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 상사. "
" 상사 변백현. "
"지금 뭐 하자는 거야. "
" 이렇게가 아니면 안 만나주시지 않습니까, 성중위님이. "
" 그래도 거기서 나서서 팔을 이지경으로 만들 필요는 없었잖아 ! "
" 지금, 제 걱정 하시는 겁니까. "
" 내가 언제. "
" 방금 화내셨잖습니까. "
" 그런 거 아니야. "
" 그 상황에서 제가 나서지 않았다면 그 상병, 생사 장담 못 합니다. "
" ... "
" 부대 내에서 발생한 예기치 못한죽음에 군인들 중 가장 아파할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
"..그 군인과 가장 친했던 전우들이겠지."
"알면서 모른 척 하지 마십시오.군의관인 성중위님이시지 않겠습니까. "
" ... "
" 팔 하나 부러진것 쯤은 익숙합니다. 오늘 저 여럿 살렸습니다. 그 상병도 성중위님도. "
" 날 왜 살린게 돼. "
" 마음 아파 하셨을 겁니다. 하루종일죽은 사람생각만 하면서 우울해 하실 겁니다.
밤에 잠 못 들어서몇날 며칠을 꼬박 새실 겁니다.적어도 내가 아는 중위님은. "
" 그 모습 지켜볼 바에, 제 팔 하나 부러진 게 낫습니다. "
" 무식하게 이게 무슨 짓이야. "
" 성중위님 자주 볼 수 있게 되고, 차라리 잘 됐습니다. "
" 저 아픈 거 누구보다 못 보시는 분이니까, 계속 제 생각만 할 거 압니다. 그래서 더 좋습니다. "
" ... "
" 마주치는 일이라도 있어야, 사과든 키스든 시도라도 해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
" ..내가 변상사랑 키스를 왜 하나. "
" 아, 사심이 나와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
" 치료 끝났어, 나가 봐. "
" 진심이십니까. "
" 아니. "
" 예전엔 다치면 화 내다가도 안아주셨지 않습니까. "
" 그때 얘기 꺼내지도 마. "
" 전혀 안아줄 기미가 안 보이니, 제가 안겠습니다. "
" 가만히 누워있어. "
" 너무 오랜만에 안기는 품이라 낯설 수도 있습니다. "
" 더 넓어졌습니다, 제 품이. 성중위님이 더 좋아하시도록 열심히 운동했습니다. "
" ... "
" 제가 갈까요, 오시겠습니까. "
" ... "
" 아무래도 제가 가야할 것 같습니다. "
" 제가 조금 더 간절하거든요. 제 품에 안길 성중위님이."