내용이 너무 짧아선 안 된다. 별 쓸데없는 이야기라도 좋으니 왠만하면 5분을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한다. 셋째, 녹음 마지막엔 반드시 자신이 오늘 느꼈던 감정을 정리한다. 그것이 나쁜 감정이든 좋은 감정이든 느낀 그대로를 반드시 박사님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는데 그 이유를 난 잘 모르겠지만.
아, 오늘 아침 먹은 거 생각났어요. 요즘 유행하는 허니버터? 그거 사서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별로였지만.
박사님 입맛에는 딱 맞을 거 같던데. 저번에 검사결과 들으러 갔을 때 보니까 책상 위에 초콜릿이 있던 거 같아서요.
제가 박사님을 관찰했다고 생각하시면 그건 반은 거짓, 반은 진실.
암호닉 받습니다! 독방에서 나름 반응이 괜찮았다는 판단하에 연재 결졍했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다음 글부턴 진짜 시작이니 길게길게 오겠습니다!! 우리탄소들 고마워요 댓글 달아주면 나중에 좋은 일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